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먼 나라
이영호
국내 여행도 그렇지만 단순히 여행을 즐기는 것보다는 해외여행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현지 사람들의 삶의 모습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어서 여행이 유혹하는 매력은 다른 취미생활보다 더욱 삶의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
나는 일본을 세 번 여행하였다. 1995년 여름방학 때 동경을 중심으로 신주쿠, 도쿄 신궁, 긴자, 시부야, 요코하마, 후지산 등을 둘러보고, 2010년에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나라, 교오또, 규슈를 여행하였다.
2011년에는 1박2일 대마도(쓰시마) 여행은, 김포공항에서 12명이 탑승하는 경비행기로 가는데 혹시나 하고 겁이 났다. 한 시간만에 대마도 비행장에 도착하였다.
깨끗하고 아기자기한 섬이다.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고, 바다의 신을 모시는 ‘도이리’ 신사가 있고, 별로 구경거리는 없지만 조용한 시골 어촌이다.
고종황제의 고명딸 덕혜옹주와 대마도 도주 소 타케유키 백작과의 결혼 봉축 기념비가 있다. 덕혜옹주는 14세 때 일본에 강제 유학과 정략결혼을 시켰으며, 정신분열증과 이혼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고 해방 후 1962년도에 고국에 돌아와 낙선재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77세에 세상을 떠났다.
여행 때에 느끼는 일본인들은 친절하고 상냥하다. 도시와 거리를 다녀보아도 깨끗하다. 일본은 지진이나 쓰나미로 큰 재해를 입고 있는 나라이며, 화산폭발 위험을 안고 산다. 도시마다 신사가 있고 온천이 많다.
가장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우리나라와는 역사적으로 악연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이치가 약육강식이듯이 인간들의 세상도 강대국이 약소국을 가만두지 않고 침범한다.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가 1590년 전국시대를 평정한 그는 조선을 치려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켰으나 이순신 장군의 철통방어 전략에 실패하였고, 사후에 정권이 무너지고 이어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권력이 넘어가 일본을 통일한다.
그 후 애도막부와 메이지유신을 거치면서 일본이 근대화에 앞다투어 발전하면서 1차대전을 통해 청일전쟁에서 승리하고 드디어 조선을 1910년 한일합방 조약으로 36년 동안이나 식민지 통치를 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민족말살정책으로 창씨개명, 일본식 교육, 한글 사용금지, 고종독살, 명성황후 시해, 통감 이토 히로부미 (伊籐博文)에 의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은) 이 11세 때 강제로 일본에 보내 일본인 마사코(李方子)와 정략결혼 시키고, 친일파 양성, 독립운동가 투옥과 저지, 강제노역, 공출제, 여자정신근로령, 신사참배와 내선일체(內鮮一體) 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미국이 히로시마 나가사기에 원자탄을 투하하면서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면서 우리나라는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때 일본인들은 도망가기 바빴고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는 조선을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이 패배했다고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장담하건데, 조선인이 제정신을 차리고 찬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앞으로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칼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뿌리 깊이 심어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억지 주장이요 잘못된 판단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그대로 존속하였고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살아 있었다.
시대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고 반성해야 한다.
1945년 해방의 기쁨도 누리기 전에 북한의 김일성의 남침으로 6.25 전쟁이 일어나 동족상잔이 벌어지고, 3년 뒤 열강들에 의해 휴전을 선언하면서 38선이 거어지면서 남북으로 갈라지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 2차 세계대전이 이념과 힘의 대전이라면, 3차대전은 경제전쟁이다. 지금 곳곳에서 경제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2차대전 후 일본은 다시부활 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경제 대국으로 군림하다가 1990년 이후 30년간 잃어버린 세월로 국력이 약화되여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엔화 약세로 일본 자민당이 이끄는 국력은 아직껏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 총리를 두 번 재임하기도 했던 아베 신조가 우경화 정치에 원한을 품은 괴한에 의해 피살되었다. 아베 노부유키의 손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지금의 일본과 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일본과 다른 길을 가야 한다.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참담한 비극이 되풀이된다. 아베 노부유키가 한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조선 땅을 아름다운 여인이 누워 있는 모습으로 비유 메이지유신 때부터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의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한 일본을 경계해야 한다.
아직도 독도를 자기 나라 땅이라고 주장하고, 우리 측은 위안부 피해자 보상 문제, 강제징용 등으로 일본과 계속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많은 고통을 받은 우리 선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격분하게 된다. 그러나 계속 반일 관계를 지속 시키는 것은 글로벌(global)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다고 본다. 불행한 역사를 청산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작금의 한반도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히 나라 안의 정치적 분열과 극한적 대립 양상과 갈등을 극복하고 민족주체성 복원이 시급하다. 눈앞에 만 볼 그것이 아니라 먼 훗날 후손들도 생각해야 한다.
세계 곳곳에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일어나고 있고, 하나뿐이 지구가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 전만 하더라도 한국인들이 일본을 다녀간 숫자가 연간 수가 백만 명에 달하고 일본인 역시 우리 한국에 다녀간 숫자가 비슷하게 많다고 한다.
여행이던 공, 사적이던 관계로 오가면서 과거에 서로 나쁜 감정을 털어버리고 일본이 먼저 진정한 사과를 하고, 우리가 용서하여 서로 화해를 위해 우호적인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4.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