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말 주한 미해군사령부 - 부산 용호동 이전 앞두고 - 경찰, NCIS와 합동 순찰 - 유흥가 정보수집도 강화
16일 새벽 2시께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의 한 클럽. 내국인과 외국인이 뒤섞여 맥주잔을 부딪치며 경쾌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수년 전부터 인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면서 광안리해수욕장과 대학가 일대 클럽과 카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간혹 외국인과 외국인 간, 외국인과 내국인 간 다툼이 벌어지고 술에 취한 외국인이 인근 주택가를 배회하는 경우도 있어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시연(여·41) 씨는 "낯선 외국인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면 아슬아슬할 때가 많다"고 걱정했다.
올해 연말 주한 미 해군사령부의 부산 이전을 앞두고 미군 범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주한 미 해군사령부는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 안에 64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청사를 신축 중으로 올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사령부 내 지휘 및 지원병력과 장비를 이전할 계획이다.
남부경찰서는 최근 미국 해군 범죄수사국(NCIS) 부산분실 수사관과 공동으로 광안리해수욕장과 경성대·부경대 일대를 합동 순찰했다. 이 과정에서 미 해군 소속 장병 2명이 클럽에서 외국인과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발견해 사고 예방 활동을 하고 미 해군 측에 통보했다.
경찰이 NCIS와 미군 관리에 나선 것은 서울 홍대 클럽 거리를 비롯해 주한 미군이 드나드는 곳에서 심심찮게 폭행 등 범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홍대의 한 클럽에서 미군 2명이 '옷깃이 스쳤다'는 이유로 한국인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인근 주민이 집단 반발했다.부산지역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미군을 포함한 외국인과 어울리는 소규모 클럽이 속속 생겨났다. 특히 올해 말부터 주한 미 해군사령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면 광안리해수욕장과 경성대·부경대를 비롯해 주요 도심을 찾는 미군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이에 따라 미군 출입업소에 대한 정보 수집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NCIS와 주말 야간시간대를 중심으로 미군이 즐겨 찾는 업소와 일대를 돌며 지속적으로 합동 순찰을 벌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한 미 해군사령부 부산 이전이 완료되기 전에 미군이 많이 찾는 지역의 주민 불안을 해소하고 우발적인 사고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NCIS와 합동단속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