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호수 멸종위기야생생물1급 귀이빨대칭이 일부 이주시켜
귀이빨대칭이가 대천호수를 떠났다. 국립생태원에서 ‘대천호수에서 귀이빨대칭이의 어린 개체인 치패가 보이질 않고 크기도 비슷해 추가 산란의 흔적이 없었으므로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낙동강환경유역청에 ‘대천호수에 서식하는 귀이빨대칭이를 더 나은 서식지로 이전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낙동강환경유역청은 이 사실을 해운대구청에 통보했고, 상호 협의 결과 구청에서 대천호수에 있는 귀이빨대칭이를 잡아주면 이동 및 새로운 서식지 방류는 낙동강환경유역청이 맡기로 합의했다.
국립생태원, 추가 산란 흔적 없어 이전 지시
이주장소 및 목적 불분명해 이주반대 의견도
마구잡이로 포획 귀이빨대칭이인지도 의문
지난 20일, 귀이빨대칭이 이주를 위해 낙동강환경유역청 관계자와 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대천호수 주변에 모였다. 이미 대천호수 물고기 이주 담당회사에서 파견한 팀이 대천호수 안으로 들어가 귀이빨대칭이를 잡고 있었다.
대천호수에서 귀이빨대칭이를 최초로 발견한 옥숙표 장산습지위원장이 이 광경을 보고 “하필 32도 무더운 날씨에 귀이빨대칭이를 옮기냐”면서 “대천호수에서 잘살고 있는 놈들을 굳이 이주시키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또한 귀이빨대칭이가 대천호수 외부에서 유입되었다는 연구결과에 의문을 표시하며, 과거 대천호수 주위가 귀이빨대칭이가 서식할 수 있던 논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용구 교수(생명의 숲) 역시 “귀이빨대칭이를 비롯한 조개류의 경우 중간 숙주가 어류뿐만 아니라 조류인 경우도 있다”면서 대천호수에 잘 서식하게 두자며 이주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환경유역청 직원들은 “대천호수 내 귀이빨대칭이 중 극히 일부만 옮기는 것이고 나머지는 대천호수 펄 속에 그대로 둔다”면서 귀이빨대칭이 보호를 위한 조치라며 양해를 구했다. 결국 낙동강환경유역청은 이날 잡은 귀이빨대칭이 18마리를 새 보금자리로 이주시키기 위해 차량에 싣고 갔다.
귀이빨대칭이를 최초로 발견한 시점부터 최근의 이주에 이르기까지 국립생태원이나 낙동강환경유역청이 보인 행보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귀이빨대칭이 존재를 확인한 것은 지난 5월 28일인데 이제 와서 보호대책이랍시고 이주시킨 점도 그렇고, 귀이빨대칭이의 이주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는데 정확한 이주 목적도 궁금하다. 대칭이와 귀이빨대칭이는 육안으로 구별하기 힘들다면서 물고기 이주 용역회사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대천호수로 들어가 마구잡이로 잡아들인 18마리가 과연 귀이빨대칭이가 맞는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국립생태원에서 대천호수의 귀이빨대칭이가 7~8년 성장한 성패로 판단했다는데, 이는 앞으로도 대천호수에서 귀이빨대칭이가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천호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주기적인 정비가 필요하고 또한 모래 위주의 하상과 산란 연관성 어류의 미비 등의 이유로 서식지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다고 결론 내린 점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낙동강환경유역청에서 가져간 것이 대칭이인지 귀이빨대칭이인지는 몰라도 대천호수 안에는 더 많은 수의 펄 조개와 더불어 대칭이와 귀이빨대칭이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위해 대천호수를 생태호수로 가꾸는 일은 이제 주민의 몫으로 남았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