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이 일어나는 원인을 물리적으로 본다면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경사도, 중력, 스키어의 무게, 스키와 설면과의 마찰력, 공기저항력 등을 얘기하겠지요. 저도 모르지만 이런 것까지 이야기 한다면 바로 화면을 넘겨버리지 않을까... ^^ 그래서 우리가 늘 듣던 용어 쪽으로 조금 자세하게 들어가보겠습니다.
신체의 운동으로 직접 스키의 방향을 바꾸는 방법은, 스키를 설면에서 들어올리는 '발중(拔重)'과 스키어의 근력으로 방향을 바꾸는 '회선(回旋: 피보팅이라도 생각해도 됩니다)'에 의해서 됩니다. 점프해서 스키를 옮기거나, 슈템처럼 바깥 쪽의 스키를 열어낼 때입니다. 주로 전환할 때 쓰이는 기술입니다.
신체운동에 의한 물리운동이 턴 운동을 이끌어내는 운동의 방법은, 스키어의 체중을 스키에 싣는 '하중(荷重)'과 스키 횡축(아래 그림)의 수평면에 대해서 각도를 만드는 '엣징'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 횡축이 수평면에서 산측으로 기울어지면 스키는 설면을 파고 들어가 회전하면서 설면저항에 의해 어느 시점에서는 더 이상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수평면에서 횡측이 계곡쪽으로 기울어지면 낙하운동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턴 운동이 일어나는 원인은 이 정도 까지만 이해해보려 노력하시고 다음은,
10년 이전 쯤에 스키 기술을 연마하던 스키어들은 이 얘기를 들어봤을 겁니다.
'톱 컨트롤', '테일 컨트롤', '톱앤테일 컨트롤'
지금은 강하게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지만 강습에서 종종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고, 스키의 컨트롤에 대해 알고 가려면 이해해야 할 단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정강이를 부츠 텅에 꽉 붙이고 타던 때, 깜짝 놀랄만한 단어들이었죠. 그 때는 보겐, 슈템, 패러렐, 숏턴. 이런 종목별 구분만 되어서 각 종목별로 '어떤 순간에는 어떻게' '심사위원한테 어떻게 보이게' 이런 식의 기술연마였으니, 스키를 컨트롤하는 저런 감각적인 단어에 몇 년간(대부분 아직까지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물어보면 같이 모르고... 아무튼 초창기엔 동작으로 보이느라 고생들 많았습니다.
스키는 사면을 내려갈 때, 종축 방향이나 횡축 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물론 둘 사이에서 어느 축에 가깝게 내려가냐에 따라, 컨트롤성의 양이 많고 적음을 얘기하게 됩니다. 턴의 외측으로 스키의 횡축 방향의 운동성을 주게 되면 테일 컨트롤이 많다고 하게 되며, 이 운동은 바깥 다리의 고관절을 안쪽으로 회전시키며, 예전에는 무릎까지도 안쪽으로 넣어 턴 외측으로 저항을 시작하는 운동입니다. 이 때 신체의 중심선은 신체의 중앙에 위치하게 되기 때문에 외경과 외향이 나타나게 됩니다.(중급의 내용이지만 알아들으실거라고 봅니다) '외측주도' '내측주도'로 얘기하면 스키를 바깥으로 내 보내는 외측주도의 운동이 됩니다.
(아래와 같이 설명하면 여성보다 남성이, 문과 출신보다 이과 출신이 더 잘 이해할 것이 분명한데, 주위에 도움 구하세요...)
테일 컨트롤은 스키 테일을 턴 외측으로 밀어냄으로써 턴 운동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후륜4륜구동차를 뒤에서 밀때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방향전환을 할 때 자동차 뒷부분을 진행방향과 반대(턴 외측)로 미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차는 안쪽으로 회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톱컨트롤은 전륜자동차를 앞에서 끌어당기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방향전환에 있어서 자동차 앞 부분을 진행방향(턴 내측)으로 끌어당기는 것과 같습니다.
톱앤테일 컨트롤은 스키의 탑은 턴 내측으로, 테일은 턴 외측으로 이동함으로써 턴 운동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역위상 4륜자동차(아래 그림)를 뒤에서 밀면서 가는 상황과 같습니다. 테일 컨트롤과 마찬가지로 방향전환에 있어서는 자동차 뒷부분을 진행방향과 반대의 방향(턴 외측)으로 미는 것과 같습니다.
(뒷 바퀴 방향을 잘 보세요)
이렇게 위 세 가지 컨트롤 방법은 스키의 톱과 테일, 그리고 엣지의 강약을 조절하는 스키 컨트롤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요즈음은 스키 돌리는 것을 크게 권장하지 않아서 저렇게 명확하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기 보다는, 스키를 돌릴 때에는 톱앤테일 쪽의 방법이 가장 쉽고 이상적이어서 '피보팅' 하면 그쪽으로 가르치는 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P.S.
베이직이 깊어지면 어려워질까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래도 거의 끝나가니까 한 편 정도는 좀 생각을 더 해도 괜찮을까 싶어 중급의 내용을 올립니다. 며칠에 걸쳐 여러 번 읽어보면 속이 시원할 수도 있으니 잘 읽어보시고 눈 위에 있다고 상상하시고 연구하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필요한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선과 면의 연결을 잘 조절해야 멋진 스킹을 할텐데, 항상 어럽습니다~
완전한 건 없는게 배움이고, 노력할수록 깊어지니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 과정에 희열이 있다는 것 때문에 공부하지만,그 희열이 시간의 흐름을 상쇄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중부지역에서 오래 스키어들과 열정적인 교류를 하는 김유식 님이 있어 다행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과찬에 부끄러움만 가득합니다.
오히려 1년 후에 다시 보면 낯뜨거울 수 있는 글인데도 스키어 분들이 스키의 즐거움을 느끼는데 도움이 되도록 '뵐클'에서 공간할애를 해 주신 것이 감사합니다..
안수혁 선생님 처럼 시니어로서 열정적으로 잘 타는 분들을 뵈면 항상 감동스럽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까?" 궁금하지요.
그 경험을 저에게도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모르는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동위상 조향, 역위상 조향 처음듣는 이야기지만, 쉽게 풀어주시니 이해가 빨리오네요.
궁금한점이 있는데요. 질문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번에 올리신글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노멀스키와 카빙스키 차이점은 카빙스키가 탑과 테일이 노멀스키에 비해 크게 제작되어,
카빙스킹이 쉽게 제작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노멀스키는 탑과 테일이 같은 넓이라고 가정할때,
노멀스키는 무한대의 회전호를 가질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카빙스키는 제작시부터 회전반경의 반지름값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카빙으로 타려면 더이상 큰호가 나오지 않는다는것이 단점이겠지요.
여기에서 질문입니다.
카빙스키의 "최대기울기값"이 존재 하는지요.
이런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노멀스키는 엣지각이 90도 정비라고 가정했을때, 사면과 수직으로 눞여서 휘면 자기가 원하는 회전호를 얼마든지 만들수 있읍니다. 그러나 카빙스키는 90도로 눞힐수 없겠지요. 90도로 눞였을경우 제작시 만들었던 회전호값때문에 스키의 센터부분이 뜨게 됩니다.
이렇게 회전반경이 존제하는 스키에서 스키제작시에 "최대기울기값"이 존재하는지요.
요즘 밤에는 자료 만들고 하면 2시는 금방 되더라구요. 게다가 일주일에 2~3일 운동을 했더니 오늘은 몸살기가 왔습니다. 이틀 전부터 소화도 안되고 몸이 이상하다 했는데 오늘은 온 몸에 열이 나더니 책상에 앉아 있을 수가 없네요. “이거 혹시 사스…” 하는 불안감도 살짝 왔지요.
그래서 좀 전 10시가 되기 전에 방에 들어가 불을 다 끄고 핸드폰은 진동으로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근데 핸드폰에 알림이 오네요. 제 글에 글이 달리면 오거든요. 글을 누워서 살짝 읽고 내일 답해야지.. 하고 눈을 감았는데 잠이 금방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책상으로 왔습니다. ^^
관심과 질문 감사합니다.
저도 동위상, 역위상 이런 단어는 예상은 해봤지만 작년에 처음 들었습니다.. 이런 단어는 일반인들과 상관이 없고 자동차관련학과나 물리 쪽 전공에서 공부할 것 같네요.
우선 스키가 탑, 센터, 테일이 모두 같은 너비라고 해도 무한대의 회전호는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스키가 턴을 하는 이유는 스키의 사이드컷 만이 아닌 여러 가지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맨 윗줄에 보시면, 경사도, 중력, 스키어의 무게, 스키의 마찰력, 공기저항력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써 있습니다. 게다가 설질까지도 영향을 미치죠.
반대로 위와 같은 영향을 덜 받는 상황이라면 스키는 회전반경이 좀 더 길어지겠구요.
우선 간단한 것이 스킹 중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회전반경이 14m라고 가정하면, 순수한 카빙을 한다 해도 그 보다 턴 호가 작게 나옵니다. 힘을 받지 않았을 때의 스키 본래의 모양보다 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길고 일자에 가까운 스키로 만들어진 스키점프용 스키도 날을 세우면 턴이 될 것입니다.
최대기울기라는 것은 수치로 만든 과학자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혹시 물리나 스포츠역학 쪽 전공자에게 알아보시면 빠를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 값은 하나로 정해질 수 없는 것이 속도 등 외적인 영향들을 받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로, 설질이 단단하면 더 많이 기울일 수 있을 것이고, 눈이 연하면 덜 기울어지는 것처럼요.
스키의 센터도 뜨지 않습니다. 센터가 휘어서 설면에 닿아야 스키어를 지탱하는 것이니, 스킹 중에 그 곳이 뜨도록(보드의 톱과 테일의 너비에 스키의 센터 너비?) 왜곡시켜 만들지는 않겠죠.
하나하나에 답을 했지만
단적으로 말하면 "스키가 턴이 이루어지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 사이드커브와 휨이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해하시면 모두에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잠이 좀 깼지만, 내일 부터의 한 주를 생각해서 저 잘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