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38권》
43.마혈천자문팔정품馬血天子問八政品1
[2 - 8]
이때 등광 여래께서는 그 부처님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곧 웃으셨다. 수기할 때 세존께서 웃으시면 입에서 다섯가지 광명이 나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는 것은 모든 불세존께 늘 있는 일이다. 그때도 광명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어 해와 달이 빛을 잃게 한 뒤에 정수리로 도로 들어갔다.
만일 여래가 되리라고 수기하실 때라면 광명은 정수리로 들어가고, 벽지불로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입에서 나와 귀로 들어가며, 성문이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어깨 위로 들어가고, 천상에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팔 속으로 들어가며, 인간으로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양 옆구리로 들어가고, 아귀로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겨드랑이로 들어가며, 축생으로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무릎으로 들어가고, 지옥에 태어나리라고 수기하실 때에는 광명이 다리 밑으로 들어간다. 그때 범지는 광명이 정수리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뛸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 모르고 곧 머리를 풀어 땅에 펴고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여래께서 저에게 수기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이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모든 감각기관을 그대로 두지 않겠습니다.'
이때 등광 부처님께서는 그 범지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곧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빨리 일어나라, 너는 미래 세상에서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문釋迦文여래, 지진, 등정각이라 할 것이다.'
이때 그 마납摩納은 부처님의 수기를 듣고 마음속으로 뛸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 몰랐다. 그는 그 자리에서 변현삼매遍現三昧를 얻어 허공으로 솟아올라 땅에서 일곱 길쯤 떨어진 곳에서 등광여래를 향해 합장하였다.
우바리야, 너는 달리 생각지 말라. 보장여래 때의 장로 비구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등광여래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또 그때의 왕녀 모니는 바로 지금의 나이다. 그때 보장여래께서 나에게 석가문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느니라.
나는 이제 이런 인연으로 이 필관재법을 설한 것이다. 마땅히 서원을 세워야 하나니 원을 세우지 않으면 과보도 없느니라. 왜냐하면 그 여자도 그런 서원을 세웠기 때문에 바로 그 겁에 소원을 성취한 것이고, 만일 그 장로 비구가 서원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끝끝내 불도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원의 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감로 같은 열반의 경지에 이르게 하느니라. 우바리야,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우바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