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농협 앞에서 18번 버스를 타고 기산리 한우 마을 정류장에서 내려 근처 편의점에서 달짝지근한 지평막걸리 한 병 챙겨서 우산을 쓰고 소사고개로 올라 산불초소를 지나 호젓하게 이어지는 감악지맥을 따라간다.
적적한 벤치에 서서 축축하게 대지를 적시는 겨울비를 바라보며 막걸리 한 컵 마시고 말라 비틀어져 생을 다하는 단풍나무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노아산 갈림길에서 지맥과 헤어져 조망이 대단히 좋았었던 헬기 장을 지나 노송 울창한 공터에서 예전의 정상 판만이 반겨주는 팔일봉(x462.5m)으로 올라간다.
100여 미터 삼거리로 돌아와 마른 낙엽만이 잔뜩 덮고 있는 감사원 방향의 산길을 지나 가파르게 370봉을 넘어 379번 지방도로가 넘어가는 체재고개로 내려가면 바로 송추골프장 입구가 나온다.
철문으로 닫혀있는 시멘트 도로로 들어가 군 시설물들을 지나서 자욱하게 비안개에 가려있는 산자락을 둘러보며 한적한 산길을 타고 낡은 삼각점(문산460/1991재설)이 잡목에 가려있는 341.1봉으로 올라간다.
U자를 그리며 시계 방향으로 크게 휘어지는 산길을 신경 써서 찾아 모형 경비 군인이 서 있는 군사 도로를 만나고 이후 날 머리까지 줄 곳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는 도로를 빗물에 첨벙첨벙 빠져가며 따라간다.
랜턴 불빛에 비치는 메마른 산하를 기웃거리며 지루한 도로를 한동안 걸어가다 오른쪽의 묘지 길로 들어가 참호들을 지나서 90.0봉으로 올라가 보지만 웬일인지 폐타이어들이 온통 정상을 덮고 있어 삼각점을 확인하지 못한다.
도로로 돌아와 그로테스크하게 어둠에 묻혀있는 채석장 터를 지나서 창만리로 내려가 물이 철철 소리 내며 흘러가는 문산천을 만나 당황하다가 근처의 컨테이너 하우스로 들어가 티브이를 보던 노인분을 불러 어둠에 가린 징검다리를 알아내 랜턴을 밝히고 무사히 개천을 건넌다.
문 닫은 식당 계단에서 비에 젖어 떨려오는 몸을 소주 한 모금으로 추스르고 몸단장을 한 후 지도를 보며 그나마 사람들이 몇십 채 사는 당미 마을로 걸어가다가 마침 양주 백석으로 나간다는 택시를 잡아 부곡리까지 와서 자주 이용하는 23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나간다.
첫댓글 팔일봉이 뭔가 했는데 전에 능말-앵무봉-한강봉-팔일봉으로 해서 한바꾸 돌았던 산이네요.
구석구석 잘 찾아다니십니다. ㅋㅋ
감악팔일단맥이겠지요...
팔일봉은 감악지맥때 보니 개털이던데...ㅎ
고 옆 헬기장은 전망 좋아여
그래도 근처에 가면 제법 산세가 있습니다. 헬기장 조망이 대단하지요.
팔일봉을 씩씩 거리면서 올라갔던것 같아요
저도 다녀온 곳 이네요 팔일봉 수고 하셨어요 ㅎㅎㅎㅎ
저는 근 20년 만에...^^
늦으막히 시작하시구
어두워서 내려오셨네요~
감악때 딱한번 가본곳인데
그래도 산세는 제법높네요. ㅎ
팔일봉 빼고는 인적이 별로 없는 곳이더군요. 내려와도 교통이 지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