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조카 하나와 엄마 없는 이모 하나가 타이베이로 여행을 갔다 잘 웃는 조카는 웃음기가 사라지는 곳을 좋아했다 으슥한 뒷골목을 줄곧 걸어 다녔다 걷는 맛이 난다고 동파육이 흐물흐물 흘러내리게 얹은 덮밥이 맛있다고 했다 길거리 의자에 앉아서 먹는 게 제 맛이라고 했다 엄마 없는 조카 하나는 잘 걸었다 걷는 게 힘난다고 했다 그러고선 자주 발마사지를 받았다 아프게 하면 더 웃음이 난다고 했다 다음 날 걷는 게 더 좋아진다고 했다 해 뜨는 것보다 해 지는 게 좋다고 갑자기 노을 보러 가자고 했다 지하철을 탔다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었다 잘 모르는 언어를 나눠들었다 조카 하나는 잘 따라 불렀다 네가 좋아 네가 보고 싶어를 반복하는 가사라고 했다 엄마 없는 조카와 엄마 없는 이모는 한 번씩 노래가 흥겹다고 말했다 눈을 감고 있는 동안 엄마 없는 조카는 카메라로 엄마 없는 이모를 찍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내내 서로의 엄마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을이 예뻤다고만 시간이 잘잘잘 흘러갔다고만 여러 번 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