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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5일 새벽 12시 59분
존내 일본의 고딕로리타 그룹 요정제국의 개명곡 Wahrheit 를 들으면서 뮤즈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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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체전
10.3 뮤즈 창립제
10.4 용인시청 주최 동아리 경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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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 단국 체전
동아리 알림제 겸 체전 공연이 있는 대망의 그 날이었다.
이번에는 또 동아리 간의 순위를 매겨서 상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한다고 해서,
신경도 날카로웠고, 특히 X드락 에게는 지면 안된다는 경쟁심리 까지 발동..
아주 중요한 날이었다.
이 날 나는 어차피 수업이 없었다.
낮에는 리허설이 잠깐 있었다.
난 리허설인데도 긴장 먹었다.
무대 위는 확실히 느낌이 틀렸다.
하지만 드럼 페달은 느낌이 가벼워서 좋았다.
리허설은 간단하게 끝났고,
18기 애들 다음 날 창립제 공연을 위해서 마지막 합주를 했다.
날이 어둑어둑 해지고
시끄러운 노천마당쪽을 보니까 사람들도 꽤나 모여 있었다.
연예인들 (원투 랑 누구였더라... 러브큐빅인가?) 공연하는 모습도 간간히 보였다.
별로 관심은 없었지만.
VOS 는 나중에 온다고 하고 동아리 알림제 순서가 먼저였다.
(다행)
모닥불이랑 단풍연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공연에서 빠지고
다솜합창단, 신명, 자드락, 뮤즈, NRSC 이렇게 다섯팀이 공연하게 되었다.
다솜합창단은 대략 아카펠라였다.
뭐 별로 재미 없었다.
신명은, 회장을 맡고 있는 황윤하 씨(일명 신명코끼리)의 포스를 제외하곤 별 볼일 없었다.
자드락 공연부터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역시 오케스트라를 떼거지로 몰고 등장했다.
거기 2학년 기타가 진공관 앰프 어떻게 쓰냐고 물어봐서 가르쳐줬다.
같이 올라가서 세팅해달라네 orz
세팅해주니까 있다 또 와가지고 power 가 먼저인지 stand by 가 먼저인지 묻길래 power 라고 해줬다.
오케스트라 공연 때는 뭐.... 그룹사운드가 돋보일 리는 없었고,
자드락의 야심작인 듯 한 Ex 의 '잘 부탁드립니다' 는 꽤 괜찮았던거 같다....................
라고 생각했던가 내가? ;;;;
사실은 초긴장 빨아서 걔네 공연 감상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줄담배 빨아가면서 어쩔수 없이 가는 시간만 탓할 뿐이었다.
아 나
무대 올라가니까 머릿속에 하얘졌다.
내 앞에 놓인 드럼 세트,
바로 옆에서 크레이트로 톤 잡는 좐,
관객석 맨 앞쪽의 경원이형, 저 쪽의 곰순이 아저씨 빼고는 눈에 들어온게 하나도 없었다.
계획했던 대로 은미가 간~단한 멘트를 하고 바로 Fly me to the Moon 들어갔다.
곡이 시작한 뒤로는 앞쪽을 볼 일은 별로 없었다.
앞쪽에서 은미, 좐, 법사가 뭘 하고 있는지 매우 보고 싶었지만
걍 혼자 놀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어려워 했던 Fly me to the Moon 이 끝나자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이번엔 또 계획했던 대로 멘트를 하고
좐이 Ozzy Osbourne 의 I don' know 첫 리프를 들어가고
법사는 졸라게 '점프! 점프!' 를 외쳐댔다.
난 박자에 맞춰서 베이스 드럼 밟았다.
그리고 자우림의 Vlad 작렬.
난 그냥 혼자 미쳐서 존내 빨리쳤던거 같다.
1.5배속은 되었을라나.
드럼 페달 감이 가벼웠던 것도 한 몫했다.
마지막곡, (또) 자우림의 Hey hey hey.
계획대로 관객들의 'Hey hey hey' 를 유도 한 후
연주에 들어갔다.
이 곡은 차라리 좀 여유가 있었다.
끝나고 나서 계획했던대로 탐 조낸 돌리고 마무리,
그 다음 스틱을 냅다 던졌다.
다행히 아무도 안맞고 무대 좀 앞쪽에 떨어졌다.
누가 팔 뻗어서 잽싸게 가져갔다.
ㅠㅠ
끝나고 나서 형들이 무지 칭찬해주셨다.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여태 했던 공연중 가장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던거 같다.
합주 때는 스틱을 놓치지 않은 적이나, 박자를 잘못 치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요번에 불안해서 여분스틱 두고 했는데, 스틱 안놓치고 무난하게 해버린 것이다.
음... 혼자 뒤에서 노느라고 앞에서 은미, 좐, 법사가 모했는지는 라이브로 확인하질 못했다.
하여튼 형들 말로는 졸라 짱이었다고 한다. 아 어디 동영상 읎나.ㅠㅠ
한가지 어이없었던건
나중에 순위가 나왔는데 자드락이 1위를 해버렸다.
우리는 2위였다.
씨밤바.
걍...
주최측의 농간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오케스트라 빨 ㅎㅎㅎㅎ
오케스트라 없이 밴드끼리 대결했더라면
솔~~~~~~~~~~~~~~직히 자드락은 한 4위쯤 하고 우리가 1위 먹었을 거 같다.
그 날은 저녁 때 곰순이 아저씨께서 맥주를 공짜로 주셔서
곰순이 앞에서 맥주를 와방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법사는 집에가고
좐이랑 나는 집에 갔다가, 맥주를 더 사서 룸으로 갔다.
일우형과 경원이형이 있었다.
또 술을 마셨다.
맥주 따위는 금방 동이났다.
일우형보고 소주를 사달라고 했다.
일우형이 4천원 줬다.
좐이랑 같이 술 사러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좐과 함께 소정의 깽판을 조금 치고
(국제어학원 홍보천막 넘어뜨리고 밟기, 체전 홍보 깃발 뜯기)
소주를 사고 올라오는 길에 좐과 함께 또 소정의 깽판을 치고
(나무에 로우킥 까기, 쓰레기통 발로 까기, 사진동아리 전시작품에 돌려차기 먹이기)
룸에와서 다같이 또 소주를 먹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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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 창립제
늦잠을 잘 여유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일단 우리는 9시 쯤 일어났다.
술이 덜 깨는 감이 있었지만 서둘러 룸 청소부터 시작했다.
청소하다가 마침 추석 이후로 설거지를 하지 않은 밥통이 생각이 났다.
씨밤바
살아있었다...........................
It's alive
밥통에 검은 곰팡이가 잔뜩.
오늘부로 정말 이것들에게 종말을 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화장실에서 밥통에 살아있는 곰팡이들과 씨름하는 도중에
노랑이가 또 다른 그릇들을 가지고 왔다.
보아하니 한 몇달전에 감자탕 먹고 안 씻은 그릇들 같았다.
씨밤바
살아있었다.......................................
여기엔 초록 곰팡이가 가득.
감자탕이 굳은 찌꺼기들은 어찌 그렇게 단단한지
철 수세미로도 떨어질 기미가 안보였다.
최첨단 신소재 고분자의 발견이었다. ㅆㅂ
설거지를 다 하고 오니까 어느새 룸이 깨끗해져 있었고
이제 악기를 날라야 했다.
법사와 노랑이가 이마트를 같이 가고
악기 나를 멤버는 나, 좐, 일우형, 경원이형이 전부였다.
최악이었다.
그 때 시간이 10시 넘었었는데 법사랑 노랑이 빼고 아무도 안 온것이었다.
어쨌든 악기는 날라야 했다.
근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또 다 됐다 ;;
신기하다.
중간에 은미가 와서 그런가? 'ㅁ'ㅋㅋ
교직원 식당에서 악기세팅 거의 다 해놓고,
일찍 온 사람들은 디카로 인터뷰를 찍었다.
그리고, 쉴 틈따위는 없었다.
체육대회...
아....
농구가 제일 힘들었다.
은미가 농구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30점을 냈다고 한다.
중간중간에 형들이 한두명씩 오셔서 합류했다.
태완이형이 제일 일찍 오셔서, 이미 농구 해설까지 맡으셨고
근홍이형, 하열이형, 조영이형이 오셔서 농구, 족구에 동참하셨다.
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거는 그....
야심차게 준비한, 물 나르기인데..
종이컵을 입에 물고 서로한테 물을 전달해야했다. .....
내 앞엔 대현이형이 있었고 뒤에는 태완이형이었다.
대현이형이 건네준 물에서 짠맛이 났을 때 제일 당황했고
태완이형의 얼굴에 실수로 물을 송두리째 부어버렸을 때 제일 죄송했다.
두판 했는데 1:1 로 끝나서
각 팀에서 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이 복불복에 당첨되는 걸로 했다.
이번 복불복의 내용은... 간장, 초고추장, 식초, 와사비 따위의 못먹을 음식들과
우유, 콜라 등의 먹을만한 음식들을 임의로 섞어놓고 고르게 해서
섞은다음 원샷을 하는 것이었다.
저쪽 팀에서는 동민이가 당첨되었고
우리 팀에서는 왕고이신 태완이형이 당첨되고 말았다 ㅋㅋㅋㅋ
대박.
뭐뭐 섞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각각 만들고나서 만든사람들이 살짝 맛을 본 표정을 봤을 때
그닥 먹을만한게 아니라는 건 알았다.
태완이형은 거침없이 원샷을 하셨다.
동민이는 잠시 주저하는 듯 하더니 결국 원샷을 했다.
간장이랑 와사비 이딴거 섞였던거 같은데
체육대회가 끝나고 드디어 실내행사로 돌입했다.
일우형과 은미가 진행을 했다.
앞의 국민의례, 애국가 이딴거는 언제나 그랬듯이 패쓰였고
연혁소개 후 바로 기수소개 들어갔다.
18기는 노랑이, 민정이, 동민이가 나와서 소개한 후
장기자랑으로 원더걸스의 Nobody 춤을 췄다.
그 다음이 바로 우리 기수...
난 어떻게든 17기 Guitar & Drum 으로 해보려고 발버둥을 쳤으나
결국 Drum 으로 소개하게 되었다.
그리고 장기자랑..........
법사가 졸라 좋아하는 라르크 앙시엘 '허니'..........의 펑크버젼 공연...
걍 죽었다 셈 치고 쳤다.
이미 체육대회로 인해 몸 마디마디가 거지가 되있었는데.
이곡은 또 펑크버젼이랍시고 달리는 곡이라 뒈지는 줄 알았다.
박자가 한 7번은 밀린거 같았다.
허니 공연후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영향을 받은 법사가
그로테스크한 멘트를 선배들에게 날리면서
즉석 데스메탈 곡 까지 하게 되었다.
또 죽는 줄 알았다.
광란의 공연속에서 들은 소리들...
좐 만큼이나 육중한, 드롭 D 튜닝 기타의 디스토션 사운드와
법사의 시종일관 암퇘지마냥 꿀꿀대는 소리와
치는지 안치는지 모르겠는 은미의 1초에 340번 베이스 E코드 피킹과
나의 개빡센 드럼 뿐이었다.
공연 모습 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ㅠ난 스네어만 봤다.
어쨌든 의외로 장기자랑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녹초가 되었다.
그러나 기수소개가 끝난 후 또
18기들의 공연이 있어서 드럼세트로 빨려들어갔다.
그나마 쪼금 여유있게 치면서, 애들은 어떤 모습으로 공연을 하나 살펴보았다.
에이.................
박자 좀 타면서 하랬더니 'ㅁ' ;;;;;;;;;;
그닥이었다 ^^;;
하긴 악기 잡은지 얼마 안된 애들에게는 무리한 요구였지만.ㅎ
역시 17기들끼리 하는 공연이 가장 재밌다.
순서는 Fly me to the moon -> Hey hey hey 였다.
이번에도 스틱을 놓치지 않으리라 하면서 신경쓰고 쳤다.
Fly me to the Moon 이 다행히 무난하게 끝나고,
그 담에.... 멘트 하고 들어갔던가.... 기억이 안난다.
좐의 I don't know 솔로를 언제 하고 들어간거 같은데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Hey hey hey 는 최대한 신나게 쳤다
태완이형에게서 배운 싱코페이션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에 트윈페달 밟으면서 심벌 갈길 때 희열이 최고다.
...
이제 이 쯤~ 하고 다음 차례로 가겠지 하고 일어날까 하는데,
형들이 '앵콜' 을 외치셨다.
읔 ㅋㅋ;; 뭐 준비가 아주 안된건 아니었지만 'ㅁ'
그래서 VLAD 작렬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
나중에 기주형에게서 들은 말이지만
VLAD 드럼 칠 때 내 표정이 '전국 투어 마지막 공연하면서 다 죽어가는 표정' 이었다고 한다..
왠지 그랬을 거 같다.
하지만 어쨌든 가장 신난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 했는데,
또 '앵콜' 이 나왔다.
거기다가 조영이형이 '너네 곡 흐름 끊기면 죽는거야~' 하셨다.
하지만 따로 연습해놓인게 뭐 있었지.......... 'ㅁ' 하다가.
저번 봄 축제때 말아먹은 Kicking and Screaming 이 생각났다.
말아먹은 곡이었지만, 유일하게 내가 따로 드럼 연습을 해놓은 곡이었던 것이다.
결론
망했다.
보아하니 좐도 곡을 까먹어서 부분부분 이상하게 치는거 같았고
은미는 아예 시작전부터 '가사를 몰라' 라고 했었고
법사는 그래도 제대로 하는거 같았다.
나는 곡의 박자만 알고있었지 흐름은 이미 어딘가 관광 보내고 없었다.
악기 나르기 -> 체육대회 -> 펑크, 데스메탈 공연 -> 18기 공연 -> 17기 공연을 거치면서
중노동을 한 다리도 말을 듣지 않았다.
스틱만 안 놓쳤지 완전히 말아먹었다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합니다 ㅠㅠ.
그래서 드디어 공연이 끝나고
나머지 남은 행사 순서 (케익 커팅) 를 마친 다음
또 서둘~러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악기 나르는 건 항상 힘들지만.
또 하다보면 어느새 다 되어있다 신기하다.
정리를 다 끝내고 가벼운 마음(????????) 으로 뒤풀이장소인 퓨쳐월드로 향했다.
창립제 뒤풀이 때도 높은 기수 형들이 계속해서 오셨다.
그래서 오랜만에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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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th.G.하열이형 : 야, 너는 수련하는거 티 냈어 안냈어? 아 놔 냈어 안냈어? 그것만 말해!
10th.D.재웅이형 : 난 예전에 니가 기타였을 때 부터, 너를 드럼으로 키우고 싶었어 ^^ 넌 이제 하나만 잘하면 되는거야~
10th.G.형준이형 : 넌 배신자야 ^^ 아냐, 농담이구 열심히 해~
10th.G.용욱이형 : 싸, 너는 그러니까... 사실은 드럼이 좋은게 아니고 음악 자체가 좋고, 따라서 어떤 악기를 하던 음악이 좋기 때문에 드럼을 치고 있는건가?
9th.G.종범이형 : 넌 배신자야 ^^ 아냐, 농담이구 열심히 해~ (2)
9th.V.한솔이형 : 야~ 우진아 그러게 우리 1년 반만이다. 한남동 때 봤었지? ^^ 조만간 형이랑 잼하자 ~
9th.B.기주형 : 누구.....세요? 'ㅁ'?
8th.V.조영이형 : 싸!!! 너 이쉐끼는 형한테 연락도 존나 안하지 개XX야~!! 너 임마 뮤즈를 제외하고 니가 있을 수 없다고!
7th.D.근홍이형 : 드럼은 원래 혼자 노는 악기야 ㅎㅎ 그래서 외롭기도 하지.
6th.G.항이형 : 리듬과 자세를 연구하도록 해 ^^ 자세는 곧 뭐다? 톤이다! 그렇~지!!
5th.D.태완이형 : 빨리 요정제국.................... 아 언제 줄거야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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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1차 술자리는 꽤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시작 시간이 빨라서)
거의 10시 넘어서까지 술을 먹고, 형들과 얘기를 하다가
하열이형, 기주형을 제외하고 나머지 형들은 집으로 가셨다.
그리고 남은 멤버들은 맥비어로 2차를 갔다.
물론 아까와는 다르게 약간은 낭창한 분위기가 지속되었다.
난 대현이형과 경원이형에게서 드럼에 관한 얘기를 들은거 밖에는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남은 3차 멤버,
나,좐,법사,일우형,주석이형,대현이형...
술을 사서 룸으로 향했다.
룸에서 또 마셨다.
뭔 얘길 하면서 먹었는지 기억은 안난다.
그냥 술을 마셨단거 밖에 모르겠다.
아, 딱 하나 인상 깊은거
일우형은 술을 먹고나서 카라의 Rock you 와 원더걸스의 Nobody 춤을 계~~~~~~~~속 췄다.
그리고 결국 잠은 존내 늦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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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 용인시청 주최, 동아리 경연대회
아침 10시 쯤 눈이 떠졌다.
다 자고 있었다.
술이 덜 깨는 기분이었다.
우선 법사를 깨웠다. 의외로 잘 일어났다.
좐은 좀 비몽사몽이었다.
은미는 오고있는 중이라고 했다.
일단 샤워를 한 후.
옷만 챙겨입고, 떠날 준비를 했다.
일우형이 원래는 공연 보러 오기로 했었는데,
그 전날 술에 너무 쩔어서 무산되었다.
대현이형도 잔뜩 쩔은 모습으로 집으로 향하셨다.
주석이형은 일찌감치 어디로 사라지셨다.
17기 4명은 법사 차를 타고 공연할 장소로 향했다.
한 40분~1시간 걸릴줄 알았더니
거의 바로 옆동네였다.
주차하고 나서 그 근처에 미소야(돈까스집)으로 향했다.
너무 배가고파서 히레까스정식 10분만에 먹어버렸다.
내거 제일 늦게 나왔는데 제일 빨리 처먹었다.
그 후엔.........
공연장 가서 리허설 순서만 기다렸다.
참가 동아리가 25개였다.
우린 17번째였다 orz
밴드 동아리는 또 왜이렇게 많은지............. 9개였나 10개였나 --;;
자칫하면 밴드로 나오는게 식상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공연장에 1시 전에 왔는데 리허설은 한 3시 넘어서 한 거 같았다.
기다리는 도중에는 그냥, 별로 영양가 있는 대화도 없었고,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에 나오는 랩퍼 그룹 KIVA 를 연상케하는 동아리 보고 재밌어하고
(요우~ 뒷골목에서 생사를 배회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From New York City~)
(p.s: 걔네는 뭐 그렇게 공연 전에 술을 처먹어대냐?;;;;;;;;;;;;;;ㅋㅋㅋㅋㅋㅋ)
한국 외대 밴드 동아리의 육덕지고 핫팬츠를 입고 트윈페달을 밟아대는 어떤 드러머 누님을 보며 감탄하고,
블랙베어즈 따위는 왠지 그냥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보이고...
왜 우리가 앉아있는 천막에는 많은 여분의 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동아리들이 와서 쉬지 않는지에 대해 궁금해하고...
오라떼 음료수 깡통속에 들어가서 만취상태가 되어 돌아온 귀여운 벌 한마리를 보며 재밌어 하고...
뭐 대충 그런거 뿐이었다.
부질없었다.
도중에 롯데리아 가서 햄버거 먹고,
다시 와서 본 공연만을 기다렸다.
아 씨밤바....
동아리들 실력이 장난 아니었다.
너무 단국대 안에서만 놀아서 그런가....
음.. 솔직히 평소에
현악기 튜닝도 안 맞는 자드락의 합주 및 공연을 보며 많이 비웃었고,
사운드가 철저하게 텅 비는 블랙베어즈의 합주를 들으며 나도 마음 속을 고요히 텅 비워보고,
전혀 흥이 나지 않는 놀아패 우리신명의 연주는 소음 쯤으로 들어주고,
뭐 그랬는데;;;;
여기서 공연하는 동아리들을 보니 그런 비웃음, 여유가 생기질 않고
압박 당하는 느낌이 자꾸 들어 위축되었다.
아까 그 육덕지고 핫팬츠를 입었으며 트윈페달을 밟아대는 누님이 다시 본 공연에 등장했을 때
뒤질랜드 가는 줄 알았다. 뭐 그리 잘쳐 ㅆㅂ
아 근데 그 동아리 불행인지 다행인지(우리에겐 다행? ㅋㅋ)
본공연 때 기타가 한 2~3분 동안 전혀 소리가 나지 않아서
마음속을 고요히 비워주는 사운드를 연출해냈다.
베르사이유의 장미 지못미 ㅋㅋ;;;;
그 외에 뭐 휠체어 에어로빅 하는 동아리도 나오고
신명코끼리 따위 안드로메다로 관광시켜줄만한 사물놀이 동아리도 나오고
우리가 그토록 기대하던 KIVA 닮은 랩퍼 동아리도 나오고
재밌게 구경했다.
아.
중간에 11번 12번 참가 동아리가 공연 못하게 되었다고 했다.
갑자기 순서가 빨리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씨밤바.
또 체전 때 처럼 급 긴장 되었다.
난 또 다리를 가만있지 못하고
담배를 계속 피웠으며
'카히미~~가 아니라....지옥계 메탈이지...ㅋㅋ 오..오무라이스... 아, 케찹은 인간의 피다...' 같은
요한 클라우저 2세의 이상한 멘트들을 나불거리며 정서불안 상태를 보였다.
그리고 우리 차례가 오고
다시금 머릿속에 하얘졌다.
오늘 관객은 중년층 + 애들이 많아서, 호응을 끌어내기 힘들겠단 생각을 했었고,
앞 동아리에서 호응 이끌어내려고 멘트하다가 싸늘하게 쳐발리는 모습도 많이 보고 해서
걍 마음을 비우고 하니 어쩌니 하던 와중이었는데.
법사가 체전 때처럼 멘트를 나갔다.
어린애들을 겨냥해서 '어이 거기 소녀!!!! 반응 좋아!! 소녀!!!' 이런 멘트도 날려주고,
'아 이렇게 놀면 재미없지...!! 아... 어르신분들껜 죄송합니다ㅋㅋ' 라는 멘트도 날려줬다.
그 후에는 Hey hey hey 구호 이끌어 내는 걸 그대로 한다음
드럼카운트!! 하고 곡 들어갔다.
난 앞쪽에서 관객들이 어떻게 호응하는지, 다른 애들은 어떻게 공연하고 있는지 제대로 못봤다.
걍 존내 쳤다.
아마도 표정은 미친사람 표정이었을 것이다.
내 쪽으로 카메라 돌렸을 때를 대비해서 최대한 또라이처럼 보이게 쳤다.
곡 마지막 부분에서 쪼~~금 여유 생겼을 때 앞을 보니 좐이 존내 종횡무진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은미가 폴짝폴짝 뛰는 모습도 보였다.
그거 본 거 빼곤, 걍 우리 밴드의 충실한 Battery 역할을 하겠다 생각하고 쳤다.
끝나고 나니 믿기지 않기도 하고, 시시하기도 했다. (달랑 한곡)
하지만 요번에도 실수는 안했다 ㅋㅋ.
그리고 우리보다 뒷 순서에 있는 블랙베어즈의 공연은 유심히 봤다.
곡 중간 쯤 갔을 때 뭔가 직감이 왔다.
망했구나 ㅋㅋ;;;;;;
그리고 나머지 공연은 그냥 봤다.
중간에 짜잘한거 다 생략하고
시상식.....
종합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인기상, 열정상, 무한상상 상, 참가상(무조건 다 주는것)
이렇게 있는데
무한 상상상(참 특이한 이름이다) 부터 발표가 났다.
"용인 대학교 밴드동아리 블랙 벨트~!"
그 다음은 열정상..
그 육덕지고 핫팬츠를 입었으며 무식하게 트윈페달을 밟아대는 드러머 누님이 속한
한국외대 밴드동아리 아웃싸이더의 차지로 돌아갔다.
실은 우리는 열정상을 기대하고 있었기에 약간 실망이 컸다.
"야 ㅋㅋ 우린 열정상 빼고는 받을 거 없을거 같애. 저거 안걸리면 걍 참가상이네"
.. 그리고 상 발표는 계속 되었다. 인기상....
송담대학교 퍼포먼스 동아리에서 나온 요요 묘기 쩔게 하는 사람이 받았다.....
그리고 이제부터 상금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뛰기 시작하는 장려상 시상이었다.
"명지대학교 밴드 동아리 페가수스!!...."
'아 놔 ㅆㅂ 역시....'
"단국대학교 밴드 동아리 뮤즈!!!!!"
"어??????????????????????????????????????????"
"............이하 3개 동아리가 공동 수상입니다!! 나오세요!"
순간 우리 4명 순식간에 일어나서 뛰쳐나갔다. (물론 무대에는 리더만 올라가는 것이었지만)
패닉상태에 빠졌다.
장려상이라니 무려 -0-;;;;;;;
하지만 왠지 안심이 되질 않았다.
체전 공연때는 자드락과의 경쟁 심리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블랙베어즈와의 경쟁 심리가 있었기 때문에,
블랙베어즈가 더 위에 상을 받을 경우엔 기분이 좀 그럴 거 같았다.
허나...
장려상 위의 상부터는 밴드 부문에서 더이상 시상동아리가 나오지 않았다..
우수상은 오케스트라랑 댄스동아리가 가져갔다.
최우수상은 신명코끼리 뺨때기 후려갈기는 사물놀이 동아리가 가져갔다.
종합대상은 휠체어 에어로빅을 한 동아리가 가져가게 되었다.
모든 시상이 끝나버렸다.
"야 ㅆ ㅂ 우리가 장려상이야~~~~~!!!!!!!!!!!!!!!!!!!!!!!!"
"와 생각도 못했는데 대박 ㅠㅠㅠ"
......;;;ㅋㅋㅋㅋㅋㅋ
한동안 패닉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트로피랑 상장 사진 찍고 난리났다.
스태프 분에게 부탁해서 단체사진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뜻밖의(?) 성과물을 안고 학교로 향했다.
뒤풀이는 투삼겹에서, 곰순이 아저씨와 함께했다.
투삼겹에서 마침 블랙베어즈도 뒤풀이 하고 있었는데
도중에 먼저 나가버렸다.
그들이 나간 후에는 본격적인 자축 시작 ;;;
그러고 집에 오니 이미 12시는 넘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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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기를 다썼다
아.....
마지막으로 할 말..
너무 힘들었다.
졸라 뿌듯했다.
.
쉬고싶다.................................ㅠㅠ
Bonus : 시상식 후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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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졸라 길어...읽다 지치겠다...쓴다고 정말 고생했다...왠지 밥을 사줘야 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하는 글이다...
ㅋㅋㅋ 고생했다-
15th.D&K.상훈이형 : 휴가나가서 성에 안차면 죽여버릴꺼야
형 무서워 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