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꽃 한 송이
손 원
꽃이 아름답듯이 꽃을 가꾸는 마음도 아름답다. 집안 화단에 몇 종류의 꽃을 가꾸는 것은 소박한 취미다. 꽃씨를 뿌리고 물을 줘가며 돌보다 보면 꽃이 핀다. 꽃은 우리를 즐겁게 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해 준다. 꽃을 돌보다 보면 마음이 아름다워지고 그 마음이 전파된다. 우리가 꽃을 가꾸고, 꽃은 우리의 마음을 가꾼다. 요즘 뜰에는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겨우내 메말라 있던 줄기에서 싹이 나고 가지가 뻗어 꽃을 피웠다. 생명력은 생활력이고 꽃은 삶의 결실과도 같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듯이 삶의 결실도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하지만 때로는 아름답지 못하고 추한 삶의 결실도 있다. 추한 삶은 마귀의 꽃이다. 진정으로 꽃과 함께하지 않은 삶을 산 것이 틀림없다.
축하할 일이 있을 때 꽃다발을 건넨다. 상을 받을 때, 생일 때, 결혼식 때, 개업식 때 등이다. 상가에는 조화를 보내 위로한다. 경조사 때 꽃이 없으면 허전하다. 꽃을 받는 이는 기쁨이 배가 되고. 자존감도 커진다. 특히 결혼식장, 장례식장에는 받은 화환이 넘쳐나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조문객은 누가 보낸 화환인지 유심히 살펴보기도 한다. 고위직이나 유명인이 보낸 화환이 많을 시 부러워한다. 그런 사람을 알고 있다는 과시가 되기 때문이다.
꽃을 관조하지 못한다면 불행하다고 하겠다. 꽃을 관조하는 것은 삶을 여유롭고 풍요하게 한다. 꽃을 관조하고 이웃도 함께 관조하도록 배려 하기도 한다. 담장에 덩굴장미나 능소화를 심는 것은 이웃을 배려함이다. 마을 길에 주민이 합심하여 꽃을 가꾼다. 자신의 마을을 아름답게 함은 물론이고 마을을 찾는 이들을 배려함이다. 넓은 공원에는 사시사철 꽃을 피운다. 지역주민을 위한 당국의 배려다. 꽃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은 품격도 남다르다. 더구나 꽃을 가꾸는 사람은 그보다 한 수 위의 품격으로 보인다. 나는 여태 꽃다발을 받기만 했지 선물한 적은 없어 자격 미달의 삶을 산 것 같아 부끄럽다. 쥐꼬리 봉급생활을 해서 그렇다고 궁색한 변명을 해 본다. 변명이 맞는다고 하자 그렇다면 꽃모종 몇 포기를 사서 화단을 가꾼 적은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꽃을 관장하는 화왕이 있다면 노할 일이다.
나이 들어 가면 베푸는 것이 미덕이라 했다. 꽃을 가꾸는 수고까지는 어렵더라도, 꽃을 선물하는 노인이 되면 어떨까 싶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 꽃을 선물하기로 한다면 어쩌면 그럴 기회가 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웬만한 일에 꽃으로 마음을 전하도록 해 볼까? 느닷없는 꽃 선물은 오해받거나 부담을 갖게 할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 꽃으로 스스로 아름다워지고,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음에도 스스로는 꽃을 소홀히 취급해 왔다. 그 흔한 꽃 아내에게 준 기억이 없다. 부모님께는 어버이날 흉화를 달아드린 정도다. 기성세대께 꽃 선물은 낭비로 여긴다. 그래서 꽃 선물이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잘 꾸며진 꽃다발도 좋지만, 싱싱한 꽃 한두 송이 선물도 괜찮다. 한 아름의 꽃다발보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한 두 송이 장미나 카네이션을 들고 다니는 것도 좋을 듯하다. 슈퍼나 편의점에서 쉽게 한 두 송이 구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엊저녁에 아내와 다투었더라도 퇴근 시 맞이하는 아내에게 장미 한 송이 내밀면 어떨까? 아이들을 꾸짖어 서먹할 때 꽃 한 송이 준다면 이내 마음이 풀리고 아이는 즐거워할 것이다. 본의 아니게 부모님께 서운한 말을 해서 마음 상했을 때도 선뜻 꽃 한 송이 내밀어 보자. 친구나 스승 그 대상이 누구든 괜찮다. 꽃 한 송이는 모든 이의 마음을 전하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가 있다.
"장미 한 송이 사 들고 찾아갈 사람이 있는 이는 행복한 사람이고, 장미꽃을 받는 이는 사랑하는 님이 있어 더욱더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했다. 늘 꽃을 전달할 수 없다면 마음의 꽃을 전해보자. "창문을 열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을 열면 행복이 들어와요. 아침엔 따뜻한 웃음으로 문을 열고 낮에는 활기찬 열정으로 일을 하고 저녁엔 편안한 마음으로 끝을 내지요. 어제는 지났지만, 오늘은 만들어 갈 수 있는 날이고 내일은 꿈과 희망이 있는 날이며 웃어야 행운도 미소 짓고 우리의 표정이 곧 행운의 얼굴입니다. 믿음은 수시로 들이마시는 산소와 같고 신용은 언제나 지켜야 하는 약속과 같지요. 웃음은 평생 먹어야 하는 상비약이고 사랑은 평생 준비해야 하는 비상약입니다. 기분 좋은 웃음은 집안을 환하게 비추는 햇볕과 같고, 화사한 미소는 집안을 들여다보는 천사와 같으며, 꽃다운 얼굴은 한철이나 꽃다운 마음은 평생 지켜주지요. 장미꽃 백송이는 일주일이면 시들지만, 마음 꽃 한 송이는 백 년의 향기를 냅니다."
요즘 SNS로 손쉽게 안부를 전할 수가 있다. 멋진 꽃 사진도 공유할 수가 있어 편리하다. 실물을 선물하기가 여의찮다면 멋진 꽃 사진을 골라 보내면 된다. 간단한 메시지와 함께 보낸 꽃 사진일지라도 마음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카톡에는 친구의 생일을 알려주며 선물을 권하기도 한다. 친구께 꽃다발 사진에 간단한 축하 메시지를 넣어 보내면 금방 감사의 답신이 오기도 한다. 그간 잊고 있더라도 서로를 기억하고 후일을 기약하게 된다. 바빠서 잊고 있었다는 것은 변명일 수도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마음 꽃 한 송이 챙기는 일은 손바닥 뒤집듯이 쉽다. (2023. 5. 22.)
첫댓글 꽃을 사고 싶어도
동네 주변에 꽃 가게가 없어서 꽃선물 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습니다.
핑계겠지요?
정성만 있으면 구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저는 마음꽃 한송이를 이모티콘으로 자주 사용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