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저림•엉치통증, 알고보니 ‘허릿병’!
원인 모를 다리저림·엉치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전남 나주에 사는 김모(71세·여) 할머니. 몇 년 전부터 다리가 저리고, 엉치와 사타구니 쪽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꼈다. 평소 열이 많은 체질에, 특히 손발이 뜨거워 겨울에도 이불을 덮지 않고 잘 정도였던 김할머니에게 양말을 두 겹씩 신어도 발이 시린 증상이 생긴 것이다. 걸음을 걸을 때도 구름 위를 붕붕 떠다니는 것처럼 다리 감각이 이상했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에 힘이 빠져 한참을 쪼그리고 앉았다가 다시 걷고, 또 다시 앉아 쉬기를 반복했다. 다릿병을 의심해 벌침을 맞아보기도 하고 한의원에서 침, 뜸, 부항 치료도 받아보고 근처 의원에서 물리치료도 꾸준히 받았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자식들의 권유로 병원을 찾은 김 할머니의 병명은 ‘척추관협착증’. 다리가 아니라 허리에 병이 있었다는 것이다.
노년층은 디스크 환자보다 2~3배 많은편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의 뼈나 인대가 노화되면서 두꺼워져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척추관)가 좁아져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병이다. 눌리는 허리신경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기 때문에 엉치·허벅지·종아리·발끝·발바닥 등에서 저리거나 당기고, 힘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허릿병’하면 대개 디스크를 생각하기 쉽지만, 50대부터는 디스크보다 척추관협착증이 2~3배 더 많다. 노인척추 전문병원인 서울 강남의 제일정형외과병원(병원장 신규철) 노인척추연구소의 문수현·오재인 박사팀이 지난 5년간 허릿병으로 수술 받은 60세 이상 노인 3575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1797명이 척추관협착증이었다.
다리·발 당기고 허리 펴면 통증 심해
척추관협착증은 허릿병이지만 증상이 다리 쪽으로 나타나 대부분 다릿병으로 오해, 민간요법이나 물리치료에 의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걸어도 아랫도리가 조이듯 당기고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으며 남의 다리를 붙여 놓은 듯 감각이 무뎌진다. 대표적인 허릿병인 허리디스크와는 다른 증상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허리를 펴면 척추주변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아프게 되고 허리를 구부리면 반대로 척추관이 넓어지면서 통증이 덜해진다. 통증을 피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허리가 굽어지는 것이다. 딱딱한 침대보다는 푹신한 침대가 더 편하게 느껴지고, 발이 저릿저릿하면서 시린 것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나이 들면 허리·다릿병 생기는 거야 당연하지”하며 참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밤마다 저린 다리 때문에 끙끙거리며 여생을 힘겹게 보내는 경우가 많다.
부위마취로 간단히 치료하는 새 수술법 나와
병명을 알았다고 해서 고민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고령환자들은 당뇨, 고혈압, 협심증 등 만성적인 내과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의 후유증을 걱정, 정작 치료방법이 있음에도 망설이고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문수현 박사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도 간단하게 수술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안심하고 수술할 수 있다”며 “수혈 없고, 부위마취만으로도 가능한 미세 현미경 감압술로 위험을 최소화하여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데도 두려움과 망설임 때문에 병을 방치, 대소변 장애나 마비로까지 이어지게 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좋아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찾아오는 병이지만 약을 먹거나 물리치료를 받는 등 보존적 요법만으로는 거의 효과를 보기 힘든 병이다. 농사나 노동 등으로 평생 허리를 많이 쓴 노인들은 더욱 그렇다. 최근에는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며 간편한 시술로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허릿병 합병증 조심해야
고령인 경우 허릿병도 문제지만 이로 인한 근력약화·골다공증·심폐질환·배뇨장애 등의 합병증이 더 심각하다.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와는 달리 물리치료나 약물요법으로 치료될 가능성이 30%미만이다. 그 30%조차 증상이 없어졌다기 보다는 통증에 적응하고 나이 들면서 활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허리수술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침술이나 민간요법에만 의존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 동안 노인들이 척추수술을 꺼려했던 가장 큰 이유는 위험성 때문이다. 기존 수술법은 10cm 이상 피부를 째고, 인공 뼈나 자기 뼈를 이식해 나사로 척추를 고정하는 방법이다. 수술 시간도 길고 전신마취를 해야 했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 발병 가능성이 높았다. 고령 환자의 경우 급격한 체력저하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골다공증이 심한 환자에게는 수술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노인 맞춤형 수술로
현재 노인에게 적용되는 맞춤형 수술은 모든 과정을 간소화했다. 수술부위를 적게 째고 부위마취를 해 45분 정도에 끝내는 간단한 수술이다. 이 수술은 작은 수술용 기구를 척추 뼈 안쪽에 집어넣어 신경다발을 압박하는 뼈를 긁어내는 것이다. 특히 3~5배율의 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아졌다. 현미경을 보면서 신경을 풀어준다고 해서 ‘미세 현미경 감압술’로 불린다. 오재인 박사는 “신경이나 주변 근육의 손상도 적고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어 고혈압·당뇨병을 앓고 있는 고령의 골다공증 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며 “90세도 수술을 받는데 문제가 없다”고 조언했다.
오래된 허릿병, 나이 탓으로 돌리며 고통 속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방과 더불어 적절한 치료가 더욱 중요한 척추.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바로 전문병원을 찾아서 올바른 진단을 받고 빨리 치료하는 것이 시간과 돈을 절약하고, 건강을 지키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지름길이다.
[도움말] 노인척추 전문병원 제일정형외과병원 문수현 원장
☎02-501-6868 http://www.cheilos.com
첫댓글 맞어여 그런데 저도 한때는 지하철 계단 오르내릴때 다리와 허벅지가 많이 아프더니 요즘은 좀 뜸해요 이유는 물론 다 맞는건 아닌데 제가 요즘 양파즙을 마시는데 효혐을 보는듯 해요 울님들도 양파즙 들 짜서 마셔보세요많이 좋아질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