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17
3 술회述懷 17 훼예毀譽 헐뜯는 것 칭찬하는 것
훼예무우자재신毀譽無虞自在身 헐뜯건 칭찬하건 상관없는 자유로운 몸
소요하처불통진逍遙何處不通津 소요逍遙하면 어느 곳에 나루[津] 통치 못하리오?
도심여해간비원道深如海看非遠 도道가 깊기 바다 같다지만 보면 먼 것 아니고
사중어산약편진事重於山約便塵 일이 중대하기 산 같아도 요약하면 곧 티끌 같다.
조관소원청약립朝灌蔬園青箬笠 아침에 채소밭 물 줄 때는 푸른 대삿갓이고
만유화경백륜건晚遊花逕白綸巾 저녁때 꽃 핀 길에 놀 적에는 흰 실의 복건이라.
잉문하계풍파악仍聞下界風波惡 그런대로 들으니 인간 세상 풍파가 심악하다는데
반시환오반시빈半是歡娛半是顰 그 반은 환락을 위함이고 반은 질투로 인함이라.
헐뜯음
헐뜯거나 칭찬하거나 걱정 없는 자유로운 몸
어느 곳에서 소요하면 나루터를 통하지 못하리오
길이 바다같이 깊으나 바라보면 멀어보지 않고
일이 산보다 중해도 요약하면 곧 티끌같도다
아침에 채소밭에 물 줄 때는 푸른 대삿갓 쓰고
저녁 때, 꽃 핀 길에는 흰 실의 복건이로다
그런대로 들으니, 인간세상 풍파는 엄악한데
그 반은 환락이요, 다른 반은 질투 때문이니라
►훼예毀譽 비방과 칭찬. ‘헐 훼毀’
►무우無虞 걱정이 없다.
‘염려할 우/나라 이름 우虞’ 염려念慮하다. 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생각하다
►‘대껍질 약箬’ 대껍질(대나무의 순筍을 싸고 있는 껍질) 얼룩 조릿대(볏과의 여러해살이 식물)
►‘삿갓 립(입)笠’
►‘찡그릴 빈’빈顰’ 찡그리다. 얼굴을 찡그리다. 눈살을 찌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