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따라잡기]경북 명성농장 엄상현 대표
양돈농가의 생산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바로 ‘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 출하마릿수(MSY)’다. 모돈 278마리 규모의 경북 영천 <명성농장>은 지난해 4월 도드람양돈농협에서 진행 중인 ‘도드람 3027 캠페인’을 최초로 달성했다. <명성농장> 엄상현 대표를 만나 생산성 노하우를 들어봤다.
도드람양돈농협의 ‘도드람 3027 캠페인’ 첫 달성(PSY 30마리, MSY 27마리)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국내 양돈농가의 평균 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 출하마릿수(MSY)는 18마리, 국내 상위10% MSY 성적은 23마리다. 상위 10% 농가의 성적이 양돈 선진국들의 평균인 28~31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다산성 모돈이 농가에 보급되면서 산차수가 증가했음에도 MSY는 10여 년 전과큰 차이가 없는 이유는 바로 사양관리에있다.
경북 영천에 위치한 <명성농장>은 모돈 300마리를비롯해 4500마리의 돼지를 일관사육하고 있다. 일반적인 일관사육 양돈농장 중 하나였던 <명성농장>은엄상현 대표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어머니 우정규대표가 운영을 시작한 2009년부터 큰 변화를 맞았다.우 대표는 농장 상황 파악을 한눈에 할 수 있도록 개체 관리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고 모든 사양관리에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한 교과서 관리시스템을 적용했다.2015년 농장에 합류한 아들 엄 대표가 매뉴얼을 업그레이드했고 이를 바탕으로 농장을 운?하고 있다.그 결과 지난해 4월 도드람양돈농협에서 201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도드람 3027 캠페인’을 첫 달성한농장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캠페인은 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 이유마릿수(PSY) 30마리, MSY 27마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이번 캠페인은 항목별 최초 1개 농가에만 시상하며,목표 달성 농가가 없을 경우 매년 자동 연장된다. 목표 달성 완료 시에는 포상 정책이 종료된다.시상식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개최되는 기술 세미나에서 진행된다.
['우수한 성적, 꼼꼼한 기록관리에서 나와] <명성농장>은 사육 단계별로 ?황을 쉽게 알아볼 수있도록 현황판을 부착하고 농장에 갓 들어온 초보자,외국인 근로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업무별 지침서를 만들었다.
포유모돈·자돈·이유자돈의 백신 접종 현황은 물론각 개체별 사육관리 상황과 분만 시간·간격, 사고 현황, 양자 후 포유마릿수 관리 등 각종 특이사항도 모두 기록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기록·정리해 놓은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적용했다.특히 하루 일과가 끝나면 농장 관리 상황을 별도의기록지에 기록·정리해 마치 일기처럼 농장의 히스토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력의 결과 2010년 해썹(HACCP) 인증을획득한 데 이어 2011년에는 무항생제 인증을 받는데도 성공했다.
올-인, 올-아웃(All-in, All-out)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명성농장>은 수의 전문가에게 정기 컨설팅을 맡겨 돈군의 질병 ·위생 진단, 질병 예방 프로그램 등도운용하고 있다.
[<명성농장> 노하우] <1. 매뉴얼 통한 관리로 생산성 극대화> 엄 대표가 사양관리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폐사율을 낮추는 것이다. 다산성 모돈으로 전환한 후 총 산자 수가 증가한 대신 부작용으로 자돈의 생시체중이 줄었고 이는 폐사율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어머니도 저도 돼지들이 농장에 있을 때만큼은 아프거나 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뉴얼도 직접 만들었죠.” 매뉴얼은 어머니 우정규 공동 대표가 만들고 엄상현 대표가이어받아 업그레이드시켜 나가고 있다.단 여기에는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바로 1년에 한 가지의 기술, 혹은 서식 변화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모든 매뉴얼은 직원 중심으로 운영돼야 합니다. 직원들이충분히 숙지하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1년에 단 한 건에 대해서만 매뉴얼 변동 및 추가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명성농장>은 농장의 모든 업무를 매뉴얼에 맞춰 하며 주간관리도 이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매뉴얼 관리는 후보돈 단계부터 시작된다. 45평 규모의 후보돈사 확보와 150일령 돼지의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음성돈군 도입, 순치, 200일령 이상에서 발정 주기 확인 등 이때부터 교과서적인 관리가 이뤄진다.특히 <명성농장>의 후보돈 갱신율은 60%로 5산 이상의 모돈은 강제 도태해 생산성을 높인다. 이는 일반적인 종돈장보다높은 수준이다. 매뉴얼에 따른 임신돈과 모돈·자돈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최상의 번식성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2. 집중관리로 모돈 생산성 확보> <명성농장>은 다산형 모돈을 도입하기 전에는 폐사가일어나는 것이 특이할 정도였다.하지만 다산형 모돈을 도입한 후에는 분만 후 손쓸 사이도 없이 폐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이에 모돈이 분만사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철저하게 관리해폐사율을 낮추는 데 주력한다.모돈의 경우 귀에 넣어 정확한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 동물형체온계를 통해 수시로 체온을 체크하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즉각 조치를 취한다.분만사에 입식 후 돈체 소독부터 실시하고 분만 시에는 2인1조로 전담 직원을 두고 ?리하는데 야간 및 간호분만팀도 별도로 운영해 24시간 어느 때든 응급 상황이나 특이 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초유 급여 이후 36시간까지 분할 포유를 통해 크기가 작은자돈들이 젖을 충분히 먹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3. 봉침, 요구르트로 새끼돼지 면역력 높여> 새끼돼지가 태어나면 1~2일 차에 봉침을 놓는다. 그동안의 경험상 가장 강한 항생제를 투약했을 때와 효과가 비슷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봉침을 놔주기 전과 비교해 확실히 면역력이 높아져 설사나 호흡기 질병 발생 등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와 함께 5일령 이후에는 요구르트를 급여해 장 건강을 돕는다. 개체별로 상태를 확인해 필요할 경우 이유 전까지 별도로 요구르트를 급여한다.보온등 외에 바닥에 나무 바닥재를 깔아주는 것도 자돈의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준다.이와 함께 철저한 방역과 청결로 자돈의 질병 발생을 최소화한다.이유자돈사는 불소독을 통해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오염원을확실히 제거한 후 입식하고 아픈 자돈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격리한 후 자돈이 배변한 곳은 물론 자돈이 밟은 곳도 바로 소독 한다.
<4. 직원 모두 전문가로 만?어 책임감 높여> <명성농장>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높은업무 수행 능력이다.
이들은 기초적인 농장 관리뿐만 아니라 탯줄 제거 등 분만 처치, 봉침 시술 등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업무와 기록일지 작성까지 능숙하게 해 낸다. 이는 엄 대표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가르침 덕분이다.“부모님은 직원이 일을 못한다면이는 관리자의 역량 부족 탓이라고강조하셨습니다.”엄 대표는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는 것은 물론 본인이 아는 기술을 직원들에게 전부 전수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와 함께 엄 대표는 모든 직원을대상으로 농장의 컨설팅을 맡고 있는 수의사를 통한 전문 교육을 수시로 실시한다. 이때에는 폐사한 자돈을 활용해 돼지의 장기와 혈관 위치, 신체 구조 등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시키는 과정도 포함된다.“매뉴얼을 무조건 따르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이 매뉴얼을 왜따라야 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숙련에 도움이 됩니다.”
출처 농민신문 글 김수민 사진 이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