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생활신조’다. 주위를 둘러보면 특별한 생활신조 없이 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삶의 기준이 되어주는 생활신조를 꼭 가지라고 조언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그래, 이거야!’ 결심하고 방향을 잡아도 금세 잊어버리고 주변 상황에 이리저리 휩쓸린다. 이럴 때 생활신조를 가지고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된다. 더구나 나이가 들면서 ‘눈치 볼 사람도 없고, 이제는 좀 내 마음대로 살아도 되겠지’, ‘자유롭게 살아도 되겠지’ 하는 마음이 솟아나고, 이런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생활과 자세가 금방 흐트러진다.
나는 ‘책을 아끼지 않고 산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학생 시절부터 아무리 돈이 없어도 책값만큼은 아까워하지 않았다. 전문서 중에는 비싼 책이 많아서 고서점을 찾아다니며 구했다. 이렇듯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신념이 지금의 나를 길러냈다. 책은 내게 꼭 필요한 ‘자기 투자’였던 셈이다. 지금도 나는 책을 많이 산다. 평생 다 읽지 못할 만큼 많지만 앞으로도 계속 살 것이다. 젊을 때에는 미래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구입했다면 지금은 나의 기쁨과 행복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산다. 독자들에게 사인을 요청받으면 “만남의 순간을 축제로”라는 문장을 자주 쓴다. 사람과의 만남, 일생에 단 한 번뿐일 수 있는 그 만남을 설레는 축제의 순간으로 여기고 싶기 때문이다. 이것도 나의 생활신조 가운데 하나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원래 남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는 사람이었다. 젊을 땐 그것이 내 매력이라고 믿으며 비판 정신을 마음껏 발휘했다. 그 결과 사방에 적이 생기고 친구는 떠나가고 선배와 스승에게 외면 받았다. 뼈아픈 경험을 거치면서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나가려면 상대에게 경애의 마음을 품고, 웃는 얼굴로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기분 좋은 상태, 온화한 마음을 유지하는 방법을 익혔다. 누군가와 만난 그 시간을 축제처럼 느끼려 노력하게 된 것이다.
마음속에 ‘심지’가 되는 신념이 명확히 자라 잡고 있으면 행동에 망설임이나 동요가 없어지고 안정된다. 생활신조에는 현재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이 사실을 인식하며 단단하게 살아가자. < ‘인생 절반은 나답게(사이토 다카시/김윤경, 심플라이프, 2019)’에서 옮겨 적음. (2019.07.15. 화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