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원래 이현도씨 하는 작업중에 머리를 짧게 짜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보여서 그냥 밀어버렸다. 집에서는 반응이 안 좋았습니다.
Q/ 이현도씨와의 최근 프로젝트 작업에 대해서 한 마디?
한/ 이현도씨의 앨범에 참여했지만 공동앨범이기 보다는 이현도씨의 비중을 좀 더 높이는 방향으로 하였습니다.
Q/ 같이 하게 된 동기가 궁금한데?
한/ 남들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작업했다고 의아해할 지 모르겠지만 난 비슷한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또 이현도씨의 좋은 스탭들과의 작업도 마음에 들었다. 재미있게 한 거 같습니다
Q/ 음악활동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한/어릴 때부터 했지만 돈을 받으면서 전문적으로 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입니다. 버클리 유학 가기 전부터 클럽에서 활동하였습니다.
Q/ 어떻게 고등학교 때부터 클럽활동을 할 수 있었나요?
한/ 다니는 고등학교가 특별한 데라서 가능했습니다. 물론 정원영씨, 김광민씨랑도 같이 활동하였습니다.
Q/ 예전부터 연습벌레라는 소문이 자자한데 요즘에도 자주 하시나요? 얼마나 연습하세요?
한/ 전처럼 열심히 하지는 못한다. 하는 일이 있다 보니... 그러나 연습시간이 줄어든 점에 대해서 상당히 아쉬워 하고 있습니다.
Q/ 한상원씨의 기타 톤은 다른 기타리스트에 비해 상당히 블루지 한데 특별히 그 톤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면? 아니면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건가요?
한/ 하다 보니 그렇게 된 점도 있지만 그러다 보니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난 카피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따라 하는 그런 점들이 나에게선 별로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내 연주는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스케일을 사용합니다.
Q/ 많은 사람들이 카피를 하는데 그 때 얻을 수 있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한/10살부터 기타를 쳤으니 거의 29년동안 한 셈인데 분명히 카피를 안해서 얻어진 것도 있지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는 카피를 하게끔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실력을 빨리 늘게끔 하기 때문이다. 카피를 무작정 안하게 되면 잃는 것이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Q/ 한상원씨의 음악을 재즈라 한정짓기는 모호한데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음악은 무엇인가?
한/ 내가 재즈뮤지션으로 불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버클리를 나왔기 때문이고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재즈 뮤지션들과도 많이 연주했고 재즈 콘서트에도 많이 참여했지만 제가 했던 연주는 비밥같은 게 아니라 단지 내 음악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때 가장 인정을 받고 잘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하고있는 음악은 원래 하고 싶었던 음악도 아니고 해왔던 음악도 아닙니다. 재즈라고도 할 수는 있으나 내 주종목으로 하는 것은 재즈라 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예전에 마일즈 데이비스도 '지금까지 해왔던 재즈보다는 자신만의 재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었습니다.
Q/ 가장 좋아하시는 기타리스트라면?
한/요즘은 존 스코필드 좋아합니다. 제프 벡, 지미 페이지, 웨스 몽고메리, 지미 핸드릭스 등도 좋아합니다.
Q/ 즐겨 연주하시는 곡은?
한/ 블루스 곡을 즐겨 연주한다 잼하기에 좋습니다.
Q/ 버클리로 유학가게 된 동기는?
한/처음에는 유학가기 위해 간 것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외국인들이과 음악활동을 하다가 외국에 나가서 그네들이랑 그룹을 만들어서 연주하고 싶었습니다. 미국에 가면 잘 하는 뮤지션들이 엄청 많을 것 같았는데 멤버 모집광고를 보고 만나보니 실력이 형편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보스턴에 가게 되었는데 학교에는 잘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았습니다. 이럴 게 아니라 학교에 들어가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걱정이 되셨는지 학교에 다니라고 권유를 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버클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Q/ 학교 다닐 때 애기 좀 해주세요. 학점, 숙제, 연습활동 등등 ...
한/ 전 처음에 버클리 입학하기가 무지 어렵고 겁먹어 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주위에 잘하는 일본 사람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 애들이랑 같이 공부할까? 수준차이가 너무 날 것 같다'라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나는 재즈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처음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열심히 공부해야 잘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다니다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플레이를 잘 해야지 학교 공부만 잘해서는 안되었습니다. 한 학기를 다니고 그 다음 학기는 플레이를 위주로 했습니다. 그때는 하루에 10시간씩 잼을 하고 그랬습니다. 그때 실력이 많이 늘었고 그제서야 예전에 부럽게 처다 봤던 사람들의 플레이가 결코 굉장한 게 아니란 걸 알게 됐습니다. 이 시절에 비로소 뭐가 잘하는 거고 뭐가 잘 못하는 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1년만에 학교는 졸업하고 1년 동안 비자 늘리느라 스튜디오에서 같은 데서 작업하고 그랬습니다. 그 다음에 전공을 바꿔서 공부를 하다 대학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은 졸업하지 않고 귀국했습니다. 아직 일년이 남았습니다.
Q/ 정원영씨랑 같이 활동하시는데 어떤 점이 좋으세요?
한/ 우선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또 콘서트 때는 다 알다시피 정원영씨의 팬들도 많이 오니깐 관객동원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음악도 좀 더 다채롭게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Q/ '수지-Q' 에 대해서 겉모습은 상당히 무서워 보이는 데 잘 웃기시는 편이신가요?
한/몽크뭉크에서 ‘수지-Q’도 알다니... 잘 웃기는 편입니다. 그건 내가 하는 음악이 웃기는 면이 없으니 그것에 대한 콤플렉스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Q/ 정원영-한상원 밴드(이하 한정밴드)의 음악적 색깔에 대해 얘기한다면?
한/ 퓨전적인 요소도 있고 펑크적인 요소도 있고 R&B적인 요소도 있고, 한국에서 하니깐 가요적인 요소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건 물론 정원영씨와 나의 콤비도 그렇지만 이상민의 드럼, 정재일의 베이스, 그리고 강호정의 뛰어난 편곡력입니다.
Q/ 나이가 크게 나는 편인데 혹시 세대 차이 같은 건 안 느끼시나요?
한/ 막내(정재일)가 82년생이니깐 저랑 22년 차이가 나지만, 서로 자극을 주니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대 차이는 별로 아니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Q/ 한상원씨가 생각하는 펑크는?
한/ 정의는 아니고 내가 펑키하다고 느낄 때는 리듬에 혼이 들어가 있을 때입니다. 영적인 면이 보이면 펑키라 합니다. 그 자체가 스윙이 되든지 샤플이 되든지 아니면 락, 팝이 되든지 그 자체에서 영혼이 배어있으면 펑키하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펑크에 쓰이는 리듬이 이런 거다 단정 지었는데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사실 펑키는 요즘 재즈 뮤지션들이 즐겨쓰는 리듬 중 하나입니다.
Q/ 부산 PICAF에서 베이스를 잘 치시던데 언제부터 베이스는 다루셨나요?
한/ 베이스는 고등학교때부터, 기타는 국민학교 3학년때부터...
Q/ 기타와 베이스의 매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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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타는 좀 자기가 날라가는 분위기고 베이스는 받쳐주는 분위기입니다. 베이스는 음악을 밑에서 받쳐주는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타는 앞에서 끌고 가는 느낌이...
Q/ 즉흥연주를 할 때 어떤 점에 가장 신경이 쓰이시나요?
한/ 아까도 얘기했듯이 영혼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Q/ 좋은 즉흥 연주란 어떤 거라고 생각을 하시나요?
한/ 절대 기계적인 것이 아니어야 하고 항상 강조하듯이 영혼이 묻어나와야 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테크닉적으로 움직이면 잘하는 거라 생각하지만 음악을 하다 보면 그게 별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됩니다.
Q/ 예전에는 펑크를 못했다고 하던데?
한/ 고등학교 때 클럽에서 연주하면서 너는 왜 펑크를 못하냐고 욕을 많이 얻어 먹었습니다. 그때는 속주 같은 데 빠져 있었습니다. 펑크를 잘하려고 했는데 안되서 나중에는 그것만 연습하기 시작했고, 그러다 점차 펑크가 나한테 맞는 음악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Q/ 테크닉과 필로 나눠봤을 때 각각 몇 점씩을 주시겠나요?
한/ 글쎄. 1%의 테크닉과 99%의 필이랄까...
Q/ 앞으로의 앨범 계획?
한/ 한정밴드의 음반 작업 중입니다. 구체적이지는 못하지만 올해 여름 전에 나올 것입니다.
Q/ 서울예술대학에서 강의하시는데 학생들에게 느끼는 안타까움이 있다면?
한/ 학생들이 자꾸만 주입식 교육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는 자기 안에서 뭔가 생성할 수 있도록 선생은 도와주는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겐 그런 것들에 대한 이해가 모자란 거 같습니다. 그러나 최고의 학생들입니다. 정말로 열심히 합니다.
Q/ 재즈를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한/ 음악을 많이 들어라. 그리고 너무 일본 것에 빠지지 말고 오리지널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일본의 ‘카시오페아’가 인기가 있지만, 오히려 버클리 시절에 만난 일본 친구들에겐 ‘카시오페아’에 대한 인식이 별루 좋지 못합니다. 사실 일본에서 그 정도의 밴드들은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Pure Soul이다.
Q/ 국내에서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한/ 지금 국내 가요계가 너무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지금의 가요를 듣고 자라나고 있는데 만드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돈에 집착하여 외국 곡을 표절하고 있습니다. 가장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계속 설탕을 잔뜩 넣은 불량식품만 달게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사용하시는 장비를 좀 소개해 주시죠.
한/ 메인 기타로서는 1964년형 스트라토 캐스터..그리고 1961년형 깁슨 ES335, 1957년형 깁슨 ES175, 1965년형 재즈 베이스, 1965년형 프레시션 베이스, 1967년 마샬 JTM45, 1964년 휀더 바이브 로럭스 리벌브 앰프, 1967년 휀더 슈퍼 리버브 앰프, 1957년 트위드 디럭스 앰프 등이 있죠.
Q/ 팝 음악도 좋아하시죠?
한/ 물론이다. 예전에 ELP좋아했습니다. 어릴 때는 클래식 기타만 쳤었는데 ELP의 음악 중에 ‘From The Beginning’을 처음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그게 팝 음악을 연주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다. 그때가 중3 때인 것 같은데...
Q/ 리 리트너나 펫 메스니 같은 퓨젼 기타리스트들과 B B King같은 블루스 기타 연주자들에 대한 얘기를 좀 해 주세요.
한/ 리 리트너는 자기 자신 보다는 함께하는 세션들이 훌륭하다보니 큰 것 같은데,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포 플레이같은 음악은 좋아합니다. 펫 메스니는 처음에 너무 여성스러워서 별로 안 들었는데 근래에는 좋아합니다. 비비 킹은 진짜 블루스 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은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실망 했었습니다. 지금 다시 들으면 살벌함을 느낄 정도로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 디 메올라는 감성이 좀 부족한 연주자라 생각하는데 그의 어커스틱 연주는 좋지만 일렉트릭한 면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Q/ 요즘 즐겨 듣는 연주자라면?
한/ 존 스코필드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의 최신 앨범은 자신의 일맥적인 스타일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엿 볼 수 있는데 배울 점이 있었습니다. 그의 음악이 지금껏 평범한 비밥 스타일 이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심플하고 보다 블루지한 쪽으로 방향을 잡고있습니다. 그와 같이 묵직한 기타 톤을 좋아합니다.
Q/ 한국의 많은 기타리스트들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한/ 어려운 질문이다. 음... 최구희씨의 연주는 쟝르를 초월해서 최고의 실력이라고 봅니다.
첫댓글 스압;; PASS!!
현영오빠닷.!!ㅋㅋ오~ㅋ
후,,, 쫌 기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