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목요일에 행정총회를 마치고 버스로 내려오는데 내내 잤습니다. 간밤에 체해서 잠도 설치고 결정적으로 가만히 앉아 있는 총회지만 내심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지 싶습니다. 차에 올라서 출발 하자 곧 잠이 들었는데 계속 ‘자다 깨다’가 반복됐습니다. 깨서 경부고속도로네, 버스전용차선이네, 동탄이네, 평택이네, 서해안선이네, 서해대교네, 당진이네, 서산이네, 어송이네, 백화산이네, 태안이네 하다 내렸습니다. 정확히 태안으로 가는 버스를 탔기에 아무 염려 없이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맘 놓고 졸아도 되는 선택을 한 우리입니다. 믿음으로 승리하는 우리네 나그네길 되길 기도합니다.
2. 어제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교회학교에 다니던 꼬마가 장가를 간 날입니다. 보통 인사하고 식사하고 예식은 잠깐 보고 오는데 어제는 끝까지 봤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주례 없는 결혼식인데 그 전에 봤던 예식에서 몇 몇 순서가 빠지기도 하고 장난스런 이벤트도 빠져서 그런지 식은 20분 만에 끝났습니다. 아마 사진 찍는 시간이 더 길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주의 깊게 예식을 보지 않아서 그런지 신랑측 아버지가 덕담과 성혼선포를 다 하는 것은 좀 낯설었습니다. 또 목사라 그런지 두 사람의 부부됨을 사람들 앞에서만 한다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천주교에서는 결혼을 성례의 하나로 전통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위해 천주교 혼인예식을 찾아보다가 둘 다 천주교 신자일 경우, 한 명만 신자일 경우에 맞춰서 하는 혼인성사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일반 결혼식을 해도 혼인성사는 성당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의무인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개신교는 혼인예식이 성례에 빠져 있어서 예배당에서 혼인 예식을 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나마 간단했던 기독교 혼인예식이 점점 사라져 가는 실정입니다. 인터넷에서 일반적인 결혼식을 하기 전에 성당에서도 혼인성사를 하는 것을 봤는데 참으로 좋아보였습니다. 개신교에서도 그냥 손 놓고 있지 말고 정말 부담 없이 부부됨을 하나님 앞에서도 선포하는 예식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