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지원국 중 처음으로 전투기 공급 계획을 밝혔다고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덴마크 등 또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도 전투기 제공 의사를 시사했다. 서방의 전투기 지원이 본격화할 경우, 바흐무트 등 격전지에서 러시아와 전투 중인 우크라이나의 공세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미그-29 전투기 4대를 넘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그-29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4세대 전투기로, 러시아뿐만 아니라 구소련에 속했던 국가 등 30여 국에서 운용하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 전투기들이 향후 4~6주 내에 공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CNN은 “두다 대통령의 전투기 공급 발표로 다른 동맹국들은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폴란드 정부가 의도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같은 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투기 지원에 대해) 동맹국 그룹 내에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에 이어 슬로바키아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 13대와 방공시스템 쿠브(Kub)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독일은 전투기 지원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지 않고 있고, 영국도 전투기 운용에 상당한 군사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외신 매체들은 전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폴란드의 전투기 지원은 ‘주권적 결정’”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F-16 전투기와 관련한 우리의 계획을 바꾸진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지난달 “우크라이나는 지금 F-16 전투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우크라이나에 AS-90 자주포 32문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영국은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스웨덴산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정부는 16일 성명에서 자국산 차륜형 자주포 아처(Archer) 14문을 영국에 판매하는 방안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스웨덴은 우크라이나에 아처 8대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