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혼자가는 길이다.
3개월의 첫안거를 마친 후,
법전종정스님 말씀따라
"화두가 있는 곳을 따라가라!
수좌에게는 결제와 해제가 따로 없다.
自性佛을 찾는 그 날까지!"
시간만 나면 조금이라도 앉아 순간의 入禪이라도 지켜보려한다.
처음 해인사를 찾은 마음은
"三日修心 千載寶 百年貪心 一朝塵
삼일동안 닦은마음 천년 쌓은 보배와 같고
백년동안 탐한 마음 하루아침 이슬이다."는 <초발심자경문>의 귀절이
귀를 맴돌았었기에 일단 떠났다.
"죽었습니다."
오직 일념하나만 가슴에 품고
도착한 날
주호스님과 성천스님이 함께 동행을 해 주었고
그전날까지 나는 밀린 논문마무리관계로 공주에서 오후 4시가 넘어서 출발하였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공주에서 대전으로 나오던 유성에서 뜻하지않던 교통사고가 일어나서
이것도 同業因緣이다. 싶어 1시간 가량을 차 안에서 대기상태로 있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차에서 내려 지나는 택시를 잡으려했다.
그렇게 30분이 지나도 빈택시는 보이지않아 가까운 부동산가게에 들러 택시를 호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妙하다.
말로만 듣던 조직계(주먹세계)의 사람들이 한 가게 가득이다.
"으~~~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되겠지."
순간 나는 침착을 가장한 채 사정설명을 하며 택시를 좀 불러달라고 하였다.
내 말을 듣던 보스양반
"사고난 차가 스님 자가용인가요."
하고 물었다.
"아뇨 버스가요. 저는 지금 대구를 가야하는데 시간이 좀 촉박합니다."
하였더니
"스님 제가 대전역가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한다.
"으~~~~~
아뇨~아뇨~ 저는 택시가 더 편합니다. 택시나 불러주세요."
하였으나, 내 말은 듣기지도 않는듯
"형님! 福지으시지요."
"그래 나는 원래 福짓기를 좋아하니까 스님 잘 모셔다 드리고 오마."
하며, 나를 뒷문으로 안내하는데, 어찌 맘이 편하겠는가.
그러나 어찌하랴
너무나 친절한 이 양반들의 마음에 나는 대기한 차에 올랐다.
그리고도 맘이 안 편해 바랑을 꼬옥 껴안은 채, 긴장 백배다.
한참 가다가 보니 대전역으로가는 길은 분명하였다.
조금 맘이 놓였다고나 할까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초면에 이렇듯 폐를 끼쳤습니다."
"뭔 별말씀을요. 저는 원래 이런일을 좋아합니다."
"스님께서 타고 계신 지금 이 차는 우리나라에서 2대밖에 없는 차종입니다."
"그래요. 워낙 사회감각이 없어서 크고 넓어서 좋긴 합니다."
"푸~~~하~~~
그런데 스님 어디가시는 길입니까?"
"산에 道 닦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니 멀쩡하게 생긴 스님이 짝을 놔두고 왜 혼자 가십니까?
"제 짝이요? 제 짝도 아마 道닦는 스님이 되셔서 어디선가 정진 잘 하고 계실겁니다."
"옛?"
"ㅋㅋㅋ"
이쯤되니 긴장도 거의다 풀어지고 나도 웃을 수 있는 맘이 생겼다.
"근데 스님!"
"예"
"아까 우리 가게에 모인 사람들이 대전에서 제일가는 조직들입니다. 제가 그 보스지요."
한다.
"알고 있어요. 눈빛보는 순간 사실 아이고야~~ 싶었었습니다."
"푸~~~~~하~~~~~~"
"저는 원래 음악전공으로 유학을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대접을 해 주니
젊은 객기로는 더 없이 좋더군요. 그러다보니 이렇게 남았습니다."
한다.
"그래요. 얼만큼 노래 잘 하시는 데요. 노래나 한곡 불러주시지요."
"동심초 불러 드리겠습니다. 꽃잎은 하염없이~~~"
ㅋㅋㅋ...........
드디어 대전역에 도착
보스 아저씨의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뒤로하고 열차에 몸을 실었다.
대전에서 대구행 열차안
으~~ 이번에 내 옆에 앉은 아저씨도 짧은머리에 뭔가 느낌이 남 다르다.
한참을 가던 중
"스님 껌 하나 드릴까요?"한다.
"예!"
"스님 음료수하나 드시겠습니까?"
"예!"
참 친절해보이는 이 양반에게서도 아까 그 양반들과 비슷한 강한 눈빛이 숨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스님! 저 왕년에 주먹좀 날렸습니다.
지금은 마음잡고 사업을 하면서 사회복지도 하고 있지요."한다.
"예. 그러신것 같네요.
"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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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나는 내 평생 한번도 만나지 않은 주먹쓰시는 양반들의 본의 아닌
호위를 받으며 대구에 도착하였다.
마음 닦으러 가는 길이 어찌그리 쉽겠는가?
장애와 어려움속에서 뜻을 져 버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며,
善도 惡도 본래 없는 것인데, 스스로가 잘못된 망상으로 구분지어온것이 아닌가
내 마음만 바로 선다면
그 누구도 나를 해치지 못하는 것을
거짓된 내 마음으로 인해 스스로가 어려움에 쳐해 짐이 아닌지
지금 생각해도 그 날의 뜻하지 않는 인연들은 신장님의 加護가 아니었나 싶을 뿐이다.
-홀로 가는 길 항상 마음은 열어놓고 가야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