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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書當日志經綸 독서당일지경륜 歲暮還甘顔氏貧 세모환감안씨빈 富貴有爭難下手 부귀유쟁난하수 林泉無禁可安身 임천무금가안신 採算釣水堪充腹 채산조수감충복 咏月吟風足暢神 영월음풍족창신 學到不疑知快闊 학도불의지쾌활 免敎虛作百年人 면교허작백년인
독서하던 당년에 경륜에 뜻을 두었더니 만년에 안빈낙도 오히려 달갑구나 부귀엔 시샘 많아 손대기 어려웠고 임천엔 금함 없어 심신이 편안하였네 채산조수하여 배를 채우고 음풍영월로 마음을 풀었네 학문이란 의혹 없어야 상쾌하나니 평생의 허랑함을 면케 할 수 있네.
요점 정리
지은이 : 서경덕 형식 : 칠언율시 연대 : 중종 때 주제 : 독서와 안빈낙도의 생활을 노래 출전 : 화담집
내용 연구 경륜(經綸) : ①일정한 포부를 가지고 일을 조직적
으로 계획함. 또는 그 계획이나 포부. 만년 : 나이가 들어 늙은 때 허랑 : 언행이 허황하고 착실하지 못함 독서당일 : 독서를 시작하던 당년 지경륜 : 경륜에 뜻을 두다. 세모환감 : 만년에 오히려 달갑다 부귀유쟁 : 부귀에는 다툼이 있음 임천무금 : 임천에는 금함이 없다. '임천'은 숲과
샘이란 뜻으로 은사가 사는 자연을 이름 가안신 : 가히 심신이 편안함 감충복 : 배를 채움 족창신 : 정신을 흡족하게 펼치다 학도불의 : 학문에 이르러 의혹이 없음 면교허작 : 허망함을 면하게 함 백년인 : 오랜 세월
이해와 감상 지은이의 인생관이 잘 반영된 작품이다. 한때는 경륜에 뜻을 두기도 했으나 한미한 집안에서 태어나 생활이 빈곤하니, 그러한 처지를 깨닫고, 함연에서는 부귀공명에는 시기와 다툼이 많으므로 부귀를 버리고 자연에 묻혀서 살아간다. 경연에서는 임천에서 자족하며 즐기는 생활을 그리며, 미연에서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학문하는 바른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도학자로서의 높은 인격과 명리를 멀리하는 작자의 심정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독서를 시작하던 당년에는 경륜에 뜻을 두었다가, 마침내는 학문의 깊은 이치를 터득하면서 세상사의 온갖 부귀를 버리고 임천에 묻혀 독서와 함께 안빈낙도하는 작자의 생활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자연은 모든 것이 풍부하되, 그 어느 것 하나 이를 즐기려는데 금함이 없다. 이러한 자연을 찾아 산나물을 뜯고 물고기를 잡으며 사는 생활, 그것을 멋으로 알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태도에서 우리는 선인들의 풍족한 정신 세계와 탈속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심화 자료 서경덕 조선 중기의 유학자 ·주기론(主氣論)의 선구자로 본관 당성(唐城). 자 가구(可久). 호 화담(花潭)·복재(復齋). 시호 문강(文康). 부위(副尉) 서호번(徐好蕃)의 아들. 화담은 그가 송도의 화담에 거주했으므로 사람들이 존경하여 부른 것이다. 가세가 빈약하여 독학으로 공부를 하였고, 주로 산림에 은거하면서 문인을 양성하였으며, 과거에는 뜻을 두지 않았다.
조식(曺植)·성운(成運) 등 당대의 처사(處士) 들과 지리산 ·속리산 등을 유람하면서 교유하였으며, 1544년 김안국(金安國)이 후릉참봉(厚陵參奉)에 천거하였으나 출사하지 않았다. 학문경향은 궁리(窮理)와 격치(格致)를 중시하였으며, 선유의 학설을 널리 흡수하고 자신의 견해는 간략히 개진하였다. 또한 주돈이(周敦燎)·소옹(邵雍)·장재(張載) 등 북송(北宋) 성리학자의 학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단편 논저로는 〈원리설(原理說)〉 〈이기설(理氣說)〉 〈태허설(太虛說)〉 〈귀신사생론(鬼神死生論)〉 등 네 편이 있는데, 이들 논저에는 ‘이(理)’보다는 ‘기(氣)’를 중시하는 주기철학의 입장이 정리되어 있다. 〈태허설〉에서는 우주의 근본원리를 태허 또는 선천(先天)이라 하고 태허에서 생성 발전된 만상(萬象)을 후천(後天)이라 하였으며, 〈귀신사생론〉에서는 인간의 죽음도 우주의 기에 환원된다는 사생일여(死生一如)를 주장하여 기의 불멸성을 강조하고, 불교의 인간 생명이 적멸한다는 논리를 배격하였다. 대표적 문인으로는 허엽(許曄)·박순(朴淳)·민순(閔純)·박지화(朴枝華)·서기(徐起)·한백겸(韓百謙)·이지함(李之函) 등이 있으며, 그의 학문은 남북분당기에 북인의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황진이 ·박연폭포와 함께 개성을 대표한 송도3절(松都三絶)로 지칭되기도 하며, 황진이의 유혹을 물리친 일화는 시조작품으로도 전해질 만큼 유명하다. 노장사상으로 대표되는 도가사상(道家思想)에도 관심을 보여 도가의 행적을 기록한 《해동이적(海東異蹟)》에는 그의 도가적인 성향이 소개되었다. 그의 학풍은 조선 전기의 사상계의 흐름이 주자성리학 일색만이 아니었던 분위기를 보여주며, 그의 문인들 중에서 양명학자나 노장사상에 경도된 인물이 나타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북한에서는 그의 주기철학을 유물론의 원류로 평가하여 그의 철학을 높이 평가한다. 개성의 숭양서원(崧陽書院)과 화곡서원(花谷書院)에 제향되었으며, 문집으로는 《화담집(花潭集)》이 있다. (동아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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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