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동 권상기1) [又 安東 權相錤]
풍산현 남쪽의 정자가 폐허된 세월이 깊은데 亭廢豊南歲月深 정폐풍남세월심
옥산 산봉우리에 새 정자 세우는 일을 하였네. 營爲新建玉山岑 영위신건옥산잠
애옹은 화묵2)으로 오래도록 향기를 전하고 厓翁華墨傳香久 애옹화묵전향구
후손3)의 참된 정성이 이제야 선조를 드러냈네. 雲裔眞誠闡祖今 운예진성천조금
옛 풍속에 아이가 진한을 알려면 독서해야 하고 俗舊兒知秦漢讀 속구아지진한독
그윽한 땅의 새와 화답은 송․당시를 읊어야 하네. 地幽鳥和宋唐吟 지유조화송당음
맑은 새벽과 고요한 밤은 창밖이 한가로워 淸晨靜夜閑窓外 청신정야한창외
낙동강 안개 빛이 멀리서 밝게 비추겠네. 洛水烟光遠昭臨 낙수연광원소림
1) 권상기(權相錤, 1905. 8. 26. ~ ?) 이명은 권건(權건)・권오석(權五石)・권상기(權相琪). 자는 가우(稼雨). 호는 의당(毅堂). 출신지는 북선면(北先面) 이하리(伊下里:현 와룡면 이하리) 임청각 내에 설립된 동흥강습소(東興講習所)에서 수학한 후 구국계몽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후 그는 1925년 10월 창립된 사상단체 정광단(正光團)에 참여하여 1925년 10월 8일 준비회에서 조사부 임원으로 선출되고, 1927년 8월에 창립된 신간회 안동지회에도 참여해 활동했다.
2) 화묵(華墨) : 편지의 높임과 뛰어난 시문과 훌륭한 글씨를 말한다.
3) 후손 : 원문 雲裔는 8대 후손(八代後孫-자기를 제외함)을 말한다. 멀리 아래로 대(代)가 내려간 자손으로 후손의 호칭은 ‘아들[자子] 손(孫), 증손(曾孫), 현손(玄孫), 내손(來孫), 곤손(晜孫), 잉손(仍孫), 운손(雲孫)으로 여기서는 통상적인 후손으로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