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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공구 : 1991년 첫 삽을 시작으로 98년 12월 완공됨. 이 구간은 현재 관광지로 개방되어 있음.
(2) 2공구 : 가력도와 신시도를 연결하는 구간. 현재 총길이 9.9km중 2.7km가 남겨져 있음.
(3) 3공구 : 신시도와 야미도를 연결하는 구간. 94년 7월 2.7km의 끝막이 공사가 완료되었음.
(4) 4공구 : 야미도와 비응도를 연결하는 구간. 삼보일배 후인 2003년 6월에 급하게 완공됨. 현재 방조제 단면 보수 및 완성 공사를 진행증에 있음.
(5) 5공구 : 가력도에 설치되는 가력배수갑문 공사임. 2003년 12월말 준공됨.
(6) 6공구 : 군산 신시도에 축조되는 신시배수갑문 공사임. 2005년 8월 완공예정임. 3개월 시운전 후 남겨진 2.7km(1.1km, 1.6km)방조제공사를 진행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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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만금, 얼마 남지 않았다
1) 1991년부터 시작된 새만금간척사업으로 그 연안 안팎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어왔는가. 새만금방조제가 바다 한 가운데 놓이기 시작하면서 방조제 안팎의 해당지역엔 어떠한 변화가 있어왔는가.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막는 방조제로 인해 성황을 누렸던 포구마다 그 기능을 잃어버려 유령도시처럼 폐촌이 되었고, 어장의 황폐화로 생존수단이 사라져 가면서 집을 버리고 떠나야 했던 현실, 급기야 마을공동체는 파괴되기에 이르렀다. 방조제 밖인 서천■장항■위도■격포■곰소 등지의 어장들도 함께 황폐화되어 어민들의 빚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어장 황폐화는 점점 멀리 급속도로 확산돼가고 있으며, 서남해안 해양생태계의 고갈로 치닫고 있다. 군산과 김제■부안 사이로 흐르는 만경강과 동진강을 틀어막아 농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얼마나 끔찍한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는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새만금연안 어민들은 지난 14년간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전라북도 도민들을 잘 살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1년 생계비에도 미치지 않는 보상금 몇 푼으로 자손만대 지켜온 삶의 터전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2) 새만금,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추진세력들의 계획대로라면 2005년 8월 신시갑문 완공 후(3개월 시운전), 11월부터 방조제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급박하게 관련된 제반 공사들이 진행중이다. 새만금 문제를 풀어나감에 있어 보다 나은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일말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방조제 길이 총 33km 구간중에 2.7km(1.1km와 1.6km 2구간이 남겨져 있음)가 곧 막힐 운명에 처해 있다. 지난 해 6월, 4공구 방조제가 막힌 후 내초도 주민들의 몰락을 경험했던 바, 이제 새만금 연안 안팎의 주민들을 동반한 피해가 급속히 확산될 조짐이다.
이러한 와중에 암울한 소식이 전해온다. 어선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의 한결같은 증언에 의하면, 남겨진 2.7km 구간에 불법적인 공사가 진행되어 왔었다는 것이다. 남 눈을 피해 밑바닥 작업을 계속 진행해 온 터라, 그 맨틀작업으로 인하여 수심 10m 되는곳도 1m로 높아졌다한다. 어선시추공으로 확인된 결과였다. 쏟아부은 암석들은 밀물썰물의 교차(조석간만의 차) 중에도 드러나지 않는 것일 뿐, 바닥공사를 이미 해 놓은 상태이기에 만약 방조제 공사가 진행된다면 몇 주 만에도 순식간에 완공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4공구공사도 7개월간의 공사기간을 축소하여 3주만에 막았다) 그렇다면 방조제가 2006년말경에 완공될 것이라는 추진세력들의 말을 믿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3) 농림부에서 신청한 새만금사업비도 이번 연말이면 곧 기획예산처에서 가결될 전망이다. 농림부 측은 지난 11월18일 농림해양수산위 예산심사소위에서 새만금사업 예산중 5백억원의 삭감을 결정하였음에도 내년도 새만금사업비 1500억원 기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예산심사소위는 오는 11월 22일 현재 한 차례 더 회의를 연 뒤 활동결과를 상임위에 보고하게 되며 상임위는 23일 상임위 차원의 예산안을 의결하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도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새만금사업 문제 있다, 갯벌을 보전해야 한다'라고 했던 소신과 원칙을 바꾸어 강행방침으로 돌아섰다.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지속가능위원회에서도 애초 ‘사회갈등대상사업’으로 선정하기 위한 논의가 있어왔지만, 과정상에서 누락되었다. 정부 및 국무총리실에서는 전북의 압력에 공사강행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2. 대재앙의 징후들
1) 새만금해양환경 심포지엄의 충격보고
지난 8월 26일, 한국해양학회와 한국해양연구원에서 공동주최하고 해양수산부가 후원한 ‘새만금해양환경 심포지엄’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발표되었다.(그 일부는 9월 30일 KBS 9시 뉴스에서 방영됨) 지난 2년간 새만금의 환경변화를 조사해 온 해양연구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방조제를 완전히 막을 경우, 외해의 조류 속도까지 악화돼 황해도 남부 해역에서 목포 연안까지 조속 체계와 생태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측하였다. 서남해안 해양생태계의 어종고갈과 급속한 변화는 물론, 새만금사업으로 갯벌이 소실될 경우, 어업생산량의 98%가 감소되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이런 상태에서 방조제를 완전히 막고 담수호를 조성하면 담수호 전체가 썩을 것으로 결론내렸다. 상상을 뛰어넘는 환경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였다. 지난 2002년 만경강과 동진강 수역에서 수질 최하등급 기준인 0.2ppm을 초과했음을 확인하였고 2003년에는 최하 등급 기준을 10배 이상 초과하였다고 밝혔다. 특히, 새만금 유역의 비점오염원, 축산폐수등의 총량관리가 제대로 안될 경우 새만금호의 수질은 더욱 악화되고 이의 배출로 새만금 해역의 부영양화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4공구를 막은 이후로는 해수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만경강에서 유입되는 많은 퇴적물들이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퇴적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연간 1m 높이의 퇴적물이 쌓일 것으로 예측됐었지만 조사 결과 연간 최대 4m 높이의 퇴적물이 쌓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2) 이사하야만과 새만금간척 연구비교결과
일본 나가사키대학 연구그룹과 5년동안 이사하야만과 새만금갯벌을 비교연구해온 사토교수는, 이사하야만간척조사 결과와 비교하여 새만금사업에 따른 갯벌패류군집의 변화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피해주민들에 의해 법원으로부터 잠정중단 결정이 내려진 일본의 이사햐야만 간척사업은 새만금의 축소판으로 한국에 널리 홍보되어 왔었다.(*참조확인요망) 나가사키대학 연구팀은 이사하야만 주변에서 벌어졌던 갯벌패류군집의 변화가 새만금에서도 비슷하게 재현되고 있음을 밝혀내었다. 그 논문은 이사하야만 방조제 완공 후, 각종 어패류와 저서생물상에서의 감소 및 전멸현상이 새만금 지구에서도 똑같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방조제로 인하여 해수의 염분농도가 저하되고, 방조제 내측에 퇴적물이 급격하게 쌓임에 따라 해서패류의 생태계가 붕괴하고, 특수한 종에 한하여 짧은 주기로 불안정한 생태계에 서식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마저 수년내에 모습을 감추고 결국 생물이 전혀 살지 않는 죽은 호수로 남겨지게 될 것임을 과학적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예측하였다. 각종 어패류를 포함한 저서생물의 사멸은 그대로 갯벌의 해수정화능력 소실로 이어지게 되며, 수조 수십조원 이상의 세금으로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한다하더라도 수질오염개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연구원과 한국해양학회의 연구사례가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새만금 재앙을 경고한 것이라면, 사토 교수의 논문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과학적이고 미시적인 관점에서의 새만금 재앙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참조 : 일본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은 일본 농수성이 1989년 방재와 농지조성을 목적으로 착공한 사업이다. 1997년에 방조제 물막이 공사 완공으로 내측 갯벌이 소멸한 후, 2000년 겨울-2001년 봄 방조제 바깥지역인 아리아케해(海)에서 김 양식의 피해와 각종 어패류 급격한 감소 및 전멸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2년 11월 방조제 바깥지역의 어민들이 전체 공사 완료도 94%인 상황에서 일본 사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고, 지난 8월 26일 본안소송 1심 판결 선고에 이를 때까지 공사중지하라고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이 사업은 한국정부와 농림부에 의해 새만금 간척사업의 초기 모델로서 소개되었고, 2000년 초반 이후 새만금 관련 수많은 논쟁에 소개되었으며, 한국 정부의 전문가들의 수차례 조사가 진행된 일본의 대표적 간척사업이다)
3) 동진강과 만경강이 막히면 공멸한다
하구갯벌의 중요한 가치중의 하나는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데에 있다. 민물이 바닷물과 섞이면서 일정한 기수대가 형성되고 각종 어패류의 산란장으로써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새만금방조제로 인하여 해수유통이 원활치 못하여 민물이 정체되고, 내측 염분농도가 낮아짐으로써 어패류가 고갈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자연정화기능의 소멸은 물론, 퇴적물이 쌓이면서 갯벌이 죽어가고, 결과적으로 산란장으로서의 공간기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모든 고기들이 새만금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바로 민물 때문이었다. 그래서 동진강과 만경강이 흐르는 새만금 하구갯벌의 가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이다. 민물이 없다면 사실 연근해의 어족자원들이 고갈될 수 밖에 없다. ‘방조제가 막히면 어족자원의 98%가 감소될 것’이라는 최중기 한국해양학회장의 조사결과 발표는 상식적으로도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동진강과 만경강을 끼고 있는 새만금 하구갯벌에서 발견되던 20~30만 마리의 도요새류의 군집 개체수가 2~3만마리로 격감된 것이 학계의 조사결과 확인되었다. 새만금 연안은 산란어장으로써 도요새류의 먹이서식처 공간이었지만, 새만금이 막힘으로써 그 기능을 잃어버렸다는 결론이다.
4) 방조제 밖 격포의 사례
새만금방조제 밖의 부안 격포 앞바다에서는 지난해부터 심각한 적조현상이 나타났다. 그에 따라 김양식업이 거의 전멸하였다. 밀물과 썰물흐름의 변동이 심하여 부유식 김양식용 그물이 뒤집히기도 하고, 뻘이 자꾸 그물에 붙어 김의 품질 또한 떨어지고 있다. 수산과에 신고하여 대책을 마련해보려 하였지만, 관련 전문가들조차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방조제공사가 이렇게까지 외측 연안에 피해를 가져올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동진강과 만경강 유역에서 약화되어 가는 수질이 주변해역에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것이 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격포와 위도 근해까지 죽뻘이 쌓이거나 앙금이 생겨서 갯바위에 부착해 있는 지충이 등의 해초류도 모두 죽고 있다. 격포와 위도 사이 근해에서 주로 잡히던 쭈꾸미 어획량이 10분의 1수준으로 급감하였고, 어민들의 주 소득원이었던 전어잡이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해당 어민들은, ‘고기가 나지 않는다’, ‘격포바다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는 등의 소문이 나지 않게 하려고 쉬쉬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보상기준 20km 밖의 권역이어서 새만금간척사업으로 보상금 한 푼 받지 못하였지만, 관광격포 이미지의 타격은 경제손실과 맞닿아 있기에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제 심포 부근 횟집들은 거의 폐업상태에 직면하였다.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외지인들은 구경만 오고 시내까지 나가서 회를 사먹는다 한다) 그러나,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짐에 따라, 격포어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격포는 다기능어항으로 500억원의 예산이 투자될 계획이지만, 새만금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예산낭비의 결과만을 초래할 전망이다.(근본적인 지역발전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이렇듯 새만금 공사로 인한 심각한 영향으로 인하여 위도, 변산 송포, 군산 장항 등 방조제 밖의 연안어민들이 이심전심의 심정으로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5) 방조제 내측의 이상증후군
① 군산시 하제와 어은리, 김제시 거전 등에서는 갯벌바닥이 점점 더 두터워지고 딱딱해지고 있으며, 갯벌표면이 녹조류로 덮힌 지역이 늘어나서 그 아래에는 조개들이 폐사하고 있다. 4공구 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1년 사이에 4m 이상의 죽벌이 쌓인 곳도 있으며, 폐총(조개무덤)이 군산바다 한가운데 3~4km 의 띠를 두르고 형성되어 있다. 물의 흐름이 원형을 이루고 속도가 느려지면서 모래갯벌이 점점 뻘갯벌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경강 물의 대부분이 방조제 4공구 방향(야미도와 비응도 사이)으로 흘러 들어오고 나가야 하는데, 지난해 삼보일배기간중 무리하게 공기(공사기간, 7개월을 3주로 줄임)를 단축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② 그러한 영향으로 인하여 내초도 주민들은 새만금 4호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작년 6월 이후 생존위기에 몰려있다. 주민들의 주 수입원이던 맛조개와 생합 등이 거의 잡히지 않아 갯벌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내초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시간당 2천 500원에서 3천원을 받고 인근 공장이나 쓰레기 선별장에 종사하는 등 직업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도 일부분의 주민들만 허락될 뿐, 갯벌에 나가 생계를 유지하던 수많은 주민들은 이러한 직장도 찾지 못해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한 실정이다.
③ 99%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군산시 하제(450여 가구에 2,000여명이 거주)는 매년 50억(일일 3천~4천만원)가량의 어획고를 올렸으나, 주 생계수단인 백합이 사라지게 되어 집단이주 및 폐촌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4공구 방조제공사 이후 포구에 뻘이 쌓이고 갯벌등이 높아지면서 유속이 빨라져 전복사고가 가끔 발생한다.
④ 김제시 청하면 사람들은 방조제 공사이후 3■4년전부터 토정리에서 어업을 하던 장소가 고사, 어은동, 오봉까지 더 하류로 내려가고 있다. 상류의 염도가 계속 낮아지면서 어패류가 계속 2.7km 남겨진 숨통 근해로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비가 와도 원활한 해수유통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민물이 바닷물과 희석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갯벌의 염분농도는 계속 낮아지는 것이다. 그것은 곧 어획량과 직결되어 있으며, 만약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 김제시 지역은 모두 육지와 담수호로 변하기 때문에 완전히 생계를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⑤ 또한, 1994년 새만금방조제 1공구가 완공되면서 갯벌의 급속한 변화를 맞이한 부안군 돈지마을은 거의 폐촌으로 전락한 상태이다. 죽벌이 쌓여가면서 백합과 모시조개 등의 어패류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2003년부터는 수확량이 미미하여 돈지갯벌로에서 조개잡이 맨손어업을 하는 주민들이 사라졌다. 마을에 일거리가 없다보니 폐가가 생겨나고, 18학급의 초들학교가 폐교되고, 포구가 폐항이 된 것처럼 모두 생기를 잃어버린 유령도시와 다름없는 마을이 되었다. 새만금사업으로 인하여 지역공동화(空洞化)현상이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이다. 방조제가 열리지 않는한, 회생의 기미가 없다.
⑥ 우연히도 올 한 해동안 백합 조개가 많이 나왔다. 계화도, 심포, 하제 등에 이르기까지 새만금유역의 전지역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새만금사업 14동안 감소추세를 면치못하더니, 올 한 해 갑작스레 불어난 것이다. 이를 두고, 해당어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었다. ‘마지막 발악’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지난 30년전 계화간척지를 만들 당시에도 갑자기 불어났다가 사라졌었다고 한다.
새만금연안 어민들에게 있어서 '백합'이라는 존재는 단순한 상품이나 먹거리가 아니다. 그 '백합'은 자손만대 이어왔던 이 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이다. 자기 존재를 표현하고, 아름다운 노동의 삶을 유지하고 구현하는 통로이다. '백합'이 사라진다는 건, 단순히 조개의 한 종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닌 것이다. 주민 존재 자체가, 삶의 조건과 방식이 송두리째 무너진다는 뜻이다. ‘백합’의 수난은, 서해어민들의 삶이 어떤 위기에 처해있는가 말해주는 하나의 증표라 할 수 있다. 우려한대로 최근 계화도에서는 백합이 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겨울이어서 그런 것만이 아니다. 하루 4시간동안 5만원에서 1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던 어민들도 5천원에서 3만원 가량으로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⑦ 새만금간척의 영향은 어민들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고 농민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부안군 주산면, 행안면, 정읍시 고부면, 영원면에서는 방조제 건설로 물이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하여 침수된 논이 많아 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김제평야까지 급속도로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방조제가 완공된 후 밀물의 시간 때 300mm의 비가 왔을 경우 대량 홍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보고가 나왔다. 2개의 배수갑문으로는 홍수조절이 불가능하다.
또한,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면 연안경제는 급격히 침몰할 것이며, 각 지역 및 한국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부안의 경우, 2003년 수산물어획고가 385억 7500만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렇듯 2.7km구간밖에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안 및 전북경제를 살리고 있는, 부가가치가 가장 큰 업종인 것이다. 그러나, 방조제 공사가 진행된다면 향후 연안어민들의 몰락과 동반하여 부안과 전북경제도 함께 침몰하게 되는 것이다. 새만금을 추진하는 관련부처 및 해당관련자들은, 새만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만 했지 한번도 새만금의 미래, 전라북도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공사였으며, 기득권 유지와 입신양면, 부정축제를 위한 도구로 이용했을 뿐, 진정한 지방분권사회로 나아가는 초석을 다져나갈 의지와 마인드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방은 본질적으로 지역생태계와 주민, 지역문화와 자연자원에 기반하여 발전을 도모할 수 밖에 없다. 진정한 지방분권화와 자치의 실현은 그 기반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⑧ 새만금 내부토지 이용계획중에 130만평의 땅을 미군측에 제공하기로 정부가 공식합의하였음이 드러났다. 그것은 2002년 8월 한 일간지 특종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으며, 2003년 5월 열린우리당 이부영 국회의원의 국방부 및 관련담당기관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국방부 및 정부 담당부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미군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확인만 시켜주었다. 만약 새만금 지역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경우, 내륙에서 갯벌 방향으로 1km당 평균 1m가 낮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미군기지로는 최적의 조건(레이다포착불가, 미군기지후방배치계획가능, 대규모 군사훈련장제공 등등)이라 한다. 동북아 패권전략상 최적의 요충지가 될 것이다. 이렇듯 새만금반대운동은 반미■반제국운동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3. 새만금 관련 정세분석 및 동향
1)「새만금 기본 계획에 기초한 매립면허 및 사업시행인가처분 무효행정소송」,「새만금사업 공사중지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소송이 계류중에 있다. 그 중에「새만금 기본 계획에 기초한 매립면허 및 사업시행인가처분 무효행정소송」심리공판이 지난 11월 12일날 열렸다. 2001년부터 이 사건을 맡아온 현 재판부는 "올 12월 말까지 양측이 모든 자료를 내도록 하고 다음해 1월 중순까지 조정권고안을 낸 뒤, 원고와 피고 어느 한쪽에서 이의를 제기할 경우 곧장 기일을 잡아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4년째 끌어오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 취소소송이 또 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조정결정문은 법원의 입장을 공개표명하는 것일 뿐 법적인 강제력이 없어 소송 당사자 한쪽이라도 수용치 않으면 별의미가 없어진다. 농림부 측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 새만금 소송 일지 ■
- 2001년 8월 22일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 회원 3539명, 서울행정법원에 '정부조치계획취소 등' 청구소 제기
- 2003년6월12일 시민단체, 새만금방조제공사 집행정지 서울행정법원에 신청
- 2003년7월15일 서울행정법원, '새만금 방조제 공사 집행정지 신청' 인용. 새만금 공사 전면 중단.
- 2004년1월29일 서울고법, 집행정지 신청 취소. 새만금 공사 재개
- 2004년4월2일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 행법에 보고서 제출. "농지 사업 경제성 없다"
- 2004년11월12일 본안사건 최종심리공판
2) 해수유통의 새만금개발을 주장하는■새만금지구 신구상 도민회의■가 지난 11월 2일 창립준비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 향후 오창환 교수(전북대 지구환경공학과)의 신구상안을 전라북도에 공식요구하여 중재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그 중재안은 갯벌도 살리고, 전북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접근하고 있다. 전북의 집단적 광기를 잠재울 수 있는 ‘상생(相生)’의 카드로써 대안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국책사업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면서 정부투자와 협상으로 사회적 합의를 유도해 나가자는 취지다. 더 이상의 공사 진행을 방치해 두었다가는 갯벌을 다 죽일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한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 및 전북과의 과감한 빅딜(Big Deal)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만금지구 신구상 도민회의’는 ‘새만금즉각중단을위한 전북사람들’에서 활동하였던 단체중에 일부였던 전주환경운동연합, 군산환경운동연합,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익산참여자치시민연대, 생명평화기독인연대, 전북여성단체연합, 익산 YMCA, 시민행동21 등이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도민회의는 ■끝도 없는 찬반 논쟁으로는 현재 새만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전북도민의 경제발전요구도 수용하고 환경도 갯벌의 대부분이 보존되는 새만금 지구 신구상 계획을 도민 앞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해수유통을 시켜 갯벌도 살리고, 부분개발을 통하여 전북의 숙원사업도 살리고, 신항만, 축조된 복합산업단지, 친환경적인 생태관광단지, 어민공동어장 조성 등으로 새만금 개발에 동의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새만금연안 피해주민들과, 바다와 갯벌의 뭇생명들을 담보로 정치적인 타협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원칙론도 제기되고 있다. 생명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합의와 지속가능한 전북발전 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구체적인 논의가 거세된 상황에서, 이해당사자인 현지주민 의견수렴 및 협의과정이 생략된 중재안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안론 및 중재안은, 새만금 문제의 온전한 해결방안이 영원히 물건너갈 위험성이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잘못되었고 악순환의 과정을 되풀이하게 될 새만금 공사를 계속 진행시켜 나간다는 것은, 불필요한 국가재정의 파탄을 초래하고, 전국민과 미래세대 및 자연생태계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기게 될 공산이 높다. 그것은 오히려 새만금간척사업이 농지조성을 하기 위한 공사라는 것을 아무도 믿지않는 상황에서, 일단 만들어 놓기만 하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고 있다. 진정한 전북발전방안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새만금 추진세력들의 스스로 드러나고 있는 논리의 모순을 합리화시켜주고, 면죄부를 부여해주는 역할에 악용될 소지를 낳고 있다.
3) 새만금연안피해주민협의회(가칭) 준비위원회 구성
현재 새만금 연안 현장에서는 피해주민들의 자발적인 결집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점점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25일, 약 1천여명의 새만금연안 피해어민들이 서울상경집회를 갖고 향후 계획과 의연한 결의를 다짐하였다. 그 계기로 ‘(가칭)새만금연안피해주민대책협의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새만금사업 즉각중단과 4공구 개통을 각계에 요청하기로 원칙적인 방침을 세웠다. 지난 14년간의 새만금공사이후 처음으로 피해주민들 스스로 연대모임이 구성된 경우는 처음있는 일이었다. 십여년간 전북언론과 새만금추진세력에 의해 새만금 환상에 젖어있었지만, 시간이 경과될수록 위기의식과 불안감이 팽배해짐에 따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한 심정에서 간곡한 호소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역 현장 중심의 새만금갯벌살리기 운동이 다시금 새롭게 진행되는 시점에 맞닿아 있다. 새만금 문제를 푸는 실질적인 키워드를 전북이 가지고 있는만큼 새만금연안 피해주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현상이다.
4. 맺는 말 -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국정부 수립이후 정치적인 지역감정에 따른 개발소외감, 문화사회적 박탈감과, 최빈도(催貧道)로써의 열등감 등으로 인하여 형성된 전북의 보편적 집단의식구조를 고찰하고, 그 정서에 따른 근본적인 문제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전라북도는 새만금사업을 꼭 해야만 한다는 최면의식에 걸려 있었을 뿐, 새만금사업이 아닌 그 무엇이라도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고유하고 특수한 전북의 한(恨)을 교묘히 이용한 세력들에 의하여 지금까지 속아왔었을 뿐인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사업의 진실과 그 실체가 제대로 알려지기만 한다면 봇물 터지듯 한 순간에라도 전북의 보편적 집단의식구조의 변화가 진행될 수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 놓아 계속하여 잘못 깨워가고 있을 뿐인 것이다. 왜 이렇듯 집단적 광분에 휩싸여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새만금사업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인가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진심에 우러난 사랑의 마음으로 전북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새만금사업이 지속될수록 전북경제는 망한다. 새만금사업의 실패는 전북의 고립을 극대화시킨다. 그것은 한국사회의 아킬레스건이 되어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새만금사업보다 더 나은 방법이 무엇인지 전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이 있어야 한다.
이젠 메카시적 광풍에 휘둘려온 전북도민들도 깨어나야 할 때가 왔다. 진정한 전북발전방안이 무엇인지 심도있게 고민하고 토론해야 할 시점이다. 새만금사업이 아니어도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전라북도와 부안은 국내에서 유일한 하구, 섬, 바다, 갯벌, 내륙, 변산반도, 평야지대, 산지, 습지, 문화유적 등 천혜의 자원들이 함께 어우러진 복합적 생태계를 갖춘 곳이다. 그동안의 미개발 설움을 오히려 ‘축복과 은혜의 땅’으로 남겨 주신데에 감사해 해야 할 일이다. 21세기 지방분권 자치사회를 열수 있는 경제성과 콘텐츠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그 가능성을 근간으로 지역주민들 스스로 창발력을 발휘하여 지역공동체를 구축하고 자립■자치의 생명경제체제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새만금간척사업은 처음부터 자연의 원리, 갯벌생태계의 총가치, 사업경제성 등을 무시한 정치적 목적의 사업이었다. 개발론자들이 상정하고 홍보하고 기대하였던 효과의 달성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예고된 실패’였다. 무오류주의의 오만함과 막가파식 무지함이 혼합되어 원주민들을 내몰고 환경재난에 따른 국가재앙을 초래해 왔던 것이다. 자본과 결탁한 행정관료와 전문가들, 건설업자와 정치인들의 야합이 극도로 드러난 대표적인 사업이 새만금국책사업이라 하겠다. 새만금간척사업은 이미 사업 목적을 상실한 공사요, 경제성을 잃어버린 공사요, 국력을 낭비하는 공사요, 육상생태계와 바다생태계를 동시에 잃어버리는 공사요, 총체적인 부실공사다. 이 지구촌 사회의 인류공동 자산인 새만금 유역을 난도질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 공멸적 시나리오를 다시 고쳐 쓰기 위하여, 우리는 인내하며 희망과 확신을 갖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야 한다.
현재까지 지적한 바대로, 불거진 많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맹목적인 개발논리와 행정관료들의 불공정한 집행이 계속된다면, 향후 방조제를 다시 뜯어내야 할 날이 도래할 것이다. 갯벌과 뭇생명들은 다시 살아날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생명’이란 몸체만 바뀌는 것일 뿐, 죽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믿음으로 긴 안목에서 접근해 나가야 한다. 섣불리 ‘생명’을 주제로, ‘원주민들의 삶’을 희생양으로 정치적 타협(Big Deal)이 진행된다면 위험천만한 일이다. 개량화된 인간중심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긴 안목의 혜안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시민사회 및 환경단체에 요구되어지고 있는 역할과 기능이 다변화되고 ‘권한집중화’될수록 그 본분과 정체성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스스로 돌아보며 참회와 성찰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우리의 결정이 틀릴수도 있다, 내 생각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정도 할 수 있는 겸허함을 갖추어야 한다. 새만금 갯벌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이 없으면 초조해지고 다급해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행동반경과 실천계획들이 협소해질 수 밖에 없다. 새만금을 살리는 데에 있어서 믿음이 필요하다. 그 믿음이 없다면 창발력의 부재로 인한 일정한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하여 각 개인 및 단체에서는 최선을 다하되 원칙과 소신 속에서의 유연함으로 문제해결에 능동적인 대처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다시 호흡을 고르고 어떤 결정을 하기에 앞서, 새만금에서 울려나는 생명의 소리에 먼저 귀기울여 보자. 조용히 낮은 자세로 그 느낌을 고이 새기면서 ‘새만금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화두를 들자.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어 살 수 있는 생명과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 이젠 자본주의적 경제지상주의 시대의 몰락과 함께 생명평화의 세상을 염원하는 새로운 경제체제, 사회체제, 정치체제가 요구되는 시점에 와있다. 빅뱅의 임계점에 다다르듯 무엇을 선택해야 것인지 때가 왔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때이다. 선택만 하면 기적은 이루어진다. 우리가 염원하는 미래를 끌어오자. 그리고 거기에 맞추어 행동하자. 새만금 갯벌이 살아있는 현실은 이미 여기 와있다. 흔들림없는 믿음으로 새만금 갯벌과 함께 어울렁 더울렁 이 온전한 삶을 이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