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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평이란
- 독후감이 주관적인 느낌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개인적인 글인 반면, 서평은 이러한 감상을 객관화하여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공론화하는 글이다.
- 서평의 목적은 책 자체의 평가이지만, 같은 책을 다룬 서평들이 모두 대상을 동일하게 이해하지는 않는다. 대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며, 또한 같은 책을 대상으로 평가하더라도 무엇을 그 책의 중심 요소로 파악하느냐에 따라 해석은 다르다.
- 서평은 주관적 감상과 객관적 가치 평가의 성격을 함께 지닌다.
2. 서평에 들어갈 내용
- 서평의 일반적 구성으로 ‘처음-중간-끝’ 3단계를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분석하는 데서 시작하여 당대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책이 지닌 의의와 한계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정리한다.
① ‘처음’ : 책이 나오게 된 배경, 책이 문제 삼는 내용, 책이 제기하는 핵심 주장 등을 언급한 후, 그에 대한 서평자 자신의 주관적 판단과 기준을 제시하고 앞으로 어떻게 글을 전개할 것인지 밝힌다.
② ‘중간’ : 책의 구성과 내용을 일관된 기준과 논리적 순서에 따라 설명한다. 일정한 기준과 순서를 토대로 전편에 걸쳐 지속되는 저자의 입장을 분석하고 그에 대해 평가한다. 이 때, 평가는 그때그때 이루어질 수도 있고, 끝에서 총괄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③ ‘끝’ :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책이 지닌 의의와 한계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정리한다.
- 서평의 전제 사항
① 책의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중심 줄기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 부분적인 의미들도 잘 새겨 읽어야 한다. 서평의 본분인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책의 저자가 의도하는 바와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② 서평의 핵심은 책에 대한 가치 평가이다. 서평은 개인적 독서의 결과물이기 앞서, 당대 사회와 문화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진단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서평에서 책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인 인상이나 기호에 그쳐서는 안 되며, 그 평가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③ 평가는 책의 분석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하므로, 책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동일한 기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3. 서평을 잘 쓰는 법
① 서평을 전제로 책을 읽을 때에는 특히 창조적인 책 읽기를 해야 한다. 책에 씌어 있는 내용을 수용하되 저자의 견해와 생각에 의문을 품고 질문하며 대화하는 자세로 책을 읽어야 한다.
② 서평은 사실의 전달과 글쓴이의 평가가 어우러진 글이기 때문에 책의 내용과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구분해서 써야 한다.
③ 이미 그 책에 대한 해설이나 서평을 참고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갖추기 전에 보는 것은 좋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미리 표제를 붙여 메모를 해 두는 것도 좋은데, 글의 길이가 긴 책일 경우에는 절이나 장마다 내용을 요약하여 표제를 적어두면 좋다. 착상과 의문이 떠오르면 그때마다 적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④ 지금까지 언급한 것과 같은 과정을 거쳤다면, 서평의 형식에 맞추느라. 자신의 개성적인 생각과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유롭게 해도 된다. 모범 답안 같은 내용, 서평적인 문체나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을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면 개성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서평을 쓸 수 있다. 편지나 일기 형식의 서평도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출처 : 서평 쓰는 법(이화여자대학교 교양국어 편찬위원회, 『우리말·글·생각』,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6, 136-129면. )
서평쓰는 법1
서평에 관해 특별한 형식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독후감>이나 <감상문>보다는 좀더
객관적인 입장으로 써야 할 것같습니다.
매체에 실리는 수많은 서평들을 보면 일단 그 책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한다는 입장으로 시작하는것이 많은데요. 객관적으로 그 책의 주제와 책의 형식 같은걸 파악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합니다. 이 책은 이런것에 대해 말하고 있고, 이런이런 구성으로 되어있다..앞부분은 이런거.중간.뒷부분은 이런내용으로 전개한다.
그 다음으론 아무래도 읽는 자의 입장을 표현해야겠죠. 이런 점은 돋보이지만 이런점은 부족하다거나. 지은이의 이런 입장이 마음이 안든다거나. 그 밖에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서 덧붙이면 될 것 같습니다. 아주아주 길고 장황하게는 쓰지 않는게 좋습니다.
서평쓰는 법2
서평의 실제적인 구조
서평을 쓰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내가 주로 사용하는 구조는 다음과 같다. 아래 방식은 서평이 서평자 자신의 글이라는 점과 책에 대한 성실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1. 서론: 책의 주제와 문제, 그리고 핵심 주장을 언급한 후, 그에 대한 서평자 자신의 판단과 어떻게 글을 전개할 것인지를 밝힌다. 이렇게 하면 서론만 읽고도 책과 서평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2. 본론: 책의 주요한 개념들과 명제들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밝히고 나서, 서평자 자신의 판단과 판단 근거를 제시한다. 또한 책에서 채택한 방법의 일관성 및 적절성에 대한 판단과 그 근거를 제시한다.
3. 결론: 서론과 본론을 종합하여 서평자 자신의 결론을 맺는다. 책의 긍정적인 기여 및 공헌, 비판, 발전 방향 및 과제 등을 밝히면 된다.
보너스: 글쓰기의 기본기 두 가지
이러한 서평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글을 쓰다 보면 생각대로 잘 써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중요한 점 두 가지만 제시해 본다.
첫째, 주제가 있으면 반드시 그 내용이 있어야 한다. 어떤 글들은 주제만 계속해서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이 주제(S)에 대한 것인데, 주제1(S1)과 주제2(S2)와 주제3(S3)에 대해 다룬다는 식으로 주제만 나열하는 경우다. 껍질만 있고 정작
그 알맹이는 없는 셈이다. 한 문장에 주어가 있으면 반드시 술어가 있어야 하듯이, 글에서도 주제가 있으면 반드시 그 주제에 대한 필자의 주장이 있어야 한다. 내가 곧잘 하는 짓궂은 질문이 하나 있다. 모임에서 한참 책 소개를 하는 사람이 지루하게 주제만 나열할 경우 나는 ‘그래서 그 주제에 대해 저자가 뭐라고 하는데?’라고 묻는다. 이 간단한 질문 하나가 책에 대한 이해를 높임은 물론 나 자신의 글을 더욱 분명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한 단락에는 하나의 주제문이 있어야 한다. 글을 쓰다 보면 도대체 어디서 단락을 끊어야 할지 난감해지는 경우가 있다. 단락은 적당히 길이를 봐서 끊을 것이 아니라, 하나의 핵심 주장을 다룬 후 끊으면 된다. 잘 쓴 글일 경우 핵심 문장만 뽑아서 잘 읽어도 글의 내용이 확 들어온다. 훈련을 위해 잘 쓰인 책 한 권을 선택해서 단락별로 주제문을 찾아 밑줄을 그어보면 의외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서평쓰는 법3
서평은 '책에 대한 평'이므로
결국은 '책을 읽은 후의 감상'인 독후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독후감이 책의 줄거리나 자신의 감상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면
서평은 그보다 좀더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글이 되어야겠죠.
예를 들면 A라는 작가의 'B'라는 작품에 대한 서평을 한다고 칩시다.
이런 식으로 서론을 시작하세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A의 'B'는 많은 부분에게 독자들에게 시사할 점을 던져주는 책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았고, 나아가 인식과 지각에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은 일단 첫 문장부터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런 식으로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면서 글을 시작한 한 후, 어떤 점에서 감동적이었고 어떤 점에서 인식과 지각에 충격을 주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전개해 나가세요. 그리고 주인공의 행동 중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라든가, 님이 주인공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에 대한 보충 설명을 곁들이는 것도 좋지요. 그리고 A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면서 그의 다른 작품들도 간단하게 소개하고 이 작품을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세요. 또한 이 작품이 A의 기존의 작품 세계와 일치하는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종류의 작품인지를 살펴보고 그 의의를 조명한 후, 이 책에 대한 일반 문학계의 평가를 정리하세요. 너무 복잡하게 느껴지시겠지만 사실 조금만 찾아보아도 이런 종류의 자료는 쉽게 구할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A의 다음 책을 기대해 보겠다든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겠다는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하세요. 예를 들면 ‘A의 다음 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는 새 작품 속에 독자를 위한 또 어떤 미지의 세계를 준비하고 있을까.’
- 책을 통해 무미건조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은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
서평 쓰는법
서평을 한번이라도 써 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서평 쓰기에는 많은 유익이 있다. 서평을 쓰다 보면 그저 한번 읽고 지나칠 때에 비해 책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깊어진다. 또한 책을 깊이 이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책을 소개할 때 좀더 명확하고 자신있게 소개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주제, 혹은 동일한 저자의 책에 대한 서평을 몇 번 쓰다 보면 그 주제 혹은 그 저자에 대한 일가견이 생겨, 한번 자신의 글을 써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재창조 및 글 쓰기 훈련에 서평만큼 좋은 것도 별로 없다는 생각이다.
이렇듯 많은 유익이 있지만, 서평 쓰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매년 2월에 열리는 문서학교에서 참가자들이 써온 서평을 일일이 평가해 주면서 놀라는 것이 하나 있다. 그 서평들 중에 최소한의 수준에라도 도달한 것은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의 서평을 검토하면서, 그리고 여러 매체에 실린 이런 저런 서평을 접하면서 서평을 잘 쓰기 위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서평은 서평자 자신의 글이다.
서평은 저자의 글이 아니라 서평자 자신의 글이다. 책 내용만을 잘 간추리고 마는 경우가 적잖은데, 그것은 요약이지 서평이 아니다. 요약은 엄밀히 말해서 서평자 자신의 글이 아니다. 서평에는 서평자 자신의 판단이 들어가야 한다. 서평이 분명히 남의 책을 다루긴 하지만, 서평자 자신의 판단과 주장이 들어갈 때에만 비로소 자신의 글이 된다. 서평은 책의 주제, 논점, 내용, 구성, 방법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서평자 자신의 판단을 내리는 행위다. 서평은 저자의 글이 아니라, 저자의 책에 대한 서평자 자신의 글이다.
따라서 서평에는 저자의 글과 자신의 글이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서평을 읽노라면, 어떤 것이 저자의 것이고 어떤 것이 서평자 자신의 것인지 그 소유권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이래서는 독자들이 도무지 책에 대한 바른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저자의 말인 경우 큰 따옴표로 정확한 인용 표시를 해준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용 부호 대신 저자의 말을 자신의 말로 풀어 쓸(paraphrase) 경우에는, 독자들은 자칫 저자의 글을 서평자의 글로 오해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인데’ 하는 식으로 저자의 글임을 분명히 밝혀 줄 필요가 있다.
서평이 서평자 자신의 글이라면 그 속에 서평자 자신의 판단과 주장이 들어있다는 말인데, 서평자는 자신의 생각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흔히 다짜고짜 ‘저자의 생각은 틀리다’라는 판단을 내리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서평자로서는 그러한 자신의 판단이 왜 타당한지 밝힐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주장은 일방적인 선언이나 억지일 뿐이기 때문이다.
비판이나 찬양에 앞서 책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흔히 책에 대한 흠집을 찾고 비판을 늘어놓아야 좋은 서평이라는 오해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좀더 비판적이어야 좀더 지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책은 없으니 책에 너무 빠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책에 대해 배울 점과 교훈만을 찾거나 찬양 일변도로 나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나보다 잘난 사람이 쓴 것이니 비판은 무슨 비판이냐고 미리부터 꼬리를 내린다. 이러한 비판 일변도와 찬양 일변도는 둘 다 성실한 태도가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읽은 책의 핵심을 분명히 파악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서평은 저자의 글이 아니라 나의 글’이라는 말이 자칫 저자와 상관없이 내 말만 하는 것으로 오용될 수도 있다. 진지한 대화가 가능 하려면 나의 편견을 제거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을 필요가 있듯이, 성실한 서평을 위해서는 먼저 저자의 주장에 대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티머 애들러는 “독자가 미숙하거나 무례하다면 대화는 결코 재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저자는 자기의 처지를 변호할 수가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확한 이해가 없이 비판을 한다는 것은 저자에 대한 무례이고, 무조건적인 찬양은 저자에 대한 아첨이다.
적절한 독서법을 익히라.
정확한 독서를 위해서는 모티머 애들러의 고전적인 책 「생각을 넓혀 주는 독서법」이 큰 도움이 된다. 그 중에서도 그가 제시한 분석 독서의 3단계가 가장 큰 도움이 되므로 나름대로 간단히 요약, 재구성해 본다.
제1단계: 관찰 단계
1) 장르와 주제에 따라 책을 분류한다.
2) 책 전체가 무엇에 대해 다루는지 간결하게 서술한다.
3) 책 전체의 흐름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면서 간단히 정리해 본다.
4) 저자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제2단계: 해석 단계
5) 핵심 용어에 대한 개념을 파악한다.
6) 저자의 명제를 파악한다.
7) 저자의 논증을 파악한다.
8) 저자가 해결한 문제와 미해결한 문제가 무엇인지 판별한다. 또한 저자 자신이 미해결 여부를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제3단계: 비평
9) 관찰과 해석을 끝내기 전에는 비판에 착수하지 않는다.
10) 비판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한다.
11) 저자가 부족한 지식에 근거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12) 저자의 지식에 오류가 있는지 파악한다.
13) 저자의 논리에 결함이 있는지 파악한다.
14) 저자의 분석이나 설명이 불완전한지 파악한다.
이상과 같은 방식으로 책을 읽고 정리해 보면 분명히 독서 수준의 향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애들러의 이러한 독서법은 사실 서평에 거의 그대로 적용해도 무방하다. 아래에서 내가 제시하는 서평의 실제적인 구조 역시 애들러의 독서법이 상당 부분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서평의 실제적인 구조
서평을 쓰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내가 주로 사용하는 구조는 다음과 같다. 아래 방식은 서평이 서평자 자신의 글이라는 점과 책에 대한 성실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1. 서론: 책의 주제와 문제, 그리고 핵심 주장을 언급한 후, 그에 대한 서평자 자신의 판단과 어떻게 글을 전개할 것인지를 밝힌다. 이렇게 하면 서론만 읽고도 책과 서평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2. 본론: 책의 주요한 개념들과 명제들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밝히고 나서, 서평자 자신의 판단과 판단 근거를 제시한다. 또한 책에서 채택한 방법의 일관성 및 적절성에 대한 판단과 그 근거를 제시한다.
3. 결론: 서론과 본론을 종합하여 서평자 자신의 결론을 맺는다. 책의 긍정적인 기여 및 공헌, 비판, 발전 방향 및 과제 등을 밝히면 된다.
보너스: 글쓰기의 기본기 두 가지
이러한 서평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글을 쓰다 보면 생각대로 잘 써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중요한 점 두 가지만 제시해 본다.
첫째, 주제가 있으면 반드시 그 내용이 있어야 한다. 어떤 글들은 주제만 계속해서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이 주제(S)에 대한 것인데, 주제1(S1)과 주제2(S2)와 주제3(S3)에 대해 다룬다는 식으로 주제만 나열하는 경우다. 껍질만 있고 정작 그 알맹이는 없는 셈이다. 한 문장에 주어가 있으면 반드시 술어가 있어야 하듯이, 글에서도 주제가 있으면 반드시 그 주제에 대한 필자의 주장이 있어야 한다. 내가 곧잘 하는 짓궂은 질문이 하나 있다. 모임에서 한참 책 소개를 하는 사람이 지루하게 주제만 나열할 경우 나는 ‘그래서 그 주제에 대해 저자가 뭐라고 하는데?’라고 묻는다. 이 간단한 질문 하나가 책에 대한 이해를 높임은 물론 나 자신의 글을 더욱 분명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한 단락에는 하나의 주제문이 있어야 한다. 글을 쓰다 보면 도대체 어디서 단락을 끊어야 할지 난감해지는 경우가 있다. 단락은 적당히 길이를 봐서 끊을 것이 아니라, 하나의 핵심 주장을 다룬 후 끊으면 된다. 잘 쓴 글일 경우 핵심 문장만 뽑아서 잘 읽어도 글의 내용이 확 들어온다. 훈련을 위해 잘 쓰인 책 한 권을 선택해서 단락별로 주제문을 찾아 밑줄을 그어보면 의외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서평 쓰는 방법
1. 서평의 4가지 요소
1) 이 작품이 말하려는 것이 한마디로 무엇인가?(논지 파악)
2) 그것을 어떻게 증명했는가?
3) 그 과정이 올바른가?
4) 그 결과 이 분야에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공헌하였는가?
2. 서평의 3단계(과정)
1) 해석 단계: 작품 전체를 이해하여 서평의 첫 번째 요소인 논지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단계
비평가 자신이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였는가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단순한 사건을 보는 것처럼 객관적인 정확성을 요구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각각의 비평가마다 자신의 읽는 방법과 관심과 경험등에 의해 논지가 파악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런 논리적 근거가 없는 평은 삼가야 한다.
서평자는 이 단계에서 자신이 파악한 논지를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은 주관적이며, 개인적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책의 내용과 모순되어서는 안된다. 해석 단계에서는 자신이 그 작품을 이해하고 있는 것을 독자와 함께 나누는 것이다.
2) 분석 단계 - 저자가 논지를 증명하기 위하여 사용한 기술적 방법을 찾아내는 단계
기술적인 분석은 작품의 구조, 증명방법, 관점 등을 설명한다.
저자가 전체를 통해서 증명하려는 논지나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아서 논지와 전체의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었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3) 비평 단계 - 작품의 목적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여졌는지를 설명하는 단계
해석을 통해서는 작품의 되어진 내용에 관해 말한다. / 논지와 관련 주제들이 발견된다. 분석을 통해서는 작품이 되어진 방법을 논한다. / 어떤 방법으로 증명 또는 설명되었는가?
비판은 작품의 중요성을 말한다. / 논지가 어는 면에서는 옳고, 어떤 면에서는 그른지를 판단한다. 비판 단계에서는 분명하게 작품 전체에 대한 견해를 피력함으로써 그 작품을 평가하는 것이다. 비판자는 본문에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3. 서평을 위한 읽기와 질문
1) 읽기
좋은 서평을 위한 준비단계는 작품을 주의깊게 읽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론을 살피는 것이다. 대부분 서론에는 저자의 논지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것이 책 전체를 통해서 증명하려는 저자의 제안이요 의견인 것이다.
책을 읽어 가면서 카드에 주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카드 작성시에 그 작품의 목적과 논지에 대하여, 구조와 방법에 대해서 써 놓으라. 그리고 자신의 해석과 분석 또는 비판을 하되 관련된 내용을 증명하거나 잘 설명해 주는 구절이나 페이지를 함께 적어두라. 이와 같은 독서는 작품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얻게 하며, 자신의 견해를 증명해줄 내용을 찾게 된다.
2) 질문
- 어떤 관심, 입장, 편견 등이 저자의 분석에 영향을 주었는가?
- 개인적인 이력이나 경력의 요소들이 어떻게 그의 견해와 관련되었는가?
- 이러한 선입관들이 저자의 주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 이 작품의 논지가 무엇인가? 어떤 주제와 논쟁 해석들이 이 논지에 포함되었는가?
- 다른 주요한 논지들이나 주제들이 또 있는가?
- 어떤 상황에서 또는 어떤 입장에서 이것들을 보았는가?
- 어떤 특별한 장점을 이 논지가 소유하고 있는가?
- 이 논지로 인해서 어떤 질문들이 일어나는가?
- 이 논지가 옳다고 생각하는가? 논지를 지지하거나 반박하기 위해서 어떤 증거가 필요한가?
- 저자는 그 논지를 증명하기 위해서 어떤 증거를 사용하였는가? 그 증거의 약점은 무엇인가?
- 이 작품이 해당 주제에 관하여 학문적인 이해를 돕는데, 어떤 공헌을 하였는가? 장점은?
- 이 분야에 어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었는가? 어떤 견해에 문제를 제기 수정하게 했는가?
- 주제에 관한 중요한 내용이 소홀이 되거나 불명료하거나 잘못 다루어 지지 않았나?
- 이 작품의 범위가 해당 현상에 대해서 저절한가?
- 어떤 필요한 인물이나 그룹, 운동이나 기관 같은 것들이 범위에서 제외된 것은 없는가?
- 연구 방법이나 서술방법이 주제에 적합한가? 더 나은 방법은 없는가?
- 이 작품에 포함된 다른 개념들은 무엇인가?
- 이 작품의 조명하에서 현재 상태에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4. 서평쓰기
1) 주의사항
-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써야 한다.
-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을 해야 한다
- 무엇보다도 무엇을 말할 것인지 분명히 알고 밝혀야 한다.
- 다 읽고 난 뒤에 판단이 분명하게 서지 않으면 서평을 쓰기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2) 서두 시작의 내용
- 저자를 소개한다 - 약력, 책의 종류, 이 책을 쓰게된 배경
- 저자가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설명이나 논지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시작한다.
- 서평의 내용에 관련된 간단한 이야기나 예화로부터 시작한다.
- 작품의 목적을 잘 표현하는 인용귀절을 그 작품이나 다른 책에서 뽑아 쓴다.
- 독자들에게 작품에 대한 간단하고 개괄적인 설명을 함으로써 시작한다.
- 그 작품을 같은 종류의 다른 작품과 비교 분류함으로 시작한다.
- 위의 방법을 둘이상 합쳐서 시작해도 좋다.
3) 서평의 함정들
- 요약
- 일부만 비평
- 책에 대한 것이 아닌 자신의 생각만을 주장
- 공정치 못한 비판이라는 인상
- 특별한 설명이 없이 뻔한 진술로 끝나서 평범한 책 소개
서평의 정의(定義)
서평(書評). '책의 내용을 평한 글'이다. 평(評)한다는 건 '사물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잘되고 못됨 등을 들어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적어도 사전(辭典)에 따른다면 서평이란 '책 내용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잘되고 못됨 등을 들어 평가하는 글'이다. 이 정의는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불완전하다.
먼저, 글이 아닌 말로도 얼마든지 서평이 가능하다. 지인(知人)들과의 술자리에서 책 내용을 '안주 삼는' 술자리 서평도 가능하다. 같은 책을 읽은 친구끼리 책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할 수 있다. TV나 라디오 방송에서 책 내용을 평가하는 말을 할 수도 있다. 강의나 강연에서도 책 내용을 평할 수 있다. 그러니 이렇게 고쳐 볼 수 있다. '책 내용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잘되고 못됨 등을 들어 평가하는 글이나 말.' 이것으로 다일까? 그렇지 않다.
말이건 글이건 서평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는 일기에 서평을 적을 수 있다. 일기가 아니더라도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 그저 자신의 독서 체험을 정리한다는 취지의 서평을 얼마든지 작성할 수 있다. 또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혼잣말로 책 내용을 평가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들을 서평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위의 정의대로라면 서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충분하다.
서평은 그 발신자와 수신자, 이렇게 최소한 두 사람 이상을 전제로 해야 한다. 요컨대 서평은 발언자나 작성자가 자기 이외의 다른 사람이 그것을 듣거나 읽을 것을 전제로 하고 하는 말이거나 쓰는 글이다. 위에서 예로 든 일종의 '독백 서평'과 독서 일기는 그것을 누군가 다른 사람이 듣거나 읽었을 때, 더 엄격하게 말하면 애당초 다른 사람이 듣거나 읽을 것을 염두에 두었을 때 온전한 서평이 된다. 말하여지지 않거나 쓰여지지 않은 채 누군가의 머릿속에 있는 서평은 서평이 아니다. 또한 말하거나 쓴 것이 다른 사람의 귀 또는 눈과 만나지 못하면 서평이 아니다. 책을 생각한다고 해서, 책을 말한다고 해서, 책에 관해 글을 쓴다고 해서 곧바로 서평이 되는 건 아니다.
그리스 작가 안토니스 사마라키스는 문학에 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문학은 대화의 시작이다. 가치 있는 문학은 독백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독자와의 연결고리다. 문학은 친구가 내미는 손이다.' 서평도 이와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렇게 고쳐볼 수 있다. '책 내용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잘되고 못됨 등을 들어 평가하는 글이나 말로서, 필자나 발언자 이외의 1인 이상의 수신자가 있어야 한다.'
서평이란 일종의 관계, 즉 최소한 두 사람 사이에서 성립하는 관계다. 서평은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즉 의사소통행위이며 발신자가 수신자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나아가 자신의 주장이나 관점을 납득시키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나아가 수신자가 적극적으로 반응하여 발신자가 되는 것, 다시 말해서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통행을 암묵적으로 기대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요컨대 서평은 대화이자 상호 이해이며 그래서 가장 인간적인 행위이다. 서평자의 입장에서 볼 때 서평은 그 출발점에서 책과 나 사이에 성립하는 관계지만, 역시 출발점에서부터 책에 대한 나의 평과 그 평을 수신하는 사람과의 관계, 나아가 책을 평하는 나와 그 평을 수신하는 사람 사이의 관계다. 하지만 아직도 불충분하다.
누군가가 어떤 책을 읽고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보자. "그 책의 15쪽을 보면 저자는 여권신장론자로 유명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그의 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를 혼동하고 있어. 그렇게 사실을 혼동하는 경우는 그 부분뿐만이 아니야. 예를 들어……." 이쯤 되면 책 내용에 대한 평가도 행해진 셈이며 한 사람 이상의 수신자도 있으니 온전한 서평이라 할 수 있을 법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앞의 예를 좀더 밀고 나가보자. 지인(知人)에게 어떤 책에 대한 평가를 들려 준 앞서의 사람이, 같은 내용을 온라인 서점의 독자 서평 코너에 올려 다수의 공중(公衆)이 접할 수 있게 했다. 바꾸어 말하면 온라인 서점의 독자 서평이라는 제도,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진입한 것이다. 또는 앞서의 사람이 공개 강연에서 강사로 나서 같은 내용을 청중들에게 말했다면, 이 역시 공개 강연이라는 제도의 영역으로 진입한 것이다. 신문사의 원고 청탁을 받아 서평을 기고했다면 그 역시 신문이라는 매체와 신문 서평이라는 제도로 진입한 것이다.
예컨대 작가 장정일의 <장정일의 독서일기>는 처음부터 작가가 공간(公刊)을 목적으로 작성한 것인지 여부를 알기는 힘들지만, 개인의 일기라는 점에서 보면 서평이 아니(었)다. 그러나 작가의 최초 의도가 무엇이었든 출판이라는 제도에 바탕을 두고 판매 목적의 단행본이라는 매체가 됐다. 누구라도 책값을 치르고 구입하거나 서점 혹은 도서관에서 펼쳐보면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수 공중이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매체와 제도의 차원을 획득함으로써 책 내용에 관한 독백에서 벗어나 서평이 된 것이다.
서평은 사실상 공적(公的)이고 사회적인 활동이며, 그 공적·사회적인 성격을 뒷받침하는 매체나 제도를 전제로 한다. 요컨대 서평의 발신과 수신은 매체나 제도를 전제로 한다. 앞서의 경우 공개 강연이라는 제도, 온라인 서점의 독자 서평 코너라는 제도, 신문 서평이라는 제도, 출판이라는 제도를 통해 사적인 '책 이야기'가 온전한 의미의 서평이 됐다. 이제 다시 고쳐 보자. 서평이란 '책 내용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잘되고 못됨 등을 들어 평가하는 글이나 말로서, 필자나 발언자 이외의 1인 이상의 수신자가 있어야 하고, 다수의 공중이 접근할 수 있는 매체나 제도를 전제로 한다.'
위의 정의를 따른다면 주로 소설책 뒷표지에서 볼 수 있는 추천사는 서평이 아니다. 그 집필 의도에서부터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잘되고 못됨 등을 들어 평가하는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사가 작성, 배포하는 신간 보도자료도 마찬가지이며 신문 북리뷰에 실리는 글 중에도 같은 이유에서 서평이라고 볼 수 없는, 그러니까 책 소개에 해당하는 글이 많다. 이미 말한 바 있는 '술자리 서평'도 다수 공중이 접근할 수 있는 매체 혹은 제도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서평이 아니다. '독백 서평'도 같은 이유에서 서평이 아니다.
물론 위의 정의가 완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가능한 한 서평이라는 개념의 내포량을 증가시켜 외연량을 줄여보고자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개념의 그물은 성기기만 하다. 예컨대 다수의 공중이라고 해도 그 범위는 가변적이다. 또 매체나 제도라고 해도 그 성격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신문이나 방송처럼 수십만, 수백만 수신자들이 있는 매체가 있는가 하면, 사실상 제한된 숫자의 수신자들이 있는 매체도 있다. 청소년보호법에 의거한 법정기구인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펴내는 <서평문화> 같은 매체도 있다. 도서관이나 도서 유통업체를 주요 수신자로 하는 <커커스 리뷰즈>(Kirkus Reviews) 같은 매체도 있다. 그런가 하면 일종의 임의 사설(私設) 매체 혹은 제도, 즉 개인이 제 뜻대로 창설, 운영하는 매체 혹은 제도도 있다. 개인 홈페이지를 예로 들 수 있다.
요컨대 서평에 관한 위의 정의는 '최소한의' 내용적, 형식적 요건이며, 구체적인 서평의 차원에서는 무척이나 다양한 변주(variation)가 가능하다. 그 다양한 변주의 갈래에 관해서는 이후 가늠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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