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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적```` 達夫 高適(707~765)唐 高常詩集
두보```` 子美 杜甫(712~770)唐
잠삼```` 岑參(715~770)唐 岑嘉州集
가지 ````幼隣 賈至(718~772)唐
전기`````仲文 錢起(722~780?)唐 錢考功集 大曆十才子의 필두
고황 ````逋翁 顧況(727?~815?)唐 華陽集3권 華陽眞逸 逸品畫家 顧生과 동일인
이단 ````正己 李端(732~792)唐 大曆十才子
맹교```` 東野 孟郊(751~814)唐 孟東野集
장계```` 張繼(753~?)唐
장적```` 張籍(768~830)唐
한유```` 退之 韓愈(768~824)唐 昌黎先生集 40권 당송8대가
설도```` 洪度 薛濤(770?~830?)唐 名妓 女校書
백거이 樂天 白居易(772~846)唐 長恨歌 琵琶行
유종원 子厚 柳宗元(773~819)唐 柳河東集 45권 당송8대가
가도```` 浪仙 賈島(779~843)唐 賈浪仙長江集 10권
이하 ````長吉 李賀(791~817)唐 詩鬼
두목```` 牧之 杜牧(803~853)唐 江南春
온정균 飛卿 溫庭筠(812∼870)唐 溫飛卿詩集
이상은 義山 李商隱(812∼858)唐 李義山詩集 樊南文集
구양수 永叔 歐陽修(1007∼1072)宋 歐陽文忠公集 153권 당송8대가
소옹```` 康節 邵雍(1011~1077)北宋 皇極經世書 62편
사마광 君實 司馬光(1019~1086)北宋 文正 資治通鑑
왕안석 介甫 王安石(1021~1086)宋 字說 당송8대가 개혁정책
정호```` 伯淳 明道 東坡 程顥(1032~1085)北宋 純 定性書 識仁篇
소식```` 東坡 蘇軾(1036~1101)北宋 赤壁賦 당송8대가
양만리 廷秀 楊萬里(1124~1206)南宋 南宋四大家
육유```` 務觀 陸游(1125∼1210)南宋 劍南詩稿 85권 최다작의 시인
범성대 致能 石湖 范成大(1126∼1193)南宋 文穆公 石湖居士詩集
주희```` 元晦 晦庵 朱憙(1130~1200)南宋 四書集注 近思錄 주자학
고적
達夫 高適(707~765)唐 高常詩集
田家春望(전가춘망) 농촌의 봄날 바램
出門無所見(출문무소견) 문을 나서도 볼 것은 없어
春色滿平蕪(춘색만평무) 봄날 빛 가득 널리 풀들이
可歎無知己(가탄무지기) 한스러울 만 아는 벗 없어
高陽一酒徒(고양일주도) 고양 땅에서 한 술꾼 됐네
東平路作(동평로작) 동평로에서 짓다
淸曠涼夜月(청광량야월) 맑고 밝아서 서늘한 달밤
徘徊孤客舟(배회고객주) 오가는 배에 외론 나그네
渺然風波上(묘연풍파상) 아득하게도 바람 물결 위
獨夢前山秋(독몽전산추) 홀로 꿈꾸는 앞산의 가을
詠史(영사) 역사를 읊어
尙有綈袍贈(상유제포증) 아직도 보내 비단 겨울옷
應憐范叔寒(응련범숙한) 가엾게 여겨 범숙 추움을
不知天下士(부지천하사) 알지 못하니 천하의 선비
猶作布衣看(유작포의간) 여전히 여겨 베옷 선비로
宋中(송중) 송나라 때에
梁王昔全盛(양왕석전성) 송나라 양왕 옛 전성시대
賓客復多才(빈객부다재) 빈객들 또한 재주 많은 이
悠悠一千年(유유일천년) 아득히 세월 천 년이 흘러
陳迹惟高臺(진적유고대) 자취로 오직 높은 누대에
寂寞向秋草(적막향추초) 고요와 쓸쓸 가을 풀 향해
悲風千里來(비풍천리래) 슬픈 바람이 천리 불어와
醉後贈張九旭(취후증장구욱) 취한 뒤 장욱에게
世上謾相識(세상만상식) 세상에서는 서로 앎 속여
此翁殊不然(차옹수불연) 이 노인 달라 그렇지 않아
興來書自聖(흥래서자성) 흥겨워 글 써 저절로 명필
醉後語尤顚(취후어우전) 취한 뒤 말은 더욱 꼭대기
白髮老閑事(백발노한사) 흰머리 늙어 일도 느긋해
靑雲在目前(청운재목전) 벼슬 오를 길 눈앞에 있어
床頭一壺酒(상두일호주) 침상머리에 병 하나 술이
能更幾回眼(능갱기회안) 다시 몇 번을 눈길 돌렸나
使淸夷軍入居庸(사청이군입거용) 청이군으로 거용에 들어가게 해
匹馬行將夕(필마행장석) 말 한필 가니 어두워지려
征途去轉難(정도거전난) 갈 길을 떠나 돌리지 못해
不知邊地別(부지변지별) 알지 못하니 변방 땅 달라
祗訝客衣單(지아객의단) 마침 맞으니 나그네 홑옷
溪冷泉聲苦(계냉천성고) 시냇물 썰렁 샘 소리 씁쓸
山空木葉乾(산공목엽간) 산은 텅 비어 나뭇잎 말라
莫言關塞極(막언관새극) 말마라 변방 관문 끝이라
雨雪尙漫漫(우설상만만) 눈 비 오히려 펄펄 날리니
除夜吟(제야음) 제야에 시 읊어
旅館寒燈獨不眠(여관한등독불면) 나그네 집 찬 등불 홀로 잠 못 자
客心何事轉凄然(객심하사전처연) 나그네 맘 무슨 일 뒹굴어 쓸쓸
故鄕今夜思千里(고향금야사천리) 고향에도 오늘밤 생각은 천리
霜鬢明朝又一年(상빈명조우일년) 서리머리 새아침 또 맞는 한해
營州歌(영주가) 영주의 노래
營州少年愛原野(영주소년애원야) 영주 땅 아이들은 들을 좋아해
皮裘蒙茸獵城下(피구몽용엽성하) 가죽옷 덮어 입고 성 아래 사냥
虜酒千鍾不醉人(노주천종불취인) 오랑캐 술 천 잔에 취하지 않아
胡兒十歲能騎馬(호아십세능기마) 호땅 아이 열 살에 말도 잘 타지
送李少府貶峽中王少府貶長沙(송이소부폄협중왕소부폄장사)
이소부가 협주로 왕소부가 장사로 귀양 감을 보내며
嗟君此別意何如(차군차별의하여) 아 그대들 이 떠남 마음 어떤가
駐馬銜杯問謫居(주마함배문적거) 말 멈추어 잔 들어 귀양처 묻네
巫峽啼猿數行淚(무협제원수행루) 원숭이 무협 울음 몇 줄기 눈물
衡陽歸雁幾封書(형양귀안기봉서) 형양에 기러기에 편지 부칠까
靑楓江上秋天遠(청풍강상추천원) 청풍강 강물 위에 먼 가을하늘
白帝城邊古木疎(백제성변고목소) 백제성 성 가에는 고목 드물어
聖代卽今多雨露(성대즉금다우로) 태평성대 곧 이제 비이슬 많아
暫時分手莫躊躇(잠시분수막주저) 잠시 잡은 손 나눠 망설임 말게
두보
子美 杜甫(712~770)唐
絶句(절구) 오언절구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강물이 푸르러서 새 더욱 흰데
山靑花欲燃(산청화욕연) 산도 온통 푸르니 꽃은 불붙듯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올봄도 눈에 들어 또 지나가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어느 날이 되어야 돌아갈 핸가
絶句(절구) 오언절구
江邊踏靑罷(강변답청파) 강가에서 밟으니 푸름은 그쳐
回首見旌旗(회수견정기) 머리 돌려 바라봐 깃발 나부껴
風起春城暮(풍기춘성모) 바람 일어 봄날 성 저물어가네
高樓鼓角悲(고누고각비) 높은 누각 북 나팔 구슬피우네
絶句(절구) 오언절구
江動月移石(강동월이석) 강물이 움직이니 달은 돌 옮겨
谿虛雲傍花(계허운방화) 시내는 비어있어 구름이 꽃 곁
鳥棲知故道(조서지고도) 새 깃들어 알아서 오랜 옛 길을
帆過宿誰家(범과숙수가) 돛단배 지나는데 뉘댁에 묵나
絶句(절구) 칠언절구
兩個黃鸝鳴翠柳(양개황리명취류) 짝을 지은 꾀꼬리 푸른 버들에
一行白鷺上靑天(일행백로상청천) 줄을 지은 백로는 푸른 하늘로
窓含西嶺千秋雪(창함서령천추설) 창 머금어 서쪽 재 천년의 눈을
門泊東吳萬里船(문박동오만리선) 문에 대니 동오의 만 리길 배를
漫興(만흥) 절로 이는 흥
斷腸春江欲盡頭(단장춘강욕진두) 애끊는 봄날의 강 둑길을 걸어
杖藜徐步立芳洲(장려서보립방주) 지팡이에 천천히 꽃 섬에 서네
顚狂柳絮隨風舞(전광유서수풍무) 미친 듯 버들개지 바람에 춤을
輕薄桃花逐水流(경박도화축수류) 가벼워서 복사꽃 물 따라 흘러
春望(춘망) 봄에 바라며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나라는 부셔져도 산하는 있어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성에는 봄날이라 초목은 깊어
感時花濺淚(감시화천루) 때에 느낌 꽃조차 흩뿌린 눈물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나뉜 한에 새마저 놀란 마음을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봉홧불은 이어져 석 달을 가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집 편지 값어치는 만금과 같아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흰 머리 긁어대니 다시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헝클려 꽂으려해 비녀 안 꽂혀
江村(강촌) 강마을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유) 말간강물 굽이쳐 마을 감싸 흐르고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긴 여름 강마을엔 일마다 그윽하다
自去自來堂上燕(자거자래당상연) 스스로 갔다오는 집위를 나는 제비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서로가 가까우니 물 가운데 갈매기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늙은 아내 그리니 바둑판이 되었고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어린 아이 두드려 낚싯바늘 만들어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병 많아 써야할건 오로지 약물이니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하찮은몸 이밖에 다시 무얼 바랄까
可惜(가석) 아깝다
花飛有底急(화비유저급) 꽃잎 날아 떨어져 서둘 것 있나
老去願春遲(노거원춘지) 늙어가니 바램은 봄이 더디길
可惜歡娛地(가석환오지) 아까워라 반겨서 노는 곳인데
都非少壯時(도비소장시) 모두는 아니어라 젊은 한때가
寬心應是酒(관심응시주) 너그러운 마음엔 딱히 술이요
遣興莫過詩(견흥막과시) 흥 일게 해 시 보다 나은 게 없지
此意陶潛解(차의도잠해) 이런 뜻을 도잠이 알아냈으니
吾生後汝期(오생후여기) 나의 삶이 뒤라서 너를 따라야
畏人(외인) 사람이 두려워
早花隨處發(조화수처발) 이른 꽃은 곳곳에 피어있는데
春鳥異方啼(춘조이방제) 봄새는 다른데서 울고 있는가
萬里淸江上(만리청강상) 만 리를 올라탔네 맑은 강물에
三年落日低(삼년낙일저) 삼년을 수그러져 저무는 해에
畏人成小築(외인성소축) 사람이 두려워서 작은 집 짓고
褊性合幽棲(편성합유서) 좁은 성품 깊숙이 사는 게 맞아
門徑從榛草(문경종진초) 문 앞길만 좇으니 풀로 우거져
無心待馬蹄(무심대마제) 맘에 없이 기다려 말 발굽소리
春日江村五首1(춘일강촌오수1) 봄날의 강마을
農務村村急(농무촌촌급) 농사일 마을마다 바삐 서둘러
春流岸岸深(춘류안안심) 봄 흘러 언덕마다 봄날은 깊어
乾坤萬里眼(건곤만리안) 하늘땅에 만 리를 바라다보니
時序百年心(시서백년심) 때는 지나 백 년을 지녀온 마음
茅屋還堪賦(모옥환감부) 초가집이 도리어 시 짓기 낫고
桃源自可尋(도원자가심) 무릉도원 저절로 찾을 만하지
艱難昧生理(간난매생리) 어려움에 어두워 살아갈 도리
飄泊到如今(표박도여금) 돌다 닿아 이르니 이제와 같아
春日江村五首2(춘일강촌오수2) 봄날의 강마을
迢遞來三蜀(초체내삼촉) 멀리서 갈마들어 삼촉에 왔네
蹉跎又六年(차타우륙년) 넘어지고 헛디뎌 또 여섯 해가
客身逢故舊(객신봉고구) 나그네 몸이 되어 옛 벗을 만나
發興自林泉(발흥자림천) 흥취 일어 나오니 숲과 샘에서
過懶從衣結(과나종의결) 너무나 나른하여 옷 걸기까지
頻遊任履穿(빈유임리천) 자주 놀아 맡기니 신 닳아빠져
藩籬頗無限(번리파무한) 우거진 울타리가 자못 끝없어
恣意向江天(자의향강천) 마음대로 향하니 강에 하늘을
春日江村五首3(춘일강촌오수3) 봄날의 강마을
種竹交加翠(종죽교가취) 대 심어 서로 더해 푸르른 빛을
栽桃爛漫紅(재도난만홍) 복숭 가꿔 활짝 펴 난만한 붉음
經心石鏡月(경심석경월) 마음 새겨 비치니 돌 거울 달이
到面雪山風(도면설산풍) 얼굴에 와서 닿아 눈 산의 바람
赤管隨王命(적관수왕명) 붉은 피리 따르니 임금의 명을
銀章付老翁(은장부노옹) 은 훈장을 주노니 나든 늙은이
豈知牙齒落(기지아치락) 어찌 알아 이빨이 빠져달아나
名玷薦賢中(명점천현중) 더럽힐 이름 뽑혀 어진이 중에
春日江村五首4(춘일강촌오수4) 봄날의 강마을
扶病垂朱紱(부병수주불) 병든 몸을 붙들어 인끈 드리워
歸休步紫苔(귀휴보자태) 돌아와서 쉬면서 이끼 길 걸어
郊扉存晩計(교비존만계) 들판 집에 있으니 늙어 삶 꾀해
幕府愧羣材(막부괴군재) 막부엔 부끄러운 여러 인재들
燕外晴絲卷(연외청사권) 제비 바깥 날 개여 아지랑이로
鷗邊水葉開(구변수엽개) 갈매기 나는 물에 물풀 잎 열려
鄰家送魚鼈(린가송어별) 이웃집서 보내와 자라 물고기
問我數能來(문아삭능내) 내게 물어 자주로 올 수 있는지
春日江村五首5(춘일강촌오수5) 봄날의 강마을
羣盜哀王粲(군도애왕찬) 무리 도적 슬퍼해 왕찬이란 이
中年召賈生(중년소가생) 해 맞추어 부르셔 가생이란 이
登樓初有作(등루초유작) 누각 올라 비로소 지음이 있어
前席竟爲榮(전석경위영) 자리 앞서 마침내 영예로움 돼
宅入先賢傳(택입선현전) 벼슬에 들어서는 옛 어짊 전해
才高處士名(재고처사명) 재주 높아 이르니 머무는 선비
異時懷二子(이시회이자) 다른 때에 품으니 두 사람 마음
春日復含情(춘일부함정) 봄날이면 또다시 뜻을 머금어
登高(등고) 높이 올라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바람 빨라 하늘 높아 원숭이 애타
渚淸沙白鳥飛蛔(저청사백조비회) 물가 맑고 모래 흰데 새 날아 돌아
無邊落木蕭蕭下(무변낙목소소하) 가없이 지는 잎은 쓸쓸하게 져
不盡長江滾滾來(부진장강곤곤래) 다함없이 긴 강은 흘러흘러 와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만 리에 슬픈 가을 늘 나그네 돼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대) 백년을 병이 많아 홀로 대 올라
艱難苦恨繁霜鬢(간난고한번상빈) 어려움에 쓰린 한 머리 다 희고
潦倒新停濁酒杯(료도신정탁주배) 늙어서 새로 멎네 흐린 술마저
蜀相(촉상) 촉나라 승상 ※孔明 諸葛亮(181∼234) 蜀漢의 丞相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제갈 승상 사당을 어디서 찾나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금관성 밖 잣나무 빽빽한 곳에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섬돌 비친 푸른 풀 절로 봄빛이
隔葉黃鸝空好音(격엽황리공호음) 나뭇잎 뒤 꾀꼬리 좋은 소리가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세 번 찾아 물으니 천하를 꾀해
兩朝開濟老臣心(양조개제노신심) 이대 섬겨 건지니 노신의 마음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군사 내어 못 이겨 몸 먼저 죽어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루만금) 오래도록 영웅에 눈물지게 해
登岳陽樓(등악양루) 악양루에 올라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지난날에 들었네 동정호 호수
今上岳陽樓(금상악양루) 오늘에야 올랐네 악양루 누각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 초나라가 동남에 갈려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땅이 밤낮에 호수에 떴네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가까운 벗 없구나 한 자 소식도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어 병에 있느니 외로운 배에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북녘 말은 아직도 관산 북쪽에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 기대 울어서 눈물로 흘러
獨立(독립) 홀로서서
空外一鷙鳥(공외일지조) 하늘밖엔 한 마리 사나운 새가
河間雙白鷗(하간쌍백구) 강 가운데 짝 이룬 하얀 갈매기
飄颻搏擊便(표요박격편) 회오리 몰아치니 날기가 쉬워
容易往來遊(용이왕내유) 쉽게도 오고가니 노는 놀이라
草露亦多濕(초로역다습) 풀 이슬은 아직도 많이 젖었고
蛛絲仍未收(주사잉미수) 거미줄은 그래서 걷히지 않아
天機近人事(천기근인사) 하늘 기틀 가까워 사람의 일에
獨立萬端憂(독립만단우) 홀로 서니 온갖 일 걱정스러워
戱爲六絶 1(희위륙절1) 놀이를 하다 여섯 절구 1
庾信文章老更成(유신문장노갱성) 유신의 글 늙어서 다시 이루고
凌雲健筆意縱橫(능운건필의종횡) 구름 넘듯 붓 튼실 뜻함 온데로
今人嗤點流傳賦(금인치점류전부) 요즘 이 웃음거리 들리는 글은
不覺前賢畏後生(불각전현외후생) 앞선 어짊 못 깨쳐 후생 두려워
※庾信(513∼581)梁 육조시대 최후를 장식하는 시인
戱爲六絶 2(희위륙절2) 놀이를 하다 여섯 절구 2
楊王盧駱當時體(양왕노락당시체) 양왕에 노락으로 그때의 글을
輕薄爲文哂未休(경박위문신미휴) 얄팍하게 글 지어 비웃길 못나
爾曹身與名俱滅(이조신여명구멸) 너희들 몸과 이름 다 사라지나
不廢江河萬古流(불폐강하만고류) 그침 않아 강물은 만고에 흘러
※楊王盧駱: 楊炯 王勃 盧照隣 駱賓王 初唐四傑
戱爲六絶 3(희위륙절3) 놀이를 하다 여섯 절구 3
縱使盧王操翰墨(종사노왕조한묵) 노조린과 왕발의 글씨를 살펴
劣於漢魏近風騷(열어한위근풍소) 한위에는 못 미쳐 놀이 가까워
龍文虎脊皆君馭(용문호척개군어) 용문 호척 모두다 임금이 부려
歷塊過都見爾曹(역괴과도견이조) 흙 밟아 지나치니 너희를 볼까
※盧照隣(635∼689): 初唐四傑 ※王勃: 初唐四傑 藤王閣序(四六駢儷體)
````風騷: 詩經의 國風과 楚辭의 離騷, 멋스러운 놀이, 자태가 요염함
````龍文 虎脊: 명마의 이름
戱爲六絶 4(희위륙절4) 놀이를 하다 여섯 절구 4
才力應難跨數公(재력응난과수공) 재주와 힘 어려워 몇 분을 넘기
凡今誰是出群雄(범금수시출군웅) 이제는 누구일까 뭇 이에 으뜸
或看翡翠蘭苕上(혹간비취난초상) 때론 보여 물총새 난초 갈대 위
未掣鯨魚碧海中(미체경어벽해중) 못 끌어내 고래는 푸른 바다 속
戱爲六絶 5(희위륙절5) 놀이를 하다 여섯 절구 5
不薄今人愛古人(불박금인애고인) 이제사람 안 얇아 옛 사람 아껴
淸詞麗句必爲隣(청사려구필위린) 맑은 글 고운 구절 꼭 이웃삼아
竊攀屈宋宜方駕(절반굴송의방가) 굴원 송옥 다잡아 마침 올라타
恐與齊梁作後塵(공여제량작후진) 아마도 제 양나라 뒤엔 티끌로
※屈原(BC343∼BC278)楚 漁父辭 ※宋玉(BC290∼BC222)楚 九辨 招魂
戱爲六絶 6(희위륙절6) 놀이를 하다 여섯 절구 6
未及前賢更勿疑(미급전현갱물의) 못 미쳐 앞 어진이 다신 의심 마
遞相祖述復先誰(체상조술부선수) 번갈아 서로 베껴 누가 앞서랴
別裁僞體親風雅(별재위체친풍아) 거짓은 따로 잘라 풍아 가까워
轉益多師是汝師(전익다사시여사) 구를수록 많은 이 이가 네 스승
※風雅: 詩經의 國風 大雅 小雅, 詩文, 멋
卜居(복거) 가려 살다
浣花流水水西頭(완화유수수서두) 꽃 씻어 흐르는 물 물 서쪽 머리
主人爲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유) 터 잡으니 숲속 못 그윽한 데를
已知出郭少塵事(이지출곽소진사) 이미 아니 성 나와 티끌 일 적고
更有澄江銷客愁(갱유징강소객수) 다시 있어 맑은 강 시름을 씻어
無數蜻蜓齊上下(무수청정제상하) 셀 수없는 잠자리 위아래 날고
一雙鸂鶒對沈浮(일쌍계칙대침부) 한 쌍 물닭 마주해 잠겼다 뜨네
東行萬里堪乘興(동행만리감승흥) 동쪽 가니 만리교 흥을 돋울 만
須向山陰上小舟(수향산음상소주) 때론 향해 산 뒤로 작은 배 올라
飮中八仙歌(음중팔선가) 술에 여덟 신선 노래
※韻字 先 : 船眠天涎泉錢川賢年天前前禪篇眠船仙傳前煙然筵
知章騎馬似乘船(지장기마사승선) 지장은 말을 타도 배를 탄 듯이
眼花落井水底眠(안화낙정수저면) 눈앞 아련 떨어져 우물바닥 잠
汝陽三斗始朝天(여양삼두시조천) 여양은 서 말술에 조정에 나가
道逢麯車口流涎(도봉국거구류연) 누룩수레 만난 길 군침을 흘려
恨不移封向酒泉(한불이봉향주천) 한스러움 못 옮겨 주천의 벼슬
左相日興費萬錢(좌상일흥비만전) 좌상은 하루 유흥 씀씀이 만 전
飮如長鯨吸百川(음여장경흡백천) 큰 고래 마시듯 해 백 천의 물로
銜杯樂聖稱避賢(함배락성칭피현) 술잔 받아 청주로 탁주는 말고
宗之瀟灑美少年(종지소쇄미소년) 종지는 뿌려 씻은 멋진 미소년
擧觴白眼望靑天(거상백안망청천) 술잔 들고 흘겨봐 푸른 하늘을
皎如玉樹臨風前(교여옥수임풍전) 달빛 밝아 옥 나무 바람에 앞서
蘇晋長齋繡佛前(소진장재수불전) 소진은 오랜 재계 부처님 전에
醉中往往愛逃禪(취중왕왕애도선) 술에 취해 이따금 참선 즐긴대
李白一斗詩百篇(이백일두시백편) 이백은 한 말술에 백편의 시를
長安市上酒家眠(장안시상주가면) 장안에 저자거리 술집서 잠을
天子呼來不上船(천자호래불상선) 천자가 오라는데 배에 안 올라
自稱臣是酒中仙(자칭신시주중선) 스스로 일컫기를 술 속의 신선
張旭三杯草聖傳(장욱삼배초성전) 장욱은 석 잔 마셔 초서의 성인
脫帽露頂王公前(탈모노정왕공전) 모자 벗어 맨머리 왕공들 앞에
揮毫落紙如雲煙(휘호락지여운연) 붓 휘둘러 종이에 구름연기라
焦遂五斗方卓然(초수오두방탁연) 초수는 다섯 말술 마침내 신명
高談雄辯驚四筵(고담웅변경사연) 높은 얘기 힘준 말 온 자리 놀래
野望(야망) 커다란 바램
淸秋望不極(청추망부극) 맑은 가을 바라니 끝이 없어라
迢遞起層陰(초체기층음) 멀리 갈아 일어나 켜켜 구름이
遠水兼天淨(원수겸천정) 머나먼 물 아울러 하늘도 깨끗
孤城隱霧深(고성은무심) 외로운 성 숨으니 안개가 깊어
葉稀風更落(섭희풍경낙) 나뭇잎 드문 한데 바람에 또 져
山逈日初沈(산형일초침) 산은 멀어 지는 해 비로소 잠겨
獨鶴歸何晩(독학귀하만) 홀로 학 돌아옴은 어찌 늦는가
昏鴉已滿林(혼아이만림) 밤 까마귀 어느새 숲에 가득 차
螢火(형화) 반딧불
幸因腐草出(행인부초출) 다행히도 썩은 풀 풀에서 나와
敢近太陽飛(감근태양비) 함부로 가까이해 태양에 날아
未足臨書卷(미족림서권) 아니 되지 이르기 문서책에는
時能點客衣(시능점객의) 때론 하니 번쩍여 나그네 옷에
隨風隔幔小(수풍격만소) 바람 따라 가리어 휘장에 작아
帶雨傍林微(대우방림미) 비를 둘러 곁에서 수풀에 숨어
十月淸霜重(십월청상중) 시월 달은 거듭해 맑은 서리가
飄零何處歸(표령하처귀) 떠돌다가 어디로 돌아가는가
蒹葭(겸가) 갈대
摧折不自守(최절부자수) 꺾이니 못하는 게 스스로 지킴
秋風吹若何(추풍취약하) 가을바람 불어와 어찌 하려나
暫時花戴雪(잠시화대설) 짧은 때를 꽃들은 눈을 이고서
幾處葉沈波(기처엽침파) 몇몇 곳에 잎들은 물결에 빠져
體弱春苗早(체약춘묘조) 몸집은 여린데도 봄 싹은 일찍
叢長夜露多(총장야로다) 떨기 길어 밤에는 이슬이 많아
江湖後搖落(강호후요락) 강과 호수 뒤에서 흔들려 흩여
亦恐歲蹉跎(역공세차타) 또한 걱정 세월을 잘못 디딜까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며
戍鼓斷人行(수고단인행) 수루의 북소리에 발길이 끊겨
邊秋一雁聲(변추일안성) 변방가을 한 마리 기러기 소리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이슬이 희어지니 오늘밤부터
月是故鄉明(월시고향명) 이 달은 밝으리니 고향에서도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아우는 다 있어도 갈려 흩어져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물어볼 집이 없어 살고 죽고를
寄書長不達(기서장부달) 글 부쳐 오래도록 닿지 못하니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하물며 아니 그쳐 아직도 병란
得舍弟消息(득사제소식) 아우 소식을 들어
風吹紫荊樹(풍취자형수) 바람은 불어오니 작살나무에 ※紫荊花
色與春庭暮(색여춘정모) 빛 더불어 봄 뜰도 저물어간다
花落辭故枝(화락사고지) 꽃이 질 때 떠나니 오래된 가지
風回反無處(풍회반무처) 바람 돌아 도리어 머문 곳 없어
骨肉恩書重(골육은서중) 형제로 고마운 글 편지 소중해
漂泊難相遇(표박난상우) 떠돌아 다니느라 서로 못 만나
猶有淚成河(유유루성하) 마치 눈물 흐름이 강물을 이뤄
經天復東注(경천부동주) 하늘 지나 또다시 동으로 흘러
喜雨(희우) 반가운 비
南國旱無雨(남국한무우) 남쪽나라 가물어 비 소식 없어
今朝江出雲(금조강출운) 오늘아침 강가에 구름이 일어
入空纔漠漠(입공재막막) 하늘은 보아하니 막막하더니
灑逈已紛紛(쇄형이분분) 흩뿌려 멀리 이미 어지러워라
巢燕高飛盡(소연고비진) 둥지제비 높게는 날기를 다해
林花潤色分(림화윤색분) 숲속 꽃은 젖어서 빛깔 나누네
晩來聲不絶(만래성부절) 늦게 와도 빗소리 아니 끊기어
應得夜深聞(응득야심문) 그러니 밤 깊어도 들리겠구나
春夜喜雨(춘야희우) 봄밤에 반가운 비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알아서 시절에 맞아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봄을 맞아 이렇게 피고 자라지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바람을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만물 적셔 가늘게 소리도 없이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들판 길에 구름은 함께 어둡고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강에 배엔 불빛이 혼자 반짝여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새벽에 쳐다보니 붉게 젖은 땅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꽃은 활짝 피었네 금관성에는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리심상견) 기왕의 저택에서 늘 찾아 만나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최구의 집 앞에서 몇 번을 들어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바로 이건 강남의 풍경이 좋아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꽃 지는 시절인데 또 그댈 만나
空囊(공낭) 빈주머니
翠柏苦猶食(취백고유식) 푸른 잣 잎 쓰지만 오히려 먹어
晨霞高可餐(신하고가찬) 새벽노을 높아도 먹을 수 있네
世人共鹵奔(세인공로분) 세상사람 다 같이 거치게 달려
吾道屬艱難(오도속간난) 나의 길은 엮이니 힘든 어려움
不爨井晨凍(불찬정신동) 불을 못 때 우물물 새벽에 얼어
無衣牀夜寒(무의상야한) 옷이 없어 잠자리 밤이 추워라
囊空恐羞澀(낭공공수삽) 주머니 비면 걱정 부끄럼 떫음
留得一錢看(유득일전간) 남겨두니 한 푼을 보고만 있네
佳人(가인) 아름다운 사람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있으니 세상없는 아름다운 이 ※絶世佳人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숨어서 살고 있어 텅 빈 산골에
自云良家子(자운양가자) 스스로 이르기를 양가집 자식
零落依草木(영락의초목) 집안 쫄딱 기대니 풀에 나무에
關中昔喪亂(관중석상난) 관중에 지난날에 죽는 난리에
兄弟遭殺戮(형제조살륙) 형제자매 당하니 죽게 되었네
官高何足論(관고하족론) 벼슬이 높았어도 어찌 따지랴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거두지 못했으니 식구들 골육
世情惡衰歇(세정오쇠헐) 세상인심 싫어해 말라 여윔을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온갖 일에 따르니 촛불 흔들려
夫婿輕薄兒(부서경박아) 남편이란 어쩌나 얄팍하여서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새사람이 좋다네 옥같이 여겨
合昏尙知時(합혼상지시) 합혼목은 오히려 때를 알고서 ※자귀나무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원앙새는 못 하니 혼자 잠자기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다만 보니 새사람 웃음만 보고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어찌 들어 옛사람 울음소리는
在山泉水淸(재산천수청) 산에 있는 샘물은 맑다하지만
出山泉水濁(출산천수탁) 산을 나서 샘물은 흐려진다오
侍婢賣珠回(시비매주회) 몸종이 구슬 팔아 돌아왔기에
牽蘿補茅屋(견라보모옥) 덩굴 끌어 고치네 띠풀 초가집
摘花不揷發(적화불삽발) 꽃을 따서 꽂아도 아니 핀 꽃을
采柏動盈掬(채백동영국) 잣을 따도 움직여 한 움큼 가득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날 추워 푸른 소매 엷어 보이나
日暮倚修竹(일모의수죽) 해 지도록 기대어 대나무 숲에
貧交行(빈교행) 가난한 사귐
番手作雲覆手雨(번수작운복수우) 손 엎어 구름 지어 뒤집어 비로
紛紛世事何須數(분분세사하수수) 어지러운 세상일 어찌 꼭 헤랴
不見管鮑貧時交(불견관포빈시교) 못 보았나 관포의 가난한 사귐
此道今人棄如土(차도금인기여토) 이 도리 이제사람 흙 버리듯 해
贈李白(증이백) 이백에게
秋來相顧尙飄蓬(추래상고상표봉) 가을 와 서로 돌봐 떠돌이라니
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아니 이뤄 단사를 갈홍 부끄러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아픔 마셔 미쳐 노래 헛 보낸 나날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날아올라 날뛰니 누굴 위해서
春日憶李白(춘일억이백) 봄날 이백을 생각하며
白也詩無敵(백야시무적) 이백에겐 시로서 맞설 이 없어
飄然思不群(표연사불군) 휘몰아쳐 생각에 떼 짓지 않아
淸新庾開府(청신유개부) 맑으면서 새롭기 유개부이며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뛰어나며 숨기는 포참군이라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위수 북녘 봄날로 나무는 무성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장강 동쪽 해는 져 구름만 떴네
何時一樽酒(하시일준주) 어느 때면 한 동이 술을 마시며
重與細論文(중여세논문) 다시 함께 더불어 글을 논하나
石壕吏(석호리) 석호의 관리
暮投石壕村(모투석호촌) 저물어 묵어 석호촌에서
有吏夜捉人(유리야착인) 아전 있어서 사람 잡는 밤
老翁踰牆走(노옹유장주) 늙은 할아비 담 넘어 달려
老婦出門看(노부출문간) 늙은 할머니 문 나가 보네
吏呼一何怒(리호일하노) 아전 소리쳐 어찌 성을 내
婦啼一何苦(부제일하고) 할머니 울음 어찌 괴로워
聽婦前致詞(청부전치사) 할머니 나가 하는 말 들어
三男鄴城戍(삼남업성수) 세 아들 나간 업성 수자리
一男附書至(일남부서지) 한 아들 부쳐 편지 이르러
二男新戰死(이남신전사) 두 아들 죽어 새론 싸움에
存者且偸生(존자차투생) 산 녀석 또한 훔쳐 살아가
死者長已矣(사자장이의) 죽은 놈 길이 그만인 거지
室中更無人(실중갱무인) 집안에 다시 사람은 없고
惟有乳下孫(유유유하손) 오직 있으니 젖먹이 손자
有孫母未去(유손모미거) 젖먹이 있어 어미는 못 가
出入無完裙(출입무완군) 나들이 없어 온전한 치마
老嫗力雖衰(노구력수쇠) 늙은 할미 힘 비록 여리나
請從吏夜歸(청종리야귀) 아전 매달려 밤에 가자고
急應河陽役(급응하양역) 서둘러 닿아 하양 수자리
猶得備晨炊(유득비신취) 오히려 갖춰 새벽밥 짓기
夜久語聲絶(야구어성절) 밤은 오래되 말소리 그쳐
如聞泣幽咽(여문읍유열) 들릴 듯 울음 깊은 흐느낌
天明登前途(천명등전도) 날은 밝아서 갈 길에 올라
獨與老翁別(독여노옹별) 떠나 혼자 돼 늙은 할아비
잠삼
岑參(715~770)唐 岑嘉州集
題蒼頡造字臺(제창힐조자대) 창힐의 조자대에 제하다
野寺荒臺晩(야사황대만) 들에 절 거친 누대 저물어가고
寒天古木悲(한천고목비) 추운 날씨 옛 나무 서글프기만
空階有鳥跡(공계유조적) 빈 섬돌에 있으니 새의 발자국
猶似造書時(유사조서시) 마치 같아 글자를 만들던 그 때
見渭水思秦川(견위수사진천) 위수를 보면서 진천을 생각
渭水東流去(위수동류거) 위수 물 동쪽으로 흘러가는데
何時到雍州(하시도옹주) 언제면 옹주 땅에 닿아 이를까
憑添兩行淚(빙첨양행루) 기대어 보태어서 두 줄기 눈물
寄向故園流(기향고원류) 부쳐 보내 고향에 물결 흐름에
山房春事(산방춘사) 산방의 봄일
梁園日暮亂飛鴉(양원일모난비아) 양원에 해는 지고 까마귀 날아
極目蕭條三兩家(극목소조삼양가) 눈 닿는 끝 쓸쓸해 두어 채 집이
庭樹不知人去盡(정수부지인거진) 뜰 나무 알지 못해 사람 다 떠나
春來還發舊時花(춘래환발구시화) 봄이 오면 다시 펴 지난시절 꽃
春夢(춘몽) 봄꿈
洞房昨夜春風起(동방작야춘풍기) 동방화촉 어젯밤 봄바람 일어
遙憶美人湘江水(요억미인상강수) 멀리 그려 고운 이 상강물가에
枕上片時春夢中(침상편시춘몽중) 베갯머리 토막 잠 봄꿈 가운데
行盡江南數千里(행진강남수천리) 다 다니니 강남을 몇 천리 길을
苜蓿峯寄家人(목숙봉기가인) 목숙봉에서 집사람에게
苜蓿峯邊逢立春(목숙봉변봉입춘) 목숙봉 두루 둘러 입춘을 맞아
葫蘆河上淚霑巾(호로하상루점건) 호로하 강위에서 눈물 적신다
閨中只是空相憶(규중지시공상억) 아낙 안방 다만이 헛된 그리움
不見沙場愁殺人(불견사장수살인) 보지 못해 모래 벌 죽이는 시름
玉關寄長安主簿(옥관기장안주부) 옥관서 장안 주부에게 부치며
東去長安萬里餘(동거장안만리여) 동으로 장안까지 만 리가 넘어
故人那惜一行書(고인나석일행서) 오랜 벗 어찌 아껴 한 줄 편지를
玉關西望腸堪斷(옥관서망장감단) 옥관서 서쪽 보니 애가 끊일 듯
況復明朝是歲除(황부명조시세제) 하물며 내일 아침 한 해 끝이라
寄左省杜拾遺(기좌생두습유) 좌성의 두섭유에게 보내다
聯步趨丹陛(련보추단폐) 잇달아 걸어 나아간 벼슬
分曹限紫微(분조한자미) 관아 달라서 자미궁까지
曉隨天仗入(효수천장입) 아침엔 좇아 지킴에 들어
暮惹御香歸(모야어향귀) 저녁에 이끎 궁궐 향에 와
白髮悲花落(백발비화낙) 흰머리 슬퍼 꽃이 짐이라
靑雲羨鳥飛(청운선조비) 푸른 꿈 바램 새로 날아가
聖朝無闕事(성조무궐사) 임금님 조정 나랏일 없어
自覺諫書稀(자각간서희) 스스로 알아 간언 드물어
蜀葵花(촉규화) 접시꽃
昨日一花開(작일일화개) 어제 꽃 하나 피고
今日一花開(금일일화개) 오늘 꽃 하나 피네
今日花正好(금일화정호) 오늘 꽃 참 좋은데
昨日花已老(작일화이노) 어제 꽃 이미 시들
行軍九日思長安故園(행군구일사장안고원)
중양절 군에서 장안의 고향을 생각하며
强欲登高去(강욕등고거) 억지로 가니 산에 오르려
無人送酒來(무인송주래) 아무도 없어 술을 보내 올
遙憐故園菊(요련고원국) 멀리 아쉬운 고향땅 국화
應傍戰場開(응방전장개) 마주친 곁은 싸움터 펼쳐
가지
幼隣 賈至(718~772)唐
春思(춘사) 봄날에 생각
草色靑靑柳色黃(초색청청류색황) 풀 빛깔 푸릇푸릇 버들 빛 노랑
桃花歷亂李花香(도화력란이화향) 복사꽃 어지러이 오얏꽃 내음
東風不爲吹愁去(동풍불위취수거) 봄바람이 못하니 시름 실어감
春日偏能惹恨長(춘일편능야한장) 봄날은 한다는 게 한을 끌어내
岳陽樓重宴別王八員外貶長沙(악양루중연별왕팔원외폄장사)
악양루에서 거듭 잔치 열어 왕팔 원외가 장사로 좌천 돼 보내며
江路東連千里湖(강로동연천리호) 강둑 길 동쪽 이어 천리 호수에
靑雲北望紫微遙(청운북망자미요) 청운에 북쪽 바램 궁성은 아득
莫道巴陵湖水闊(막도파릉호수활) 말을 마라 파릉 땅 호수 넓다며
長沙南畔更蕭條(장사남반갱소조) 장사 땅 남쪽 두둑 더욱 쓸쓸해
送李侍郞赴常州(송이시랑부상주) 상주로 부임하는 이시랑을 보내며
雪晴雲散北風寒(설청운산북풍한) 눈 개여 구름 흩여 북풍 차가워
楚水吳山道路難(초수오산도로난) 초나라 물 오국 산 길은 어려워
今日送君須盡醉(금일송군수진취) 오늘에 그대 보내 모쪼록 취해
明朝相憶路漫漫(명조상억로만만) 밝을 아침 생각해 길은 아득해
전기 大曆十才子의 필두
仲文 錢起(722~780?)唐 錢考功集
題崔逸人山亭(제최일인산정) 최일인의 산속 정자에서
藥俓深紅蘚(약경심홍선) 약초 길 깊어 붉은 이끼로
山窓滿翠微(산창만취미) 산에 창 가득 푸른 산기운
羨君花下醉(선군화하취) 그대 부러워 꽃 아래 취해
胡蝶夢中飛(호접몽중비) 호랑나비 돼 꿈속을 날아
石井(석정) 돌우물
片霞照石井(편하조석정) 조각 노을에 돌우물 비쳐
泉底桃花紅(천저도화홍) 샘물 아래는 복사꽃 붉어
那知幽石下(나지유석하) 어찌 알리오 깊은 바위 밑
不與武陵通(불여무릉통) 아니 함께해 무릉 땅 뚫려
題溫處士山居(제온처사산거) 온 처사 산에 살아
誰知白雲外(수지백운외) 누가 알아서 흰 구름 밖을
別有綠蘿春(별유녹라춘) 따로 있느니 푸른 넝쿨 봄
苔繞溪邊徑(태요계변경) 이끼 얽혀서 시냇가 길에
花深洞里人(화심동리인) 꽃이 깊어서 골 마을 사람
逸妻看種藥(일처간종약) 느긋한 아내 약초 심기 봐
稚子伴乘綸(치자반승륜) 어린아이는 낚시 함께 가
穎上逃堯者(영상도요자) 영수 물 위로 숨은 높은 이
何如此養眞(하여차양진) 어떻게 이런 참을 기르랴
暮春歸故山草堂(모춘귀고산초당) 늦봄에 고향 산의 초당에 돌아와
谷口春殘黃鳥稀(곡구춘잔황조희) 골짝어귀 봄 남겨 꾀꼬리 드문
辛夷花盡杏花飛(신이화진행화비) 목련꽃 다 떨어져 살구꽃 날려
始憐幽竹山窓下(시련유죽산창하) 가엾기 그윽한 대 산에 창 아래
不改淸陰待我歸(불개청음대아귀) 안 고쳐 맑은 그늘 내 오길 바래
闕下贈裵舍人(궐하증배사인) 궐 아래 배사인에게 드리며
二月黃鸝飛上林(이월황리비상림) 이월에 꾀꼬리는 상림을 날아
春城紫禁曉陰陰(춘성자금효음음) 봄 궁성 임금 꺼려 새벽이 자욱
長樂鐘聲花外盡(장락종성화외진) 장락전 종소리는 꽃 너머 다해
龍池柳色雨中深(용지류색우중심) 용지못 버들 빛은 비속에 짙어
陽和不散窮途恨(양화불산궁도한) 볕 따뜻 아니 풀려 막힌 길 탓해
宵漢長懸捧日心(소한장현봉일심) 은하수 길게 달려 해 받든 마음
獻賦十年猶未遇(헌부십년유미우) 글 올려 십년 지나 아직 아니 봬
羞將白髮對華簪(수장백발대화잠) 부끄런 흰머리로 귀인 맞을까
고황 華陽眞逸 逸品畫家 顧生과 동일인
逋翁 顧況(727?~815?)唐 華陽集3권
憶番陽舊遊(억번양구유) 번양에서 옛 놀이 떠올리며
悠悠南國思(유유남국사) 아득한 남쪽나라 생각이 나서
夜向江南泊(야향강남박) 밤 되도록 강남에 배를 대었네
楚客斷腸時(초객단장시) 초나라 나그네는 애를 끊는 때
月明楓子落(월명풍자락) 달 밝아 단풍들어 열매 떨어져
過山農家(과산농가) 산 속 농가를 지나며
板橋人渡泉聲(판교인도천성) 널다리 사람 건너 샘물 소리가
茅簷日午鷄聲(모첨일오계성) 띠 지붕 한낮 해에 닭 우는 소리
莫嗔焙茶煙暗(막진배다연암) 성내지마 차 덖어 연기 캄캄해
却喜曬穀天晴(각희쇄곡천청) 멎어 기뻐 곡식 쫴 하늘 개이니
登樓望水(등루망수) 누각에 올라 강물을 바라보며
鳥啼花發柳含煙(조제화발류함연) 새 울어 꽃이 피고 버들은 안개 담아
擲却風光憶少年(척각풍광억소년) 던져 멎은 바람 빛 어린 시절 생각나
更上高樓望江水(갱상고루망강수) 다시 오른 높은 루 강물을 바라보니
故鄕何處一歸船(고향하처일귀선) 고향이 어디인지 돌아가는 배 한 척
이단 大曆十才子
正己 李端(732~792)唐
蕪城懷古(무성회고) 무성에서 옛날을 떠올리며
風吹地上樹(풍취지상수) 바람이 불어 땅 위 나무에
草沒城邊路(초몰성변로) 풀에 묻히니 성 곁에 길이
城裡月明時(성리월명시) 성 안에 달이 밝은 때이면
精靈自來去(정령자래거) 만물의 신령 절로 오고가
長信宮(장신궁) 장신궁
金壺漏盡禁門開(금호루진금문개) 금단지 물이 다 새 닫힌 문 열려
飛燕昭陽侍寢回(비연소양시침회) 조비연 소양전서 잠자리 모셔
隨分獨眠秋殿裏(수분독면추전리) 분수 따라 홀로 잠 가을 전각 속
遙聞笑語自天來(요문소어자천래) 멀리 들려 웃음 말 하늘로부터
※金壺: 물시계 禁門: 대궐 문
※趙飛燕(?~BC1) 前漢 成帝의 후 趙臨의 딸 본명은 宜主 시호는 孝成皇后
맹교
東野 孟郊(751~814)唐 孟東野集
自惜(자석) 스스로 가여워
傾盡眼中力(경진안중력) 기울여 다해 눈 가운데 힘
抄詩過與人(초시과여인) 시를 뽑음에 남 함께 지나
自悲風雅老(자비풍아로) 스스로 슬퍼 풍류도 늙어
恐被巴竹嗔(공피파죽진) 아마 입을까 파 땅 죽지사
※竹枝詞: 樂府詩의 하나 원래 파유(巴歈)지역 일대에 유포된 民歌
聞砧(문침) 다듬이 소리 들으며
杜鵑聲不哀(두견성불애) 두견새 울음이야 슬프지 않지
斷猿啼不切(단원제부절) 원숭이 끊는 울음 서럽지 않아
月下誰家砧(월하수가침) 달 아래 뉘 집인가 다듬이 소리
一聲腸一絶(일성장일절) 한 소리에 애간장 한번 끊으니
杵聲不爲客(저성불위객) 나그네 되게 안 해 방망이 소리
客聞髮自白(객문발자백) 듣자니 머리털이 절로 희어져
杵聲不爲衣(저성불위의) 콩콩 소리 되느니 옷이 아니라
欲令遊子歸(욕령유자귀) 하게 돼 떠도는 이 돌아가게 해
烈女操(열녀조) 열녀의 절개
梧桐相待老(오동상대로) 오동나무 서로가 같이 늙기를
鴛鴦會雙死(원앙회쌍사) 원앙새는 함께해 같이 죽기를
貞女貴殉夫(정녀귀순부) 곧은 여인 따라감 높이 받들어
捨生亦如此(사생역여차) 삶을 버림 저토록 이와 같아라
波瀾誓不起(파란서불기) 물결 일어 다짐해 일지 않기를
妾心井中水(첩심정중수) 아내 마음 우물 안 물이라 겠네
遊子吟(유자음) 집 떠나는 아들의 노래
慈母手中線(자모수중선) 자애로운 어머니 손 안의 실로
遊子身上衣(유자신상의) 길 떠나는 아들에 몸에 입힐 옷
臨行密密縫(임행밀밀봉) 가기 앞서 꼼꼼히 꿰매시는 건
意恐遲遲歸(의공지지귀) 행여 걱정 더디게 돌아올까 봐
誰言寸草心(수언촌초심) 누가 말해 자그만 여린 풀 마음
報得三春暉(보득삼춘휘) 갚을거나 삼월 봄 따사한 햇살
洛橋晩望(낙교만망) 낙교의 저문 바램
天津橋下氷初結(천진교하빙초결) 천진교 다리아래 첫얼음 얼어
洛陽陌上人行絶(낙양맥상인행절) 낙양의 거리 위로 사람 발 끊겨
楡柳蕭疏樓閣閑(유류소소누각한) 느릅 버들 썰렁해 누각만 덜렁
月明直見嵩山雪(월명직견숭산설) 달이 밝아 바로 봬 숭산의 눈이
秋夕貧居述懷(추석빈거술회) 추석날 가난한 삶을 말하다
臥冷無遠夢(와냉무원몽) 찬방 누워도 먼 꿈은 없어
聽秋酸別情(청추산별정) 가을을 들어 떠남 뜻 쓰려
高枝低枝風(고지저지풍) 높고 낮으나 가지에 바람
千葉萬葉聲(천엽만엽성) 천에 만이라 나뭇잎 소리
淺井不供飮(천정불공음) 얕은 우물은 마시지 못해
瘦田長廢耕(수전장폐경) 메마른 밭은 오래 묵혀둬
今交非古交(금교비고교) 요즘 사귐은 옛 사귐 아냐
貧語聞皆輕(빈어문개경) 가난한 이 말 다 흘려들어
장계
張繼(753~?)唐
寄鄭員外(기정원외) 정원외에게 부치며
經月愁聞雨(경월수문우) 달을 지내며 빗소리 시름
新年苦憶君(신년고억군) 새해 괴로움 그대 생각에
何時共登眺(하시공등조) 어느 때 함께 올라 바랄까
整屐待晴雲(정극대청운) 나막신 두니 구름 갬 맞아
山家(산가) 산골의 집
板橋人渡泉聲(판교인도천성) 널다리 사람 건너 샘물소리가
茅檐日午鷄鳴(모첨일오계명) 초가처마 한낮에 닭이 우는데
莫嗔焙茶煙暗(막진배다연암) 성내지마 차 덖어 연기가 까매
卻喜曬谷天晴(각희쇄곡천청) 되레 기뻐 해든 골 하늘 개이니
楓橋夜泊(풍교야박) 풍교의 밤에 배를 대어
月落烏啼霜滿天(월락오제상만천) 달은 져 까악 울음 서리 찬 날씨
江楓漁火對愁眠(강풍어화대수면) 강바람에 고깃불 시름에 졸아
姑蘇城外寒山寺(고소성외한산사) 고소성 바깥으로 한산사에서
夜半鐘聲到客船(야반종성도객선) 한밤에 종소리가 객선에 닿아
장적
張籍(768~830)唐
秋思(추사) 가을에 생각
洛陽城裏見秋風(낙양성리견추풍) 낙양성 성안에서 가을바람 쏘임에
欲作家書意萬重(욕작가서의만중) 집에 편지 쓰고자 뜻만만 겹이어라
復恐悤悤說不盡(부공총총설부진) 다시해 이만줄임 할 말다 못했을까
行人臨發又開封(행인임발우개봉) 가는이 가려는데 다시 열어 살피네
※낙양성은 중국 하남성에 있는 성으로 후당의 도읍지
與賈島閒遊(여가도한유) 가도와 한가하게 놀다
水北原南草色新(수북원남초색신) 물 북녘 들 남쪽에 풀빛 새로워
雪消風暖不生塵(설소풍난불생진) 눈 녹아 바람 따뜻 먼지 안 일어
城中車馬應無數(성중거마응무수) 성안엔 수레 말들 셀 수 없는데
能解閑行有幾人(능해한행유기인) 한가한 걸음 알 이 몇이나 있나
寄西峰僧(기서봉승) 서봉 스님에게
松暗水涓涓(송암수연연) 솔숲은 어둑해도 물은 졸졸졸 시내연
夜凉人未眠(야량인미면) 밤이 서늘 사람은 잠을 못 들어
西峰月猶在(서봉월유재) 서쪽에 봉우리엔 달 아직 떠서
遙憶草堂前(요억초당전) 아득히 떠올리니 초가집 앞을
春別曲(춘별곡) 봄날을 보내며
長江春水綠堪染(장강춘수록감염) 긴 장강에 봄물은 물들인 푸름
荷葉出水大如錢(하엽출수대여전) 연잎은 물에 나온 큰 동전이라
江頭橋樹君自種(강두교수군자종) 강가 다리 나무는 그대가 심어
那不長繫木蘭船(나부장계목란선) 어찌 오래 못 매둬 목란선일랑
閑行(한행) 한가히 걸으며
老身不許人間事(노신불허인간사) 늙은 몸이 안 들여 세상사는 일
野寺秋晴每獨過(야사추청매독과) 들 절에 개인 가을 늘 혼자 걸어
病眼較來猶斷酒(병안교래유단주) 앓는 눈 생각하여 아직 술 끊어
却嫌行處菊花多(각혐행처국화다) 싫다하니 닿는 곳 국화가 많아
感春(감춘) 봄을 느끼며
遠客悠悠任病身(원객유유임병신) 먼 나그네 아득해 병든 몸으론
誰家池上又逢春(수가지상우봉춘) 누구 집 연못 위에 또 봄을 맞나
明年各自東西去(명년각자동서거) 이듬해 서로 따로 동서로 떠나
此地看花是別人(차지간화시별인) 이 땅에서 꽃을 봐 다른 사람이
沒蕃故人(몰번고인) 번에서 죽은 오랜 벗
前年伐月支(전년벌월지) 지난 해 치니 월지국 나라
城下沒全師(성하몰전사) 성 아래 죽어 군사 모조리
蕃漢斷消息(번한단소식) 번과 한나라 소식이 끊겨
死生長別離(사생장별리) 죽음과 삶에 긴 헤어짐이
無人收廢帳(무인수폐장) 거둘 이 없어 버려진 막사
歸馬識殘旗(귀마식잔기) 돌아온 말에 남긴 기 알아
欲祭疑君在(욕제의군재) 제 지내려도 그대 산 듯해
天涯哭此時(천애곡차시) 하늘 끝 울어 여기 이때에
※중앙아시아에 있던 나라 北天竺
江南曲(강남곡) 강남곡
江南人家多橘樹(강남인가다귤수) 강남엔 집집마다 귤나무 많아
吳姬舟上織白紵(오희주상직백저) 오 여인 배 위에서 흰 모시 짜지
土地卑濕饒蟲蛇(토지비습요충사) 땅이 낮아 축축해 벌레 뱀 많아
連木爲牌入江住(연목위패입강주) 나무 이어 뗏목에 강물에 살지
江村亥日常爲市(강촌해일상위시) 강마을 해의 날에 늘 장이 서니
落帆渡橋來浦裡(낙범도교내포리) 돛 내려 다리 건너 포구에 오지
靑莎覆城竹爲屋(청사복성죽위옥) 향부자 가득한 성 대나무 집에
無井家家飮潮水(무정가가음조수) 우물 없어 집집이 강물 마시지
長干午日沽春酒(장간오일고춘주) 장간 지방 대낮에 봄 술을 팔아
高高酒旗懸江口(고고주기현강구) 높이도 주막 깃발 걸린 강어귀
倡樓兩岸臨水柵(창루양안림수책) 기생집 양 언덕에 물 울짱 앞에
夜唱竹枝留北客(야창죽지류배객) 밤에 불러 죽지사 북방객 잡지 竹枝詞
江南風土歡樂多(강남풍토환락다) 강남에 토속풍습 즐길 일 많아
悠悠處處盡經過(유유처처진경과) 오래도록 곳곳을 다 다녀야지
한유 당송8대가
退之 韓愈(768~824)唐 昌黎先生集 40권
悟道頌(오도송) 도를 깨닫는 글
俓截之言問太顚(경절지언문태전) 지닐 말씀 여쭈니 태전선사께
文公良馬暗窺鞭(문공양마암규편) 문공아 좋은 말은 몰래 채찍 봐
敏乎三平重指拔(민호삼평중지발) 영리해 세 번 밋밋 거듭해 뽑아
中宵雲散月當天(중소운산월당천) 한밤에 구름 흩여 달은 하늘에
柳巷(유항) 버드나무길
柳巷還飛絮(유항환비서) 버들 길 버들개지 날려 다니고 거리항 솜서
春餘幾許時(춘여기허시) 봄날은 남은 날이 얼마 안남아
吏人休報事(이인휴보사) 나리들 그만두게 알릴 일일랑
公作送春詩(공작송춘시) 나는야 지으려네 봄을 보내며
春雪(춘설) 봄눈
新年都未有芳華(신년도미유방화) 새해 아직 아니나 꽃핌이 있어
二月初驚見草芽(이월초경견초아) 이월 비롯 놀랍게 풀싹이 보여
白雪却嫌春色晩(백설각혐춘색만) 흰 눈은 멎기 싫어 봄빛이 늦어
故穿庭樹作飛花(고천정수작비화) 그리 뚫어 뜰 나무 날린 꽃 이뤄
秋懷詩(추회시) 가을에 품어
秋夜不可晨(추야불가신) 가을밤 하지 못해 밤을 새우기
秋日苦易暗(추일고이암) 가을날 쓰라림은 쉽게 어두워
我無汲汲志(아무급급지) 내게는 없는 것이 서두는 뜻이
何以有此憾(하이유차감) 무엇 땜에 있으랴 서운한 마음
早春(조춘) 이른 봄날
天街小雨潤如酥(천가소우윤여소) 도읍거리 보슬비 매끄럽게도
草色遙看近却無(초색요간근각무) 풀빛 멀리 보여도 가까인 없어
最是一年春好處(최시일년춘호처) 한해에 가장 좋기 봄에 좋은 곳
絶勝煙柳滿皇都(절승연류만황도) 빼어난 안개 버들 장안에 가득
題張十一旅舍三詠1(제장십일려사삼영1)
榴花(석류) 석류꽃에 대하여
五月榴花照眼明(오월류화조안명) 오월의 석류꽃이 눈에 들어 밝더니
枝間時見子初成(지간시견자초성) 가지사이 볼 때엔 비로소 열매 맺네
可憐此地無車馬(가련차지무거마) 어쩔거나 이곳을 수레 말 지남 없어
顚倒靑苔落絳英(전도청태락강영) 푸른 이끼 엎어져 붉은 꽃잎 떨어져
題張十一旅舍三詠2(제장십일려사삼영2)
井(정) 우물에 대하여
賈誼宅中今始見(가의댁중금시견) 가의의 집 안에서 이제 처음 보아도
葛洪山下昔曾窺(갈홍산하석증규) 갈홍 노인 산 아래 예전 일찍 보았지
寒泉百尺空看影(한천백척공간영) 차운 샘 백 자라도 괜히 보니 그림자를
正是行人渴死時(정시항인갈사시) 이 바로 길 가는 이 목 말라 죽을 때라
古意(고의) 오랜 뜻
太華峰頭玉井蓮(태화봉두옥정연) 태화봉 꼭대기에 옥 우물에 연꽃이
開花十丈藕如船(개화십장우여선) 꽃 피워 열 길이라 연뿌리 배 같아라
冷比雲霜甘比蜜(냉비운상감비밀) 차기는 구름서리 달기는 꿀이라네
一片入口沈痾痊(일편입구침아전) 한 조각 입에 넣어 고질병 낫는다네
我欲求之不憚遠(아욕구지불탄원) 내 이를 찾으려니 먼 길도 아니 꺼려
靑壁無路難夤緣(청벽무로난인연) 푸른 절벽 길 없어 조심해선 어려워
安得長梯上摘實(안득장제상적실) 어쩌나 긴 사다리 올라 따야 열매를
下種七澤根株連(하종칠택근주연) 일곱 못에 심어다 뿌리 포기 이어야
晩春(만춘) 늦은 봄날
草樹知春不久歸(초수지춘불구귀) 풀 나무 봄을 알아 오래 가지 않음을
百般紅紫鬪芳菲(백반홍자투방비) 온갖 꽃 울긋불긋 향기 엷다 다투다
楊花楡莢無才思(양화유협무재사) 버들 꽃 느릅 열매 재주 생각 없다며
惟解漫天作雪飛(유해만천작설비) 오직 하늘 퍼트려 눈이 되어 날리네
早春呈水部張十八員外(조춘정수부장십팔원외) 이른 봄 장원외에게
天街小雨潤如酥(천가소우윤여소) 서울 거리 보슬비 젖어 우유 빛
春色遙看近却無(춘색요간근각무) 봄 빛깔 멀리 보여 가면 사라져
最是一年春好處(최시일년춘호처) 이 가장 한 해에서 봄날 좋은 곳
絶勝烟柳滿皇都(절승연류만황도) 빼어난 안개 버들 서울거리 차
聞梨花發贈劉師令(문이화발증유사령) 배꽃 핌을 듣고 유사령에게
桃溪惆愴不能過(도계추창불능과) 복사시내 슬퍼서 건널 수 없어
紅艶紛紛落地多(홍염분분락지다) 붉게 고움 휘날려 떨어져 수북
聞道郭西千樹雪(문도곽서천수설) 듣는 말에 성 서쪽 천 그루 눈꽃
欲將君去醉如何(욕장군거취여하) 그대 함께 가보려 취해봄 어때
贈賈島(증가도) 가도에게 보내며
孟郊死葬北邙山(맹교사장북망산) 맹교 죽어 묻으니 북망산에를
從此風雲得暫閒(종차풍운득잠한) 이 따라 바람구름 잠시 뜸했지
天恐文章渾斷絶(천공문장혼단절) 하늘 아마 문장이 흐려 끊길까
更生賈島作人間(갱생가도작인간) 다시 살려 가도를 세상에 보내
※孟郊(751~814) 韓愈(768~824) 賈島(779~843)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푸릇푸릇 물속의 창포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푸릇푸릇한 물속의 창포
下有一雙魚(하유일쌍어) 밑에서 놀아 한 쌍 물고기
君今上隴去(군금상롱거) 그대는 이제 농상에 올라
我在與誰居(아재여수거) 내게 있어서 뉘 함께 살아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푸릇푸릇한 물속의 창포
長在水中去(장재수중거) 오래도 있어 물속을 떠나
奇語浮萍草(기어부평초) 말을 붙이니 부평초더러
相隨我不如(상수아불여) 서로 따르니 난 같지 못해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푸릇푸릇한 물속의 창포
葉短不出水(엽단불출수) 잎이 짧아서 물을 못 나와
婦人不下堂(부인불하당) 아낙네로선 집 못 벗어나
行子在萬里(행자재만리) 길 떠난 님은 만 리 먼 곳에
幽懷(유회) 깊은 속마음
幽懷不可瀉(유회불가사) 깊은 속마음 쏟지 못해서
行此春江潯(행차춘강심) 걷는 이곳은 봄날 강물 가
適與佳節會(적여가절회) 마침 더불어 좋은 철 만나
男女競光陰(남녀경광음) 남녀 다투니 빛과 그림자
凝妝耀洲渚(응장요주저) 꾸며 어린 빛 모래섬 물가
繁吹蕩人心(번취탕인심) 하도 불어대 사람 맘 흩어
間關林中鳥(간관림중조) 잠겨 진 사이 숲 가운데 새
知時爲和音(지시위화음) 때를 알아서 어울린 소리
豈無一樽酒(기무일준주) 어찌 없으랴 한 통의 술이
自酌還自吟(자작환자음) 혼자 술 따라 스스로 읊어
但悲時易失(단비시이실) 다만 슬퍼함 때 쉽게 잃어
四序迭相侵(사서질상침) 네 차례 서로 번갈아 들어
我歌君子行(아가군자행) 나는 노래해 군자 갈 길을
視古猶視今(시고유시금) 옛일을 보니 마치 이제 일
薦士(천사) 선비를 천거하며
周詩三百篇(주시삼백편) 주나라 시경 노래 삼백 편 西周(BC1046∼BC771)
雅麗理訓誥(아려리훈고) 바르고 고운 이치 가르침
曾經聖人手(증경성인수) 일찍이 거친 성현의 손에
議論安敢到(의론안감도) 따진 말 어찌 함부로 붙나
五言出漢時(오언출한시) 오언시 나옴 한나라 때에 西漢(BC206~AD8)
蘇李首更號(소리수경호) 소무 이릉이 바꾸어 불러 蘇武(~BC80)李陵(~BC74)
東都漸瀰漫(동도점미만) 동한서 차츰 널리 넘쳐나 東漢(AD25~AD220)
派別百川導(파별백천도) 갈라져 달리 온갖 내 끌어
建安能者七(건안능자칠) 건안 때 되어 되는 이 일곱 建安 獻帝(189~220)
卓犖變風操(탁락변풍조) 우뚝 뛰어나 풍격을 바꿔
逶迤抵晉宋(위이저진송) 굽어 비껴가 진송에 닿아 晉(265~420)宋(420~479)
氣象日凋耗(기상일조모) 드러남 날로 시들어 닳아
中間數鮑謝(중간삭포사) 사이에 들어 포조 사령운 鮑照(414~466)
比近最淸奧(비근최청오) 가까이 빗대 가장 맑은 속 謝靈運(385~433)
齊梁及陳隋(제량급진수) 제 양 그리고 진 수나라에 齊(479~502)梁(502~557)
衆作等蟬噪(중작등선조) 뭇 지음 같기 매미 울듯해 陳(557~589)隋(581~619)
搜春摘花卉(수춘적화훼) 봄을 찾으며 풀꽃을 따니
沿襲傷剽盜(연습상표도) 잇따름 아파 뺏고 훔쳐서
國朝盛文章(국조성문장) 이제 당나라 좋은 글 채워 唐(618~907)20대290년간
子昂始高蹈(자앙시고도) 진자앙 처음 높이 밟았네 陳子昻(661~702)
勃興得李杜(발흥득리두) 크게 일어나 이백과 두보 李白(701~762)杜甫(712~770)
萬類困陵暴(만류곤릉포) 많은 무리들 모자람 굽혀
後來相繼生(후래상계생) 뒤따라오며 서로 이어나
亦各臻閫奧(역각진곤오) 또 따로 미쳐 문턱과 방안
有窮者孟郊(유궁자맹교) 다다른 이로 맹교가 있어 孟郊(751~814)
受材實雄驁(수재실웅오) 타고난 재주 참으로 준마
冥觀洞古今(명관통고금) 아득히 살펴 고금 꿰뚫어
象外逐幽好(상외축유호) 본뜸 밖 쫓아 그윽해 좋아
橫空盤硬語(횡공반경어) 하늘을 질러 낯선 말 받혀
妥帖力排奡(타첩력배오) 쓰임 맞춰 힘 거들먹 밀쳐
敷柔肆紆餘(부유사우여) 부드러움 펴 굽음이 남아
奮猛卷海潦(분맹권해료) 사나움 떨쳐 바닷물 걷어
榮華肖天秀(영화초천수) 활짝 펴 닮아 천연 빼어남
捷疾逾響報(첩질유향보) 재빨리 이김 울림을 넘어
行身踐規矩(행신천규구) 몸가짐 옮겨 법도에 맞아
甘辱恥媚竈(감욕치미조) 욕됨 달갑게 아양 부끄럼
孟軻分邪正(맹가분사정) 맹자 나누니 어긋남 바름
眸子看瞭眊(모자간료모) 눈동자 보아 밝고 흐림을
杳然粹而淸(묘연수이청) 아득히 멀어 깨끗해 맑아
可以鎭浮躁(가이진부조) 누를 수 있어 떠올라 떠듦
酸寒溧陽尉(산한률양위) 쓰라려 추워 율양현 현위 孟郊(751~814)
五十幾何耄(오십기하모) 쉰 살의 나이 얼마나 늙어
孜孜營甘旨(자자영감지) 힘써 마련해 맛난 음식을
辛苦久所冒(신고구소모) 맵고 쓰디씀 오래 무릅써
俗流知者誰(속류지자수) 세속 흐름에 아는 이 누구
指注競嘲慠(지주경조오) 찍어댐 다툼 비웃음 날뜀
聖皇索遺逸(성황색유일) 성스런 임금 숨은 이 찾아
髦士日登造(모사일등조) 빼어난 선비 날로 올려놔
廟堂有賢相(묘당유현상) 묘당에 있어 어진 재상이
愛遇均覆燾(애우균복도) 아껴 때 만나 고루 비추어
況承歸與張(황승귀여장) 더구나 받아 귀공과 장공 ※歸崇敬 張建封
二公迭嗟悼(이공질차도) 두 대신 이어 탄식해 슬피
靑冥送吹噓(청명송취허) 푸른 하늘에 부추김 보내
强箭射魯縞(강전사노호) 굳센 화살로 노 명주 쏘아 ※노나라의 고운 비단
胡爲久無成(호위구무성) 어찌해 오래 이룸이 없이
使以歸期告(사이귀기고) 돌아가게 해 때를 알릴까
霜風破佳菊(상풍파가국) 서리바람에 국화꽃 시들
嘉節迫吹帽(가절박취모) 아름다운 철 모자가 날려
念將決焉去(념장결언거) 생각해보니 딱 잘라 떠나
感物增戀嫪(감물증련로) 사물 느끼니 그리움 더해
彼微水中荇(피미수중행) 저기 조그만 물속 마름 풀
尙煩左右芼(상번좌우모) 오히려 답답 좌우 우거져
魯侯國至小(노후국지소) 노나라 제후 나라 참 작아
廟鼎猶納郜(묘정유납고) 종묘 솥 들여 고나라 큰 솥
幸當擇珉玉(행당택민옥) 행여 마땅히 옥돌 옥 가려
寧有棄珪瑁(녕유기규모) 차라리 있어 홀 서옥 버려
悠悠我之思(유유아지사) 아득해지는 내 하는 생각
擾擾風中纛(요요풍중도) 어지럽히니 바람 속 깃발
上言愧無路(상언괴무로) 말씀 올리나 길 없어 무안
日夜惟心禱(일야유심도) 밤낮 오로지 마음에 빌어
鶴翎不天生(학령불천생) 학 날개 아니 나면서 가짐
變化在啄菢(변화재탁포) 바뀌어 있어 쪼아 덮어서
通波非難圖(통파비난도) 물결 꿰뚫음 아니 어려워
尺地易可漕(척지이가조) 한 자 땅 쉽게 나를 수 있지
善善不汲汲(선선불급급) 잘하는 이 잘 아니 길어서
後時徒悔懊(후시도회오) 나중에 헛된 아까움 탓해
救死具八珍(구사구팔진) 죽는 이 건져 팔진미 갖춰
不如一簞犒(불여일단호) 같지 않으니 한 소쿠리 밥
微詩公勿誚(미시공물초) 하찮 시 공은 꾸짖지 마오
愷悌神所勞(개제신소로) 마음 누그려 신이 힘쓴바
설도 名妓 女校書
洪度 薛濤(770?~830?)唐
春望詞四首其一(춘망사사수기일) 봄에 바램을 노래해
花開不同賞(화개부동상) 꽃은 피건만 함께 못 즐겨
花落不同悲(화락부동비) 꽃이 떨어져 같이 안 슬퍼
欲問相思處(욕문상사처) 물어보고파 서로 그린 곳
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 꽃은 피고서 꽃이 지는 때
春望詞四首其二(춘망사사수기이) 봄에 바램을 노래해
攬結草同心(람결초동심) 따서 맺은 풀 함께 한 마음
將以遺知音(장이유지음) 남기려 하나 알아줄는지
春愁正斷絶(춘수정단절) 봄날 시름 참 끊겨 떨어져
春鳥復哀吟(춘조부애음) 봄에 새 다시 서글피 읊어
春望詞四首其三(춘망사사수기삼) 봄에 바램을 노래해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바람꽃 날로 시들려 함에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좋은 날 마치 아득하기만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맺지 못하는 맘 함께한 이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한갓 맺으려 마음 같은 풀
春望詞四首其四(춘망사사수기사) 봄에 바램을 노래해
那堪花滿枝(나감화만지) 어찌 견디랴 꽃 가득 가지
翻作兩相思(번작량상사) 뒤집어 지어 둘 서로 생각
玉箸垂朝鏡(옥저수조경) 옥 붙여 달아 아침 거울로
春風知不知(춘풍지부지) 봄바람 알까 알지 못할까
海棠溪(해당계) 해당화 시내
春敎風景駐仙霞(춘교풍경주선하) 봄이 꾸민 풍경에 신선 노을 머물고
水面魚身總帶花(수면어신총대화) 물위에 물고기 몸 온갖 꽃을 둘렀네
人世不思靈卉異(인세불사령훼이) 사람세상 몰라봐 영험한 풀 다른 빛
競將紅纈染輕沙(경장홍힐염경사) 겨루려 붉은 비단 모래 살짝 물듦에
백거이
樂天 白居易(772~846)唐 長恨歌 琵琶行
南浦別(남포별) 남포의 헤어짐
南浦凄凄別(남포처처별) 남포란 쓸쓸하게 헤어지는데
西風嫋嫋秋(서풍뇨뇨추) 서풍이 선들선들 부는 가을에
一看腸一斷(일간장일단) 한번 보면 애간장 한번 끊어져
好去莫回頭(호거막회두) 잘 떠나라 고개도 돌리지 말고
長恨歌(장한가) 오랜 한의 노래
臨別殷勤重寄詞(임별은근중기사) 떠날 즈음 무단히 거듭 붙임 말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량심지) 말 속에 다짐 있어 마음 알았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칠월이라 칠석날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 깊은 밤 사람 없어 살짝 말할 때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서는 짓기를 비익조 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 땅에서는 맺기를 연리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하늘 오래 땅 오래 다할 때 있어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이런 한이 이어져 끊길 리 없네
自歎(자탄) 절로 한숨이
豈獨年相迫(개독년상박) 어찌 혼자 나이는 다그치는가
兼爲病所侵(겸위병소침) 아울러서 병마저 쳐드는 건가
春來痰氣動(춘내담기동) 봄이 오니 가래는 끓어오르고
老去嗽聲深(노거수성심) 늙어가 기침소리 깊어가구나
眼暗猶操筆(안암유조필) 눈 어두워 오히려 붓을 잡아야
頭斑未挂簪(두반미괘잠) 머리 희끗 아니라 비녀 꼽기가
因循過日月(인순과일월) 하던 대로 그렇게 세월은 지나
眞是俗人心(진시속인심) 참으로 이러함이 사람들 마음
春風(춘풍) 봄바람
春風先發苑中梅(춘풍선발원중매) 봄바람에 먼저 펴 뜰에 매화꽃
櫻杏桃梨次第開(앵행도리차제개) 앵두 살구 복사 배 차례로 피어
薺花楡莢深村裏(제화유협심촌리) 냉이 꽃 느릅 열매 깊은 마을 속
亦道春風爲我來(역도춘풍위아래) 말하자면 봄바람 날 위해 불어
浪淘沙詞六首2(낭도사사육수2) 물결 이는 모래 노래
白浪茫茫與海連(백랑망망여해련) 하얀 물결 아득하게 바다와 이어
平沙浩浩四無邊(평사호호사무변) 너른 모래 넓고 넓어 온 데 끝없어
暮去朝來淘不住(모거조래도부주) 아침저녁 오고가며 일어 안 멈춰
遂令東海變桑田(수령동해변상전) 마침 동해 바꾸려나 뽕잎 밭으로
秋思(추사) 가을에 생각
夕照紅於燒(석조홍어소) 저녁 빛 더 붉으니 불사름보다
晴空碧勝藍(청공벽승남) 개인하늘 푸르름 쪽보다 나아
獸形雲不一(수형운부일) 짐승 꼴의 구름은 하나가 아냐
弓勢月初三(궁세월초삼) 활이 휘듯 달이란 초사흘이라
雁思來天北(안사래천북) 기러기 뜻 오느니 하늘 북쪽서
砧愁滿水南(침수만수남) 다듬이질 시름 차 강물 남쪽은
蕭條秋氣味(소조추기미) 쓸쓸해라 가을날 기운을 맛봐
未老已深諳(미로이심암) 늙지도 않아 벌써 깊이 깨달아
照鏡(조경) 거울에 비춰
皎皎靑銅鏡(교교청동경) 밝고 맑은 푸른빛 청동거울에
斑斑白絲鬢(반반백사빈) 얼룩덜룩 허연 건 실 귀밑머리
豈復更藏年(기부경장년) 어찌 다시 고칠까 감춰진 나이
實年君不信(실년군불신) 참된 나이 그대는 믿지 않으리
感舊詩卷(감구시권) 옛 시권에 느낌
夜深吟罷一長吁(야심음파일장우) 밤 깊어 읊기 그쳐 길게 탄식을
老淚燈前濕白鬚(노루등전습백수) 늙어 눈물 등잔 앞 하얀 수염에
二十年前舊詩卷(이십년전구시권) 스무 해 지나버린 옛 시집이라
十人酬和九人無(십인수화구인무) 열사람 주고받아 아홉이 없어
彈秋思(탄추사) 가을 생각을 타며
信意閒彈秋思時(신의한탄추사시) 뜻대로 느긋함 타 가을 생각을
調淸聲直韻疎遲(조청성직운소지) 곡 맑아 소리 곧아 운치 드물어
近來漸喜無人聽(근래점희무인청) 요사이 차츰 기뻐 듣는 남 없네
琴格高低心自知(금격고저심자지) 거문고 격 높낮이 내 마음 알지
白鷺(백로) 백로
人生四十未全衰(인생사십미전쇠) 사람살이 마흔은 다 아니 늙어
我爲愁多白髮垂(아위수다백발수) 나로선 시름 많아 흰털 드리워
何故水邊雙白鷺(하고수변쌍백로) 무슨 까닭 물가에 짝지은 백로
無愁頭上亦垂絲(무수두상역수사) 시름없는 머리 위 드리운 실은
閒行(한행) 느긋이 걸어
五十年來思慮熟(오십년래사려숙) 오십 년을 오면서 생각이 익어
忙人應未勝閒人(망인응미승한인) 바쁜 사람 못하지 느긋해 낫지
林園傲逸眞成貴(림원오일진성귀) 숲 동산 맘껏 즐겨 참 이룸 귀해
衣食單疎不是貧(의식단소불시빈) 입기 먹기 조촐해 가난 아니지
專掌圖書無過地(전장도서무과지) 오로지 책 글 잡아 지나침 없어
遍尋山水自由身(편심산수자유신) 두루 찾아 산수를 내킴대로 몸
儻年七十猶强健(당년칠십유강건) 만약 나이 일흔에 그래도 튼튼
尙得閒行十五春(상득한행십오춘) 오히려 느긋 걸어 열다섯 청춘
賣炭翁(매탄옹) 숯 파는 노인
賣炭翁``````````````` (매탄옹)``````````````` 숯을 파는 늙은이
伐薪燒炭南山中(벌신소탄남산중) 땔감 베어 숯 굽어 남산 가운데
滿面塵灰煙火色(만면진회연화색) 얼굴 가득 먼지 재 연기 불 빛깔
兩鬢蒼蒼十指黑(양빈창창십지흑) 귀밑털 희끗희끗 손가락 검어
賣炭得錢何所營(매탄득전하소영) 숯 팔아서 얻은 돈 어디 쓰려나
身上衣裳口中食(신상의상구중식) 몸에 걸칠 옷이랑 입에 먹거리
可憐神像衣正單(가련신상의정단) 가여워 신의 형상 옷 다만 홑옷
心憂炭賤願天寒(심우탄천원천한) 마음 걱정 숯 값 싸 날씨 춥기를
夜來城外一尺雪(야래성외일척설) 밤사이 성 밖에는 한 자나 눈이
曉駕炭車輾氷轍(효가탄거전빙철) 새벽멍에 숯 수레 언 길을 몰아
牛困人饑日已高(우곤인기일이고) 소 지쳐 사람 굶어 해 이미 높아
市南門外泥中歇(시남문외니중헐) 저잣거리 남문 밖 진흙에 쉬어
翩翩兩騎來是誰(편편량기래시수) 나부끼며 말 둘 타 오는 이 누구
黃衣使者白衫兒(황의사자백삼아) 노란 옷 입은 사자 흰 옷 사나이
手把文書口稱勅(수파문서구칭칙) 손에 잡은 문서에 입 일러 칙명
廻車叱牛牽向北(회거질우견향북) 수레 돌려 소 몰아 북으로 끌어
一車炭重千餘斤(일거탄중천여근) 한 수레 숯 무게만 천 남짓 근이
宮使驅將惜不得(궁사구장석부득) 대궐 칙사 끌고 가 아까워 못해
半匹紅紗一丈綾(반필홍사일장릉) 반 필의 붉은 비단 열 자 비단을
繫向牛頭充炭値(계향우두충탄치) 소머리에 매고서 숯 값으로 쳐
유종원 당송8대가
子厚 柳宗元(773~819)唐 柳河東集 45권
江雪(강설) 강에 눈 내려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산이란 산 새들은 날지를 않고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모든 길 사람 발길 사라졌구나
孤舟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 도롱이 삿갓 늙은이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홀로 낚시 차가움 강에는 눈이
雨後曉行(우후효행) 비 내린 뒤 새벽에 가다
宿雲散洲渚(숙운산주저) 머문 구름 흩어져 모래섬 물가
曉日明村塢(효일명촌오) 새벽 해는 밝아서 마을의 둑을
高樹林淸池(고수임청지) 높은 나무 숲에는 맑은 물 못이
風驚夜來雨(풍경야래우) 바람에 놀라보니 밤에 내린 비
予心適無事(여심적무사) 내 마음 닿는 대로 일이 없으니
偶此成賓主(우차성빈주) 뜻하지 않아 되니 손님과 주인
上陽宮(상양궁) 상양궁
愁雲漠漠草離離(수운막막초리리) 시름구름 아득해 풀은 우거져
太乙句陳處處疑(태을구진처처의) 태을성 구진성이 곳곳에 있나
日暮毁垣春雨裏(일모훼원춘우리) 해 저문 헐어진 담 봄비 속에서
殘花猶發萬年枝(잔화유발만년지) 남긴 꽃 웬걸 피워 오래된 가지
漁翁(어옹) 어부
漁翁夜傍西巖宿(어옹야방서암숙) 늙은 어부 밤이면 서쪽 바위 잠
曉汲淸湘然楚竹(효급청상연초죽) 새벽 긷는 맑은 물 초죽 불살라
烟銷日出不見人(연소일출불견인) 안개 걷는 해 돋아 사람은 안 봬
欸乃一聲山水綠(애내일성산수록) 어기여차 한 소리 산에 물 푸름
廻看天際下中流(회간천제하중류) 돌아보는 하늘 끝 흐름 타 내려
巖上無心雲相逐(암상무심운상축) 바위 위 마음 없이 구름 쫓아와
南遊感興(남유감흥) 남쪽에 가서
傷心欲問前朝事(상심욕문전조사) 마음 아파 묻고자 지난 왕조 일
惟見江流去不回(유견강류거불회) 오직 보니 강 흘러 떠나 못 돌려
日暮東風春草綠(일모동풍춘초록) 날은 져 봄바람에 봄풀 푸르고
慈姑飛上越玉臺(자고비상월옥대) 자고새 날아올라 월옥대 높이
夏晝偶作(하주우작) 여름날 낮에
南州溽暑醉如酒(남주욕서취여주) 남쪽 고을 무더위 술같이 취해
隱几熟眠開北牖(은궤숙면개배유) 안석 기대 빠진 잠 북창을 열어
日午獨覺無余聲(일오독각무여성) 해는 한낮 혼자 깨 딴소리 안나
山童隔竹敲茶臼(산동격죽고다구) 산 아이 대밭너머 차 빻는 절구
夏初雨後尋愚溪(하초우후심우계) 여름 처음 비 개여 우계를 찾아
悠悠雨初霽(유유우초제) 멀리도 끌던 비 처음 개여
獨繞淸溪曲(독요청계곡) 홀로 둘러본 맑은 내 구비
引杖試荒泉(인장시황천) 지팡이 끌어 거친 샘 재고
解帶圍新竹(해대위신죽) 허리띠 풀어 새론 대 대봐
沈吟亦何事(침음역하사) 읊음에 빠져 또한 무슨 일
寂寞固所欲(적막고소욕) 고요에 쓸쓸 실로 바란바
幸此息營營(행차식영영) 행여 여기서 그쳐 살아가
嘯歌靜炎燠(소가정염욱) 읊으며 노래 더위도 가셔
가도
浪仙 賈島(779~843)唐 賈浪仙長江集 10권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은자를 찾아 만나지 못해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 물어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 말로는 스승께서 약 캐러 떠나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다만이 계실 거라 이 산 가운데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구름으로 깊어서 알 수 없다네
題李凝幽居(제이응유거) 이응의 유거에 제함 ※출전:唐詩紀事
閑居隣竝少(한거린병소) 느긋한 머묾이나 이웃이 적어
草徑入荒園(추경입황원) 풀숲 길로 들어서 거친 동산에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들은 깃드느니 못가 나무로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스님은 두드리네(밀어제쳐) 달 아래 문을
過橋分野色(과교분야색) 다리 건너 나뉘니 들의 빛깔이
移石動雲根(이석동운근) 돌을 밟아 움직여 구름의 뿌리
暫去還來此(잠거환래차) 잠시 떠나 이렇게 돌아오느니
幽期不負言(유기불부언) 그윽이 기다린 말 아니 저버려
※推敲 : 밀퇴 두드릴고 韓愈와의 故事
劍客(검객) 검객
十年磨一劍(십년마일검) 십년을 갈았으니 한 자루 칼을
霜刃未曾試(상인미증시) 서릿발 칼날 세워 시험 아니 해
今日把贈君(금일파증군) 오늘에 보내드려 그대에게로
誰有不平事(수유불평사) 누가 할 수 있으랴 옳지 않은 일
題詩後(제시후) 시 지은 다음
二句三年得(이구삼년득) 두 구절 얻기 삼 년이 걸려
一吟雙淚流(일음쌍루류) 한번 읊음에 두 줄 눈물이
知音如不賞(지음여불상) 알아주는 이 좋지 않는 듯
歸臥高山秋(귀와고산추) 돌아와 누워 높은 산 가을
三月晦日贈劉評事(삼월회일증유평사) 삼월 그믐날 유평사에게
三月正當三十日(삼월정당삼십일) 삼월 달 바로 마침 삼십일인데
風光別我苦吟身(풍광별아고음신) 바람 빛 나를 떠나 괴롬 읊는 몸
共君今夜不須睡(공군금야불수수) 그대 함께 오늘밤 지새야하지
未到曉鍾猶是春(미도효종유시춘) 아니 울린 새벽 종 아직은 봄이
南野(남야) 남쪽 들판
治田長山下(치전장산하) 밭을 일구니 오랜 산 아래
引流坦溪曲(인류탄계곡) 물 끌어 넓혀 시내구비서
東山有遺瑩(동산유유塋) 동쪽 산에는 뫼 남아 있고
南野起新築(남야기신축) 남쪽들에는 새로 집 지어
家世素業儒(가세소업유) 집안 이어져 해온 일 유학
子孫鄙食祿(자손비식록) 아들 손자들 먹을 복 낮춰
披雲朝出耕(피운조출경) 구름을 헤쳐 아침 밭갈이
帶月夜歸讀(대월야귀독) 달 두른 밤에 돌아와 읽어
身勣竟忘疲(신적경망피) 몸에 일 쌓여 지침을 잊어
團團欣在目(단단흔재목) 둥글게 모여 기쁨이 눈에
野芳絢可採(야방현가채) 들꽃은 고와 딸만도 하지
泉美淸可掬(천미청가국) 샘물 맛좋아 맑음 움킬 만
茂樹延晩凉(무수연만량) 우거진 나무 늦도록 시원
早田候秋熟(조전후추숙) 이른 밭 바래 가을 익음을
茶烹楡花紅(다팽유화홍) 차를 다려서 느릅 꽃 붉고
酒吸荷杯綠(주흡하배록) 술을 마시니 연꽃 잔 푸름
解珮臨淸池(해패임청지) 허리 패 풀고 맑은 못 앞에
撫琴看修竹(무금간수죽) 거문고 만져 드린 대 본다
此懷誰與同(차회수여동) 이런 품은 뜻 뉘 함께 같이
此樂君所獨(차락군소독) 여기서 즐김 그대 홀로 해
이하 詩鬼
長吉 李賀(791~817)唐
示弟(시제) 아우에게 보임
別弟三年後(별제삼년후) 아우 떠난 지 삼년이 지나
還家十日餘(환가십일여) 집에 돌아와 열흘 남짓해
醁醽今夕酒(녹령금석주) 좋은 술 걸러 오늘 밤 술을
緗帙去時書(상질거시서) 노란 책갑에 떠날 때 책이
病骨猶能在(병골유능재) 병치레 몸에 아직 살아서
人間底事無(인간저사무) 사람 세상에 어찌 일 없어
何須問牛馬(하수문우마) 어찌 꼭 물어 소나 말이랴
抛擲任梟盧(포척임효로) 던져짐대로 맡겨버리자 ※樗蒲놀이
將進酒(장진주) 술잔을 올려
琉璃鐘(유리종) 유리잔에는
琥珀濃(호박농) 호박 빛 짙어
小槽酒滴眞珠紅(소조주적진주홍) 작은 그릇 술 방울 진주 붉음이
烹龍炮鳳玉脂泣(팽룡포봉옥지읍) 용 삶아 봉황 구워 옥 기름 눈물
羅屛繡幕圍香風(나병수막위향풍) 비단병풍 수 장막 향 바람 에워
吹龍笛(취용적) 용의 피리 불고서
擊鼉鼓(격타고) 악어 북을 두드려
皓齒歌(호치가) 하얀 이빨 노래해
細腰舞(세요무) 가는 허리 춤을 춰
況是靑春日將暮(황시청춘일장모) 하물며 푸른 봄날 해는 저물려
桃花亂落如紅雨(도화란락여홍우) 복사꽃 마구 지니 붉은 비처럼
勸君終日酩酊醉(권군종일명정취) 권하니 하루 다해 흠뻑 취하세
酒不到劉伶墳上土(주부도유령분상토) 술 안 닿아 유령에 무덤 위 흙에
※劉伶(225?~280?)西晉 자 伯倫 죽림칠현의 한 사람 작품에 酒德頌이 있다
秋來(추래) 가을이 오니
桐風驚心壯士苦(동풍경심장사고) 오동바람 놀란 맘 장사 괴로워
衰燈絡緯啼寒素(쇠등락위제한소) 여린 등잔 베짱이 울며 찬 베 짜
誰看靑簡一編書(수간청간일편서) 뉘 보랴 푸른 대쪽 한 엮인 글을
不遣花蟲粉空蠹(불견화충분공두) 하게 않아 꽃 벌레 좀먹은 가루
思牽今夜腸應直(사견금야장응직) 생각 끌린 오늘 밤 창자도 뻣뻣
雨冷香魂弔書客(우랭향혼조서객) 비 차가워 넋의 향 글 손을 달래
秋墳鬼唱鮑家詩(추분귀창포가시) 가을무덤 넋 노래 포조의 시를
恨血千年土中碧(한혈천년토중벽) 한 맺힌 피 천년에 흙 속의 푸름
雁門太守行(안문태수행) 안문 태수의 노래
黑雲壓城城欲摧(흑운압성성욕최) 먹구름 성을 눌러 성이 꺾이려
甲光向日金鱗開(갑광향일금린개) 갑옷 빛 해를 보니 금 비늘 열려
角聲滿天秋色裡(각성만천추색리) 뿔 소리 하늘 가득 가을빛 속에
塞上燕脂凝夜紫(새상연지응야자) 성채 위에 연지는 밤 보라 엉겨
半卷紅旗臨易水(반권홍기림역수) 반 말린 붉은 깃발 역수 물가에
霜重鼓寒聲不起(상중고한성불기) 서리 겹쳐 북 차워 소리도 안 나
報君黃金台上意(보군황금태상의) 왕께 갚아 황금대 대에 오른 뜻
提攜玉龍爲君死(제휴옥룡위군사) 차고 나가 옥 칼을 왕 위해 죽지
刺少年(자소년) 젊은이를 깨우쳐
青驄馬肥金鞍光(청총마비금안광) 청 총이말 살찌고 금 안장 빛나
龍腦如縷羅衫香(룡뇌여루라삼향) 용뇌 향 실로 삼아 비단옷 향기
美人狹坐飛瓊觴(미인협좌비경상) 고운 이 끼고 앉아 옥 술잔 돌려
貧人喚雲天上郎(빈인환운천상랑) 없는 이 구름 불러 하늘 위 도령
別起高樓臨碧筱(별기고루림벽소) 따로 선 높은 누각 푸른 대 붙어
絲曳紅鱗出深沼(사예홍린출심소) 줄 끌어 붉은 고기 깊은 못 꺼내
有時半醉百花前(유시반취백화전) 때로는 얼근 취해 온갖 꽃 앞에
背把金丸落飛鳥(배파금환락비조) 등 뒤 잡은 쇠 탄환 나는 새 떨렁
自說生來未爲客(자설생래미위객) 스스로 말 나서 쭉 나그네 안 돼
一身美妾過三百(일신미첩과삼백) 한 몸에 예쁜 첩이 삼백이 넘어
豈知斸地種田家(기지촉지종전가) 어찌 알아 땅 파서 심는 농삿집
官稅頻催沒人織(관세빈최몰인직) 관가 세금 꽤 재촉 사람 베 안 짜
長金積玉夸豪毅(장금적옥과호의) 금 늘이고 옥 쌓아 거들먹 자랑
每揖閒人多意氣(매읍한인다의기) 손 모아 느긋한 이 뜻 가짐 꽤나
生來不讀半行書(생래부독반행서) 살아오며 안 읽어 반줄의 글도
只把黃金買身貴(지파황금매신귀) 다만 잡아 황금에 몸 높임 사네
少年安得長少年(소년안득장소년) 젊은이 어찌하면 오래 젊음을
海波尙變爲桑田(해파상변위상전) 바다물결 바뀌어 뽕밭이 되지
榮枯遞轉急如箭(영고체전급여전) 피고 마름 옮겨가 살같이 빨라
天公豈肯於公偏(천공기긍어공편) 하느님 어찌 옳게 그대 쏠릴까
莫道韶華鎭長在(막도소화진장재) 말마라 멋진 꽃핌 눌러 오래가
發白面皺專相待(발백면추전상대) 흰 머리 얼굴주름 오죽 기다려
두목
牧之 杜牧(803~853)唐 江南春
歸家(귀가) 집에 돌아와서
稚子牽衣問(치자견의문) 어린 아이 옷 끌어 물어보는데
歸家何太遲(귀가하태지) 집에 오기 어찌해 이리 늦나요
共誰爭歲月(공수쟁세월) 누구 함께 세월을 다투었기에
籯得鬢如絲(영득빈여사) 헝클어진 귀밑털 실과 같나요
杏園(행원) 살구나무 동산
夜來微雨洗芳塵(야내미우세방진) 밤에 온 보슬비에 꽃 먼지 씻겨
公子驊騮步貼勻(공자화류보첩균) 도령들의 멋진 말 걸음이 잦아
莫怪杏園顦顇去(막괴행원초췌거) 살구동산 시든 꼴 이상타 마라
滿城多少揷花人(만성다소삽화인) 성 가득 많은 사람 꽃을 꽂았지
鶴(학) 두루미
淸音迎晩月(청음영만월) 맑은 소리로 저녁 달 맞아
愁思立寒蒲(수사립한포) 시름 생각에 찬 부들에 서
丹頂西施頰(단정서시협) 붉은 정수리 서시의 뺨이
霜毛四晧鬚(상모사호수) 하얀 깃털은 사호의 수염 ※상산사호
碧雲行止躁(벽운행지조) 하늘 구름은 그침 서둘러
白鷺性靈麤(백로성령추) 흰 해오라기 바탕 거칠어
終日無羣伴(종일무군반) 날이 다가도 짝할 떼 없어
溪邊弔影孤(계변조영고) 시냇가 가만 그림자 홀로
秋夕(추석) 가을 저녁
銀燭秋光冷畵屛(은촉추광냉화병) 은촛대 가을빛에 그림 병풍 차가워
輕羅小扇搏流螢(경나소선박류형) 가벼운 비단부채 반딧불 흘러 잡네
天階夜色涼如水(천계야색량여수) 서울거리 밤빛은 물처럼 썰렁해도
坐看牽牛織女星(좌간견우직녀성) 앉아서 바라보는 견우성에 직녀성
題烏江亭(제오강정) 오강의 정자에서
勝敗兵家事不期(승패병가사불기) 승패는 병가의 일 바랄 수 없어
包羞忍恥是男兒(포수인치시남아) 부끄럼 안고 참아 사나이라네
江東子弟多俊才(강동자제다준재) 강동의 젊은이에 쓸 사람 많아
捲土重來未可知(권토중래미가지) 땅 말아 다시 일기 알 수야 없지
江南春(강남춘) 강남의 봄
千里鶯啼綠映紅(천리앵제녹영홍) 천리 울어 꾀꼬리 푸른 잎 붉게
水村山郭酒旗風(수촌산곽주기풍) 산언저리 물 마을 주막 기 펄럭
南朝四百八十寺(남조사백팔십사) 남조 때 세운 사찰 사백 팔십 개
多少樓臺煙雨中(다소누대연우중) 많고 적은 누대는 안개비 속에
惜別(석별) 아쉬운 이별
多情卻似總無情(다정각사총무정) 정이 많아 도리어 모두 정 없어
惟覺樽前笑不成(유각준전소불성) 술을 앞에 놓고도 웃음 못 짓네
蠟燭有心還惜別(납촉유심환석별) 촛불에 마음 있어 아깝게 헤짐
替入垂淚到天明(체입수루도천명) 갈아 흘린 초 눈물 날이 밝았네
詠杜牧之(영두목지) 두목지를 노래해
飄飄千古一詩雄(표표천고일시웅) 휘몰아쳐 천고에 한사람 시웅
往事悲歌感慨中(왕사비가감개중) 지난 일 슬픈 노래 깊은 느낌에
夢覺楊州猶未晩(몽각양주유미만) 꿈 깨어 양주의 일 아니 늦으니
襟懷朗月照靑空(금회낭월조청공) 가슴 품은 밝은 달 푸른 하늘을
漢江(한강) 한수
溶溶漾漾白鶴飛(용용양양백학비) 물결 넘실 출렁여 흰 갈매기 날아서
綠淨春深好染衣(녹정춘심호염의) 푸름 깨끗 봄 깊어 옷에 물이 잘들어
南去北來人自老(남거북래인자로) 남북으로 오가니 사람은 절로 늙어
夕陽長送釣船歸(석양장송조선귀) 저녁볕에 먼 보냄 낚싯배는 돌아와
山行(산행) 산을 오르며
遠上寒山石徑斜(원산한산석경사) 멀리 오른 차운 산 돌길 비탈져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 흰 구름 오르는 곳 사람 집 있어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 수레 멈춰 앉아서 늦단풍 아껴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봄꽃보다 더 붉어 서리 맞은 잎
淸明(청명) 청명 ※4월 5일경 청명 한식 식목일
淸明時節雨紛紛(청명시절우분분) 청명한 청명시절 비가 날리어
路上行人欲斷魂(로상행인욕단혼) 길에서 오가는 이 얼이 빠지려
借問酒家何處在(차문주가하처재) 물어보세 주막집 어디에 있나
牧童遙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 목동의 먼가리킴 살구꽃 마을
泊秦淮(박진회) 진회하에 배대며
煙籠寒水月籠沙(연롱한수월롱사) 안개 담은 찬물에 달어린 모래
夜泊秦淮近酒家(야박진회근주가) 밤배 댄 진회하는 술집 가까워
商女不知亡國恨(상녀부지망국한) 술집 아낙 모른 채 나라 잃은 한
隔江猶唱後庭花(격강유창후정화) 강 너머 여태 불러 뒤뜰에 꽃을
金谷園(금곡원) 금곡원
繁華事散逐香塵(번화사산축향진) 한껏 꽃 핀 일 흩어 향 티끌 쫓아
流水無情草自春(유수무정초자춘) 흐르는 물 정 없어 풀은 절로 봄
日暮東風怨啼鳥(일모동풍원제조) 해 지니 봄바람에 우는 새 탓을
落花猶似墜樓人(낙화유사추루인) 지는 꽃 마치 같아 누대서 진 이
※金谷園: 西晉의 石崇(249∼300)이 洛陽 서쪽에 지은 정원 부자의 대명사
애첩 梁綠珠는 자기를 위해 지은 백길 높이의 누각에서 몸을 던져 죽는다
寄揚州韓綽判官(기양주한작판관) 양주판관 한작에게 부쳐
靑山隱隱水迢迢(청산은은수초초) 푸른 산 가물가물 물은 아득해
秋盡江南草未凋(추진강남초미조) 가을 다한 강남 땅 풀 아니 시들
二十四橋明月夜(이십사교명월야) 스물넷 다리에는 달 밝은 밤이
玉人何處敎吹簫(옥인하처교취소) 옥 같은 이 어디서 피리 불게 해
온정균
飛卿 溫庭筠(812∼870)唐 溫飛卿詩集
客愁(객수) 나그네 시름
客愁看柳色(객수간류색) 나그네 시름 버들 빛 보며
日日逐春深(일일축춘심) 날마다 쫓아 봄은 깊어져
蕩漾春風里(탕양춘풍리) 흩뿌려 출렁 봄바람 마을
誰知歷亂心(수지력난심) 뉘 알아 지난 어수선 마음
地肺山春日(지폐산춘일) 지폐산의 봄날
冉冉花明岸(염염화명안) 곱게 핀 꽃은 언덕을 밝혀
涓涓水繞山(연연수요산) 졸졸 흐른 물 산을 둘러서
幾時抛俗事(기시포속사) 몇 때 내던져 세상에 일을
來共白雲閑(내공백운한) 와서 함께해 흰 구름 느긋
嘲三月十八日雪(조삼월십팔일설) 삼월 십팔일 눈을 비웃어
三月雪連夜(삼월설련야) 삼월에 눈이 이어져 밤을
未應傷物華(미응상물화) 맞아 안 다쳐 만물 꽃핌에
只綠春欲盡(지녹춘욕진) 다만 푸른 봄 다 하려하여
留著伴梨花(유착반리화) 붙어 남으니 배꽃 짝하려
江南曲(강남곡) 강남의 노래
妾家白蘋浦(첩가백빈포) 저희 집은요 흰 물풀 물가
日上芙蓉楫(일상부용즙) 날마다 타요 부용나무 배
軋軋搖槳聲(알알요장성) 삐거덕 흔들 삿대 소리에
移舟入茭葉(이주입교엽) 배 옮겨 들어 줄 풀잎 속을
溪長茭葉深(계장교엽심) 시내는 길어 줄 풀잎 깊어
作底難相尋(작저난상심) 바닥을 지어 찾기 어려워
避郎郎不見(피랑랑불견) 도련님 피해 도련님 안 뵈
꜒鶒自浮沉(계칙자부침) 비오리 저만 떴다 잠겨요
拾萍萍無根(습평평무근) 부평초 주워 풀뿌리 없어
採蓮蓮有子(채련련유자) 연밥을 따니 연 열매 있지
不作浮萍生(부작부평생) 짓지 말아라 부평초 삶은
寧作藕花死(녕작우화사) 차라리 되라 연꽃 돼 죽어
岸傍騎馬郎(안방기마랑) 언덕 곁에는 말 탄 도련님
烏帽紫游韁(오모자유강) 검은 모자에 보라빛 고삐
含愁復含笑(함수부함소) 시름 머금어 웃음도 담아
回首問橫塘(회수문횡당) 고개 돌려서 묻는 못 건넴
妾住金陵步(첩주금릉보) 이 몸은 살아 금릉보에서
門前朱雀航(문전주작항) 문 앞에 있어 주작 배다리
流蘇持作帳(유소지작장) 오색 술 엮어 휘장 만들고
芙蓉持作梁(부용지작량) 목부용 잘라 대들보 되요
出入金犢幰(출입금독헌) 드나듦 수레 금송아지로
兄弟侍中郎(형제시중랑) 형제들은요 중랑을 모셔
前年學歌舞(전년학가무) 지난해 배운 노래에 춤을
定得郎相許(정득랑상허) 얻게 될걸요 그대의 마음
連娟眉繞山(연연미요산) 예쁜 긴 눈썹 산을 둘러서
依約腰如杵(의약요여저) 기대 묶으니 허리 공이로
鳳管悲若咽(봉관비약열) 봉황 피리는 슬퍼 목멘 듯
鸞絃嬌欲語(난현교욕어) 난새 거문고 곱게 말하려
扇薄露紅鉛(선박로홍연) 부채는 얇아 분 얼굴 띄어
羅輕壓金縷(나경압금루) 비단 가벼워 금실 수놓아
明月西南樓(명월서남루) 밝은 달뜨니 서남쪽 누각
珠簾玳瑁鉤(주렴대모구) 구슬발 걷어 대모 고리에
橫波巧能笑(횡파교능소) 곁눈질 예쁜 웃음을 꾸며
彎蛾不識愁(만아불식수) 둥그런 눈썹 시름을 몰라
花開子留樹(화개자류수) 꽃이 피면은 씨앗 남기고
草長根依土(초장근의토) 풀이 자라면 뿌리 내리지
早聞金溝遠(조문금구원) 일찍이 들어 금구는 멀어
底事歸郎許(저사귀랑허) 무슨 일 그대 돌아가게요
不學楊白花(불학양백화) 배우지 않아 양백화 슬퍼
朝朝淚如雨(조조루여우) 아침 아침에 눈물 비 같아
贈少年(증소년) 소년에게 주다
江海相逢客恨多(강해상봉객한다) 강 바다 서로 만나 길손 한 많아
秋風落葉洞庭湖(추풍낙엽동정호) 가을바람 지는 잎 동정호에는
酒酣夜別淮陰市(주감야별회음시) 술 즐겨 밤에 떠나 회음 장터로
月照高壘一曲歌(월조고루일곡가) 달 비친 높은 누대 한 가락 노래
過分水嶺(과분수령) 분수령을 지나며
淸溪無情似有情(천계무정사유정) 정 없는 맑은 시내 정이 있는 듯
入山三日得同行(입산삼일득동행) 산에 들어 사흘을 같이 걸었지
嶺頭便是分頭處(영두편시분두처) 고갯마루 다다라 나뉠 머리에
惜別潺湲一夜聲(석별잔원일야성) 아쉬움 물에 흘러 소리 하룻밤
瑤瑟怨(요슬원) 아름다운 거문고의 원망
冰簟銀床夢不成(빙점은상몽부성) 얼음자리 은 침상 잠을 못 이뤄
碧天如水夜雲輕(벽천여수야운경) 파란 하늘 물 같아 밤 구름 떴네
雁聲遠過瀟湘去(안성원과소상거) 기러기 울음 멀리 소상강 떠나
十二樓中月自明(십이루중월자명) 열두 누각 가운데 달 절로 밝아
三州詞(삼주사) 삼주사
團團莫作波中月(단단막작파중월) 둥글다며 하지 마 물결 속의 달
潔白莫爲枝上雪(결백막위지상설) 깨끗하다 되진 마 가지 위의 눈
月隨波動碎潾潾(월수파동쇄린린) 달 쫓는 물결 일렁 부숴 흩이니
雪似梅花不堪折(설사매화불감절) 눈꽃 매화 같아도 꺾을 수 없어
李娘十六靑絲髮(이낭십육청사발) 이씨 처녀 열여섯 푸른 실 머리
畵帶雙花爲君結(화대쌍화위군결) 그림 띠 한 쌍의 꽃 님 위해 매어
門前有路輕別離(문전유로경별리) 문 앞에 길 있다고 훌쩍 떠나가
唯恐歸來舊香滅(유공귀래구향멸) 두려운 건 돌아와 옛 향 사라져
이상은
義山 李商隱(812∼858)唐 李義山詩集 樊南文集
早起(조기) 일찍 일어나서
風露澹淸晨(풍로담청신) 바람 이슬 깔끔한 맑은 새벽에
簾間獨起人(염간독기인) 발 사이로 혼자서 일어난 사람
鶯花啼又笑(앵화제우소) 꾀꼬리는 울어도 꽃은 웃음 뗘
畢竟是誰春(필경시수춘) 마침내는 이것이 누구 봄인가
登樂遊原(등낙유원) 낙유원에 올라
向晩意不適(향만의부적) 저물어 가며 뜻 맞지 않아
驅車登古原(구거등고원) 수레를 몰아 옛 언덕 올라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저녁볕이란 끝없이 좋아
只是近黃昏(지시근황혼) 다만 이것이 어둠 가까워
憶梅(억매) 매화를 기리며
定定住天涯(정정주천애) 놓이고 놓여 하늘 끝 살아
依依向物華(의의향물화) 기대고 기대 만물 꽃피움
寒梅最堪恨(한매최감한) 추위 속 매화 견뎌낸 한에
常作去年花(상작거년화) 늘 피워내니 지난해 꽃을
蟬(선) 매미
本以高難飽(본이고난포) 본디 높아서 틀린 배부름
徒勞恨費聲(도로한비성) 괜히 힘쓴 한 소리만 버려
五更疏欲斷(오경소욕단) 새벽 되서야 그치려 드문
一樹碧無情(일수벽무정) 나무 푸름에 정도 없는지
薄宦梗猶泛(박환경유범) 얕은 벼슬에 마치 떠다녀
故園蕪已平(고원무이평) 정든 동산은 이미 거칠어
煩君最相警(번군최상경) 괴로운 그대 내게 깨우쳐
我亦舉家清(아역거가청) 나도 맑아져 온 집안 모두
無題(무제) 제목 없이
八世偸照鏡(팔세투조경) 여덟 살에 살며시 거울 비춰봐
長眉已能畵(장미이능화) 긴 눈썹도 어느새 잘도 그렸지
十歲去踏靑(십세거답청) 열 살 되어 나가니 봄나들이를
芙蓉作裙衩(부용작군차) 부용으로 지으니 치맛자락을
十二學彈箏(십이학탄쟁) 열두 살이 되서는 쟁 타기 배워
銀甲不曾捨(은갑부증사) 쟁 골무는 일찍이 놓지 않았네
十四歲六親(십사세육친) 열네 살 되어서는 모든 육친이
懸知猶未嫁(현지유미가) 걸려 알까 아직도 시집 못 감을
十五泣春風(십오읍춘풍) 열다섯 살 눈물져 봄날 바람에
背面鞦韆下(배면추천하) 뒤로 하고 그네도 내려왔다오
無題(무제) 제목 없이
來是空言去絶蹤(내시공언거절종) 온단 말 거짓말이 떠나 발 끊어
月斜樓上五更鐘(월사루상오경종) 달 비낀 누각 위에 새벽 종소리
夢爲遠別啼難喚(몽위원별제난환) 꿈속서 멀리 헤짐 울어 못 불러
書被催成墨未農(서피최성묵미농) 편지 써려 서둘러 먹이 안 갈려
蠟照半籠金翡翠(납조반롱금비취) 촛불 비친 반 등갓 금빛 비취로
麝熏微度繡芙蓉(사훈미도수부용) 사향 향 살짝 스민 수놓은 연꽃
劉郞已恨蓬山遠(유랑이한봉산원) 한 무제 이미 한함 봉래산 멀어
更隔蓬山一萬重(갱격봉산일만중) 다시 멀리 봉래산 일만 번 겹쳐
偶題(우제) 뜻밖에 지어
水亭閑眠微醉消(수정한면미취소) 물가 정자 잠 느긋 취기 사라져
小榴海柏枝相交(소류해백지상교) 작은 석류 잣 가지 서로 얽혀져
水紋簟上琥珀枕(수문점상호박침) 물결무늬 대자리 호박 베개에
傍有墮釵雙翠翹(방유타채쌍취교) 곁에 떨군 비녀는 쌍 날개 비녀
花下醉(화하취) 꽃 아래 취하여
尋芳不覺醉流霞(심방불각취류하) 꽃 찾아 나도 몰래 취해 아득히
依樹沉眠日已斜(의수침면일이사) 나무 기대 빠진 잠 날 이미 기웃
客散酒醒深夜後(객산주성심야후) 손님 가고 술 깨니 깊은 밤 한참
更持紅燭賞殘花(갱지홍촉상잔화) 다시 지녀 빨간 초 남긴 꽃구경
訪隱者不遇(방은자불우) 은자를 찾아 만나지 못해
城郭休過識者稀(성곽휴과식자희) 성곽에 쉬어가도 아는 이 적어
哀猿啼處有柴扉(애원제처유시비) 원숭이 슬픈 곳에 사립문 있어
滄江白石漁樵路(창강백석어초로) 차가운 강 하얀 돌 어부 초부 길
日暮歸來雨滿衣(일모귀래우만의) 해 저물어 돌아와 비 흠뻑 옷에
有感(유감) 느낌이 있어
非關宋玉有微詞(비관송옥유미사) 송옥 탓은 아니지 글이 있어도
自是襄王夢覺遲(자시양왕몽각지) 양왕으로 스스로 꿈 깸이 늦어
一自高唐賦成後(일자고당부성후) 고당부 지어진 뒤 이로부터 쭉
楚天雲雨盡堪疑(초천운우진감의) 초 땅 하늘 구름 비 얄궂음 다해
夜雨寄北(야우기북) 밤비에 북으로 부치며
君問歸期未有期(군문귀기미유기) 그대 물어 올 때를 갈 기약 못해
巴山夜雨漲秋池(파산야우창추지) 파산에는 밤비로 가을 못 불어
何當共剪西窓燭(하당공전서창촉) 어쩌면 함께 밝혀 서창에 촛불
却話巴山夜雨時(각화파산야우시) 말을 말자 파산에 밤비 올 때는
西亭(서정) 서쪽 정자
此夜西亭月正圓(차야서정월정원) 이 밤도 서쪽 정자 달이 참 동글
疏簾相伴宿風煙(소렴상반숙풍연) 성긴 발을 짝하여 바람에 묵어
梧桐莫更飜淸露(오동막갱번청로) 오동잎 엎지 마라 맑은 이슬로
孤鶴從來不得眠(고鴻종래부득眼) 외로운 학 여태껏 잠을 못 들어
流鶯(유앵) 떠도는 꾀꼬리
流鶯飄蕩複參差(유앵표탕복참치) 꾀꼬리 헤매 떠돎 겹쳐 어긋나
渡陌臨流不自持(도맥림류부자지) 밭둑 지나 물 닿아 절로 안 지켜
巧囀豈能無本意(교전기능무본의) 지저귐 꾸며 어찌 속뜻 없을까
良辰未必有佳期(양진미필유가기) 좋은 때 꼭 아니야 좋은 바램에
風朝露夜陰晴裡(풍조로야음청리) 아침 바람 밤이슬 흐리고 갬에
萬戶千門開閉時(만호천문개폐시) 모든 집 모든 문 열려 닫힐 때
曾苦傷春不忍聽(증고상춘불인청) 일찍 괴롬 다친 봄 차마 못 들어
鳳城何處有花枝(봉성하처유화지) 장안성 어느 곳에 꽃가지 있나
錦瑟(금슬) 금슬
錦瑟無端五十弦(금슬무단오십현) 비단비파 어찌해 오십 줄이냐
一弦一柱思華年(일현일주사화년) 한 줄 한 주 생각해 꽃 같은 시절
莊生曉夢迷蝴蝶(장생효몽미호접) 장자는 새벽꿈에 나빈가 했고
望帝春心托杜鵑(망제춘심탁두견) 망제는 봄날마음 두견새 맡겨
滄海月明珠有淚(창해월명주유루) 찬 바다에 달 밝아 구슬에 눈물
藍田日暖玉生煙(남전일난옥생연) 쪽 풀 밭에 해 따뜻 옥에 연기나
此情可待成追憶(차정가대성추억) 이런 뜻 기다리면 추억이 되고
只是當時已惘然(지시당시이망연) 그 때는 이미 벌써 아득할 따름
구양수 당송8대가
永叔 歐陽修(1007∼1072)宋 歐陽文忠公集 153권
遠山(원산) 먼 산
山色無遠近(산색무원근) 산 빛깔엔 없으니 멀고 가까움
看山終日行(간산종일행) 산 보며 하루 내내 걷기만 한다
峰巒隨處改(봉만수처개) 산봉우리 따라서 곳곳 바뀌니
行客不知名(행객부지명) 가는 길손 모르네 이름일랑은
古瓦硯(고와연) 오랜 기와벼루
磚瓦賤微物(전와천미물) 벽돌기와 하찮은 물건이라도
得厠筆墨間(득측필묵간) 곁에 두고 붓과 먹 함께 자리해
于物用有宜(우물용유의) 물건에는 쓰임에 마땅함 있어
不計醜與姸(불계추여연) 따지지 않아야지 나쁨과 고움
金非不爲寶(금비불위보) 금덩이는 보물이 안 되지 않지
玉豈不爲堅(옥기불위견) 옥 어찌 단단하지 않음이 아냐
用之以發墨(용지이발묵) 벼루로 쓰임에는 먹이 갈림에
不及瓦礫頑(불급와력완) 기와에 못 미치니 조약돌 무뎌
乃知物雖賤(내지물수천) 이에 알아 물건이 천하다 하나
當用價難攀(당용가난반) 쓰임 맞아 값어치 어려운 매김
豈惟瓦礫爾(기유와력이) 어찌 오직 기와와 조약돌이랴
用人從古難(용인종고난) 사람을 쓰는 데는 예로 어려워
邊戶(변호) 변방의 집
家世爲邊戶(가세위변호) 집안 이어져 변경 집 되니
年年常備胡(연년상비호) 해 지나며 늘 오랑캐 막아
兒童習鞍馬(아동습안마) 아이들 익혀 말을 다루고
婦女能彎弧(부녀능만호) 아낙네 하니 활을 당기네
胡塵朝夕起(호진조석기) 오랑캐 먼지 아침저녁을
虜騎蔑如無(로기멸여무) 말 탄 오랑캐 없이해 깔봐
邂逅輒相射(해후첩상사) 맞닥뜨려도 서로 활을 쏴
殺傷兩常俱(살상양상구) 죽고 다치니 서로 늘 함께
自從澶州盟(자종전주맹) 전주의 동맹 맺은 뒤로는
南北結歡娛(남북결환오) 남북이 이뤄 기쁘고 즐겨
雖云免戰鬪(수운면전투) 비록 벗어나 싸움에서는
兩地供賦租(양지공부조) 양쪽 땅 매겨 부세 조세를
將吏戒生事(장리계생사) 장수와 관리 일 날까 삼가
廟堂爲遠圖(묘당위원도) 조정에서는 먼 꾀라 여겨
身居界河上(신거계하상) 몸은 살아도 국경의 강가
不敢界河魚(불감계하어) 함부로 못해 국경 강고기
豊樂亭游春三首1(풍락정유춘삼수1) 풍락정 봄놀이
綠樹交加山鳥啼(녹수교가산조제) 푸른 나무 뒤얽혀 멧새는 울어
晴風蕩漾落花飛(청풍탕양낙화비) 비갠 바람 흩날려 지는 꽃 날려
鳥歌花舞太守醉(조가화무태수취) 새 노래에 꽃 춤춰 태수는 취해
明日酒醒春已歸(명일주성춘이귀) 내일 술 깨 봄 이미 돌아가겠지
豊樂亭游春三首2(풍락정유춘삼수2) 풍락정 봄놀이
春雲淡淡日輝輝(춘운담담일휘휘) 봄 구름 묽어 엷어 햇살 빛나고
草惹行襟絮拂衣(초야행금서불의) 풀 끌어 행인 옷깃 버들 솜 스쳐
行到亭西逢太守(행도정서봉태수) 걸어서 정자 서쪽 태수를 만나
藍輿酩酊揟花歸(남여명정서화귀) 가마로 너무 취해 꽃 따 돌아와
豊樂亭游春三首3(풍락정유춘삼수3) 풍락정 봄놀이
紅樹靑山日欲斜(홍수청산일욕사) 붉은 나무 푸른 산 해 기울려해
長郊草色綠無涯(장교초색록무애) 긴 들판 풀빛으로 푸름 끝없어
游人不管春將老(유인불관춘장로) 노는 사람 몰라라 봄이 가든지
來往亭前踏落花(내왕정전답낙화) 오고가며 정자 앞 꽃잎을 밟아
琅耶山(낭야산) 낭야산
石屛自倚浮雲外(석병자의부운외) 돌병풍 절로 기대 뜬 구름 밖에
石路久無人跡行(석로구무인적행) 돌길에 오래 없어 사람 다닌 길
我來携酒醉其下(아래휴주취기하) 내 오며 술 가져와 그 아래 취해
臥看千峰秋月明(와간천봉추월명) 누워 본 천 봉우리 가을 달 밝아
寄韓子華(기한자화) 한자화에게
人事從來無定處(인사종래무정처) 사람일 내려오며 놓인데 없어
世途多故踐言難(세도다고천언난) 세상살이 일 많아 해봐 어렵대
雖如潁水閑居士(수여영수한거사) 영수 물과 같아서 느긋한 선비
十頃西湖一釣竿(십경서호일조간) 열 이랑 넓은 서호 낚싯대 하나
晚泊岳陽(만박악양) 악양에 늦게 닿아
臥聞岳陽城裡鐘(와문악양성리종) 누워 듣는 악양성 성안 종소리
系舟岳陽城下樹(계주악양성하수) 배 매놓은 악양성 성 아래 나무
正見空江明月來(정견공강명월래) 바로 보니 빈 강에 밝은 달떠서
雲水蒼茫失江路(운수창망실강로) 구름강물 아득해 뱃길 잊었네
夜深江月弄清輝(야심강월롱청휘) 밤은 깊어 강에 달 맑은 빛 놀려
水上人歌月下歸(수상인가월하귀) 물위에 사공노래 달 아래 돌아
一闋聲長聽不盡(일결성장청불진) 한 곡 소리 길어서 다 듣지 못해
輕舟短楫去如飛(경주단즙거여비) 가벼운 배 짧은 노 날듯이 떠나
戱答元珍(희답원진) 원진에게 놀려 답하며 ※억지스런 弄談
春風疑不到天涯(춘풍의부도천애) 봄바람은 왜 아니 하늘 끝닿아
二月山城未見花(이월산성미견화) 이월의 산성에는 아직 꽃 못 봐
殘雪壓枝猶有橘(잔설압지유유귤) 남은 눈 가지 눌러 아직 귤 있고
凍雷驚筍欲抽芽(동뢰경순욕추아) 언 우레 죽순 놀라 싹이 트려고
夜聞歸雁生鄉思(야문귀안생향사) 밤에 듣는 기러기 고향생각 나
病入新年感物華(병입신년감물화) 앓으며 새해 들어 경물 멋 느껴
曾是洛陽花下客(증시낙양화하객) 일찍이 낙양성에 꽃 아래 손님
野芳雖晚不須嗟(야방수만불수차) 들에 꽃 늦더라도 한탄 말아야
明妃曲(명비곡) 명비곡 ※王昭君(BC52~?) 이름은 王嬙 자는 昭君
前漢 元帝의 후궁 BC33년 匈奴의 呼韓邪單于에게 시집감
晉나라 때 太祖 司馬昭와 이름이 겹쳐 자를 明君으로 바꿔 明妃라 불림
원제는 소군을 그린 화공 毛延壽를 斬刑에 처함
漢宮有佳人(한궁유가인) 한나라 궁에 아름다운 이
天子初未識(천자초미식) 임금 처음에 아니 알아봐
一朝隨漢使(일조수한사) 어느 날 아침 한 사신 따라
遠嫁單于國(원가선우국) 멀리 시집가 선우 나라로
絶色天下無(절색천하무) 빼어난 미색 세상에 없어
一失難再得(일실난재득) 한번 잃으니 다시 못 얻어
雖能殺畵工(수능살화공) 비록 벌주어 화공을 죽여
於事竟何益(어사경하익) 이일에 끝내 무슨 보탬이
耳目所及尙如此(이목소급상여차) 귀와 눈 닿는바에 오히려 이래
萬里安能制夷狄(만리안능제이적) 만 리 어찌 할 건가 오랑캐 막아
漢計誠已拙(한계성이졸) 한나라 꾀함 하도 서툴러
女色難自誇(여색난자과) 여색 스스로 자랑도 못해
明妃去時淚(명비거시루) 명비 떠날 때 눈물이 흘러
灑向枝上花(쇄향지상화) 흩뿌려 닿아 가지 위 꽃에
狂風日暮起(광풍일모기) 광풍 휘몰아 날이 저물어
漂泊落誰家(표박락수가) 흩날려 떨쳐 누구네 집에
紅顔勝人多薄命(홍안승인다박명) 발간 낯 남에 나아 많이들 엷어
莫怨春風當自嗟(막원춘풍당자차) 탓 마라 봄바람을 저 혼자 한숨
소옹 安樂先生
康節 邵雍(1011~1077)北宋 皇極經世書 62편
淸夜吟(청야음) 맑은 밤에 읊어
月到天心處(월도천심처) 달이 이르니 하늘 가운데
風來水面時(풍래수면시) 바람 불어와 물결이 일 때
一般淸意味(일반청의미) 언제 어디나 맑음의 뜻함
料得少人知(요득소인지) 깨쳐 아는 이 적은 이리니
安樂窩(안락와) 안락의 굴
半記不記夢覺後(반기불기몽교후) 반쯤 알아 반 몰라 꿈 깨고 나서
似愁無愁情倦時(사수무수정권시) 시름인 듯 아닌 듯 뜻 지겨울 때
擁衾側臥未欲起(옹금측와미욕기) 이불 안고 누워서 아니 일어나
簾外落花撩亂飛(렴외낙화료란비) 발 바깥 지는 꽃이 어지럽혀서
仁者吟(인자음) 어진 이를 읊어
仁者難逢思有常(인자난봉사유상) 어진이도 어려워 생각 늘 같기
平生愼勿恃無傷(평생신물시무상) 살면서 삼가 말아 믿어 안 다쳐
爭先路徑機關惡(쟁선로경기관악) 앞을 다툰 길이면 몸에는 나빠
近後語言滋味長(근후어언자미장) 좇아 따른 말이면 재미가 많아
爽口物多終作疾(상구물다종작질) 입에 맞아 많이도 끝내 병 짓고
快心事過必爲殃(쾌심사과필위앙) 맘에 들어 지나쳐 꼭 재앙 되지
與其病後能求樂(여기병후능구락) 그 같이 아픈 다음 즐김 찾으랴
孰若病前能自防(숙약병전능자방) 뉘라서 아니 아파 스스로 막나
사마온공 사마광 시호(文正) 司馬溫公 涑水先生
君實 司馬光(1019~1086)北宋 文正 資治通鑑
送祖擇之(송조택지) 조택지를 보내며
人生榮與辱(인생영여욕) 사람 살면서 꽃피움 욕됨
百變似浮雲(백변사부운) 온갖 바뀜에 뜬구름 같아
自有窮通定(자유궁통정) 절로 놓이니 막힘과 뚫림
徒勞得喪分(도로득상분) 헛된 힘씀에 얻고 잃으니
銷愁唯有酒(소수유유주) 시름 삭임에 오직 술 있어 녹일소
娛意莫如文(오의막여문) 뜻을 달램에 글 만함 없어
方寸常蕭散(방촌상소산) 마음 언제나 쓸쓸히 흩여
其餘何足云(기여하족운) 그 남김 어찌 넉넉다 하랴
和邵堯夫安樂窩中職事吟(화소요부안락와중직사음)
소옹의 안락와중직사음에 화답하며
靈臺無事日休休(령대무사일휴휴) 마음에는 일 없어 날로 쉬기만
安樂由來不外求(안락유래불외구) 편히 즐김 아니지 밖에서 찾기
細雨寒風宜獨坐(세우한풍의독좌) 보슬비 찬바람에 홀로 앉았고
暖天佳景卽閑遊(난천가경즉한유) 따뜻한 날 좋은 볕 느긋이 놀아
松篁亦足開靑眼(송황역족개청안) 솔밭 대숲 넉넉해 좋게만 보여
桃李何妨揷白頭(도리하방삽백두) 복사 오얏 아무렴 머리에 꽂지
我以著書爲職業(아이저서위직업) 나로선 책 쓰느라 맡은 일 삼아
爲君偸暇上高樓(위군투가상고루) 그대위해 틈 내어 높은 루 올라
野花(야화) 들꽃
喧喧桃李蹊(훤훤도리혜) 시끌시끌한 복사 오얏 길
何妨笑幽草(하방소유초) 어찌 거리껴 숨어 웃는 풀
但願保天眞(단원보천진) 다만 바라니 바탕 참 지켜
徐共春風老(서공춘풍로) 차분히 함께 봄바람 맞아
閑居(한거) 한가히 살며
故人通貴絶相過(고인통귀절상과) 오랜 벗 귀인 기웃 서로다님 뚝
門外眞堪置雀羅(문외진감치작라) 문 밖에 참 놓아야 참새그물을
我已幽慵僮更懶(아이유용동갱라) 내 이미 숨어 나른 앤 또 게을러
雨來春草一番多(우래춘초일번다) 비가 오니 봄풀로 한 마당 덮어
獨步至洛濱(독보지낙빈) 혼자 걸어 낙빈까지
草軟波淸沙岸微(초연파청사안미) 풀 여려 물결 맑아 모래언덕은
手携筇竹着深衣(수휴공죽착심의) 손에 쥔 대지팡이 두루마기 옷
白鷗不信忘機久(백구불신망기구) 흰 갈매기 못 믿어 잊은 지 오래
見我猶穿柳岸飛(견아유천류안비) 나를 보며 뚫을 듯 버들에 날아
客中初夏(객중초하) 나그네로 초여름을
四月淸和雨乍晴(사월청화우사청) 사월은 맑고 따뜻 비 얼른 개여
南山當戶轉分明(남산당호전분명) 남산이 마침 문에 되레 뚜렷해
更無柳絮因風起(갱무유서인풍기) 또 없어 버들개지 바람 일어도
惟有葵花向日傾(유유규화향일경) 오로지 해바라기 해 보려 기웃
왕안석 당송8대가 개혁정책
介甫 王安石(1021~1086)宋 字說
梅花(매화) 매화
墻角數枝梅(장각수지매) 담 모퉁이 몇 가지 매화꽃이라
凌寒獨自開(릉한독자개) 추위를 이겨내고 홀로 피었네
遙知不是雪(요지불시설) 멀리서도 알았네 눈이 아님을
爲有暗香來(위유암향래) 까닭 있지 살짜기 내음이 오니
山中(산중) 산에서
隨月出山去(수월출산거) 달을 따라 나서니 산으로 떠나
尋雲相伴歸(심운상반귀) 구름 찾아 서로가 어울려 왔네
春晨花上露(춘신화상로) 봄 날 아침 꽃 위에 이슬이 맺혀
芳氣着人衣(방기착인의) 꽃다운 향 서리니 사람의 옷에
江上(강상) 강위에서
江水漾西風(강수양서풍) 강물은 출렁출렁 서쪽 바람에
江花脫晩秋(강화탈만추) 강 꽃은 토닥토닥 늦은 가을에
離情被橫笛(이정피횡적) 떠나는 정 실리니 비낀 피리에
吹過亂山東(취과난산동) 불며 지나 어지런 산을 동쪽에
初夏卽事(초하즉사) 초여름 날에
石梁茅屋有彎碕(석량모옥유만기) 돌다리 초가집은 굽은 기슭에
流水賤賤度兩陂(유수천천도양피) 흐르는 물 야트막 양쪽 비탈을
晴日暖風生麥氣(청일난풍생맥기) 개인 해 따슨 바람 보리 기운에
綠陰幽草勝花時(녹음유초승화시) 숲 그늘 그윽한 풀 꽃 보다 나아
壬辰寒食(임진한식) 임진년 한식날에 ※1052년(32세)
客思似楊柳(객사사양류) 나그네 생각 버들과 같아
春風千萬條(춘풍천만조) 봄날 바람이 천만 가지에
更傾寒食淚(갱경한식루) 다시 기울여 한식날 눈물
欲漲冶城潮(욕창야성조) 불어 넘치려 야성에 흐름
巾髮雪爭出(건발설쟁출) 망건 흰머리 다투어 나와
鏡顔朱早淍(경안주조주) 거울에 얼굴 붉음은 돌아
未知軒冕樂(미지헌면락) 아직 모르니 벼슬 즐거움
但欲老漁樵(단욕로어초) 다만 늙어서 어부 나무꾼
元日(원일) 설날
爆竹聲中一歲除(폭죽성중일세제) 폭죽소리 가운데 한 해를 보내
春風送暖入屠蘇(춘풍송난입도소) 봄바람 따뜻함이 약술에 들어
千門萬戶曈曈日(천문만호동동일) 집집이 많은 집에 동이 터 뜬 해
總把新桃換舊符(총파신도환구부) 모두 쥐니 새 부작 헌 부적 바꿔
※屠蘇酒: 邪鬼 죽이는 屠蘇(山椒 防風 白朮 肉桂 等)가 든 술 後漢때 華陀
섣달 그믐밤 우물 밑바닥에 걸어두었다가 설날 꺼내 술에 넣어 달인 뒤
식구 모두 동쪽을 향해 앉아 어린아이부터 연장자의 순으로 마신다
鐘山卽事(종산즉사) 종산에서
澗水無聲繞竹流(간수무성요죽류) 골짝 물 소리 없이 대 둘러 흘러
竹西花草弄春柔(죽서화초롱춘유) 대숲 서쪽 꽃 풀은 여린 봄 놀려
茅簷相對坐終日(모첨상대좌종일) 띠 처마 마주하여 하루 내 앉아
一鳥不啼山更幽(일조부제산갱유) 새 한번 아니 울어 산 더욱 그윽
夜直(야직) 밤을 맡아
金爐香盡漏聲殘(금로향진루성잔) 금향로 향불 다 타 물시계 소리
剪剪輕風陣陣寒(전전경풍진진한) 휙휙 대는 바람에 닥쳐온 추위
春色惱人眠不得(춘색뇌인면부득) 봄빛에 머리 싸매 잠 오지 않아
月移花影上欄干(월이화영상난간) 달 옮겨 꽃 그림자 난간에 올라
遊鍾南(유종남) 종남산에서 ※山이 여덟 번
終日看山不厭山(종일간산불염산) 하루 다해 산을 봐 싫지 않은 산
買山終待老山間(매산종대로산간) 산 사려니 기다려 산에서 늙어
山花落盡山長在(산화락진산장재) 산꽃은 다 떨어져 산이야 있지
山水空流山自閑(산수공류산자한) 산에 물 흘려보내 산은 늘 느긋
强起(강기) 억지로 일어나
寒堂耿不寐(한당경불매) 썰렁한 방 불빛에 잠 오지 않아
轆轆聞車聲(녹록문거성) 덜거덕 들려오니 수레소리가
不知誰家兒(부지수가아) 알지 못해 어느 집 사람인지는
先我霜上行(선아상상행) 내 앞서 서리 내린 길을 가구나
歎息夜未央(탄식야미앙) 한숨을 내쉬느니 밤은 안 깊어
呼燈置前楹(호등치전영) 불러서 등불 놓게 기둥 앞에다
推枕强欲起(추침강욕기) 베개 밀쳐 억지로 일어나려다
問知星正明(문지성정명) 물어 알아 별빛이 정말 밝다네
昧旦聖所勉(매단성소면) 날 샌 새벽 성인이 힘쓰라한바
齊詩有鷄聲(제시유계성) 시경 제풍 있으니 닭 울음소리 ※齊風 鷄鳴
嗟予以竊食(차여이절식) 아 나는 벼슬 훔쳐 먹고 사는가
更覺負平生(갱각부평생) 다시 깨친 저버림 삶을 살면서
葛溪驛(갈계역) 갈계역
缺月昏昏漏未央(결월혼혼루미앙) 모자란 달 어두워 물시계 아니 그쳐
一燈明滅照秋牀(일등명멸조추상) 등 하나 밝음 깜박 가을 침상 비추네
病身最覺風露早(병신최각풍로조) 앓는 몸 잘 느끼니 바람이슬 일찍이
歸夢不知山水長(귀몽부지산수장) 돌아간 꿈 모르니 산도 물도 먼 줄을
坐感歲時歌慷慨(좌감세시가강개) 앉아 느낀 철따라 슬퍼함을 노래로
起看天地色凄凉(기간천지색처량) 일어나 보는 천지 쓸쓸함이 빛깔에
鳴蟬更亂行人耳(명선갱란행인이) 매미 울어 또 아찔 길가는 이 귓가에
正抱疏桐葉半黃(정포소동엽반황) 품어온 성긴 오동 잎이 반이 누렇게
정명도 정호 程朱學
伯淳 明道 東坡 程顥(1032~1085)北宋 純 定性書 識仁篇
秋月(추월) 가을 달
淸溪流過碧山頭(청계류과벽산두) 맑은 시내 흘러가 푸른 산머리
空水澄鮮一色秋(공수징선일색추) 하늘 물 맑아 깨끗 한 빛깔 가을
隔斷紅塵三十里(격단홍진삼십리) 끊겨진 티끌세상 삼십 리 멀리
白雲紅葉兩悠悠(백운홍엽양유유) 흰 구름 붉은 잎에 둘 다 멀기만
春日偶成(춘일우성) 봄날 우연히 짓다
雲淡風輕近午天(운담풍경근오천) 실구름 바람 살랑 한 낮에 하늘
訪花隨柳過前川(방화수류과전천) 꽃 찾아 버들 따라 앞 냇물 건너
傍人不識余心樂(방인불식여심락) 옆 사람 알지 못해 내 마음 즐김
將謂偸閒學少年(장위투한학소년) 이를테면 틈내어 배우는 아이
秋日偶成(추일우성) 가을날 우연히 짓다
閑來無事不從容(한래무사부종용) 한가하게 일 없어 조용함 아냐
睡覺東窓日已紅(수교동창일이홍) 잠 깨니 동녘 창에 해 이미 붉어
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개자득) 고요히 만물 살펴 다 절로 알아
四時佳興與人同(사시가흥여인동) 네 계절 멋진 흥에 더불어 같아
道通天地無形外(도통천지무형외) 도는 뚫려 하늘땅 몸 밖에 없어
思入風雲變態中(사입풍운변태중) 생각 든 바람구름 바뀜 가운데
富貴不淫貧賤樂(부귀불음빈천락) 부귀로 아니 삐끗 가난을 즐겨
男兒到此是豪雄(남아도차시호웅) 사나이 이쯤 돼야 뛰어난 호걸
郊行卽事(교행즉사) 들을 지나면서
芳原綠野姿行時(방원녹야자행시) 꽃동산 푸른 들을 내켜 걸을 때
春入遙山碧四圍(춘입요산벽사위) 봄 들어 멀리 산은 푸름이 에워
興逐亂紅穿柳巷(흥축난홍천류항) 흥 쫓아 얽힌 붉음 버들 거리로
困臨流水坐苔磯(곤임유수좌태기) 지쳐 서 물 흐름에 이끼 돌 앉아
莫辭盞酒十分醉(막사잔주십분취) 막지마라 잔술을 잔뜩 취하게
只恐風花一片飛(지공풍화일편비) 다만 걱정 바람 꽃 한 떨기 날려
況是淸明好天氣(황시청명호천기) 하물며 맑고 밝은 좋은 날씨에
不妨遊衍莫忘歸(불방유연막망귀) 안 거리껴 놀아도 갈일 잊진 마
소식 당송8대가
東坡 蘇軾(1036~1101)北宋 赤壁賦
倦夜(권야) 지겨운 밤
倦枕厭長夜(권침염장야) 베개머리 잠 안와 긴 밤이 싫어
小窗終未明(소창종미명) 조그만 창 끝끝내 밝을 줄 몰라
孤村一犬吠(고촌일견폐) 외론마을 한 마리 개는 짖어서
殘月幾人行(잔월기인행) 조각달 몇몇 사람 길을 오가나
衰鬢久已白(쇠빈구이백) 쇤 머리 이미 오래 하얗게 된지
旅懷空自淸(여회공자청) 나그네 맘 텅 비어 스스로 맑아
荒園有絡緯(황원유락위) 거친 뜰에 있으니 베짱이란 놈 ※絡緯:여치
虛織竟何成(허직경하성) 베 짠대야 마침내 무얼 이루나
春夜(춘야) 봄밤
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 봄날 밤 한때 잠깐 값이 천금에
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 꽃향기 맑음 담아 으스름의 달
歌管樓臺聲寂寂(가관루대성적적) 노래 피리 누대엔 소리도 고요
鞦韆院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 그네 뛰는 마당엔 밤이 깊어가
陌上花1(맥상화1) 길 위의 꽃
陌上花開蝴蝶飛(맥상화개호접비) 길 위에 꽃이 피어 나비는 날아
江山猶是昔人非(강산유시석인비) 강산은 이대론 데 옛 사람 아냐
遺民幾度垂垂老(유민기도수수로) 남은 백성 몇 번을 수염 나 늙어
遊女長歌緩緩歸(유녀장가완완귀) 노는 여인 긴 노래 흔들며 가네
陌上花2(맥상화2) 길 위의 꽃
陌上山花無數開(맥상산화무수개) 길 위에 산에 꽃이 무수히 피니
路人爭看翠輧來(노인쟁간취병래) 길가는 이 다투어 수레로 오네
若爲留得堂堂去(약위류득당당거) 남길 수만 있다면 어엿이 떠나
且更從敎緩緩歸(차갱종교완완귀) 또다시 가르침에 느긋이 가네
陌上花3(맥상화3) 길 위의 꽃
生前富貴草頭露(생전부귀초두로) 살았을 적 부귀란 풀끝의 이슬
身後風流陌上花(신후풍류맥상화) 죽은 다음 풍류란 길 위의 꽃이
已作遲遲君去魯(이작지지군거노) 이미 된 느릿느릿 그대 노를 떠
猶敎緩緩妾還家(유교완완첩환가) 가르쳐 되레 느긋 첩은 집에 가
薄命佳人(박명가인) 명이 짧아 가인은
雙頰凝酥髮抹漆(쌍협응소발말칠) 두 뺨은 매끄러이 머리는 옻칠
眼光入簾珠白樂(안광입렴주백락) 눈빛은 발에 들어 구슬 하얗게
故將白練作仙衣(고장백련작선의) 짐짓 지은 흰 비단 선녀의 옷에
不許紅膏汚天質(불허홍고오천질) 아니 되 붉은 연지 바탕 더럽혀
吳音嬌軟帶兒癡(오음교연대아치) 오나라 말 귀여워 어린 티 띠어
無限間愁總未知(무한간수총미지) 끝없는 세상시름 다 알지 못해
自古佳人多薄命(자고가인다박명) 예로 많은 잘난 이 명이 엷다지
閉門春盡楊花落(폐문춘진양화락) 닫힌 문에 봄 다해 버들 꽃 지네
縱筆(종필) 붓을 쫓아
寂寂東坡一病翁(적적동파일병옹) 하릴없는 동파는 앓는 늙은이
白鬚蕭散滿霜楓(백수소산만상풍) 흰 수염 쓸어흩여 서리 맞았네
小兒誤喜朱顔在(소아오희주안재) 어린 애 잘못 반겨 붉은 얼굴로
一笑那知是酒紅(일소나지시주홍) 웃으니 어찌 알아 술에 발간 걸
和子由澠池懷舊(화자유민지회구) 자유의 민지회구에 ※子由: 蘇軾의 弟
人生到處知何似(인생도처지하사) 사람 삶 닿는 곳이 무엇 같은가
應似飛鴻踏雪泥(응사비홍답설니) 꼭 같지 기러기가 눈 진흙 밟음
泥上偶然留指爪(니상우연류지조) 진흙 위에 뜻밖에 발자국 남겨
鴻飛那復計東西(홍비나부계동서) 기러기 날아 다시 동서 어딘지
老僧已死成新塔(노승이사성신탑) 늙은 스님 죽어서 새 탑을 이뤄
壞壁無由見舊題(괴벽무유견구제) 벽 무너져 없이 돼 옛 시 볼 길이
往日崎嶇還記否(왕일기구환기부) 지난날 어려움을 아직 새기나
路長人困蹇驢嘶(로장인곤건려시) 길 멀고 사람 지쳐 나귀도 울어
惠崇春江曉景(혜숭춘강효경) 봄 강의 새벽 경치
竹外桃花三兩枝(죽외도화삼량지) 대나무 밖 복사꽃 두어 가지에
春江水暖鴨先知(춘강수난압선지) 봄 강에 물 따뜻함 오리는 알아
蔞蒿滿地蘆芽短(루호만지노아단) 쑥 내음은 땅 가득 갈대 싹 짧아
正是河豚欲上時(정시하돈욕상시) 바로 이때 복어가 올라올 때지
東欄梨花(동란이화) 동쪽 난간의 배꽃
梨花淡白柳深靑(이화담백류심청) 배꽃은 묽게 흰데 버들은 푸름 깊어
柳絮飛時花滿城(유서비시화만성) 버들개지 날릴 땐 배꽃 져서 성 가득
惆悵東欄一株雪(추창동란일주설) 슬프니 동쪽 난간 한그루 눈 같은 꽃
人生看得幾淸明(인생간득기청명) 사람살이 볼 테면 몇 번 맑아 밝을까
楊關曲(양관곡) 양관곡
暮雲收盡溢淸寒(모운수진일청한) 저문 구름 다 걷어 말간 차가움
銀漢無聲轉玉盤(은한무성전옥반) 은하수 소리 없이 옥쟁반 굴러
此身此夜不長好(차신차야부장호) 이 몸으로 이 밤을 오래 못 즐겨
明月明年何處看(명월명년하처간) 밝은 달 밝을 해엔 어디서 볼까
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유월이십칠일망호루취서) 망호루에서 취해
黑雲飜墨未遮山(흑운번묵미차산) 검은 구름 먹 묻혀 산을 못 가려
白雨跳珠亂入船(백우도주란입선) 흰 빗물 뛰는 구슬 배에 뛰 들어
卷地風來忽吹散(권지풍래홀취산) 땅 말아 바람 불어 갑자기 흩어
望湖樓下水如天(망호루하수여천) 망호루 누각아래 물빛 하늘이
양만리 南宋四大家
廷秀 楊萬里(1124~1206)南宋
過百家渡(과백가도) 백가도를 지나며
園花落盡路花開(원화락진로화개) 뜰에 꽃 다 떨어져 길에 꽃 피네
白白紅紅各自媒(백백홍홍각자매) 하얗게도 붉게도 저마다 자랑
莫問早行奇絶處(막문조행기절처) 묻지 마오 이른 길 빼난 좋은 곳
四方八面野香來(사방팔면야향래) 사방에 온갖 데서 들 내음 풍겨
夏夜追凉(하야추량) 여름밤 서늘함을 좇아
夜熱依然午熱同(야열의연오열동) 밤더위 그대로라 낮 더위 같이
關門小立月明中(관문소립월명중) 지날 문에 섰더니 달 밝음 속에
竹深樹密蟲鳴處(죽심수밀충명처) 대 깊어 나무 빽빽 벌레 우는 곳
時有微凉不是風(시유미량불시풍) 언뜻 있는 시원함 바람이 아냐
湖天暮景(호천모경) 호수의 저녁 풍경
坐看西日落湖濱(좌간서일락호빈) 보며 앉아 서녘 해 지는 호수를
不是山銜不是雲(불시산함불시운) 산이 삼킴 아니며 구름도 아냐
寸寸低來忽全沒(촌촌저래홀전몰) 한 치 한 치 낮아져 홀연 다 잠겨
分明入水只無痕(분명입수지무흔) 분명히 물에 들어 자국도 없어
嶺雪(영설) 고갯마루의 눈
好山幸自綠嶄嶄(호산행자녹참참) 좋은 산은 스스로 푸르고 높아
須把輕雲護深嵐(수파경운호심람) 꼭 잡아 엷은 구름 산기운 감싸
天女似憐山骨瘦(천녀사련산골수) 하늘선녀 가여워 산이 야위어
爲縫霧縠作春衫(위봉무곡작춘삼) 꿰매니 안개비단 봄 적삼 지어
蝶(접) 나비
籬落疎疎一徑深(이락소소일경심) 울타리 드문드문 길 하나 깊어
樹頭先綠未成陰(수두선록미성음) 나무 끝 먼저 푸름 그늘은 안 져
兒童急走追黃蝶(아동급주추황접) 아이는 빨리 달려 노랑나비에
飛入菜花無處尋(비입채화무처심) 날아들어 나물 꽃 찾을 길 없어
觀蟻(관의) 개미를 보고
偶爾相逢細問途(우이상봉세문도) 뜻 않아 서로 만나 갈 길을 물어
不知何事數遷居(부지하사삭천거) 알지 못해 무슨 일 자주 옮기니
微軀所饌能多少(미구소찬능다소) 조그만 몸 먹어야 얼마나 되어
一獵歸來滿後車(일렵귀래만후거) 한번 사냥 돌아옴 가득 싣고서
揷秧歌(삽앙가) 모심기 노래
田夫抛秧田婦接(전부포앙전부접) 농부가 모 던지니 아내가 받아
小兒拔秧大兒揷(소아발앙대아삽) 작은 아들 모 빼니 큰 아들 심어
笠是兜鍪蓑是甲(립시두무사시갑) 삿갓은 투구이고 도롱인 갑옷
雨從頭上濕到胛(우종두상습도갑) 비오니 머리부터 어깨도 젖어
喚渠朝餐歇半霎(환거조찬헐반삽) 불러서 아침 먹자 잠시 쉬자해
低頭折腰只不答(저두절요지부답) 고개 푹 허리 구불 대답을 않네
秧根未牢蒔未匝(앙근미뢰시미잡) 모 뿌리 아니 숨겨 모종 아니 내
照管鵝兒與雛鴨(조관아아여추압) 잘 돌봐야 거위에 새끼오리를
安樂坊牧童(안락방목동) 안락동 목동
前兒牽牛渡溪水(전아견우도계수) 앞에 아이 소 끌어 시냇물 건너
後兒騎牛回問事(후아기우회문사) 뒤에 아이 소 타고 일을 물어봐
一兒吹笛笠簪花(일아취적립잠화) 한 아이 피리 불어 삿갓 꽃 꽂아
一牛載兒行引子(일우재아행인자) 한 소는 아이 태워 새끼 데리고
春溪嫩水淸無渧(춘계눈수청무제) 봄 시내 여린 물은 맑아 티 없이
春洲細草碧無瑕(춘주세초벽무하) 봄 섬에 가는 풀은 파래 흠 없이
五牛遠去莫管他(오우원거막관타) 다섯 소떼 멀리 가 붙잡지 않아
隔溪便是群兒家(격계편시군아가) 시내너머 그 곳엔 아이들 집이
忽然頭上數點雨(홀연두상수점우) 갑작스레 머리 위 몇 방울 비가
三笠四簑赶將去(삼립사사간장거) 삿갓 셋 도롱이 넷 쫓아 달려가
육유 최다작의 시인 1만수 가까움
務觀 陸游(1125∼1210)南宋 劍南詩稿 85권
柳橋晩眺(유교만조) 버들다리서 저묾을 보며
小浦聞魚躍(소포문어약) 작은 강어귀 물고기 뛰어
橫林待鶴歸(횡림대학귀) 숲에 누워서 학 돌아오길
間雲不成雨(간운불성우) 희끗한 구름 비를 안 내려
故傍碧山飛(고방벽산비) 일부러 곁 해 푸른 산 날아
春雨(춘우) 봄비
春陰易成雨(춘음이성우) 봄 구름 쉬이 비를 내리니
客病不禁寒(객병불금한) 나그네 아파 추위 못 막아
又與梅花別(우여매화별) 더불어 했던 매화꽃 지니
無因一倚欄(무인일의란) 까닭이 없이 난간에 기대
信筆(신필) 붓 가는 대로
急雨初過景物奇(급우초과경물기) 소낙비 처음 지나 경치 뛰어나
一天雲作細鱗差(일천운작세린차) 한 하늘 구름지어 비늘구름을
畫橈弄水三十里(화요롱수삼십리) 그려 옮겨 갖고 놀 물결 삼십 리
恰是西村煙瞑時(흡시서촌연명시) 마치 꼭 서쪽마을 안개로 어둑
病起(병기) 병상에서 일어나
少年射虎南山下(소년사호남산하) 젊어선 호랑일 쏴 남산 아래서
惡馬强弓看似無(악마강궁간사무) 거친 말 억센 활도 없는 듯 했지
老病卽今那可說(노병즉금나가설) 늙어 병든 이제는 어찌 말하랴
出門十步要人扶(출문십보요인부) 문 나서 열 걸음도 남이 붙들어
示兒(시아) 아들에게
死去元知萬事空(사거원지만사공) 죽어 떠남 알아서 모든 일 텅 빔
但悲不見九州同(단비불견구주동) 다만 슬픔 못 보니 구주 통일을
王師北定中原日(왕사북정중원일) 임금 군사 북으로 중원 평정 날
家祭無忘告乃翁(가제무망고내옹) 잊지 말고 제사 때 내게 알려라
山茶(산다) 동백나무 ※冬柏 山茶木 차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
雪裏開花到春晩(설리개화도춘만) 눈 속에 꽃이 피니 봄 닿기 늦어
歲閒耐久孰如君(세한내구숙여군) 해 느긋 오래 견뎌 누가 너 같애
憑闌歎息無人會(빙란탄식무인회) 난간 기대 한숨져 올 사람 없어
三十年前宴海雲(삼십년전연해운) 서른 해 앞서 잔치 바다 구름이
劍門道中遇微雨(검문도중우미우) 검문 가는 길 가랑비 만나
衣上征塵雜酒痕(의상정진잡주흔) 옷에는 길에 먼지 온갖 술 자국
遠遊無處不消魂(원유무처불소혼) 멀리 다녀 없잖아 넋 빠질 곳이
此身合是詩人未(차신합시시인미) 이 몸에 들어맞기 시인 아닌가
細雨騎驢入劍門(세우기려입검문) 보슬비에 나귀 타고 검문에 들어
秋夜觀月(추야관월) 가을밤 달을 보며
誰琢天邊白玉盤(수탁천변백옥반) 누가 쪼아 하늘가 하얀 옥쟁반
亭亭破霧上高寒(정정파무상고한) 높이 솟아 안개 깨 찬 하늘 올라
山房無客兒貪睡(산방무객아탐수) 산방에 손님 없어 아이 잠만 자
常恨淸光獨自看(상한청광독자간) 늘 한이란 말간 빛 혼자만 보니
夜意(야의) 밤에 생각
睡覺隣鷄已再啼(수각린계이재제) 잠을 깨 이웃 닭에 거듭 울어서
篷窓澄黑雨凄凄(봉창징흑우처처) 봉창은 맑아 어둑 비에 쓸쓸해
東家蹇驢不用借(동가건려불용차) 동쪽 집 나귀 절어 빌려 못 쓰고
明日門前一尺泥(명일문전일척니) 밝을 날 문 앞에는 진흙이 한 자
聞雨(문우) 빗소리 들으며
慷慨心猶壯(강개심유장) 슬픈 마음에 오히려 굳건
蹉跎鬢已秋(차타빈이추) 이룬 일 없이 머리털 가을
百年殊鼎鼎(백년수정정) 한 삶은 달리 어정쩡 지나
萬事只悠悠(만사지유유) 모든 일 다만 아련하여서
不悟魚千里(불오어천리) 깨닫지 못해 물고기 천리
終歸貉一丘(종귀맥일구) 끝내 돌아가 오소리 언덕
夜闌聞急雨(야란문급우) 밤에 가리운 듣는 소낙비
起坐涕交流(기좌체교류) 일어나 앉아 눈물 엇갈려
大風雨中作(대풍우중작) 큰 바람 비속에서
風如拔山怒(풍여발산노) 바람 성내니 산을 뽑을 듯
雨如決河傾(우여결하경) 비는 쏟아져 강이 터진 양
屋漏不可支(옥루불가지) 집마저 새니 버틸 수 없고
窓戶俱有聲(창호구유성) 창에 문에는 함께 소리 나
烏鳶墮地死(오연타지사) 까마귀 솔개 떨어져 죽어
鷄犬噤不鳴(계견금불명) 닭 개 입 닫고 울지도 못해
老病無避處(노병무피처) 늙어 아픈 이 피할 곳 없어
起坐徒歎驚(기좌도탄경) 일어나 앉아 헛 한숨 놀래
三年稼如雲(삼년가여운) 삼년에 심어 구름과 같아
一旦敗垂成(일단패수성) 하루아침에 버려 이룸을
天豈或使之(천기혹사지) 하늘이 어찌 이리 되게 해
憂乃及躬耕(우내급궁경) 걱정이 미쳐 몸소 밭 갈아
暮春(모춘) 저무는 봄
數間茅屋鏡湖濱(수간모옥경호빈) 몇몇 칸 초가집이 거울 물가에
萬卷藏書不救貧(만권장서불구빈) 만권의 간직한 책 가난 못 건져
燕去燕來還過日(연거연래환과일) 제비 가고 제비 와 날이 지나고
花開花落卽經春(화개화락즉경춘) 꽃이 피고 꽃이 져 봄이 넘어가
開編喜見平生友(개편희견평생우) 책 펼쳐 기쁘게 봐 살아가며 벗
照水驚非曩歲人(조수경비낭세인) 물 비침 아니 놀라 세월 담은 이
自笑滅胡心尙在(자소멸호심상재) 띤 웃음 끈 오랑캐 마음만 남아
憑高慷慨欲忘身(빙고강개욕망신) 높이 기대 복받쳐 몸 둠 잊으려
범성대 南宋四大家(陸游 楊萬里 范成大 尤무)
致能 石湖 范成大(1126∼1193)南宋 文穆公 石湖居士詩集
四時田園雜興(사시전원잡흥) 사계절 시골에서
柳花深巷午雞聲(유화심항오계성) 버들 꽃 깊은 골목 한낮 닭 울음
桑葉尖新綠未成(상엽첨신록미성) 뽕잎은 새로 뾰족 푸름 못 이뤄
坐睡覺來無一事(좌수교래무일사) 앉아 졸다 깨어나 일 하나 없어
滿窓晴日看蠶生(만창청일간잠생) 창 가득 개인 햇살 누에 커감 봐
春日田園雜興(춘일전원잡흥) 봄날 시골에서
土膏欲動雨頻催(토고욕동우빈최) 땅 살져 움직이려 비 자꾸 재촉
萬草千花一餉開(만초천화일향개) 모든 풀 온갖 꽃이 한 참에 피어
舍後荒畦猶綠秀(사후황휴유록수) 집 뒤에 묵정밭도 푸름 빼어나
隣家鞭筍過牆來(인가편순과장래) 이웃집 채찍죽순 담 넘어 들어
晩春田園雜興(만춘전원잡흥) 늦은 봄 시골에서
胡蝶雙雙入菜花(호접쌍쌍입채화) 나비는 짝을 지어 남새 꽃 날아들어
日長無客到田家(일장무객도전가) 해 길어도 없으니 시골에 오는 손님
鷄飛過籬犬吠竇(계비과리견폐두) 닭날아 울을 넘고 개 짖어 구멍에서
知有行商來買茶(지유행상래매다) 알고 있지 장사치 와서 차를 사라내
夏日田園雜興(하일전원잡흥) 여름날 시골에서
晝出耘田夜績麻(주출운전야적마) 낮에 나가 밭 매고 밤에 길쌈을
村莊兒女各當家(촌장아녀각당가) 시골집 아이아낙 집안 일 맡아
童孫未解供耕織(동손미해공경직) 어린 손자 모르는 밭일 베틀일
也傍桑陰學種瓜(야방상음학종과) 뽕나무 그늘에서 박 심기 배워
秋日田園雜興(추일전원잡흥) 가을날 시골에서
租船滿載候開倉(조선만재후개창) 조세선 가득 실어 창고 열기 기다려
粒粒如珠白似霜(입립여주백사상) 낟알은 구슬 같아 서리처럼 하얗다
不惜兩種輸一斛(불석양종수일곡) 안 아까워 두종 쌀 한 곡씩 실어내네
尙嬴糠覈飽兒郞(상영강핵포아랑) 아직 남은 겨 싸락 아이사내 배 채워
冬日田園雜興(동일전원잡흥) 겨울날 시골에서
黃紙蠲租白紙催(황지견조백지최) 노란 종이 덜어내 흰 종이 재촉하고
皁衣旁午下鄕來(조의방오하향래) 검은 옷 들락날락 고을로 찾아내려
長官頭腦冬烘甚(장관두뇌동홍심) 우두머리 골치는 겨울에 더욱 달아
乞汝靑錢買酒回(걸여청전매주회) 네게 빌어 구리돈 술이나 사 마시게
橫塘(횡당) 못을 가로질러
南浦春來綠一川(남포춘래록일천) 앞 물가 봄이 오니 한 푸른 시내
石橋朱塔兩依然(석교주탑양의연) 돌다리 붉은 탑은 둘 다 그대로
年年送客橫塘路(년년송객횡당로) 해마다 길손 보내 못을 지른 길
細雨垂楊繫畵船(세우수양계화선) 보슬비 드린 버들 그림배 묶여
會同館(회동관) 회동관
萬里孤臣致命秋(만리고신치명추) 만 리에 외론 신하 명 다한 가을
此身何止一漚浮(차신하지일구부) 이 몸은 어찌 그쳐 한 떠돈 거품
提携漢節同生死(제휴한절동생사) 맺어 이끈 한 사절 생사 같이해
休問羝羊解乳不(휴문저양해유부) 묻지 마라 숫양에 젖 있나 없나
州橋(주교) 주교
州橋南北是天街(주교남북시천가) 주교의 남과 북은 서울 가는 길
父老年年等駕回(부로년년등가회) 어르신들 해마다 수레 기다려
忍淚失聲詢使者(인루실성순사자) 눈물 참아 목메어 사자께 묻길
幾時眞有六軍來(기시진유육군래) 몇 때나 참 있을까 군대가 오길
夜坐有感(야좌유감) 밤에 앉아서
靜夜家家閉戶眠(정야가가폐호면) 고요한 밤 집집이 문 닫고 잠자
滿城風雨驟寒天(만성풍우취한천) 성 가득 비바람 쳐 잦은 찬 날씨
號呼賣卜誰家子(호호매복수가자) 부르짖어 점보라 뉘 집 아들이
想欠明朝糴米錢(상흠명조적미전) 생각에 내일 아침 쌀 살 돈 없어
喜晴(희청) 활짝 개여
窗間梅熟落蒂(창간매숙락체) 창 사이 매실 익어 꼭지 떨어져
牆下筍成出林(장하순성출림) 담 아래 죽순 자라 숲을 나오네
連雨不知春去(연우부지춘거) 이은 비에 몰랐네 봄이 가는 줄
一晴方覺夏深(일청방각하심) 한번 갬 바야흐로 여름이 깊어
揷秧(삽앙) 모내기
種密移疏綠毯平(종밀이소녹담평) 빽빽 심어 드문 펴 푸른 요 깔아
行間淸淺縠紋生(행간청천곡문생) 줄 사이 맑고 얕아 비단결 일렁
誰知細細靑靑草(수지세세청청초) 뉘 알까 가느다란 파릇파릇 풀
中有豊年擊壤聲(중유풍년격양성) 속에 있어 풍년이 격양가 소리
주자 주희 朱文公 주자학 집대성
元晦 晦庵 朱憙(1130~1200)南宋 四書集注 近思錄
偶成(우성) 권학시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 어린이 쉽게 늙어 배움 이룸 어려워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짤막한 빛과 그늘 가벼울 수 없어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연못은 아니 깨쳐 봄풀이 꾸는 꿈을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섬돌 앞 오동잎은 벌써 가을 소리를
觀書有感(관서유감) 글을 보며 느낌을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반 이랑 모난 연못 하나의 거울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 구름 비쳐 함께 노닐어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묻느니 어찌 얻어 맑아도 되나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돼 있어 샘물 머리 살아나오니
卜居(복거) 살만한 데를 찾음
卜居屛山下(복거병산하) 살만한 곳 찾으려 두른 산 아래 ※卜居
俯仰三十秋(부앙삼십추) 굽어보고 우러러 서른 해 가을
終然村墟近(종연촌허근) 끝내 마을 언덕에 가까이 하니 언덕허
未愜心期幽(미협심기유) 아니 들어 마음에 바램만 깊어 쾌할협
近聞西山西(근문서산서) 요즘 들어 서산의 서쪽이라며
深谷開平疇(심곡개평주) 골짝 깊게 펼쳐져 너른 밭 있어 밭두둑주
茆茨十數家(묘자십수가) 띠로서 지붕 이어 열 몇 집에다 띠묘
淸川可行舟(청천가행주) 맑은 시내 배 띄워 다닐 수 있어
風俗頗淳朴(풍속파순박) 풍속 자못 도탑고 꾸밈이 없어 ※淳朴
曠土非難求(광토비난구) 빈 땅까지 찾기도 어렵지 않아 ※曠土
誓捐三徑資(서연삼경자) 다짐하니 놓고자 세 길의 뜨락 ※三徑
往遂一壑謀(왕수일학모) 가서 이뤄 하나로 골짝 살 꾀를
伐木南山巓(벌목남산전) 나무 베니 남산의 산마루에서 산꼭대기전
結廬北山頭(결려북산두) 오두막 짓고 살아 북산 머리에
耕田東溪岸(경전동계안) 밭을 갈아 동쪽에 시내언덕에 ※耕田
濯足西溪流(탁족서계류) 발을 씻어 서쪽에 시내 흐름에 ※濯足
朋來卽共懽(붕래즉공환) 벗이 오면 나아가 함께 기뻐해 기뻐할환
客去成孤遊(객거성고유) 손이 가면 이루어 혼자서 놀아
靜有山水樂(정유산수락) 고요함이 있으니 산수를 즐겨 ※山水
而無身世憂(이무신세우) 그리하여 없으니 몸을 둔 시름 ※身世
著書俟來哲(저서사래철) 책을 지어 기다려 오는 밝은이 기다릴사
補過希前修(보과희전수) 허물 고쳐 바라니 앞선 닦음을
茲焉畢暮景(자언필모경) 이에 이제 마치니 저무는 볕에 마칠필
何必營菟裘(하필영토구) 어찌 꼭 하겠다고 멋진 갖옷을 새삼토
雲谷雜詠(운곡잡영) 운곡에서
野人載酒來(야인재주래) 들에 사람이 술을 가져와
農談日西夕(농담일서석) 농사 이야기 해는 저물어
此意良已勤(차의량이근) 이러한 뜻이 참말 고마워
感歎情何極(감탄정하극) 놀라운 정에 어찌 다함을
歸去莫頻來(귀거막빈래) 돌아가거든 자주는 말게
林深山路黑(임심산로흑) 숲이 깊어서 산길 어두워
水口行舟(수구행주) 강어귀 배 띄워
昨夜扁舟雨一簑(작야편주우일사) 어젯밤 조각배에 비에 도롱이
滿江風浪夜如何(만강풍랑야여하) 강 가득 바람물결 밤을 어떻게
曉來試揭孤篷看(효래시게고봉간) 새벽오니 열어봐 창하나 보니
依舊靑山綠樹多(의구청산록수다) 예와 같은 푸른 산 푸른 나무로
絶句1(절구1) 절구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반 이랑 연못 반듯 한 거울 열려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 구름 그늘 함께 얼쩡대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묻느니 어찌 얻어 맑게 되었나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내) 한 것이야 샘 머리 물 살아 흘러
絶句2(절구2) 절구
昨夜江邊春水生(작야강변춘수생) 지난 밤 강가에는 봄물 불어나
蒙衝巨艦一毛輕(몽충거함일모경) 부딪혀 커다란 배 가벼운 터럭
向來枉費推移力(향내왕비추이력) 오면서 한껏 들여 오느라 힘써
此日中流自在行(차일중류자재항) 오늘은 흐름 타니 저절로 다녀
醉下祝融峰(취하축융봉) 취하여 축융봉을 내려와
我來萬里駕長風(아래만리가장풍) 내 오며 만 리길에 오랜 바람 타
絶壑層雲許盪胸(절학층운허탕흉) 끊긴 골짝 겹구름 가슴 씻게 해
濁酒三盃豪氣發(탁주삼배호기발) 막걸리 석 잔 마셔 우렁참 솟아
朗吟飛下祝融峰(낭음비하축융봉) 시 읊어 날아 내려 축융봉 산을
勸學(권학) 학문을 권함
休林坐石老人行(휴림좌석노인행) 숲에 쉬어 돌 앉아 늙은이 걸음
三十里爲一日程(삼십리위일일정) 삽 십리길 되어선 하루가 걸려
若將一月能千里(약장일월능천리) 한 달이 지난다면 천리도 갈 걸
以老人行戒後生(이노인행계후생) 늙은이 걸음으로 뒷사람 알게
次鵝湖韻(차아호운) 아호의 운을 빌어
德氣風流夙所欽(덕기풍류숙소흠) 덕스러운 풍류에 일찍이 그려
別離三載更關心(별리삼재갱관심) 헤어진 지 삼년에 또 마음 끌려
偶扶藜杖出塞谷(우부려장출새곡) 뜻밖 짚은 지팡이 골짝을 나와
又枉藍輿度遠岑(우왕남여도원잠) 또 굽혀 수레 타고 먼 산을 지나
舊學商量加邃密(구학상량가수밀) 옛 배움 헤아리니 깊음을 더해
新知培養轉深沉(신지배양전심침) 새로 알아 북돋아 깊이 빠져야
却須說到無言處(각수설도무언처) 되레 꼭 말 이르니 말 없는 곳에
不信人間有古今(불신인간유고금) 믿지 마라 세상엔 옛 이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