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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왜 돈을 쓰지 않는가? | ||
지난 10월 16일 폐막된 베이징 G20(산업선진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 후,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중국에 대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은 재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내수 시장 자극을 위해 스노우 미 재무장관의 ‘적게 저축하고 많이 소비해야 한다’는 제안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 경제학자들은 이런 보도를 보고 “이처럼 간단한 상식도 꼭 외국인이 지적해야 알 수 있었나? 최근 7, 8년 동안, 우리가 해마다 정부에 이와 같은 제안을 하지 않은 적이 있는가?”라고 하며 어이없어 했다. 10여 년 전, 중국 국민들의 저축액이 3조 5000억 위안을 기록하면서 중공 정부 브레인이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모두 국민들의 지갑에 눈독을 들였다. 그들의 생각은 단 한 가지, 국민들이 지갑을 열어 내수를 자극함으로써 오랫동안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었다. 한 국가의 경제가 외자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면 지극히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 GDP 증가률에 대한 수출의 기여도는 이미 37%에 이르러, 중국 경제의 무역 의존도는 80%에 달했다. 이는 기타 선진국이나 발전도상국들의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어 중국은 전세계에서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수를 자극하는 것만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경제발전에 있어서 가장 큰 해결책이 되었다. 90년대 중반부터 중공 정권은 국민들의 지갑을 열기위해 여러 가지 ‘개혁’을 부단히 실시해왔다. 그러나 그들이 개혁한 것은 정부가 당연히 국민들에게 주어야할 복지 항목들이었다. 중국인들은 개혁개방을 진행하기 전과 개혁개방 초기인 80년대에 월급이 모두 아주 적었다. 그 이유는, 중공이 국민에게 주는 임금에는 가장 기본적인 생계 유지비 밖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주거, 의료, 노후, 교육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직장에서 복지 정책으로 소량 지급되었는데 사실 이는 정부가 계획경제를 실행하며 국민들을 착취해 자본을 축척하는 수단이었다. 중공 당국은 이러한 주거, 의료, 노후, 교육 등을 개혁 대상으로 삼고 국민들이 전적으로 자신의 돈으로 이러한 것들을 해결하게 함으로써 내수시장을 자극하려 했지만 이는 오히려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효과를 가져왔다. 첫째, 중국 서민들의 지갑, 갈수록 훌쭉해져 정부의 개혁으로 중국 서민들은 아무리 절약하고 검소하게 생활해도 엄청난 지출 때문에 지갑에 들어있는 돈이 줄어들기만 한다. 많은 사람들은 병에 걸려도 감히 병원에 가지 못하며 중병에 걸려 극빈층으로 전락한 사례는 각 지방에서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다. 중국 서민들은 주거 조건이 다소 열악해도 참고 견디면서 자녀의 교육만은 소홀히 하려 하지 않지만 중공 정부가 1999년 이래 추진해 온 ‘교육산업화’ 정책으로 교육비는 해마다 30%이상의 놀라운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중산층 가정이라 해도 가진 돈을 전부 털어내야 겨우 자녀 한 명을 대학 교육을 시킬 수 있다. 빈곤층 청소년들이 진학할 돈이 없어 절망감에 자살했다는 뉴스나 부모가 자녀의 학비를 부담할 수 없어 자살했다는 뉴스는 중국 언론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중공의 ‘교육산업화’ 개혁은 결국 교육 이익집단에게만 유리했을 뿐, 전체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 준 개혁이 되었다. 국민들의 질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초 정부에 ‘교육산업화’ 정책을 권고했던 경제학자 탕민(湯敏)은 작년부터 외부에 자신이 결코 ‘교육산업화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변명하고 있다. 둘째, 중국 서민들의 위기감 증대로 저축률 증가 중국공산당의 불합리한 개혁은, 중국 서민들로 하여금 장래 생활에 위기감을 느끼게 했으며 저축률을 증가시켰다. 수년 동안 중공 정부는 국민들이 왜 저축하기 좋아하는지 원인을 찾기 위해 국가 통계국 및 각 지방 정부 조사팀을 결성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으며 매번 놀라울 정도로 똑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중국 서민들이 저축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자녀의 교육비를 마련하는 것이었고 노후와 의료비를 마련한다는 것이 그 뒤를 이었다. 교육과 의료비 마련에도 숨가쁜 상황에서 서민들이 손에 남아 있는 가련하게 적은 돈을 소비할 수 있게끔 자극할 수 있는 소비 시장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일반 서민들의 손에 실제로 돈이 얼마나 있는지 이다. 최신 통계 추치에 의하면, 중국 국민의 저축액은 이미 13조 3700억 위안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거액의 저축액 가운데 기득권층이 아닌, 서민에게 속한 돈은 얼마나 될까? 중국 경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수치에 익숙할 것이다. 중국 금융자산 분포는 지극히 불평등 해, 최신 조사 수치에 따르면, 최고 수익 그룹은 66.4%의 금융자산을 소유하고 있지만 최저 수입 그룹은 1.3%밖에 차지하지 못해 그 비율이 51:1에 달한다. 최고 수입 그룹들의 소비는 사치에 이르고 있으나 그들의 거액의 지출은 자녀의 해외유학, 해외 관광과 쇼핑, 해외 원정 도박 등 경로를 통해 외국으로 흘러들어가 중국의 내수 시장에는 아무런 공헌이 없다. 중국 서민들은 수전노가 아니며 돈이 있으면 누구라도 소비하며 보다 좋은 생활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들이 현재 소비를 가능한 억제하고 저축을 늘리는 자산관리는 전적으로 중공 정권의 핍박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언론들이 스노우 장관의 제안을 인용해 선전한다 해서 내수시장에 변화가 생길 수 있겠는가? 글/ 허칭롄(何淸漣.중국 경제 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