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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에 섞이는 색
오프닝
겨울비
번화가
아논
으음~ 방금 라이브 엄청 즐거웠어~
좋은 광경이었지~
토모리
응....!
아논
나는 두번째로 나온 밴드가 특히 맘에 들었어~
티켓 준 리리코 씨한테 감사해야겠는걸.
타키
근데, 연습 돌아가는 길에
불러세울 때는 뭔가 싶었어.
몇 시간 전
리리코
타키 짱~! 잠깐 부탁할 게 있어.
타키
무슨 일인가요?
리리코
알고 지내고 있는 라이브 하우스에게서
라이브 티켓을 받았는데....
나, 잠시 일이 겹쳐서 보러 못 갈 것 같아.
만약 괜찮다면 네가 대신 갈 수 있어?
라이브 하우스 스태프에게는
내가 미리 얘기해 놓을게.
타키
상관 없어요. 그 라이브 언제 하나요?
리리코
그게 사실.... 오늘이야~
소요
설마 갑자기 가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
아논
뭐, 마침 모두 시간이 돼서 다행이었지~
라이브 하우스도 예뻐서 좋았어.
역시 이 근처는 멋진 장소가 많네~
타키
사람 많아서 성가셔.
라이브도 끝났으니까 이제 돌아가자.
아논
엥, 다들 이 근처 안 보고 갈 거야~?
소요
딱히 이 근처엔 재밌는 거 없어.
아논
그렇구나. 소요링네 집 이 근처지.
조금은 안내해 줬으면 좋겠는데~
라나
내릴 것 같아.
토모리
라나 짱?
라나
비. 내릴 것 같아.
타키
이게 길고양이의 감이라는 건가?
아논
.....잠깐, 정말로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 않아?
토모리
라나 짱, 굉장해!
라나
응.
타키
비가 점점 거세지고 있어!
아논
큰일났다, 악기가 젖어버리겠어....!
어디 비 피할 만한 장소 찾아야겠어.... 아.
소요
뭐?
아논
소요링 집, 이 근처지?
소요
맞는데 왜....?
아논
잠깐만 비 피하게 해 줘!
악기가 젖으면 큰일 나잖아!
소요
....로비에서 잠깐 비 피하는 것
정도라면 괜찮아. 집은 안 돼.
아논
엥~ 로비까지만이야?
소요링 집이 아니라?
소요
로비까지. 그럼 악기 젖으니까 빨리 가자.
맨션 로비
아논
하아~ 살았다.....
타키
토모리, 괜찮아? 안 추워?
토모리
응, 괜찮아.
타키
그럼 다행이다.
아논
그나저나 오늘, 비 예보가 있었나?
전혀 몰랐어~
타키
아마 저녁부터 비가 조금씩
온다는 예보가 있었던 것 같아.
아논
조금? 이게?
타키
시끄러워. 나도 몰라.
라나
당분간 안 그칠 것 같아.
타키
그럴 것 같아.
오히려, 점점 거세지고 있어.
토모리
.....에취.
타키
괜찮아?
토모리
약간 추운 것 같아....
타키
......소요.
소요
.....뭐?
아논
소요링, 소요링~
소요
.....그러니까 뭐?
아논
비도 거세지고 있으니까,
우리 소요링의 그 말 듣고 싶은데~?
우리 집에서 비 피하다 가. 같은 거~
소요
그거, 진심이야?
아논
이대로 여기에 서 있어도
뭔가 수상한 사람처럼 보일 텐데....
타키
이대로면 토모리가 감기 걸려.
토모리
.....크응.... 으음.... 난 괜찮아.
소요
....알겠어. 비가 그치면
바로 돌아가야 해.
아논
그래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소요링, 잘 아네~
소요
왠지 불안한 예감이 들어.
제1화
비가 그치면 바로 돌아가
소요네 집 거실
아논
하아~ 따뜻해~ 살 것 같아~
토모리
소요 짱, 고마워.
소요
정말로 비가 그칠 때까지만이야.
라나
.....에취. 아....
토모리
라나 짱, 괜찮아?
라나
약간 추워.
타키
수건 빌려줄 수 있어?
몸이랑 악기 식혀야 해.
소요
세면실에 있으니까, 적당히 가져가서 써....
소요의 엄마
어라, 소요~? 돌아왔어~?
소요
엄마!
오늘은 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
소요의 엄마
응. 휴일 출근이었는데 오후부터
비가 예정되어 있어서,
일도 진정된 김에 빨리 돌아왔어.
소요
그렇구나. 어서 와.
소요의 엄마
거기 있는 건 소요 친구들이니?
아논
아, 네! 저는....
소요
최근에 친하게 지내고 있어.
아논 짱, 토모리 짱.
그리고 라나 짱이랑 타키 짱이야.
소요의 엄마
다들 소요랑 친하게 지내줘서 고마워.
소요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 나니까
우리 집으로 들여왔어.
아논
어.....?
소요
아논 짱, 왜 그래?
아논
아, 아니야! 그게.... 실례하겠습니다!
소요
엄마, 아직 일 남았지? 나머지는 내가
해둘 테니까 방에 들어가 있어도 돼.
너희도 편하게 쉬다 가.
소요의 엄마
정말 살겠어~ 고마워, 소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
소요
응, 일 열심히 해.
토모리
.......
타키
.......
아논
저기~.....
소요
뭐?
타키
그건 우리가 할 말이야. 뭐야, 방금?
소요
뭐냐니, 뭐가?
아논
소요링, 우리랑 있을 때랑
엄마 있을 때랑 전혀 다르잖아!
『편하게 쉬다 가』라는 건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타키
비가 그치면 바로 돌아가라고 했으면서.
아논
맞아~! 맞아~!
소요
쉿~! 엄마가 듣겠어.
아논
....그렇다는 건 들으면 안 된다는 거네.
타키
내숭 떠는 거야?
소요
그런 게 아니라, 엄마 방에서
일하는 중이니까 방해되지 않게 해.
토모리
엄마랑 얘기할 때의 소요 짱....
정말 상냥한 얼굴이었어.
소요
........
딱히.....
라나
......에취!
아논
괜찮아? 아까보다 심해진 것 같은데.
소요
세면실 가자. 수건 줄게.
아논
그러자. 라나 짱 감기 걸리겠어.
토모리
라나 짱, 괜찮아?
라나
으슬으슬해.
소요
다들 여기야, 따라와.
아논
네~
제2화
갓 내린 커피
소요네 집 거실
소요
자, 수건. 몇 장 내놓았으니까 적당히 써.
아논
소요링, 고마워~ 살 것 같아~
라나
부드러워. 기분 좋아.
아논
으음~ 진짜다~
소요링네 수건 기분 좋아~
토모리
.....좋은 냄새 나.
소요
유연제일걸. 최근에 새로운 걸로
바꿨는데 꽤 마음에 들어.
아논
오오~ 뭐 쓰는 거야?
나도 같은 향기 나는 걸로 써볼래.
소요
너랑 똑같은 게 되는 거야? 그럼 안 알려줘.
타키
그건 인정이지.
아논
릿키까지 그러기야!?
소요
수건이라면 어디 건지 알려줄 수 있어.
아논
수건도 확실히 부드러워서
기분 좋긴 한데~....
소요의 엄마
있잖아 소요~ 저번에 산
맛있는 커피, 어디 뒀었더라?
소요
아....! 으음 아마....
주방 오른쪽 선반에 있을 거야.
소요의 엄마
아~ 오른쪽이라~
엄마 왼쪽 선반 찾고 있었어.
소요
커피라면 내가 내릴게.
너희도 뭐라도 마실래?
따뜻한 걸 마셔야 몸도 따뜻해질 거야.
타키
하아.....
아논
으음~ 그러면.... 코코아라도 있어?
소요
응, 있어.
아논
그럼 난 코코아 먹을게. 마실 거
만드는 거 나도 도울게.
자, 릿키도! 평소에 많이 하잖아.
타키
하긴 하는데. 왜 네가 시키는 거야.
소요
그럼 토모리 짱은
컵에 뜨거운 물 넣어서 줄래?
토모리
응.....!
소요
그렇게 신중하게 하지 않아도 돼.
그 물은 단지 컵을 따뜻하게 하기 위한 거야.
아논
오~ 소요링, 그런 것까지 하는구나.
타키
우리 가게에서 나올 때도 그렇게 하고.
소요의 엄마
소요는 항상 따뜻한 음료수를
그렇게 만들어 주거든.
이건 또 지친 몸에 잘 먹혀~
소요
엄마, 일이 항상 바빠 보여서.....
조금이라도 안심했으면 싶어서.
소요의 엄마
항상 바빠서 미안해.
좀처럼 집에 못 들어오지.
소요
아니. 항상 일 열심히 해 줘서 고마워.
자, 엄마 커피 넣었어.
다과는 필요해?
소요의 엄마
아니, 커피만 있어도 돼. 고마워.
그럼 엄마는 일하러 돌아갈게. 실례했습니다~
타키
....내 커피는?
소요
아직 포트에 뜨거운 물
남아있으니까 직접 내리던가.
라나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논
후훗....! 소요링 변신, 라나 짱한테 들켰어!
소요
시끄러워.
아논
근데, 엄마 바빠 보여서 큰일이네.
항상 소요링이 집안일 하는구나?
소요
뭐 그렇지. 엄마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 분담하는 거야. 괜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거든.
타키
엄마 앞에서는 착한 아이다, 그런 거야?
소요
.....식기 전에 빨리 커피 마시지 그래?
토모리
.......
비, 전혀 그치질 않네.
타키
이 정도로 많이 내리면 당분간 집에
못 돌아가겠어. 음.... 길고양이?
왜 기타를 꺼내고 있는 거야?
소요
라나 짱, 아무래도 지금 기타 치는 건
그만둬 줄래? 엄마한테 방해돼.
라나
심심해.
아논
확실히 계속 이렇게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겠지.
소요링, 뭐라도 시간 보낼 만한 거 없어?
게임 같은 거라도.
소요
없어.
아논
엥~ 이렇게 넓은데. 그렇지, 다 같이
SNS용 영상 같은 거라도 찍지 않을래?
최근 요즘 보는 댄스 영상이 있거든.
소요
하지 마.
아논
뭐라도 없을까~ 시간 보낼 만한 것.... 아, 그렇지!
좋은 게 생각났어~♪
라나
?
제3화
포커 페이스
소요네 집 거실
토모리
좋은 게 뭔데?
아논
짜잔~! 이거!
타키
트럼프 카드....? 어떻게 그런 걸.
아논
저번에 쇼핑몰에 갔더니
추첨을 하고 있었거든. 이거 받았었는데
가방에 계속 넣어놨던 게 떠올랐어!
....그러니까 다 같이 트럼프라도 하자.
소요
나는 됐어.
타키
나도.
아논
엥!? 왜!? 이렇게 심심한데?
타키
흥미 없어.
아논
흥미 있고 없고를 따질 때가 아니지 않아~?
지금은 어떻게 심심풀이를 할지가 중요하잖아?
타키
그런 얘기가 아니라고....
아논
저기 부탁이야~ 하자~! 트럼프~~!
토모링은 같이 해 줄 거지?
토모리
응, 하자.
타키
......!
아논
신난다~! 자 어서, 릿키도 하자~ 부탁이야~
타키
....토모리가 한다면.
아논
좋아~! 그럼 도둑잡기라도 할까?
우선 카드 나눠줄게.
소요
왜 나랑 라나 짱한테도 나눠주는 거야?
아논
뭐? 이렇게까지 됐는데
안 하는 선택지가 있어?
라나
할래. 심심해.
소요
.....하아.
아논
좋아! 끝~! 남은 건 토모링이랑 소요링인가~
타키
소요의 패는 1장 남았어....
토모리한테서 조커를 안 뽑으면 승리야.
아논
토모링, 파이팅~!
토모리
........
소요
이쪽인가?
토모리
.......!
소요
......아니면 이쪽?
토모리
~~~!
소요
......
.....자, 내 승리네.
토모리
! 졌다....
아논
오오~ 소요링이 이겼네~!
그나저나 소요링 잘하지 않아?
아직 진 적 없지?
타키
소요, 토모리 괴롭히지 말라고?
소요
괴롭힌 적 없어. 너희 패가
얼굴에 다 쓰여있는 것뿐이야.
특히 토모리 짱이.
토모리
으으.....
타키
패 뽑는 순서 바꾸자.
토모리, 소요의 상대는 내가 할게.
아논
나는 어떻게 해?
나, 소요링한테서 카드 뽑는 포지션인데.
타키
그건 너가 직접 해.
아논
엥~ 나도 표정 읽는 거 해보고 싶은데.
소요링, 전혀 얼굴에 안 드러난다고.
라나 짱, 나랑 뽑는 순서 바꿀래?
라나
지금이 좋아.
소요
뭐든 상관없는데, 또 한다는 거야?
타키
할 거야. 토모리가 진 채로 끝낼 리 없잖아.
소요
하아, 어쩔 수 없네.
타키
졌다.....
소요
타키 짱도 알기 쉽네.
전부 얼굴에 드러나 있어.
타키
안 드러나.
소요
드러나. 조커 뽑았겠지 싶을 때
질색하는 표정 짓잖아.
타키
윽.....
아논
소요링, 아직도 패배 못 했네~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소요링이 지는 거 보고 싶어.
아, 그렇지. 소요링의 엄마도 불러서
6명이서 같이 할까? 그러면....
소요
아논 짱.
아논
농담이라고~ 그런 무서운 표정 짓지 마.
타키
다른 게임 하자.
도둑잡기로는 소요를 이길 수 없어.
소요
그렇게까지 나를 이기고 싶어?
타키
시끄러워.
아논
다른 게임이라~ 확실히 도둑잡기만
하면 질리지. 뭐가 좋을까?
소요
그럼 카드 짝 맞추기는 어때?
이거라면 상대 표정을 읽는 것도 못 하잖아.
카드가 있는 장소를 기억하면
누구라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이지?
타키
방금 왜 날 쳐다본 거야?
소요
딱히?
타키
.....아논, 빨리 카드 나열해. 꼭 이길 거야.
아논
아하하, 릿키 의욕 넘치네!
타키
됐으니까, 빨리.
아논
그런 거면 릿키도 도와주면 좋을 텐데.
타키
시끄러워.
아논
아~ 또 화났네~
제4화
다양한 색
소요네 집 거실
타키
이겼다....!
소요를 이겼어....!
소요
그래, 축하해.
아논
릿키, 참 좋겠네~
타키
.....아논, 뭔가 짜증나.
아논
그치만 이렇게 몇 번이나
카드 짝 맞추기하면 지치지~
소요
타키 짱, 화 너무 많아.
타키
딱히 그렇지 않거든.... 아....
(꼬르륵 소리)
아논
엄청 배고파졌잖아.
릿키, 짝 맞추기 너무 열심히 한 거 아니야?
타키
그런 거 아니라고. 단지 오늘은
연습에 라이브 보러 가고,
그 후에 소요 집까지, 아무도 못 먹었으니까....
라나
나도.
소요
배고프면 맨션에 카페가 있으니까
거기 다녀오지 그래?
아논
대박! 이 맨션, 카페가 있어!?
타키
그럼 다녀올게. 길고양이도
배고프다고 했지. 갈 거야?
라나
갈래.
아논
나도 갈래!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궁금해!
소요
너무 떠들지는 마.
아논
알고 있다니까! 너희도 뭐라도 사다줄게.
토모리
응, 고마워.
아논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소요
하아.....
(드디어 조용해졌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토모리
.......
소요
.....토모리 짱.
토모리
으, 응.
소요
무슨 일 있어?
토모리
아무것도, 아니야....
소요
무조건 뭔가 있지?
토모리
그게.....
소요 짱, 굉장한 것 같아서....
소요
뭐가?
토모리
트럼프 잘해서.
소요
뭔가 싶었더니....
아까도 말했지만, 딱히 잘하진 않아.
너희들이 알기 쉬운 것뿐이야.
토모리
그렇구나....
.....아! 하나 더 있어.
소요 짱의 굉장한 점.
소요
하나 더?
토모리
엄마.
소요
.......
토모리
엄마에게 굉장히 상냥한 것 같아서, 좋았어.
소요
무슨 소리야?
토모리
엄마에게 부담가지 않도록
뭐든 해 주는 소요 짱....
우리랑 같이 트럼프 카드 하는 소요 짱....
오늘은 두 명의 소요 짱을 만난 것 같아.
그 두 명은 둘 다 소요 짱이라서.
다양한 소요 짱이 있어서
그런 게 좋았어.
자신의 안에 많은 자신이 있고,
겹쳐서 다양한 색이 되고....
그게 인간이라는 느낌이 들어.
그런 소요 짱이 좋았어.
소요
.......
그렇게 다양한 색이 겹치면....
분명 엄청 탁한 색이 되어버리겠지만.
나는 더 예쁜 색이 좋은데.
토모리
그런가.....
소요
(사람에 따라 태도가 다른 게,
그게 인간다워....?)
(토모리 짱은 이런 걸 말하네.
이런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할지 아는 걸까?)
(이럴 거면 아논 짱이랑 같이
쇼핑하러 나갈 걸 그랬어.)
뭐야, 정말로.....
제5화
비는 싫다
맨션 로비
아논
소요링이 말했던 카페 여기지?
사람 엄청 많다~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이 다들 오는 걸까?
그나저나, 맨션에 카페 있는 거 부러워~
타키
........
아논
릿키?
타키
토모리랑 소요 둘이서 집에
남겨도 괜찮은 건가 싶어서.
아논
확실히 소요링이랑 토모링 둘이
같이 있는 건 상상이 잘 안 가네.
무슨 얘기할까? 트럼프 카드 하고
있을 리도 없고.... 뭐 할 것 같아?
타키
몰라. 내가 알 리가 없잖아.
아논
뭐, 빨리 마실 거 사고 돌아가면 알 수 있겠지!
그~럼 뭘 살까~♪ 라나 짱은 역시 녹차 맛?
라나
당연하지.
타키
(....이 비.)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소요네 집 거실
토모리
다들 늦게 오네.
소요
응.
토모리
혹시 길 잃었나?
소요
맨션 부지 내에 있는 가게고, 안내도 되어있어.
아무래도 길 잃지는 않을 것 같아.
토모리
그렇구나.... 다들 뭘 사올까?
소요
몰라.
토모리
라나 짱은 역시 녹차 맛일까?
아, 아노 짱은 최근에
밀크티에 빠졌다고 했었어.
소요
....그렇구나.
토모리
응.....
소요
......
토모리
......
소요
(빗소리, 시끄러워)
(....기분 별로야. 왜 계속
그날 있었던 일이 떠오르는 걸까.)
사키코
오늘은 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
.....CRYCHIC를 그만두겠어요.
소요
(그날도 비가 거세게 내렸어.
갑작스러운 일에 충격을 먹고
모두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빗소리만이 지독하게
시끄럽게 느껴졌어....)
기분 별로야....
토모리
비가 그치질 않네.
소요
......
토모리
소요 짱은 비 좋아?
소요
싫어.
토모리
나도.... 좋지 않아.
소요
토모리 짱....
토모리
우리 언젠가 비가 내리는 걸....
좋아하게 될 날이 올 수 있을까?
소요
글쎄. 나는 아직 그런 기분은 못 느낄 것 같아.
토모리
언젠가 좋아해지고 싶어?
소요
그런 거 몰라.
하지만.....
아무튼 지금은 이 비가
그쳐졌으면 좋겠어.
토모리
응. 그러게. 나도.... 너랑 같아.
소요 짱도 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돼서.... 그게, 기뻐.
오늘 다양한 소요 짱을 만났어.
엄마가 소중한 소요 짱,
트럼프 카드를 잘하는 소요 짱,
.....비를 싫어하는 소요 짱.
전부 처음 만난 소요 짱이야.
....아니, 비를 싫어하는 소요 짱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소요
(분명 토모리 짱도 그날의 일을
떠올리고 있는 거겠지....)
토모리
소요 짱은 아까 예쁜 색이 좋다고 했는데.
어느 소요 짱도 분명 투명하고 예쁜 색이야.
그러니까, 섞여서 탁해지진 않을 거야.
소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토모리
어느 소요 짱도 거짓이 아니야.
진실된 소요 짱이라고 생각해.
소요
그래.
....아까 트럼프 카드를 잘하는 게
대단하다고 했지.
토모리
응.
소요
그거 전혀 대단하지 않아.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 것도 아니야.
그야, 다들 카페에서 뭘 사올지도 모르는걸.
(누군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그 날이 올 일도....)
토모리
....뭐 살 것 같아?
소요
몰라. 아논 짱은 어차피
기간 한정 음료 같은 거 아니겠어?
토모리
그렇구나.
소요
왜 웃는 거야?
토모리
아니야.... 후훗.
엔딩
아직 그치지 않을 것 같아서
소요네 집 거실
아논
다녀왔습니다~!
토모리
어서 와.
아논
이런~ 사람 엄청 많았어~
다들 여기 사는 사람들인가? 부러워~ 진짜.
타키
너희 마실 것도 사 왔어.
토모리
밀크티다. 고마워.
소요
이건 허브티? 고마워.
토모리
라나 짱은 녹차 음료수야?
라나
녹차 라떼. 달아.
타키
이미 마시고 있네.
라나
벌써 없어졌어.
타키
그거 가장 큰 사이즈 아니야? 어느새....
아논
짜잔~ 내 것 봐봐! 귀엽지 않아?
소요
분홍색 휘핑크림이
올라가 있네. 그건 뭐야?
아논
발렌타인 기간 한정 초콜릿 음료!
토모리
아.....!
아논
초콜릿 음료 위에 크랜베리 맛
휘핑크림을 올린 거야.
토핑 마시멜로도 귀엽지~?
소요
.....달 것 같아.
아논
응, 달아서 맛있어~! 이 시기에는
이런 귀여운 음료가 나와서 눈을 뗄 수 없지~
토모리
소요 짱....!
소요
왜 그래?
토모리
아노 짱 음료수 맞혔어....!
소요
딱히 거창한 일은 아니야.
아논 짱, 그런 거 좋아하잖아.
아논
잠깐~ 둘이서 소곤거리면서
무슨 얘길 하는 거야?
소요
아무것도 아니야.
아논 짱은 단순하다는 얘기 중이었어.
아논
엥~!? 토모링까지
그런 식으로 생각했어? 너무해~!
토모리
아,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 소요 짱....!
타키
소요, 토모리 괴롭히지 마.
소요
그럴 생각 없어. 근데 아논 짱이
단순하다는 건 맞는 말 아니야?
타키
그건 맞지.
아논
뭐!? 나 전혀 단순하지 않거든!
....그나저나, 우리가 사러 간 사이에
소요링이랑 토모링은 뭐 했어?
소요
으음~ 글쎄....?
토모리 짱, 뭐 했었더라?
토모리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
아논
둘이서 멍하니 시간 보냈다는 거야?
소요
뭐, 그런 느낌이었나?
타키
토모리, 소요가 무슨 말 하지는 않았어?
소요
방금 얘기 못 들었어?
토모리
응, 그보다 소요 짱....
멋있는 색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
타키
.....!? 역시 둘이서 뭐 했어?
소요
정말 아무것도 안 했어.
아논
나도 궁금해졌어.... 둘이서 뭔가 했지?
소요
토모리 짱, 어떡할래? 알려줄 거야?
토모리
으음, 그게.... 어쩌지?
타키
(.....너무 궁금해.)
아논
수상한데~? 그럼 둘이 얘기할 때까지
나는 여기서 편하게 있어야지~
타키
나도 그럴래.
소요
잠깐, 여기 내 집인데?
멋대로 정하지 말아 줄래?
아논
그럼 소요 엄마한테 허가 받으러 가볼까.
소요
.....아논 짱.
아논
정말~ 농담이라고! 근데 비는
아직 그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조금 더 있게 해 줄 수 있어?
카페에서 간식도 여러 가지 사 왔으니까
먹을 거면 조금 더 비 피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 싶어서.
소요
.....어쩔 수 없네.
계속 말했지만,
비가 그칠 때까지만이야. 알겠지?
아논
그럼 사양 말고, 조금 더
편하게 있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타키랑 소요가 아논 깔 때는 합이 잘 맞는구나 ㅋㅋㅋㅋㅋ 🤣🤣🤣🤣🤣 왠지 불쌍해...
그나저나 토모리는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네여
소요가 멤버들을 대하는 모습이 어머니가 곁에 있을 때와 없을 때 전혀 다른 것은
그저 '이중인격자' 에 불과하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데
오히려 인간이기에 여러 모습이 있다고 한 점에서, 사람을 섣불리 평가하지 않는 신중함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얘기지만, 다양한 색이 겹치면 탁해진다며, 더 예쁜 색이 좋다는 소요의 말을 듣고
무지개가 떠올랐어여
이들을 모두 합쳤을 때, 빛으로는 한없이 투명하고 예쁘지만, 색으로는 각자 자신을 모두 잃어버린 검은색이 돼버리니까여
그렇지만 무지개는 여러 색이 있어도 각자의 색을 띠는 만큼,
토모리는 어떤 모습을 보이든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걸 소요에게 가르쳐준 게 아닐까요 ?
소요는 순수하게 자신을 바라봐준 토모리에게 한켠의 호감을 느꼈을거란 생각도 들어여🎑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