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짓자”…‘파크 골프장’ 부작용 우려도
2024.08.29.
앵커
보신 것처럼 '파크 골프'가 큰 인기를 끌다 보니 자치단체들도 경쟁적으로 골프장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원을 해결하겠다며 시설 확충에 급급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이 문제 취재한 황현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황 기자, 앞서 화면으로 봤지만, '파크 골프', 어떤 운동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말 그대로 공원과 같은 도심 속 녹지 공간에서 즐기는 골프입니다.
일반 골프와 달리 골프 채 하나만 사용하고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공도 야구공 정도로 큽니다.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고 또 적은 비용으로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동호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파크골프협회에 등록된 회원 수는 지난해 기준 전국적으로 14만 명이 넘습니다.
부산도 그렇고 전국 현황을 보니,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에 증가 속도가 가팔랐습니다.
여러 명이 한 데 모여서 건강과 재미를 함께 챙기는 운동이다, 이런 인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취재한 내용을 보면 파크 골프를 칠 수 있는 곳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거잖아요,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파크 골프장 조성에 나서는 이유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크 골프장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운 부산시가 구·군에 후보지를 찾으라는 공문까지 내려보냈는데요,
부산시의회 업무보고에서 부산시 담당 국장은 "파크 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부산 시내 전체 땅을 이 잡듯이 잡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16개 구·군 전체를 대상으로 파크 골프장 추진 현황을 취재해 봤는데요,
동구는 수정산 체육공원 일대에 18홀 규모의 파크 골프장을 짓기로 하고 곧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갑니다.
사업비가 100억 원 정도로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데요,
산 기슭 경작지를 정비해 계단식으로 골프장을 조성하기 때문이라는 게 동구청의 설명입니다.
중구는 북항 친수 공원 인근 공터를 파크 골프장으로 물색했는데요,
트램 정거장을 짓기 전까지 이곳 2천㎡가량을 골프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면적이 넓은 기장군과 강서구에서도 파크 골프장 증설을 앞두고 있는데요,
하지만 도심을 낀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파크 골프장 조성 대상지를 찾느라 고심 중이었습니다.
동래구는 대안으로 실내 파크 골프 연습장 조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물론 주민들의 요구가 있다고 하겠지만,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파크 골프장 조성에 나서다 보면 부작용도 생길 수 있을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크 골프장 1개 코스는 9홀 개 홀로 구성되는 데요,
길이도 따지면 5백 미터에서 9백 미터, 면적은 5천에서 8천㎡ 정도입니다.
축구장이 7천㎡가 조금 넘으니까 엄청 넓은 공터가 필요하죠.
현재 운영 중인 파크 골프장이 없는 영도구는 동삼혁신지구 내 해양과학기술원 잔디 운동장을 후보지로 물색했는데요,
하지만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데다, 연구 환경을 헤친다며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노조 입장 들어보시죠.
[조승억/전국과학기술노조 해양과학기술원지부장 : "보안 문제와 연구 환경 문제, 이런 것들이 엄청나게 저해를 받는데 '파크 골프장을 한다?' 저희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생각을 했고…."]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도심 속 넓은 공유지를 파크 골프 시설로 전용할 경우 곳곳에서 찬반 갈등이 불거질 거란 우려도 나오는데요,
낙동강변 파크 골프장에 올해 9억 원 정도의 예산이 드는 등 유지, 관리 문제도 있는 만큼 주민 의견과 함께 주변 환경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