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에 자주 울리던 현관 벨소리
지난 정월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울린 현관문 벨소리. 게이트 맨을 열었다. 열리자마자 ‘어머니 저예요!’하는 소리에 맑은 웃음꼬리가 달렸다. 현관으로 마중을 나가보니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여 반장이 현관 바닥에 물건들을 내려 놓은 채 환하게 웃으며 ‘정월대보름 맛있는 음식 많이 드셨지요?’라며 환하게 웃으며 ‘집에서 만든 정월대보름 음식을 조금 가져왔다’며 인사.
여 반장은 두부를 듬성듬성 썰어넣은 묽은 된장국에 콩나물을 넣어 어머님을 생각하며 끓였다는 심심한 된장 무국, 대여섯 가지 보름나물 무친 것 등 대보름 향이 향긋한 대보름 음식 몇 가지를 돌아가신 어머님 솜씨를 떠올리며 어머님께 드리려고 만들어왔다며 ‘맛있게 드시고 올해도 어머님 가족과 가정의 건강과 행복하시길 빈다’고 했다,
여 반장이 가져온 보름 음식 맛과 정을 즐기며 아침을 즐길 때 현관문 벨소리가 또 울렸다.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 아래층에 사는 이 모 사장의 부인이 두 손으로 바라바라 싼 것들을 들고 들어오며 ‘대보름 아침 잘 드셨지요?’라며 싸 들고 온 것들은 하나하나 풀어 놓으며 제주에 사는 친구가 보내온 유기농 배추와 과일들이라며 ‘많이 드시고 두 분 올해도 건강하시라’라고 빌어주고는 ‘두 분이 좋아하실 거’라며 큰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온 백김치는 며칠 지나면 제 맛이 날 것‘이라며 백김치 한 뿌리를 맛보게 했다.
대보름 날 이웃 아주머니들의 정과 사랑이 담긴 정월대보름 음식들을 고맙고 맛있게 먹으며 항상 도움을 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생각나 집에 들어온 대보름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주어 주변에 식당이 없는 직원들이 점심에 조금씩이나마 함께 즐기도록 했다.
현관문 게이트 벨이 또 울렸다. 성당 반모임 반장이 판공성사를 보라며 성사표를 주고 ‘이 가정에 축복을 빕니다’며 미소를 남기고 갔다. (2018. 3. 5.)
첫댓글 이웃집 사랑어린 대보름음식덕에 대보름이라는 분위기 실감나게 하고
옛 어린시절의 놀이며 이웃과 나누던 그 시절로 회귀케 하는 하루였네.
이웃에서 흘러들어오는 따뜻한 情을 더 따뜻하게 이웃에게 흘려보내는 마음이 정월 대보름달보다 더 밝게 빛나는구려!
대보름날 이웃 아주머니들의 정과 사랑이 담긴 음식들과 함께 축복을 받는 필자의 모습이
아파트가 생기기전 옛날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하는 글이네요. 아파트 직원들을 생각
하며 음식을 나누는 필자의 마음이 이웃과 단절하며 살아가는 독자에게 경종을 울려주네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말씀이 마음을 찌릅니다.
항상 긍휼과 사랑으로 주변을 천국으로 만들어가는 필자의 인품을 마음에 새기며
필자의 가정에 축복을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