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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동화 작가가 만든 신기한 마법의 빵 이야기! 한때 유명했던 동화 작가가 책을 쓰는 대신 빵을 만든다. 한 입 먹으면 책 내용을 술술 떠오르는 마법의 빵을 만들어 팔면서 생기는 재미난 판타지 동화다. 주인공 도도한 작가 외에도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다판다 사장, 돋보기 영감, 벼슬 생쥐, 더벅머리)이 이야기를 이끌고, 리듬감 넘치는 노래가사가 곳곳에 들어 있어 읽는 내내 유쾌하다. 이 책을 통해 동화 읽는 아이들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작가와 독자, 도서관과 서점의 역할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게 한다. |
키다리
다파리바게트
벼슬 생쥐
도도한 책빵
세 가지 원칙
정글 빵집
침입자
똥빵
날벼락
도도한 책방
절대 책만 책!이라는 시대는 끝났지
절대 빵만 빵!이라는 시대도 끝났지
책이 달달하고 고소한 빵이 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덥석! 책을 물지
놀다가도 불쑥 달려와 덥석! 책을 물지
안 된다 말고 만들어 봐, 책~빵
검은 글자는 고소한 깻가루
하얀 종이는 향긋한 밀가루
재밌는 빵이 되고 맛있는 책이 되지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책~빵!(29~31p)
“제가 작가님에 대한 나쁜 소문을 다 잡아먹을게요. 힘내세요, 작가님.”
“아…….”
도도한은 잠깐 가슴이 찡했어요. 더벅머리가 《소문 사냥꾼 거미》에 나오는 거미처럼 길목마다 거미줄을 쳐 놓고 도도한의 나쁜 소문들을 죄다 잡아먹겠다는 뜻이었기 때문이에요.
도도한은 두 아이들을 데리고 빵집 안으로 들어왔어요.
도도한은 더벅머리 눈을 빤히 내려다봤어요.
“어디서 많이 본 눈빛이구나.”
“…….”(85p)--- 본문 중에서
콧대 높은 동화 작가 도도한은 아이들이 동화를 읽지 않자, 집 앞에서 자기 책을 직접 팔아보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아무도 책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책을 사서 보던 아이들이 책 대신 동네 유명 빵집에서 빵을 먹느라 다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앞에 한 거지처럼 보이는 더벅머리 소년이 자신의 동화책을 들고 다가오자, 도도한은 소년에게 화를 낸다. 바로 그날, 작은 벼슬 생쥐(벼슬 모양 머리를 한 생쥐) 한 마리가 작가의 작업실에 나타나 말을 걸며 도도한의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고 한다. 다파리바게트 빵보다 정말 맛있는 빵을 만들어 불티나게 팔리게 해 주겠다는 것. 도도한 작가는 귀신에 홀린 듯 벼슬 생쥐의 주문(세 가지 원칙)에 따라 빵을 만들어 판다. 결과는 대성공! 아이들은 서로 책빵을 사려고 다투고, 책빵을 먹은 아이들은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읽게 된다. 하지만 도도한의 책빵이 잘되는 것을 시기한 다파리바게트의 사장 다판다가 경찰에 신고를 하는 바람에 도도한은 하루아침에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몰린다. 이때 더벅머리 소년이 도도한에게 찾아와 그의 책 중 하나를 건네며 그를 위로한다. 그제야 더벅머리가 거지가 아니라 자신의 애독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행히 책빵의 성분 분석 결과, 책빵이 아무 이상이 없자 도도한 작가는 책빵을 만들어 파는 대신 도도한 책빵의 간판을 『도도한 책빵』(빵집)에서 『도도한 책방』(서점)으로 바꿔 달고 아이들은 놀이터처럼 그곳에 와서 공짜 빵을 먹으며 책을 읽는다. 도도한 작가는 흐뭇해하며 다시 새로운 책을 구상한다.
도도한 책빵? 책이야, 빵이야, 서점이야?
담쟁이넝쿨로 뒤덮인, 어딘가 수상쩍은 ‘도도한 책빵’. 이곳에서 언젠가부터 달콤한 빵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이상한 복장으로 정체를 숨기고 빵을 굽는 키다리 제빵사.
여기서 파는 ‘책빵’은 빵을 굽는 사람만큼이나 이름과 모양이 희한하다. ‘거미줄 타는 원숭이빵’이나 ‘염소 목걸이 도넛 똥빵’, ‘오리 날다 주르륵 치즈 똥빵’ 등의 이름에 한 입 베어 물면 정글의 소리와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긴다. 게다가 이 똥빵, 동물빵, 물고기빵들을 먹으면 아이들이 귀신에 홀린 듯 책을 닥치는 대로 찾아 읽는다는데……. 과연 도도한 책빵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어른들, 아이들
요즘은 지하철에서 사람들 손에 책 대신 스마트폰이 들린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스마트폰 속 게임이나 문자 메시지, 전자 정보 등이 책을 대신한 지 오래다. 그만큼 매 순간 업그레이드되는 정보들은 매력적이다. 아이들 역시 스마트 기기로 문제집을 풀고 체크 받는다. 스마트폰으로 웹 만화를 읽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한다. 책을 읽을 시간은 사교육과 스마트폰이 빼앗아가 버린다. 부모에 의해 강제적으로 책을 접하던 시기가 끝나면 아이들은 점점 더 책을 읽지 않는다. 문제는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는 시기에 아이들의 몸과 감성, 사고력에 좋은 영향을 주는 매체를 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로부터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게 할 수 있을까? 한두 권의 기막히게 재미있는 책이 그 해결이 될 때도 있다. 바로 이 책이 그중 한 권일 것이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 쓴 것처럼, 이 동화는 아이들이 위와 같은 사회 환경 속에서 동화책을 많이 읽지 않게 되자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 그 중에서도 동화 작가들의 형편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현실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만화처럼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을 내세워 그 주제를 최대한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풀어낸다.
요즘 많은 작가들이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 강연을 하고, 아이들의 관심사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러하다. 작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빵이라고 정하고, 달콤한 빵만큼 재미있는 책을 쓰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기도 하지만 그런 노력 끝에 빵만큼, 아니 그보다 더 재미있고 향기로운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벼슬 생쥐처럼 자신의 책을 읽으며 기뻐해 준 독자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기도 하다고 전한다.
이 책은 100쪽 남짓에 그림까지 많이 들어가 있지만 상당히 많은 책이 될 아이디어와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다. 책 내용들은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도도한 작가가 지어 부르는 주문 노래로 표현된다. 랩 가사처럼 운율이 느껴진다. 이 주문 노래는 바로 작가가 써 놓긴 했으나 출판을 아직 하지 못한 원고이거나 쓰고 있는 중인 원고의 내용이다.
독자와 작가의 아름다운 윈윈 관계
도도한 작가에게 책빵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준 것은, 말하는 벼슬 생쥐다. 애니메이션 영화 『라따뚜이』나 프랑스 그림책 《아나톨》 등에서 보듯, 생쥐는 자주 인간을 돕는 존재로 의인화된다. 이 책에 나오는 벼슬 생쥐는 그중에서도 독자의 분신이다. 바로 도도한 작가가 거지라며 무시했던 더벅머리의 마법적 존재이다. 더 이상 재미있는 동화를 쓸 수 없다고 자책하는 동화 작가의 고민을 덜어주겠다며 제안하는 벼슬 생쥐 덕분에 도도한 작가는 출간하지 못했던 원고를 들춰 보게 되고, 쓰다 만 동화를 이어 쓰게 된다. 책을 먹고 싶어 하는 벼슬 생쥐 같이 책을 좋아하고 계속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작가로부터 재미있고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독특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다. 책을 많이 읽고 작가들에게 편지나 독후감, 서평 등으로 읽은 소감, 느낀 점, 좋았던 점을 전달하면 작가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되어 청량감 있는 생수를 새로 길어 올려 줄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아무리 아이들이 홀딱 반할 만큼 재미있는 글을 쓰더라도 독자인 아이들이 오랫동안 꾸준히 책을 찾아 읽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작가가 얼마나 재미있게 이야기 속으로 아이들을 유인하고 있는지 책장을 열어 읽어 보자.
저자는 아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은 저자는 동화 원고에만 그치지 않고 책의 내용을 각색해 인형극을 진행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책을 사면 초판 한정 사은품으로 역할극을 해 볼 수 있는 연극 대본을 종이나 파일로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첫댓글 김해등 선생님 축하드려요!!
어이쿠, 김해등 선생님. 현실감이 팍 오네요. 축하드립니다.~~
해등샘 완전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