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이런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 신호등 앞에 서있는 피실험자 양 옆으로 두 명의 실험 요원이 길을 건너려는 사람들처럼 나란히 선다. 이 요원들은 빨간불이 켜진 상태에서 마치 파란불이 켜진 것처럼 앞으로 나가려는 제스처를 보인다. 중간에 있던 피실험자는 아무런 생각 없이 함께 길을 건너려고 앞으로 나가다가 빨간불인 것을 확인하고는 황급히 돌아 오는 것이다.
위 예는 설정된 상황이지만, 우리는 생각 없이 남이 하는 데로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유턴이 금지된 곳에서 차들이 자주 유턴을 하는 것을 목격한 경우, 자신도 그 위치에서 별 생각 없이 유턴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빈 공터에 사람들이 생활쓰레기를 공공연히 버리는 것을 보다 보면 나도 경우에 따라 죄책감 없이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곤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자주 하는 행동을 따라서 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믿는데로 따라 믿는 현상을 밴드웨건 현상(bandwagon effect, 편승효과)이라고 한다. 밴드(band)를 태운 웨건(wagon)이 소란스럽게 연주를 하면서 마을을 지나가면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져서 모여들기 시작한다. 몰려드는 사람들을 바라본 더욱 많은 사람들은 무슨 일이 났나 하고 영문도 모른채 뒤따라가 군중은 더욱 불어난다는 데서 착안한 용어이다.
요즘 주가가 사상 최고사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유례 없는 폭등세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신문에 오르내릴 때면 금방이라도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벌 것 같은 분위기에 휩쓸리는 현상 역시도 밴드웨건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