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SW서 비즈니스 정보 분석
'블루 오션' 개척해 업계 최강에…출발 비슷했던 SPSS 따돌려
쌔스는 통계분석을 응용한 '비즈니스 정보분석 소프트웨어(business analytics·BA)' 분야에서 한우물을 파, 세계 최고가 된 기업이다.2000년대 중반까지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을 주도했던 운영체제와 개인용 소프트웨어(워드·엑셀·오피스 등)는 최근 성장이 주춤해졌다. 반면 기업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정보 분석(BA) 소프트웨어는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정보가 급증하면서 기업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 역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쌔스의 '비즈니스 정보분석 소프트웨어'가 기업 업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예를 들면, 미국 콜스(Kohl's) 백화점은 쌔스의 '가격 최적화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결과 특정 제품의 가격에 변화를 줄 때 백화점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진 거리에 사는 고객까지 그 제품을 구입할 의사를 갖게 되는지 알게 됐다. 이를 통해 백화점의 재고를 줄이고 판매 마진을 늘릴 수 있다. 언제 바겐세일을 해야 가장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도 감(感)이 아니라 과학적인 정보 분석으로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쌔스는 IBM과 함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사용권 대여)'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대표하는 회사 중 하나다. 기업에 일정 기간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창업 초기부터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방식을 택한 이유는.
"창업 당시 나는 '소프트웨어는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파는 식이 아니라 병원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고 봤다. 소프트웨어는 속성상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기술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번 쌔스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고객이 재계약을 체결하는 비율이 90%가 넘는다.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회사가 따라 하고 있다."
―최근 역점을 두어 개발 중인 제품은.
"소셜 네트워크(사회 관계망)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소비자들 사이의 관계 정보를 분석해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활용하면 예를 들어 특정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든 고객의 네트워크를 분석할 수 있다. 누가 누구와 많은 통화를 하는지 분석하면 누가 다른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주고, 누가 영향을 받는지를 알 수 있다."
―불황의 영향을 어떻게 받고 있나?
"불황이지만 쌔스는 올해도 이익이 플러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다른 비용을 줄이면서도 비즈니스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 구입은 늘리고 있다. 과학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비즈니스 의사 결정이 더욱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다. 그래서 올 초에 전 직원들에게 '해고는 하지 않겠다'고 했고, 지금까지 약속을 지켰다. 나는 이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설령 직원들의 일자리를 지켜주기 위해 회사의 이익이 2~4% 감소한다 해도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미국, 교육 개혁 필요하다
―쌔스와 SPSS가 비슷한 규모의 통계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했으나, 결국 쌔스가 업계 최강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쟁에서 이긴 비결은.
"현재 쌔스의 매출은 SPSS의 7배 수준이다. 쌔스는 설립 초기부터 다른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 확장을 했다. 지금도 새로운 분야로 비즈니스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각 산업별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해 은행·보험·제약·의료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이 많다. 우리는 솔루션을 혁신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다. 이것이 쌔스가 경쟁사들과 다른 점이다. 반면 SPSS는 새로운 분야로 확산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 경제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미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품 혁신과 관련된 감(感)을 잃어가고 있다. 가령 전기자동차만 봐도 배터리는 미국이 아닌 한국·중국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다. 미국이 힘을 되찾으려면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전폭적으로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선 아이들을 하루 12시간 이상 교육하고, 배움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킨다고 들었다. 지금 아시아의 인재들이 혁신과 창의력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는 것을 미국은 경고로 느껴야 한다."
―캠퍼스(회사)에 설치된 솔라팜(solar farm·태양광 발전 설비)을 봤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이유는.
"현재 지구상의 CEO라면 누구나 '녹색성장'과 '지속가능 경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이미 태양광을 이용해 일부 빌딩의 난방을 하고, 체육관과 레크리에이션 센터의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 '쌔스 지속가능경영 솔루션'을 이용해 빌딩별 에너지 소비를 체크해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