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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효과’에 다시 한번 프로축구 관계자들이 놀랐다.
14일 포항과 전남의 경기가 열린 상주시민운동장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출전하지 않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남일(25·전남드래곤즈)을 보기 위해 수많은 팬이 경기장에 몰린 것이다. 포항의 홈경기로 열리기는 했지만 상주 시민들은 포항을 응원하지 않았다. 김남일의 아버지 김재기씨의 고향이 상주여서 그런지 전남의 승리를 바라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였다. 이렇다보니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에게는 축구 자체보다 ‘월드컵 스타’ 김남일을 보는 게 더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
전반이 시작된 직후 김남일이 부모와 함께 본부석에 들어서자 소녀팬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이 몰려 안전관리를 맡은 사람들을 긴장하게 했다. 그라운드에서 축구가 진행되고 있는 게 무색할 정도로 김남일 주변에서만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수치로도 이날 경기에서 ‘김남일 효과’는 명쾌하게 드러났다.
1만2000명이 정원인 상주시민운동장에 1만8000명이 넘게 들어와 많은 사람이 통로까지 메우고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입추의 여지도 없이 들어찬 관중을 상대로 자원봉사에 나선 공수특전단 출신의 한 관계자는 “상주 시민이 13만명이 안되는데 이렇게 경기장이 가득 찬 걸 보면 외곽에서 농사를 짓는 어른들을 제외한 젊은이들은 모두 축구장에 왔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후 터미널 인근에도 김남일의 팬이 엄청나게 몰렸다. 상주뿐 아니라 인근의 김천 구미 등지에서 건너온 소녀팬들이 집에 돌아가기 위해 터미널에 모인 것이다. 김남일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힌 한 여중생은 “구미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면서 “경북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은데 연고팀이 외딴 지역인 포항밖에 없어 실제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남일은 18일 경기부터 전남에 복귀한다. 아버지의 고향이라는 연고밖에 없는 상주에서 열기가 이 정도니 팀 연고지인 광양은 물론이고 프로축구 전체가 2002월드컵 직후처럼 ‘김남일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상주 | 원정호기자 jhwon@
첫댓글 흐 축구전용구장이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