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한 번 더 들깨를 까불렀습니다. 한 곳으로 모았는데 생각보다, 정확히 하면 처음 털었을 때보다 양이 줄은 느낌이었습니다. 개미가 범인은 아닐 테고 스스로 추정해보니 아마 햇빛에 말려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착각일지 모르지만 깨 알갱이가 작아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심 예년에 비해 많이 심어서 기대를 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지 싶었습니다. 안면도에서 들깨 농사를 지은 후배목사가 올해 1.5배를 더 심었는데 수확은 오히려 줄었다고 했을 때 농담으로 '깨 농사가 망했네!' 했는데 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수확량이 많아서 제 들깨 농사 이래 기록은 세웠습니다. 내년에 기회가 되며 깨 터는 것과 까부르는 것을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도 몸이 안 좋으시고 마무리를 못하시고 동생네 가셔서 제가 마무리 하다 보니 깔끔히 안됐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지 모릅니다. 들깨 가격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1만5천원 내외던데 그 가격도 부족하지 싶습니다. 사 먹는 게 싸다싶지만 그래도 심고 키우고 터는 맛이 있는데 언제까지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농사는 돈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2. 고양이들이 제법 컸습니다. 그래도 아침과 저녁에만 사료를 주고 있습니다. 간식은 당연히 없습니다. 때가 좀 늦거나 제가 지나가면 우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 밥 때 우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가만히 보니 시도 때도 없이 웁니다. 어디가 아픈가 싶지만 여전히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멀리 가지도 않고 사택 주변에만 배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게 조심스러워하기에 그나마 오래 살지 싶습니다. 그래도 때가 되면 하나 둘 떠나갈 것입니다. 제 생각엔 겨울을 나고 내년에 새끼들이 새로 태어나면 지금처럼 텃새를 부리지 못하고 비워줄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세대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지금의 고양이들은 봄에 태어났습니다. 보통의 경우 여름 지나고 한 번 더 새끼들이 나야 하는데 건너뛰었기에 오래 머물고 있지 싶습니다. 나름의 질서를 지키며 잘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들에게도 지켜야 할 법이 있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