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의 명장중 하나로 뽑히는 오트마 히츠펠트는, 이번시즌을 앞두고 밤잠을 설칠정도로 고심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항상 잠자리 곁에 수첩을 놔두고, 자다가도 문득 생각이 나면 바로 전략구성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 말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성적을 본다면 말이죠.
지난시즌 바이에른은 철저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유지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일단 백업선수들의 충분한 보강. 로베르토, 니코 코바치 형제를 비롯, 파블로 티암이나 클라우디오 피사로등을 영입하며 풍부해진 선수층이 첫 이유이고, 두번째는 부상선수들의 공백이었죠. 하지만 철저한 베스트 11 중심의 전술을 펼쳐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던 레버쿠젠에 자극받아서 인지, 아니면 부상선수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인지, 히츠펠트는 초반부터 전력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상대팀 봐가면서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던 지난시즌과는 완전히 딴판입니다.
히츠펠트를 유럽 최고의 명장으로 부를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올시즌 새로 영입한 선수들인 발락과 제 호베르토가 팀에 쉽게 적응할수 있도록 완벽한 시스템을 준비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이적선수들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다른팀들과 대조되는 모습으로, 히츠펠트의 능력을 실감나게 합니다. 슈테판 에펜베르크 중심으로 돌아가던 지난 4년간의 모습을 벗어던질려면 그래도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었는데, 현지에서 바이에른의 경기를 지켜본 제 친구의 말로는 그런 걱정은 기우라고 합니다. 바이에른은 지난시즌까지 전형적인 독일팀의 컬러를 가지고 있었던 팀이지만, 올시즌은 굉장히 역동적이며 익사이팅한 팀컬러를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되는일은 절대 아닙니다. 아모르조의 부상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는 마티아스 잠머나, 아직까지도 팀 전력을 정비하지 못하고 있는 클라우스 톱묄러와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예레미스가 월드컵을 전후해서 완벽한 자기 컨디션을 찾았고, 린케의 회춘(?) 이나 샤뇰의 안정된 모습등에서 원인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바이에른이 초반부터 질주할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 바로 오트마 히츠펠트의 지략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겠네요.
유럽 최고의 명장이라는 소리를 괜히 듣는것이 아니라는 말. 정말 눈물나게 실감하고 있는 올시즌 초반입니다. 물론 앞으로 바이에른에게 고비는 몇번 찾아올텐데, 지금의 히츠펠트라면 능히 넘길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