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코리안’ 500년 만에 소원 이룬 일본 대마도의 최근 근황

[비내리는아침]

‘NO 재팬’ 운동이 시작된 지도 벌써 약 9개월이라는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한국인이 마음먹으면 못 할 일은 없다는 것을 불매운동으로 몸소 보여주었죠. 일본 맥주, 문구용품부터 여행 및 무역까지 일본에 대응하면서 발생한 ‘여행 절벽’의 피해는 일본이 한국의 9배라고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슈가 터지면서 일본 불매운동은 그 열기가 한풀 꺾인 상황입니다.

우리가 ‘NO 재팬’을 외치기 이전에, 먼저 ‘NO 코리안’을 외친 곳이 있습니다. 바로 대마도인데요. 한국에서 굉장히 가깝지만 일본 느낌을 만끽할 수 있어서 한국인들이 많이 찾았죠. 하지만 대마도 상인들 중 일부가 혐한 감정을 표출하며 한국인을 거부하자 이에 질세라 ‘NO 대마도’ 운동을 벌였죠.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인에게 비수 꽂았던 대마도

대마도는 날만 좋으면 부산에서 보일 정도로 한국에서 가깝죠. 한국인이 사랑하는 여행지에 꼽힐 정도였습니다. 대마도는 대부분의 수입을 관광에 의존하는데요, 이 수입의 90% 이상은 한국인 관광객들의 지갑에서 나왔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대마도 남쪽의 이즈하라항 전체 외국인의 100%는 한국인이었고, 북쪽의 히타카츠항의 99%도 한국인이었습니다. 모든 수입이 한국 관광객에서 나오는 만큼 절대 한국인 관광객을 무시하거나 문전박대하면 안 될 상황이었죠.

그러나 대마도의 가게에 “한국인이면 받지 않겠다”라는 팻말이 속속히 붙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어가 가능해도 한국인이면 받지 않았고, 일본어를 못하는 한국인도 받지 않겠다고 써 붙이는 상점이 늘어난 것이죠. 한국인 관광객을 대놓고 차별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습니다. 일부 몰상식한 한국인들이 대마도 주민들이 사는 주거지에서 고성방가를 하고, 매너 없는 행동을 하는 등 피해를 주었다고 하는데요. 일부 관광객의 몰상식한 행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모든 한국인들이 그럴 것이다’는 잠재적 낙인은 관광객 입장에서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죠.

“NO 대마도” 선언한 한국

이렇게 한국인들이 대마도 상인들의 갑질로 피해를 보고 있을 무렵, 작년 7월부터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되며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본은 연일 한국을 무시하는 발언을 쏟아 냈는데요, ‘감정적이다’, ‘오래 못 갈 것이다’며 비아냥댔고, 유니클로는 위안부를 조롱하는 영상을 게시하며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에 불을 지폈죠.

‘이 시국에’?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일본 불매운동은 거세졌습니다. DHC가 극우 방송을 제작하여 혐한을 거리낌 없이 하자 올리브영을 비롯한 모든 상점에서 퇴출되었죠. 불매운동이 최고조에 이를 때는 유니클로에 들어가는 고객들의 사진을 일일이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하여 논란이 되었습니다. 또 배우 이시언 씨가 일본 여행 간 사진을 sns에 올려 크게 비난받기도 했었죠.

이 무렵 대마도의 갑질 팻말과 영상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대마도 한국인 차별이 이슈화되면서 한국인들은 ‘오지 말라고 하는데 갈 이유가 있냐’며 대마도는 불매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그 결과 대마도행 배가 텅텅 비었고 한일고속해운은 작년 9월까지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본에 가면 ‘매국노’라는 딱지가 붙을 정도 였습니다. 모든 한국 여행객들이 합심하여 한국의 힘을 보여주자고 나섰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발표한 10월 자료에 따르면 일본 여행 상품 판매 수는 전년 대비 최대 91.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한국인 발길 끊어진 대마도, 지금은?

그렇게 ‘NO 코리아’를 외치던 대마도는 소원을 성취한 것일까요? 대마도행 선박 티켓이 왕복 2만 원임에도 대마도를 찾는 여행객은 거의 없었죠. 항상 한국인으로 붐볐던 거리는 순식간에 조용해졌습니다.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진 한 달 후인 8월에는 대마도 이즈하라항을 찾는 한국인이 91.1% 감소했습니다. 현지 경제는 급속도로 침몰하기 시작했죠.

대마도 상인들은 연일 울상이었는데요, 430개 객실 최신 호텔에 한국인 관광객은 10명도 안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일부 면세점은 휴업에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대마도 최대 주주인 한국인이 사라졌으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 수 없죠. 대마도는 거의 천재지변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습니다. 결국 도산 위기에 몰릴 정도로 지역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하네요.

코로나 이슈가 터지기 전인 11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전히 거리는 텅텅 비었는데요. 면세점에도 일본인들이 주로 오며, 직원 수도 확 줄었다고 하네요. 편의점에도 물건이 잔뜩 빠져있는데도 채울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국인 없는 대마도는 ‘죽은 도시’에 불과했죠.

결국 정부에 지원 요청한 대마도

위기에 빠진 대마도는 결국 일본 정부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대마도 지원을 위해 추경 예산 편성을 추진했는데요, 결국 한국에 악재가 될 것을 예상하고 가한 수출 제재는 부메랑이 되어 일본에 타격을 입혔습니다. 일본인들도 나서서 대마도를 돕자고 했는데요, 대마도로 여행을 많이 가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방문하는 일본인은 많지 않습니다.

일본 관광청과 내각부는 외국인 여행객 확보 추진과 일본인 국내 여행객 확대에 각각 약 27억~32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한국인 여행객이 빠진 자리를 메우겠다는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올해 코로나 이슈가 발생하면서 도쿄 올림픽도 불투명해졌죠, 따라서 대마도뿐만 아니라 일본 관광업은 회복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