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 배타적지지 방침 여부를 놓고 내부 격론이 활발한 가운데 충북지역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오는 31일 민주노총이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정치방침 안건을 상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이에 대한 내부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미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와 임원, 현장활동가 1,523명이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 배타적지지가 노동운동의 우경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다며 선언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난 17일 민주노총서울본부가 2012년 정치방침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했으며, 이후 전국적으로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충북본부도 18일 오후 7시 본부대회의실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열어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금선아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 부지부장, 이성일 충북지역일반노조 위원장, 김기덕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장, 이근원 공공운수노조충북본부 조직국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노동해방, 평등세상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자만으로 힘들고 중간계층과 손잡아야" vs "야합에 불과, 노동자들이 원하고 노동자들을 대변할 새로운 계급정당 만들어야"
금선아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 부지부장 “지부 6기 설문조사를 통해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노동운동은 대중투쟁과 정당운동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며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찬성 57.8%, 반대 19.6%,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또 “통합진보당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 중 60%가 민주노동당 당원이며 신자유주의반대 투쟁, 탄압받는 현장과 연대투쟁을 열심히 해왔다. 그 당원들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통합진보당에 남아 투쟁하고 있다”며 “자유주의 세력과 합쳤으니 자유주의 정당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나를 비롯한 당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성일 충북지역일반노조 위원장도 “진보라는 가치는 시대마다 다르다. 정당이 진보정당이라고 한다면 변혁 지향하고 노동자, 민중이해와 요구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진보정당이라 할 수 있다”며 “국민참여당과 통합했기 때문에 진보정당이 아니라고 하지만 강령, 규약, 정책, 노선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해방, 평등세상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자만으로 힘들고 중간계층과 손잡아야 한다. 현재 노동자 힘으로는 세상 바꾸기 힘들다"며 "비정규직 조직해 100만, 200만 늘리고 연대하고 투쟁하는 민주노총 만들기 위해 96년 노개투처럼 투쟁하고 진보세력과 연대하고 민주세력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근원 공공운수노조충북본부 조직국장은 “87년 이후 노동자정치세력화, 정치방침이 오히려 노동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문제는 민주노총이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는 것인데 통합과정에서 주도적이라기보다 소외 되었다. 민주노총의 중심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하중근 열사가 노무현 정권 때 돌아가셨는데 그때와 지금이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비정규 투쟁 방해한 이경훈도 후보가 된다"며 "돈대고 몸댔다고 하는데 이런 걸 넘어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기본 방향이 뭔가? 뭐를 비판적 배타적지지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기덕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장도 “유시민이 어떤 사람이냐. 열린우리당 만들고 개혁당 만들고, 그 때 백년정당 만든다고 하더니 2년도 못가 깨버렸다. 그 다음에 만든 게 국민참여당이다. 당 만들고 옮기고 깨고 결국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태에서 민주노동당, 노심조와 통합했다"며 "왜 통합진보당으로 갔겠나? 노동자를 위해서 무엇을 하려 하는 것일까?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민주노동당 처음 만들었을 때의 투쟁 열기로 10명 국회의원 배출했지만, 민주노총이 빠진 노사정 합의로 조합원들, 노동자들이 실망하고 국민들이 실망했고 노무현 정권 때 노동자 구속자도 1000명 이상이었다. 통합진보당은 야합에 불과하다"며 "진짜 노동자들이 원하고 노동자들을 대변할 새로운 계급정당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눈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 "민주노총이 정치방침 때문에 분열되어서는 안돼“
논의 과정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반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하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이근원 공공운수노조충북본부 조직국장은 “배타적 지지방침을 관철하면 현장이 더 혼란스러울 것이다. 민주노총이 이번 진보신당, 사회당, 통합진보당, 민주통합당에 대한 의제가 나오지 않아 진보적이나 아니냐 알 수 없는데 먼저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며 “선거방침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기덕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장도 “노동자정치세력화 1년, 2년 끝날 것 아니라고 본다. 지금 고민하는 노동자를 대변 할 수 있는 진짜 노동자 위한 당이 되어야 한다"며 "실현시켜 낼 수 있는 노동자 대변할 수 있는 정당 진보세력들이 다 같이 고민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용대 건설노조충북건설기계지부장은 “장기적 과제 이야기 하는데 당장 4월에 총선이고 곧 대선이다. 민주노총이 주구장창 정치세력화를 외쳤고 10석 얻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며 "당장 총선에서 진보냐 아니냐만 따지다 중요한 것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정치활동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혜원 금속노조 국제국장은 “국내 정치활동 대부분이 당 가입비 등 돈 내게 하고 선거 때 누구 찍어라 정도 이다. 하지만 해외 정치활동은 다양하고 상시적으로 국회의원을 압박하고 항의방문 등 여러 가지이다. 오늘 정치 방침 토론 역시 선거에서 누구를 찍느냐가 부각된다"며 "산별노조 건설하면서 노동자 이해, 욕구 어떻게 실현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유실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허석렬 전국교수노조 충북지부장은 “민주노총이 정치방침 때문에 분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통합진보당은 정당정책, 민주노동당 계승했다고 하지만 질적으로 다른 당이기 때문에 배타적지지가 자동적으로 연결 될 수 없다”며 “민주노총의 분열은 통합진보당 지지하는데서도 발생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연대 대상 될 수 없으므로 나머지 당에 대해서 지지해야 한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에서 '3자통합당 배타적 지지 반대와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 실현을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울산선언운동본부'가 만들어지는 등 전국 각지에서 배타적지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오는 31일 열리는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 까지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