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글: 김진경
서울대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5년 교육개혁을 부르짖은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해직과 옥고를 치렀다. 1989년 초대 정책실장으로 전교조 창립을, 참여정부 시절 교육문화비서관으로 교육정책을 주도했고 15년의 해직 기간에도 아이들에게 현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한 출판, 저술 등 교육민주화운동을 꾸준히 전개하였다.
그림: 송효정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엄마가 된 후로는 어린이들의 감정과 일상에 가까이 다가가 살피게 되었습니다. 어린 친구들의 슬픔과 두려움, 기쁨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 [엄마 바보], [명심보감 따라가기], [색깔 속에 숨은 세상 이야기], [사과] 등이 있습니다.
<목차>
행운동 UFO
박스 할아버지
UFO 옆 동네
엄마의 하소연
헉! 아저씨 선생님이다
너에게서 냄새가 나
의혹
미행
고슴도치가 가시를 잃으면?
고양이의 선물
<본문 중에서>
"너희 아파트 단지, 완전 외계인들의 거대한 우주선 같아. 저 불 켜진 곳이 UFO의 입구고, 이 비탈길은 UFO의 입구에서 자동으로 내려온 계단이야. 지금 초대받은 지구인들이 UFO의 입구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거지."
내 말에 민재는 고개를 잔뜩 젖히고 아파트 단지를 올려다보았다.
"정말 그러네. 저 아파트들은 UFO 위에 솟은 탑이야. 거대한 본체는 땅속에 숨기고 있는 거지. 지금 지구를 떠나려고 탑들에 환하게 불을 켠 거야. 좋았어, 우리 아파트 단지 이름을 당장 '행운동 UFO'라고 바꿔야겠다."
(/ p.11)
"흠, 점점 재미있어지는 걸. 그런데 동장님이 로또 복권 추첨을 보다가 동 이름을 지었다는 말을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없는 일을 거짓말로 꾸며 낸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아름이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건......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일 뿐이에요."
나는 아빠의 말을 떠올리며 우물쭈물 대답했다.
"농담으로 했어도 없는 일을 거짓말로 꾸며 냈으면 명예 훼손이야."
현주가 발칵 화를 내며 나에게 쏘아붙였다. 현주 패거리들이 와글와글 맞장구를 쳤다.
"그럴까? 그건 좀 더 따져 봐야겠는데? 하나씩 생각해 보자. 아름이 아버님은 정말 동장님이 로또 복
권 추첨을 보며 동 이름을 지었다고 생각하셨을까? 아름이, 어떻게 생각하니?"
(/ p.64)
<출판사 서평>
프랑스 앵코륍티블상 수상작 [고양이 학교]의 작가, 김진경의 신작!
아이들의 삶이 비친 오늘날 우리 사회에 대한 이야기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은 어린이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질까?
[고양이 학교] 시리즈의 작가 김진경 선생님의 신작입니다. [고양이 학교]는 우리나라 연작 판타지 동화의 문을 처음 연 작품이지요. 또 프랑스에서는 최고의 도서상 중 하나인 아동, 청소년 문학상 '앵코륍티블상(Le prix des incorruptibles)'을 수상해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독자들에게도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판타지 동화로 이처럼 국내외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김진경 선생님이 이번에는 반대로 오늘날 우리 어린이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책 속 작가의 글에서 밝히듯 이 동화는 여러 아파트 단지가 나란히 놓여 있는 곳에 사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는 우리나라에는 아파트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아파트와 관련된 사람들의 갈등도 보도되지요. 특히 요즘에는 뉴타운에서 새 아파트와 원래 동네 사람들 사이에 차별이 생겨나거나,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비싼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 사이에 울타리를 치거나 놀이터 사용에 제한을 두는 일도 생겨나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유치원생들 사이에서도 아파트 브랜드나 평수를 따져 보고 친구를 사귄다는 씁쓸한 뉴스에서 보듯, 이러한 일은 더 이상 어른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작가는 어른들의 욕심이 아니라 어린이가 간직한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또 세상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 주고 있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어른보다 더 어른스런 아이들의 설전!
언덕 꼭대기에 있어 '하늘 맞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아름이네 동네에 큰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동네 학교 아이들도 아파트 사는 아이들과 동네 주택에 사는 아이들 무리가 나누어지지요.
원래 동네 아이인 아름이는 어느 날, 학교 작문 시간에 글을 써 내려갑니다. 작고 아담한 동네에 영 어울리지 않는 UFO 같은 거대한 아파트가 들어선 것과 후지고 가난해 보인다며 예쁜 동네 이름을 홀랑 바꿔 버린 어른들을 은근히 공격하는 글이었지요. 그러나 이 글 때문에 아파트 여자애들의 짱인 현주와의 갈등이 크게 폭발하고 맙니다!
이제 아이들은 명예 훼손, 일조권 침해, 고소와 재판, 경찰서 등 단어를 섞어 가며 어른보다 더 어른스런 설전을 벌여 나갑니다. 그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권리와 공공성, 표현의 자유 등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게 되지요.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에는 어린이들도 매일 TV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사회 문제들을 쉽게 접합니다. 동화 속 아이들은 사회 속에서 수없이 생겨나는 복잡한 일들에 대해 어린이 역시 스스로 생각하고, 토론하며 올바른 가치를 세워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하지요.
어른의 욕심을 이기는 어린이의 행복 마법!
그럼 원래 동네 주택에 사는 아이들과 새로 들어선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 대형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소형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 브랜드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서로 다를까요?
작가는 책의 말미에 고양이를 등장시킵니다. 어린 길고양이가 다치자 아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한꺼번에 엉엉 울음을 터뜨립니다. 사는 곳이 어디인가에 상관없이 다 같이 말이에요. 나아가 한바탕 울고 난 뒤에 아이들은 언제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냐는 듯이 팔짱을 끼고 깔깔거립니다.
작가는 이처럼 어린이의 가슴에는 행복해지는 마법이 처음부터 있다고 말합니다. 돈이나 경제적, 사회적 지위 등으로 사람을 나누고 차별하는 것은 그저 어른들의 욕심일 뿐이지요. 주인공들의 화해를 보면서 어린이의 세계에는 원래 차별 같은 건 존재하지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그게 누구인지 상관없이 어떤 친구들에게나 손을 내밀고 친해질 수 있답니다. 작가는 바로 그것이 어린이의 가슴 속에 처음부터 간직하고 있는 행복해지는 마법이라고 하지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마법의 주문을 외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줄거리
언덕 꼭대기에 있어 '하늘 맞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동네에 UFO 같은 거대한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점점 들어나면서 아파트 아이들은 저희끼리만 어울립니다.
원래 동네 아이인 아름이도 친했던 아파트에 사는 현주랑 그렇게 멀어졌습니다. 아름이는 조금 속이 상했지만 그런 일에 언제고 기가 죽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아름이는 작문에서 달동네 느낌이 난다는 이유로 동네 이름을 엉터리로 바꾸고, 아파트에 살며 잘난 척 하는 어른들을 은근히 쏘아붙이지요.
그런데 이 작문이 반 대표 작품으로 뽑히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름이가 작문이 동장님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현주가 발끈하고 나선 거예요. 아름이와 현주의 다툼이 이어지던 어느 날, 아름이는 현주 집이 어려워져 자기 동네로 이사 온 사실을 알게 되는데? 현주의 큰 약점을 잡은 아름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첫댓글 김진경 선생님~ 조금 늦었지만 신간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