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격의 신비를 파헤쳐본다. 종격, 과연 있는가?

[세피아]

첫번째, 인성이 강하여 종강격으로 의심되는 사주다.

두번째, 비겁이 강하여 종왕격으로 의심되는 사주다.

세번째, 비겁이 강하여 종왕격으로 의심되는 사주다.

종격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는 일전에 다룬 바 있다. "용신이 무엇인가?" 의 < 가색격/윤하격/염상격/곡직격/종혁격이 과연 있는가?>참고.

이번에는 종격으로 의심되는 세 개의 사주를 풀어본다.

첫번째 사주는 정관 인목이 월지를 잡았으되 옆의 오화(午)에게 삼합으로 묶이고 지지가 모두 화(火)로 통일되어 인성의 세력이 매우 강한 종강격으로 의심되는 사주다. 현재 대운도 임오대운을 지나고 있어 인성의 대운이니, 과연 이 사람은 종강격으로서 원하던 용신운을 걸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나?

정답은 "아니오"이다. 첫번째 사주는 언뜻 지지가 모두 화로 통일 되어 있으나 일, 시의 사화(巳)가 너무 강한데 월지 인목(寅)과 형을 하니(인사신 삼형살) 합을 하기에는 부족하여 지지가 대통합을 이루지 못한다. 종강격이 되지 못하였다.

만약 이 사람이 종강격이라면 용신이 년월에 모두 있고 이것이 모두 인성이니 친척, 부모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사이가 각별하며 가업을 물려받고 인생이 탄탄대로를 걸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집안을 멀리하고 타지에 나와 갖은 고생을 하면서 살고 있다.

화토로 조열한 사주이기 때문에 감정선이 깊지 못하고 사람 성향이 고지식하며 외롭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임기응변 능력이 떨어진다. 즉, 종강격이 아닌 그냥 극신강한 사주다. 이런 사주는 일반 신강신약이론, 조후이론으로 풀어서 수(水) 대운에 발복한다. 자수(子)혹은 해수(亥)가 들어오면 원국의 사화(巳)와 오화(午)와 충을 하여 일시적으로 인생에 파란은 생기겠으나 그 고생을 이겨내고 나면 훨씬 인간적으로 발전할 수가 있다.

두번째 사주는 여덟 글자가 모두 비겁과 인성으로 이루어져 의심의 여지 없이 종왕격, 토로 이루어졌으니 가색격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주 또한 종격이 되지 못한 사주다. 월지를 진토(辰)가 잡았는데 진 중 을목(乙)이 월령을 잡아 목의 기운이 상당히 강할 때 태어났으며 시주 미토(未) 지장간에 있는 을목도 술토(戌)가 형을 하여(축술미 삼형살) 개고시키니, 토기운으로 대동단결된 가색격이 아니라 그냥 신강한 비겁 토기운을 관성 목기운이 다스리는 사주가 된 것이다.

각종 고서를 참고하면 가색격의 예시로서 등장하는 사주들과 견주어 하등 다를바 없거나 오히려 순수하게 토기운으로 통합된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한끗 차이로 가색격이 되지 못했다. 

정관이 비겁을 다스리는 사주이기 때문에 초년 목 대운에서는 시험, 시합 등에 매우 강했으며 을축대운에 국가고시를 쳐서 합격하여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비겁으로 신강하고 조열하기 때문에 조직생활에는 한계를 느끼며 인생의 여러 가지 부분에서 역동적이지 못하고 정체된 삶을 살고 있다.

세번째 사주는 지지가 모두 화(火)로 이루어져 삼합하고 있으며 천간에 관성이 없어 화로 통일된 염상격으로 의심되는 사주다. 실제 이 사람은 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으면서 화의 물상대로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염상격의 특징대로 사람됨이 예의바르고 점잖으며 근면성실하다. 

현재 병인대운을 지나면서 가뜩이나 왕한 화를 더욱 활활 타오르게 만들고 있다. 매일 고된 노동을 하지만 삶은 안정되고 벌어들이는 돈은 모두 차곡차곡 부동산에 묻어 재산을 불리고 있다.

염상격이 초년부터 용신 대운으로 흘렀으니 건강, 정신적으로 한 번도 큰 문제를 겪은 적이 없으며 인생이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사주팔자가 매우 조열하기에 아무래도 이성과의 인연은 박하여 아직 여자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하였다. 제 아무리 인생이 잘 풀려도 모든 부분에서 충족될 수는 없는 법이다.

걱정되는 것은 53세부터 수 대운이 펼쳐지면 생전 처음 겪는 인생의 풍파와 함께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것이란 사실이다. 이 나이는 가업을 함께 경영하던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시점이므로 부모님이 용신이었던 사주에서 그 용신이 충극을 맞는 운에 인생이 꺾이리라는 사실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정리하면, 종격이라는 것의 성립여부는 사주팔자만 보고 추측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고 종격이 성립되는 사주도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니 반드시 사주 주인공의 삶에 빗대어 정밀 분석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종격은 년월이 모두 용신이 되는 것이니 어떤 집안에서 태어났느냐를 알아야 하고 이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이어야 한다. 또한 월지가 중요한데, 월지에 감춰진 조그만 지장간 하나로도 종격이 깨질 수 있으니 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그리고 간발의 차이로 종격이 성립되었다 한들, 운의 향방에 따라 인생의 어느 한 순간에는 종격이 깨질 수 있는 것이며, 종격이 성립되지 않았다 한들, 운의 향방에 따라 인생의 어느 한 순간에는 종격처럼 살 수가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뿐 시기가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