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바위산 매봉 ☞
<2008. 03. 06 (목) 중앙산악회>
♣ 산 행 지 : 바위산(857.7m), 매봉(800.3m)
♣ 소 재 지 : 홍천군 두촌면, 인제군 남면, 춘천시 산북면
♣ 참석인원 : 41 명
♣ 산행코스 : 홍천 고개→ 텃골재→ 매봉→ 수산재 → 바위산 → 조교리
♣ 산행거리 : 약 11 km
♣ 산행시간 : 6시간 45분
♣ 뒤 풀 이 : 뼈다귀 탕
■ 산행후기
▶경기 북부 지방에 폭설이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를 사후 면피용 예보려니 건성으로 들으며 자리가 만석인 산행 버스에 모처럼 김 회장, 김 사장, 김 영철, 타잔, 혜숙이 등 죽전팀이 모두 동참하여 훈훈하게 출발하였다. 지난겨울부터 심심찮게 내리던 눈은 오늘도 강원도 산골 하늘과 산에 때로는 함박눈으로 때로는 힘 빠진 깃털 눈으로 흩날리고 있다.
<바위산 매봉 등산로>
▶ 힘겹게 올라온 홍천고개 마루에 내려 시작된 등산로는 박 대장의 설명을 듣고는 도저히 확인 할길 없어 눈안개 속으로 무작정 능선을 따라 걸을 뿐이다. 지난주 치악산 비로봉을 무리하게 오른 후유증으로 시큰거리는 왼쪽 무릎이 심상치 않아 조심스럽게 보폭을 좁히며 후미 대열에 따라나선다. 아무리 강원도 산이라지만 3월 초순이 지난 지금쯤에야 녹아내린 잔설이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아이젠만을 차고 넘는 봉우리 내리막에는 정강이가 푹 잠기도록 깊게 빠져 들어 등산화를 적신 차가운 눈물이 발등을 타고 흐른다. 그러나 개으른 천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페치를 배낭에 모셔둔 체 그냥 또 고개를 넘는다.
<얼음이 깔려 힘들게 넘는 낙엽길>
▶ 이정표도 안내문도 없는 산 고개를 셀 수도 없이 넘으며 그 중 높은 봉우리를 매봉이거니 어림짐작을 하면서 눈안개로 좁혀진 시야를 잦은 엉덩방아로 설화 만발한 능선을 내리고 또 오른다.
<매봉 인가,바위산 정상인가?>
<대장의 엉덩방아>
▶ 산행 시작 2시간을 넘겨 후미에 처진 열일곱 산우가 허기진 배를 채우고 끝없이 뻗은 산줄기를 말없이 따라가다가 왼쪽 갈래 하산 길로 접어드는데 급한 경사로 발밑에 수북이 낙엽이 쌓이고 그 밑으로 녹아내린 눈이 얼어붙어 한 발작 잘못 딛다가는 사방에 널려있는 바위에 굴러 떨어질 험한 비탈을 근력이 풀린 다리로 버티며 희미한 등산로 가장자리에 서럽게 자란 싸리나무 가지를 모질게 움켜쥐고 모난 바윗돌을 넘겨짚으며 미끄러져 한 발작 한 발작 내려 딛는 처절한 사투 끝에 험난한 빙판 계곡을 빠져나와 줄지어 따라 내려오는 산우들의 굳어진 얼굴 모습을 보기가 안쓰러워 고개를 돌리고 무사히 하산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그러나 숱한 세월을 단련된 체력과 정신력으로 역경을 극복하여 온 산우들에게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닌 듯 한 사람도 사고 없이 웃는 얼굴로 마주할 수 있어 고마웠다.
<조교리 마을 길>
▶ 풀어진 마음에 스산하게 느껴지는 눈바람을 받으며 내려온 곳은 소양호 선착장이 있는 춘천시 산북면 조교리, 천혜의 산골 오지였던 이곳은 소양댐이 건설된 후 춘천을 오가는 뱃길이 열렸고 홍천고개 마루가 개통되면서 육로로 길이 터져 여름철 찾아오는 관광객을 맞으며 문명의 혜택을 입은 곳으로 아직도 대를 드리우지 못하고 접어둔 낚시터가 언젠가 조사의 꿈을 실현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6시간 반을 넘긴 고행 끝에 민가 마당에서 자리를 펴고 앉아 받아 든 구수한 뼈다귀탕은 종이컵 가득히 채운 참 이슬과 함께 빈속을 화끈하게 데운다.
<조교리 마을의 뒤풀이>
▶ 4시가 넘은 귀가 길 오전에 내린 눈으로 빙판이 된 홍천고개 오르막에 바퀴에 감은 체인이 떨어져 나가 뒷걸음치면서 언덕 위 도로 가장자리에 가까스로 멈춰 선 산행 버스의 커다란 몸집을 보면서 공포에 온몸을 떨었다.
<눈길에 멈춰선 버스와 불안 속에 서성거리는 산우들>
▶ 모래를 퍼다 부어 길을 고르고 체인을 다시 걸어 조심스럽게 출발하는 버스를 뒤로하고 미끄러운 고개를 넘어 걸어 내려가는 산우들의 몸애밴 안전 의식을 부자 몸조심 한다는 농담으로 웃음꽃을 피우면서 새삼 안전한 운행으로 책임을 다하는 임 사장에게 감사의 박수를 드린다. 오늘은 30년 경력의 선배 산우들도 인정하는 험난한 산행이었음을 자축하는 의미의 죽전팀 회식으로 마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