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전 월드컵대표팀 코치가 A대표팀 사령탑에 출사표를 던진 데는 히딩크 감독(사진)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덜란드령 안틸레스의 대표팀 감독으로 있는 베어벡은 코엘류 감독이 사퇴한 직후 한국대표팀을 맡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것은 물론 최근 메추 감독 영입이 좌절된 후 한 축구전문 인터넷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까지 단기간이라도 한국팀을 맡아 능력을 평가받고 싶다"며 재차 한국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시했다.
이같은 베어벡의 한국행 추진은 히딩크 감독과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의 로드맵을 두고 먼저 상의를 한 후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어벡의 국내 연락을 맡고 있는 관계자는 7일 "베어벡은 한국 감독직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 전 히딩크 감독과 이를 두고 의논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과의 역할 배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까지 베어벡이 치른 후 본선에 진출할 경우 히딩크 감독이 상황에 따라 합류하는 방식에 대해 의견 교환이 있었다"는 것.
이 관계자는 "히딩크 감독은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본선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은 후 상황이 허락한다면 올림픽팀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밝힐 정도로 여전히 한국 축구에 대해 적극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서 "월드컵에 대해 강한 의욕을 가지고는 있으나 PSV와의 재계약으로 몸을 빼내기가 쉽지않은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베어벡과 역할 분담을 해 2006년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팀을 다시 맡는 것을 상당히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논의는 베어벡의 출사표가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전혀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지 않아 현재로선 성사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 추연구 기자 pot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