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13년 08월 포르치운쿨라를 향해 걷는 발 걸음속에서 만난 모습들....

[세베리노]

  매년마다 경남산청 성심원에서 열리는 포르치운쿨라 축제, 금년에는 신앙의 해 기념축제로서 주제는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 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 프란치스칸들이 평화의 걸음으로 산청 성심원에 모였습니다. 야고바형제회에서는 금년 축제행사에 공식적으로 참가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었습니다. 해마다 이끌어 주신 영보신부님께서 관구의 여러 일정상 평화의 행진을 함께 동행하실 수 없었으며 부봉사자인 세베리노형제 또한 개인적인 휴가 일정이 축제일정과 일치하지 않아  마음놓고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시일이 임박하여 휴가일정이  조정되어 급하게 홈페이지에 공지한 후 작은 인원을 구성하여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8월 1일 이른 아침, 반포대교 남단에 모인 형제, 자매님들께서는 서로 인사를 나눈 후 7시에 산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가는 도중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무궁화 꽃이 만개된 모습을 보고 참가자 전원이 모여 기념사진 촬영을 한 후 다시 산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계획에 따라 11시에 도착한 산청 수철마을.

  마을 주민들에게 허락을 받아 마을 수호목인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단체로 구매해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 후

 마을회관 앞 마당에 나무십자가를 중심으로 둥굴게 모여 성가를 부르고 시작기도를 이국희 모니카 회장의 주관으로 참가자 형제, 자매님들과 함께 드렸습니다.

 주최측의 계획은 산청 도로공사에서 출발하여 성심원까지 약 6km 정도의 평화의 행진이었으나 야고바형제회에서는 지리산둘레길, 한구간에서 조금 모자란  수철마을에서 풍현마을,(성심원)까지 평화의 행진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수철마을에서 풍현마을까지의  평화의 걸음을 걷기에 앞서 마을정자에 모여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에 참석하신 포르치운쿨라로 가는 평화의 행진자들은 19명이었습니다.

 습도가 높고 기온이 상온인 여름날 정오경 걷는 일은 트레커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시간때입니다. 그러나 일정상 걷지 않으면 포르치운쿨라 스케즐에 맞춰 도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걷는 한걸음 걸음에 평화를 염원하고 평화와 선을 이 세상에 덧칠하겠다는 프란치스칸으로서의 사명의식이 있기에 기상과 관련된 악조건들을 극복하며 걸음을 옮길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반영인 모든 자연들과 호홉하며 걷는 일, 그것은 바로 하느님과의 소통임을 알기에 기상, 지리, 환경적인 조건 등등의 어려움을 하나 하나 극복하며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수철마을을 벗어나기 위하여 마을의 오르막을 올라 다음 마을로 가기위하여 논,밭, 숲길을 걸어 나갔습니다. 

 새마을을 운동으로 지금은 대부분 사라진 스레트 지붕, 시멘트벽돌 조적조 건물이 남아 있는 마을 길을  걸어 걸어 남으로 향하는 야고바 트레커들이 발걸음속에서 만난 어린소녀의 반가운 응원의 인사가 발품을 가볍게 합니다.

  나신의 어린 소녀가 들려 주는   해맑은 인사가  찬 계곡물처럼 청량감으로 다가 와 순례자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하였습니다.

 그러한 교감은 저만에 생각이 아닌듯  뒤따르던 다른 야고바형제 트레커들도 소녀와 소통하며 걷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쳐갈 무렵 만나 동구재, 재 밑에는 차갑고 탈콤한 약수가 있어 순례자의 더운 마음을 식혀 주고 동구재에서 부는 바람은 걸음에 속도를 넣어 주기까지 했습니다. 잠시 쉬며 마음과 발걸음과 관련된 행장을 수습한 후, 다시 다음 마을을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재를 넘기 전 설치된 팔각정, 잠시 쉬어 가려고 하였지만 동내주민들께서 들 일을 끝내고 잠시 쉬는 중이라 불쑥 앉아 쉬어가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아 포기하고 그 옆 샘물을 마시고 수통에 보충한 후 수건을 적시기도 하면서 수철마을에서 지금까지 걸으며 달라붙은 여름열기를 털어내었습니다. 

   밤나무 숲을 다정하게 걷고 있는 말가리다 친 자매님 걸음이 아직은 괜찮습니다. 자연속을 걷는다는 일, 그것은 모든 생명들과 소통의 교감이며 그 소통을 통하여 서로 상관된 소중한 생명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이미 성큼 자란 생명의 빛인 초록빛 벼를 보면서 포르치운쿨라로 가는 길을 재촉하였습니다. 벌써 평촌마을입니다. 작은 마을들이 옹기종기 평지처럼 넓게 모여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 평촌, 평자가 붙으면 괜히 좋은 것이 바로 프란치스칸들입니다. 대부분 사용되는 평자는 우리들에게 편안하게 다가 오기 때문에 느끼는 인식입니다. 오렌지색 화려함과 동행하는 릿다자매님, 그 옆에 아네스 자매님께서 걷고 계시고 언제나 쌍지팡이 모니카 회장님이 그리고 실비아자매님, 그 옆에는 총무님이 경쾌하게 걷고 계십니다.

그 뒤로는 수산나 자매님중심으로 양재구역 자매님과 형제님이 걷고 있는 중입니다. 아스팔트 길로 내련 선 이 때의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거의 참숯 가마 고온상태 실내처럼~~~

 벌써 산청 도심권까지 도착하였습니다. 경호강 기슭, 다리밑에 설치된 소파를 만났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쇼파가 안락 쇼파라, 트레커들은 성큼 성큼 걸어 털석 주저 앉았습니다. 우리 남도 백성들과 함께 흘러 온 경호강은 산 그림자 수 백개를 지나 남해 바다로 흘러 가는 중 이었습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 하신 성철 스님의 고향은  경호강변입니다. 鏡湖! 거울처럼 호수를 이루고 흘러 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붉은 빛이 띄는 銅鏡에 비춰 지는 자신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어 옛 여인들이 손 가까이 두고 사용했다는 동경에 반영되는 아름다움처럼 경호강 수면은 만물의 일체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짙고 푸른 산그림자와 그 주름과 구름과 바람 마저 반영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노젓는 소리를 듣으며 여름 열기의 시름을 내려 놓고 오이 나눔을 받고 한 입 깨무는 순간 초록 향이 입안 가득 차, 순간적으로  순례자라면 느길 수 있는 여독의 마음을 아늑한 휴식의 청정 속으로 이끌고 나갔습니다.

  뜨거운 열기를 잠시 피해 주저 앉은 다리밑 호사는 그늘과 바람 덕택이이었습니다. 올이 굵은 모시바람이라 그런지 머리는 산발를 이루웠지만 그래도 그늘이 좋고 바람이 좋아 기분 좋은 마음으로 경호강변에 앉아 열기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다음 트레커들께서 모시바람속으로 입장하고 계십니다. 릿다 자매님의 트레킹복장이 화려의 정점인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평상복을 입을 때 균형과 조화를 우선하지만 특별한 행동을 위하여 선택하는 의복들은 그 선택의 기준은 드러남을 우선 시 합니다. 그러한 옷들을 한문으로 표기하면 衣標(의표)라 합니다. 산과 숲과 물을 찾을 때 항상 자신이 어디에 있다는 사실을 옷을 통해 알리는 일은 위급한 사항이 찾아 왔을때 많은 도움이됩니다. 

  엘리사벳 자매님과 함께 동행하신 자매님의 웃음띤 모습에서 순례자의 여독을 발견할 수 없어 좋와습니다.

 천지동근~ 하늘과 땅은 같은 뿌리입니다. 하늘에서 내려 주시는 것들이 어느 한 순간 끊어진다면 우리들은 한 순간도 살아 갈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반영이며 당신의 숨이 고스란히 스며 들어 생명으로 다가 오는 온갖 만물들도 일체를 이루기 위하여는 빛과 물과 바람은 절때 필요한  조건들 입니다. 잠시 빛을 피하고 바람을 맞이하며 경호강물을 바라 보면서 절제와 균형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프란치스칸으로서 절제와 균형의 기준은 사부님께서 행하셨던 800여년전의 삶이셨습니다. 소유하지 않으면서 작은자의 몫만으로 태동시킨 포르치운쿨라, 아주 작은성당을 물고기 한 광주리를 주는 조건으로 빌리신 후 폐쇄되었던 벽에 창문을 내고 자연과 소통하셨던 사부님의 자연관, 그 사실을 경험하며 사부님의 인식을 통하여 하느님과 대화하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야고바트레킹, 그 일을 실천하며 포르치운쿨라로 가는 길은 행복한 내림 길 이었습니다.

  교각과 교각 사이에 모델을 놓고 찍어야 하는 관계로 주제인 인물들이 다소 과대하게 표현되어 불편하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사진에 있어 배경은 무척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뒷배경이 항상 정리되는 곳을 선택하셔서 찍을 필요가 있습니다. 배경이 산만하면 주제들도 산만해 집니다.  사진은 빛과 구도와 배경과 그리고 찍는자의 감성이 깃들어야 비로서 사진이 됩니다. 저희들도 프란치스칸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마음과 정신 뒷배경속에 항상 우리들의 영원하신 사부님의 영성적 뒤배경이 깔려 있어야 평화의 산책을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양성교육이 꼭 양성기간안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내내 사부님과 관련된 책을 가까이 두시고 읽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경호 강가에 서서 교각 사이로 트레커들의  위치를 고정시키고  몇장의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역시 보이는 것들이 아름다우면 사람들의 표정도 그 산천의 아름다움을 닮는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가 봅니다. 이젠 여기서부터 500m 하류에 있는 산청교를 건너 한약 재배지를 가로질러 내려가면 내리교를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 가면 항상 생수를 준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수사님들이 나와 계신 곳입니다. 그 곳을 향해 다시 발 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몇걸음 옮기자 마자 쏱아지기 시작하는 장대비, 열기를 식혀 주는 비를 잠시 피하기 위하여 레프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소 그늘막에 잠시 들렀습니다. 말가리다 자매님이 내 주신 청량 음료를 함께 들며 비가 멈춰 주기를 30여분 기다렸습니다. 조금 잦아든 틈을 타 다시 평화의 행진을  시작하였습니다. 다리를 건너

 한약 재배단지를 지나며 개똥쑥을 배우고  또한  다른 약초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같고 계신 총무님을 통하여 배울 수 있었습니다. 흙의 기운을 먹고 사는 땅 위에 초(草)들은 그 자체가 생명이며 삶 입니다.

  트레커들을 괴롭혀 온 각종 여름 열기들을 몰아 내어 주신 하느님 사랑과 우리들의 영원한 사부 성프란치스코의 격려가 묻어나고 있는 평화의 길 모습입니다. 더운 열기가 야고바 트레커들을 지치게 할 무렵 우리들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의     발걸음에 힘을 몰아 주셨습니다.  줄기차게 비를 내려 주셔서 열기를 조정해 주신 사랑을 느끼며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면서....... 뚜벅 뚜벅 작은자의 몫이 기다리는 곳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백일홍! 멕시코가 원산지이지만 잡초 성격 들꽃처럼 피던 꽃을 독일 원예가의 노력으로 지금과 같은 꽃으로 변했다는 백일홍은 아주 슬픈 전설이 있는 꽃입니다. 동해 어느 바닷가에 찾아 든 이무기의 행패, 마을사람들은 무마시키기 위하여 처녀를 제물로 바치기 시작합니다. 그 때 나타난 젊은 청년 바우, 이무기와 싸워 내쫓고 처녀를 구출합니다. 처녀는 사랑을 고백하지만 청년을 전쟁을 위하여 바다로 나가면서 다음과 같은 약속을 하죠. 내가 돌아 오는날 뱃머리에 붉은 깃발이 걸리면 내가 전사한 것이고 흰기가 달리면 생존해 있는 것이니~~~ 바우가 떠난 이 후 처녀는 매일 매일 기도를 드립니다. 백일 동안 이어진 기도 끝에 수평선에 나타난 배, 반가움에 달려 나가지만 뱃머리에 걸린 깃발은 붉은색, 절망한 처녀는 자결로서 생을 마감하고 도착한 바우는 그 사실을 확인한 후 마을사람들의 협조를 받아 양지 바른쪽에 묻어 주었더니 그 곳에 꽃이 피기시작하였는데 한번 핀 꽃은 백일동안 피어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 바로 백일홍이라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이무기와 혈전을 벌이는 바람에 깃발이 붉게 물든 사실을 모른 처녀의 속단으로 만들어진 백일홍~~ 광활하게 펼쳐진 꽃밭.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내리교 가기 직전 들판에 산청군에서 심어 놓은 백일홍 밭,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함께 걷고 계신  자매님들을 모셔다 사진을 찍으며 잠시 꽃 밭에 머물렀습니다.

  꽃말은  순결, 기다림이라 하는군요.

 산주름 사이 사이에 가득한 구름은 바다를 만들어 운해로 다가 오고 있었습니다. 금년부터 새로 개발된 내리교에서 바람재까지의 둘레길은 응석봉으로 오르는 계곡길을 가로 질러 임도를 따라 걸으며 하나의 재를 넘어 내려서면 기존 둘레 길 바람재와 만나게 됩니다. 약 1.5km 구간은 시멘트 포장 오름길이라 힘이 들지만  계곡 물소리와 울창한 숲을 벗 삼아 걷다 보면 금새 내리까지 걸을 수 있습니다. 계속되는 비로 인하여 아름다운 담수와 숲을 촬영할 수 없었습니다. 흠뻑 젖은 몸으로 아름다운 숲 길을 걸으며 자신의 숨결과 주님의 숨결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리막 길, 시멘트 길은 자꾸 작은 고통을 줍니다. 트레킹화 바닥과 시멘트 길과 밀착으로 인하여 트레킹화 안에서 앞으로 자꾸 쏠리는 발의 앞 부분, 부딪치는 아픔이 몰고 오는 고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평화의 행진을 하다 보면 가끔 수반되는 고통의 일한입니다. 극복할 수 있는 고통만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심을 알고 있기에 이런 저런 일들을 극복해 가며 성심원으로 들어 가는 성심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성심원에서 주관하시는 축제 마당과 일치를 이루워야 합니다.  성심교가지 함께해 주신 야고바 형제, 자매님과 앞으로 함께 동행하실 미래의 프란치스칸 후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포르치운쿨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난 평화와 선들에 대한 이야기를 내려 놓겠습니다. 평화를 평화를 빕니다.~~~

 경호강변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에드버룬의 숫자는 두 개였습니다. 그 모습을 모면서 포르치운쿨라를 찾는 순례자와 그 순례자를 기다리는 작은 몫과 어울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제적 친교의 첫 단추는 바로 서로 어울림입니다. 그 어울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곳이 바로 야고바형제회이며 특히 야고바트레킹이 지니고 있는 트레커들의 심성입니다. 사랑의 어울림~~ 평화의 어울림~~ 동행의 어울림~  평화의 길을 항상 동행하며 선을 노래하겠습니다. 수고를 평화의 인사로 대신하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