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값 급등, 하반기 식품물가 더 뛸 긋
농수산물.가공식품 줄줄이 인상
업주'방역 풀렸는데도 또 코로나 온 듯'
2년 153개 품목 중 136개 올라
유통업체선 식용유 구매 제한 나서
변화에 민감해 매입가가 올라도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품목이지만 보관이 어렵고 운송이 쉽지 않아
유통 마진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안간힘을 쓰는 건 양계업계뿐만 아니라 , 축산업계도 사료 가격 상승에 울상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미국산 수입 소고기(갈비) 100g이 5월 초 소매가격은 4400원으로, 1년 전(2474원) 대비
약 77% 올랐다.
수입 도지고기가 100g의 경우 값은 기간 소매가는 1414원으로 1년전 1278원보다 10.6% 가량 상승했다.
수입 축산물 가격이 오르다 보니 한우와 국산 돼지고기 판매가 상승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 초부터 60% 이상 오른 국제곡물 가격 때문에 축산물 유통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99%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가 주요 생산지다 보니
국제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허윤지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에는 코로나19에 따른 확장적재정.통화 전책, 수요 회복과 공급 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빚어진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7월부터 시작되는 농산물 수확 시기가 다가오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는 평균 기준으로 1500만 헥타르(약 15만km2)에 걸쳐 곡식 파종이 이뤄지지만
올해는 전쟁 여파로 700만 헥타르(약7만km2)에서만 파종이 이뤄졌다.
김종진 한국 농어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내 식품 물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수제 돈가스가게(46m2)를 운영하는 구본성(42)씨는 한 달 전 대표 메뉴인 로스 가스 가격을 2100원 올렸다.
구씨는 지난 5년간 로스 가스 가격을 5900원으로 유지했다.
학생이 즐겨 찾는다는 특성을 고려해서다.
하지만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5900원짜리 로스 가스의 재료 값이 6개월 새 1000원 가까이 올라서다.
구씨는 지난 1년간 신용대출만 1억원을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장사를 거의 하지 못해서다.
직원도 내보내고 혼자서 요리부터 서빙까지 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12월 가게 월세도 10% 올라 월 96만원을 내고 있다.
구씨는 '방역이 풀려서 이제 좀 손실을 메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제2의 코로나'를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로스 가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값은 지난 6개월 새 급등했다.
주요 재료인 돼지 등심(1kg) 가격은 6개월 새 6700원에서 8200원으로 22% 올랐다.
계란(왕란)은 한 판(30개)에 4500원에서 8000원으로 77% 상승했다.
식용유는 두 배가 넘게 올랐다.
한 통(18kg)에 2만5000원에서 5만1000원으로 치솟았다.
구씨는 '가격이 갑자기 올리냐는 고객 불만이 서운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지만,
하반기까지 이러다가는 폐업할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재료 값 상승 폭만큼 음식값을 올렸다'고 말했다.
'물가 대란'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염병 대유행)과 함께 시작된 물가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20년 4월 99,5였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4월 106.85로 치솟았다.
지난 1년간만 소비자물가(4월 기준)는 4.8% 올랐다.
특히 먹거리가 많이 올랐다.
식료품(비주류음료 포함)은 2년간 97.65에서 110.16으로 급등했다.
통계청에서 세부 품목별로 집계하는 농수산물.가공식품 등 먹거리 153가지 품목을 살펴보니
2년간 136가지 품목의 값이 올랐다.
마트에서 열 가지 제품을 사면 아홉 가지 제품 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실제 마트에서 잘 팔리는 주요 제품의 가격을 1년 전과 비교해 봤다.
이마트에서 4380원에 팔았던 감자(1kg) 가격은 5980원으로 36.5% 올랐다.
오렌지는 개당 890원에서 1080원(21.3%)으로, 국내산 삼겹살은 한근(600g)에 1만4280원에서 1만6680원(16.8%)으로 상승했다.
서울우유(2.3L), ,동원 살코기 참치(90g, 10개)도 각각 16.5%, 13.4% 뛰었다.
신선제품은 물론 공산품 가격까지 일제히 오른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신모(51)씨는 '가족 3명이 모여 저녁으로 삼겹살에 된장찌개를 먹으려면 전에는 2만원 정도면 됐는데 지금은 3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도 아우성이다.
그렇다고 재료를 바꿀 수도 없다.
음식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눈 성모(45)씨는 '해바라기씨유 가격이 오르면 카놀라유로 튀기지 않느냐는 고객도 있는데
맛이나 향, 끓는 온도 등이 달라 음식 맛이 변한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는 구매 제한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쿠팡은 하루에 계정 하나당 식용유를 10개(로켓배솔)만 구매할 수 있게 제한을 뒀다.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트레이더스도 전국 매장 20곳에서 식용유를 1인당 2개만 판매한다. 최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