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도 가볍게 시원하게~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입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오래 머물지 않아도 여행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소설 “메밀 꽃 필 무렵”의 배경지인 봉평면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습니다. 서울터미널에서 1시간 50분~ 그리 부담되지 않는 나들이길이에요.
소박한 장평터미널에 내리니 여행을 온 기분이 한껏 느껴집니다. 여행의 즐거움은 뭐니 뭐니 해도 식도락에 있지 않을까요?
이효석문화마을로 향합니다. 이곳 거리에는 강원도하면 생각나는 메밀국수와 막국수를 파는 가게들이 여럿인데요. 오늘은 조금 색다른 메뉴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그 특별한 맛의 향연으로 지금 떠나보실까요?
식당 <물레방아>를 찾았습니다. 친절한 봉평 인심이 맞아주는 이곳!
가격대도 저렴해서 주머니 가벼운 여행객은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황태육수에 메밀을 온면으로 얹은 황태칼국수를 소개합니다. 황태와 메밀의 따뜻한 만남! 신선한 듯 하면서도 익숙하게 잘 어울립니다.
황태육수의 깊고 시원한 맛과 메밀면의 쫄깃한 식감, 거기에 황태튀김 고명까지 3박자가 잘 어우러져요. 아삭한 메밀싹묵무침까지 곁들이니 상큼하고 푸짐한 한상차림입니다.
소설 “메밀 꽃 필 무렵”의 배경지이자 이효석의 고향인 봉평!
옛 모습을 닮은 섶다리와 징검다리가 마치 소설 속의 한 장면에 들어온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효석문화마을의 거리도 아기자기하게 예뻐서 여유로운 여행길, 떠나온 이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만드네요.
봉평 식도락 여행의 즐거움을 두고 떠나기가 아쉬워 저녁까지 먹고 걸음을 재촉해보려 합니다. “한우불고기” 이름만 듣고 익히 알던 맛일 거라 생각했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어요. 우선 모양에 시선을 뺏기고 맛에 한 번 더 반합니다. 한우는 언제나 옳지만 완자형태로 빚은 한우불고기의 맛은 이루 형용할 표현이 부족할 만큼 더욱 옳았습니다.
식당 <더덕향>을 찾은 만큼 더덕요리를 빼놓을 수 없죠. 더덕롤가스는 얇게 썬 등심과 더덕, 야채를 말아 튀겨냈지만 부담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더덕향이 향긋하게 느껴지는 것이 건강식 한상차림과 너무나 궁합이 잘 맞네요.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함이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돼지감자, 명이나물, 갓김치 등 건강한 재료들로 꽉 찬 정갈한 상차림이 식욕을 절로 불러옵니다.
<더덕롤가스>
한우불고기와 황태 칼국수, 더덕롤가스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평창군에서 유명 쉐프 에드워드 권과 손잡고 개발한 특선 메뉴이기도 한데요. 평창을 찾아올 우리나라와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맛을 확 사로잡을 비장의 무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가 큽니다.
봉평 식도락 여행은 달큰하고도 활기찬, 건강한 느낌이었습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오래 떠나지 않아도 즐거운 여행!
어디로든 떠나보세요. 생동하는 이 계절이 온몸으로 당신을 맞이해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