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새로운 경제개혁 조치로 독립채산제가 실시되면서 기업소마다 자체 수익구조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좋은 직장일수록 뇌물의 크기도 정해져 있어 구직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직장은 있어도 돈을 주는 곳이 별로 없다”
최근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은 지난 1년간 북한에서 전개된 경제개혁 결과를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중국 대련에 나온 이 주민은 “노동자 월급이 30배에서 최고 100배까지 올랐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그런 곳은 몇 개
안 되는 공장뿐이고, 나머지 공장들은 사실상 출근명부에 도장만 찍는 형편”이라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중앙텔레비전에서 나오는 3.26전선공장은 평양시 꾸리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결과 전선과 케이블의 수요가 높아
져 공장물건이 시장물가대로 거래되다 보니 노동자들의 노임이 올라간 경우”라면서 “이렇게 제대로 돌아가는 공장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겨울철 들어 수요가 급증한 석탄을 캐는 탄광 노동자의 경우, 노임이 향상되긴 했지만, 시장에서 팔리는 석탄 가격에
비해볼 때 차려지는 몫은 보잘것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공장, 기업소 단위 자체로 노동자들의 생활을 보장하라고 독립채산제 지침을 내려 보낸 결과, 생산단위들은
한숨 돌리지만, 비생산 단위 노동자들은 여전히 어려운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돈과 쌀을 주는 직장을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뇌물이라는 커다란 장벽에 막혀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의대를 졸업하고 평양산원에 의사로 취직하려면 미화 800달러를 줘야 가능하다”면서 “요즘 대학 졸업장이
있어도 밥벌이 못하는 의사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습니다.
평양산원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현지시찰 대상으로, 식량배급을 제대로 주고 있어 의사들이 가고 싶어 하는 병원
입니다.
이와 반대로 한 구역인민병원에 다니는 의사는 하루에 담배 한 갑 벌이도 못한다면서 “그가 받는 월급 2천원으로 이발
한번 하기도 어렵다고 그는 털어놓았습니다.
또 평양시민의 건강을 전문으로 하는 평양 제1병원의 경우에도 미화 300달러가량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해 간부
들이 인사권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또 다른 평양주민도 “김일성 종합대학에 들어가자고 해도 웬만큼 점수가 되는 학생도 2천~3천달
러는 기본적으로 내야하고, 공부를 잘하지 못하면 간부 자녀도 4천 달러 이상은 줘야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학도 ‘학교운영기금’ 명목으로 입학생들에게 공공연히 뇌물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뇌물액수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병원이나 대학가가 뇌물과 부패로 얼룩지면서 이 주민은 “아무리 장성택이 부패 때문에 숙청됐다 해도 간부들이 하는 것을 보면 모두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습니다.
2014. 4.1 자유아시아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