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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꿈을 꿨다.
세이로의 풍경을 찾아 나서는 꿈을.
그러나
세이로의 풍경을 찾아 나서는 대신
봄 풍경을 찾아 나서는 길을 떠나기로 했다.
갓 한 두 송이씩 피어 나는
꽃치자 꽃의 향기로움에 대한 미련을 뒤로한 채.
약간 아쉽다.
그러나 이 번 여행은 짧은 나들이라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동안 치자꽃의 고운 향은 여전히
나를 기다려 줄 테니.
우윳빛 얼굴을 하고서.
이 번 여행은 완주 오성 한옥 마을과 카페 두베를 찾는 일
그리고 순천 국가 정원을 둘러 보는 것을
여행의 최종 목적지로 삼았다.
나머지 여행지와 먹고 마시며 둘러 보는 일은
이 번 여행의 덤이다.
3박4일의 짧은 여행 일정 이라.
가는 길은 고속도로를 타는 대신에
국도와 지방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요즘 같이 이 좋은 계절에 고속도로를 이용한다는 것은
여행의 묘미를 모르는 일이고
여행이 무엇을 의미 하는 지 조차 모르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역시 가는 길 내내 길 양쪽으로 늘어선 푸릇 푸릇
연두 연두한 가로수들이 반긴다.
곧 녹음방초로 그 모습을 갈아 입을 테지만.
드디어 도착한 첫 방문지.
완주 오성 한옥마을 안에 있는 소양 고택.
그리고 그 옆에 자리한 카페 두베.
BTS의 음악 촬영 이후로 더욱 유명해 진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그 때문에 찾아 와 본 곳이기도 하고.
찾아 오던 내내 아름다웠던 길만큼이나
한옥마을도 예쁘다.
위치도 예쁘고 주변 산세도 예쁘고
봄철이라 곳곳이 더 더욱 예쁘다.
맵씨 좋은 아담한 여인을 닮았다.
카페도 예쁘다.
평일이라 손님도 그다지 많지 않아
느긋이 차 한 잔 마시며 숲멍을 때려 보는 것도 참 좋다.
커피 등 음료수 가격도 착하고
카페 안에서 밖을 바라 보는 풍경은 더욱 착하다.
그러나
숙박이 아닌 잠시 쉬며 차 한 잔 하며 마음 치유를 위해 들린
나그네에게는 한 시간이면 충분히 길고 넉넉 하다.
카페를 나와 마을 입구를 벗어 나자마자
길객을 맞이 하는 사찰 하나.
바로 송광사다.
누구나 알고 유명한 순천 송광사가 아닌
완주 송광사.
그러나 들어서기 전 바깥에서 내가 생각 했던 것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그리고 예쁘다.
원래 사찰이 아름다워서 그럴까
아니면 봄이라서 더욱 아름답게
다가 오는 것일까.
하늘 하늘 민들레 씨앗과 보라빛 하늘매발톱꽃이
정답게 서로를 바라 보는 모습도 아름답다.
어쩐지 이 번 여행 일정이 내내 행복할 것 같다.
첫 여행지가 이리도 좋은 데.
완주를 떠난 후
국도를 따라 천천히 남으로 내려 가다가 눈에 띄는
마을과 숙소를 찾아서 하룻밤을 지내며 식사를 할까
하다가
전주 한옥마을로 길을 틀었다.
수도 없이 찾아 온 곳이라 아무런 기대도 없다.
그러나 완주에서는 가장 가까운 대도시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꽤 유명한 아니
전국에서도 이름이 난 전주 비빔밥 집.
행사 때마다 수백명의 비빔밥을 만들어 잔치를 여는 집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집 먹을 게 없다고 했는 가.
가게 메뉴에 전주 모주가 없다.
다른 주류는 꽤 있는 데.
전주 한옥마을을 찾아 오며
모주 한 잔이 간절히 생각 났는 데.
아쉽다.
대신 식사를 하고난 후
한옥 마을의 야경이나 한바퀴 둘러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