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와 영은이는 학교가 끝나면 방과후 수업을 합니다.
반디교실이라고 하지요.
반디교실은 약간의 강제성이 있는 방과후 수업 중 하나입니다.
최근들에 두 아이들이 공부하러 가지 않아서
반디교실 강사님께서 계속 문의 하십니다.
저는 중간에서 담임선생님께서 빠진 사실을 알려 드리고
잘 챙겨달라 부탁드리지만
이동하는 중 사라지는 아이들을 잡을 수는 없지요.
집에 가는 길 경희와 영은이가 보이길래
선생님과 이야기 할 시간을 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경희는 토요일, 영은이는 월요일에 복지실에 온다고 하고 헤어졌지요.
경희가 복지실에 왔습니다.
우선 저의 사정을 아이에게 설명했습니다.
경희가 가지 않는 것에 대해 이유가 있을테지만
말해주지 않으면 어른들은 아무런 이유 들을 수 없고,
경희를 그냥 수업 빠지는 아이로 계속 오해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생님은 중간에서 결석여부를 알려야 하는데
알리는 선생님의 입장도 난처하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이 어떻게 도우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 해보자 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희가 울면서 이야기 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계속 반디를 가야해서 힘들어요."
경희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몇 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방과후 시간
계속 남아 공부해야 하는 아이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벌써 6학년인데 다른 친구보기 자존심 상하고,
계속 공부 못하는 애로 보이는 것이
정말 싫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 경희야. 그럴 수 있었겠다. 얼마나 속상했을까. "
경희를 다독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경희에게 그럼 그 시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물어보았습니다.
교실에 남아 아침 자습과 숙제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담임선생님께 거절 당할까 말하기 힘들 것 같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누가나 말하기 어려운 상대가 있지요.
혼날까봐 미리 겁부터 먹고, 걱정하지요.
저라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느끼기에 어른들은 자신에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 생각 했나 봅니다.
그래서 경희에게 잘 설명했습니다.
"경희야,어른들은 아이들에 이야기에 무조건 안된다고 말하지 않으셔,
경희의 이야기를 잘 듣고, 경희가 바라는 것에 대해 방법과 이유를 잘 설명하면
경희에 의견에 잘 들어주실꺼야. 경희 담임선생님께 가서 말씀드려 볼 수 있겠니?"
그리고 제가 대신 담임선생님이 되어 경희에게 질문을 해주었습니다.
경희가 차근차근, 반디교실에 가기 어려운 이유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선생님들께 잘 부탁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날 학교에 와서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하며 돌아갔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복지실 선생님이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보통 아이와 직접 만나는 곳에서는 이렇게 풀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교에 있는 사회사업가입니다.
그러니 만큼 한 단계 더 나아가야지요.
그 것은 담임선생님을 만나 미리 의논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이야기 선생님께서 잘 들어 주실 수 있도록,
거절을 하더라도 아이와 함께 의논해 주실 수 있도록
미리 제가 의논 드립니다.
혹시나 아이가 먼저 이야기 할까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경희와 어제 나눈 이야기, 경희의 마음..
경희가 선생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일들을 미리 말씀드려놓습니다.
오늘 경희가 선생님께 다가가면
잘 맞아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간 혹 급한 일있으셔서 그려셨던 것인데
아이는 거절당했다고 느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담임선생님께서 경희와 이야기 잘 나누겠다고 해주십니다.
다가가려는 관계가 어긋나지 않도록 미리 살짝의 도움을 드렸습니다.
오후에 경희가 웃으면서 복지실에 옵니다.
"선생님. 담임선생님이 그렇게 해주시겠대요."
"그래? 그래 경희 좋겠네. 그럼 열심히 해라."
"네."
오늘 경희는 어른에게도 잘 설명하면 된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신다는 것을 알았겠지요?
담임선생님 좋고, 더 가까운 어른으로 느껴졌겠지요?
아이들이 복지실 선생님이보다 담임선생님과
더 편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했으면 좋겠습니다.
복지실 선생님보다 담임선생님과 더 친근한 사이라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박경현소장님 말씀처럼 교사들이 모두 아이들과 잘 소통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아이와 담임선생님의 관계가 잘 이루어 지면
제가 빠져도 그 관계는 유지되거나 더 좋은 관계들이 되지요.
작은 경험들이 쌓여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선생님과 잘 나눌 수 있게 되겠지요.
이것이 학교사회사업가인 제가
아이와 담임선생님을 보이지 않게 소통시키는 방법 중 하나 입니다.
첫댓글 마음이 푸근해져요. 따뜻해져요.
경희와 담임 선생님, 서로 좋은 경험 했네요.
천화현 선생님 덕이지요.
선생님의 배려와 사업사업가로서의 자질에 감탄합니다! 선생님 홧팅!(2미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