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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정[서울 남산 전통 활쏘기 국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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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팔순을 넘긴 친정아버님의 학습장(치매3급 어머님 보살피며 한자(漢字)열공)
호미숙 추천 0 조회 84 13.08.05 08:5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87세의 친정 어머님과 84세의 친정 아버님

 

안양에 계신 친정 부모님께 다녀오며

안양예술의 공원내 위치한 "솔밭사이로" 식당을 운영하는 둘째오빠와 가까이 사시고 네째오빠와 함께 사는 부모님을 뵙고 왔습니다. 천호동에 살면서 자주 간다 하면서도 자주 찾아뵙지 못한 가운데 모처럼 공익 근무 중인 둘째와 자전거 타고 안양의 부모님을 찾았습니다.  

 

87세의 치매 3급 친정어머님

친정어머님은 지난 초기 치매가 악화되어 이제는 3급치매를 확정 받을 정도로 심각해졌다가 조금 좋아졌습니다. 여전히 7남매 아들 딸 이름을 기억 못하고 말을 잃어버린 어머님, 몇 개월 사이 악화되어 모든 질문에 “네”라고만 답하십니다.

 

막내딸의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 눈빛으로는 알고 있어 말을 하고 싶어도 말이 나오지 않아 우물우물하시는 어머니, 87세에 아가가 되어 버린 엄마, “막내딸 이름이 미숙이 맞어요?” 하면 “네”라고만 하십니다. 어제는 모처럼 우리 미수기라는 말도 하시어 다들 기뻐하셨습니다.

 

20살에 시골로 시집와서 시집살이와 촌부로 살면서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억척스럽게 일을 하시며 7남매를 잘 키워내셨건만 어머님은 지난 삶의 고통을 내려놓다 못해 완전히 지우고 계십니다. 딸을 못 알아보는 어머니의 해맑은 모습의 “네‘란 소리가 여전히 귀에 쟁쟁하네요.

 

홀로는 화장실도 가지 못하던 어머니께서 놀랍게 대소변은 물론이고 죽만 드셨는데 밥을 드실 정도로 좋아지셨습니다. 어제는 홀로 아파트를 산책하시고 귀가도 하셨습니다. 오늘 부터는 치매요양원으로 출퇴근 하면서 보살핌을 받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치매 환자는 어느 순간 더 나빠질지 예상이 되지 않을 정도기에 늘 노심초사 보살펴야만 합니다.

 

엄마, 어제 막내딸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보면서 기뻐했는데 실어증처럼 말을 잃으셨어도 기억만큼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84세의 친정아버님의 한문 사랑

한편 대장암 수술과 뇌졸증 수술을 했던 84세 친정아버님은 아가가 된 엄마를 하나부터 열까지를 챙겨드리며 당신의 건강보다 엄마를 신경 씁니다. 어지러움 증이 심해져 어머님의 병환이 깊어지면서 요양원으로 모시려고 했는데, 아버님께서 곁에 있고 싶어 하셔서 함께 하십니다. 다행히 며칠 사이로 좋아지긴 했지만 언제 또 악화 될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친정아버님의 한문 열공 모드는 식지 않고 햇수를 더하자 색다른 한문에 도전하고 계시네요. 그동안 아버님은 정말 많은 한자를 써 오셨는데 그 중에는 성경 속의 한자 및 옥편을 그대로 베끼는 한문공부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십니다.

 

몇 달 만에 찾은 아버님의 한문 공부는 다른 작품을 만들어 놓으셨네요. 한자를 종류별로 정리하시고(음식, 물고기, 나물, 꽃, 특별한 의미의 단어만을 정리) 이색적인 한약장의 한자 이름을 글씨를 쓰고 계셨습니다.

 

작은 종이에 썼다가 아주 큰 2절지에 한약장 그대로 모습을 그려 넣고 한자를 써 넣으시고 그 위에 색연필로 색을 덧입히셨습니다.

 

어머님도 요양치료 위해서 아침부터 출퇴근으로 하신다니 아버님께 조금은 자유스러울 것 같습니다. 아버님 맘 편히 한문 공부 많이 하시고, 더는 나빠지지 않고 지금만큼의 건강유지하시길 기원합니다.

 

아버님이 직접 만드신 학습장

 

공백만 보이는 종이만 보면 이렇게 한문을 쓰십니다.

 

어제 갔더니 한약장의 한자를 이렇게 그림까지 그려서 써넣으시고 가운데 빨간 도장까지 찍으셨네요.

 

새에 대한 한자 정리

 

결혼 후 아내가 새롭게 접해야 할 호칭의 한자

 

음식별 한자

 

생선별 한자

 

야채와 꽃 종류별 한자

 

논어에서 나름 어려운 한자만 고르셨다는 한자

 

작은 종이에 쓴 한약장 한자

 

2절지에 쓰신 한약장 한자, 네모칸까지 섬세하게 그려 넣고 한자를 써 넣으셨습니다.

 

그동안 써오셨던 아버지의 한자 열공

옥편 한글자 한글자 따로 베낀 한자 노트

 

성경 속의 한자를 따로 쓰신 노트

 

우리나라 구전민요인 아이랑을 아버지만의 한자로 해석해서 쓴 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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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8.06 10:33

    첫댓글 호여사가 누굴 닮았나했더니 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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