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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신부가 쓴 조선통사> 첫 페이지 번역문
최두환
http://m.cafe.daum.net/coreahistech/K44T/133?listURI=%2Fcoreahistech%2FK44T%3FboardType%3D
“[중국과 조선]
GEOGRAPHICAL OBSERVATIONS ON THE KINGDOM OF COREA.
Taken from the Memoirs of Pere Regis.
The Kingdom of Corea is called by the Chinese, Kao lin*, and by the Mantcheoux Tartars, their Neighours, Solho†; the Name also of Tchaossien is to be met with in the Chinese Writings, either because it was then the Name the most known in the Western Part, or because it was then the Name of the Capital C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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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y say Kao li kou; koué signifies Kingdom.
†The Tartars say, Solho Kouron; Kouron signifies Kingdom
꼬레 왕국에 관한 지리적 관찰보고.
뻬르 레지(雷孝思. 프랑스 선교사)의 회고록에서 요약.
꼬레 왕국은 중국어로 까오리[高麗]라고, 그 이웃 만주 타타르어로 솔호라고 부른다. 조선이란 이름은 한자로만 보아왔으며, 그 때문에 서방 세계에서도 매우 잘 알려진 이름이며, 수도의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China[ʃina][sina]”(중국)은 지리적으로는 본디 관내(關內)라고 하여 섬서성 남부의 동관(潼關: 東)‧무관(武關: 南)‧산관(散關: 西)‧소관(蕭關: 北)을 가리킨다. 그러나『성호전집』(권55 직방외기 발문)에 “지구의 둘레는 9만리인데, 유럽 서쪽 복도(福島: Ferro Is.)에서 중국 동쪽 베링해협[亞泥俺峽]까지는 꼭 180° 되니 실로 4만5000리가 되어 지구의 반구이다. 지리적 위치로 찾아보면, 복도(32.5°N)는 중국과 위도가 같아 아래 위의 위치가 딱 맞아서 동쪽에서든 서쪽에서든 거리가 서로 비슷하다.”라 하여 중국은 지구전반구, 즉 천하의 중심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하미(哈密: 42°49’N 93°13’E)가 중국의 동북쪽에 있다.”는 중국의 위치는 복도를 기준한 동경 90°의 서남쪽에 일치하게 되므로, 마테오 리치의「곤여만국전도」(1602)에 따르면 카스피해(北高海)의 서쪽 바다이고, 볼가강(窩爾加河) 하류 아스트라한(亞斯德辣罕)의 동쪽 선상이고, 아제르바이잔의 바쿠(Baku)를 지난다.
그렇다면 중국(China)의 위치는 흑해에서부터 아랄해 부근 지역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하내(河內)라는 말은 대개 황하(黃河)와 장강(長江) 사이를 일컫기보다는 중앙아시아의 중심 북쪽의 시르 다르여와 남쪽의 아무 다르여 사이를 가리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국가의 지도자들이 있는 행정중심지, 즉 국중(國中)‧중주(中州‧中洲)‧신주(神州)‧중원(中原)이며, 중앙조정이 있는 곳이다. 특히 China는 원칙적으로 신라(新羅)의 의미다.이 원서에 신라(新羅)를 Sin lo로 표기하고 있고, 진(秦)을 tsin으로, 준(準)을 Tchun으로, 진한을 Tchin han으로 한 것처럼, 여기서는 [ㅅ]발음에 해당하는 영어 ch 또는s로, 이탈리아어 c, 스웨덴어 k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China의 발음은 [sina]이며, 본디 [sinla], 즉 신라(新羅)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그 신라의 한자표기는 徐那伐‧徐羅伐‧徐耶伐‧徐伐‧斯羅‧斯盧‧新盧 등인데, 페르시아에서는 silla라고 하며, 다 같은 발음이다. “중국[ad-Sīn/Chin]은 동쪽과 북쪽에서 바다로 에워싸여 있으며, 남쪽은 이슬람왕국과 인도[Sind/Shindhu: 身毒]와 접해있고, 여러 터키[突厥]족 나라들과 일부 티베트[吐蕃]를 망라하고 있다.”고 한 것의 그 중심지로서 중앙아시아이다.
“Corea”는 포르투갈 신부 프로이스(Frois)의『일본사』에서도 썼고, 유럽에서 많이 쓴 표기이며, 미국에서도 많이 썼지만, 지금은 대개 “Korea”로 쓰며, “조선(朝鮮)”으로 번역되며, 시대에 따라 “고려(高麗)” 등의 국명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그런 시대별 국명의 번잡을 피하기 위하여 프랑스어 원문 “la Corée[kɔʀe]”의 발음대로 [꼬레]로 통일한다. 그 뜻은 “cor”(핵심‧중심‧중앙‧골)에서 형성된 글이다. 발칸반도의 마케도니아 베프차니(Vevchani) 공화국 부근을 그 지역 사람들이 “조선의 독립운동을 기념하여 ‘꼬레아’라고 부른다”는 것은 그 지역까지도 아예 꼬레[조선]였음을 말해준다.
“Tchaossien”은 “朝鮮”이며, 옛날에 ‘肅愼/息愼/稷愼/珠申/挹婁/勿吉/靺鞨/滿珠/滿洲/女眞/朝鮮/Djurchin/됴션/쥬신’이라고 불렀으며,『환단고기』「태백일사」제4 ‘三韓管境本紀’에 “朝鮮管境也”[조선은 영토를 관할한다는 말이다]이므로, 조선은 제후국을 다스렸다는 뜻이다.
“Mantcheoux”는 “Mantcheou”의 복수로서 “만주(滿洲: Manchu) 사람”이다. “eou”의 발음은 요즘의 [iu/yu ㄧㄡ][ㅣ+ㅜ=ㅠ]로서 “洲”는 [쥬→주]이다. 여기서 조선을 정복한 만주라는 것은 곧 병자호란(丙子胡亂)을 일으킨 청(淸)을 뜻한다. 이곳은 평안도‧함경도 북부지방으로, 부여(扶餘)가 있었고, 고구려‧발해가 있었으며, 당우[唐虞:요순(堯舜)임금]와 삼대[三代: 하(夏)‧은(殷)‧주(周)]때부터 본디 숙신(肅愼)땅이요, 한(漢)‧진(晉)에서는 읍루(挹婁), 북조(北朝)에서는 물길(勿吉), 수(隋)‧당(唐) 때에는 말갈(靺鞨), 발해(渤海)‧송(宋)‧원(元) 때에는 녀진(女眞)이라 하였는데, 한(漢)나라 무제(武帝) 원봉(元封) 4년, 즉 B.C.107년에는 현토(玄菟)‧옥저(沃沮)라고 하면서 시대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렸던 곳이다. 숙신(肅愼)은 곧 만주(滿洲)이며, 키타이(Kitai)‧키탄(Kitan)인 글안(契丹)‧숙신‧료(遼) 나라로서 지리적 위치를 보면, 북위 60°, 동경60° 선상의 우랄산맥 주변 지역이다.
“Tartar”(타타르/달단)은 한자로 “達達/韃靼”로 쓰는데, 이들은 우랄산맥(Ural Mts.) 서쪽, 볼가강(Volga River)과 그 지류인 카마강(Kama River) 유역에 사는 투르크(Turk: 突厥; 돌굴) 어계(語系)의 종족으로 중앙아시아에 사는 민족이며, 몽고는 그 서북쪽에 오이라트(瓦剌, Oirat)부의 에센(Esen Khan, 也先: ? ~1454)이 외몽고 지역에서 활약했으며, 달단(韃靼: Tartar)부의 다얀칸(Dayan Khan, 達延汗, 본명 바투 뭉케: 1464~1524)은 남쪽의 내몽고 지역에서 외몽고 지역을 포함하여 북원(北元)이라 하여 다스렸는데, 지금 내몽고에 사는 사람들은 다얀칸 계통의 타타르 사람들이다. 이들은 조선의 중심지에 있지 않고, 그 북방에 살던 민족은 퉁구스→동호→흉노→선비→숙신→읍루→말갈→돌굴‧글안→위구르(회흘)→타타르(달단)→녀진→만주→되놈 등으로 시대에 따라 다르게 불려졌다.
“Solho kouron”: 몽고에서는 고려‧조선을 “솔롱고스(solonggos)‧솔롱고(solonggo)‧솔고(solgo)”라고 부른다. 여기서 [h][g]는 몽고어의 소리를 알파벳으로 나타낸 다른 표기일 뿐이며, solonggo‧solgo는 단순히 solonggos의 축약형이다. 여기서 solonggos는 solongga(무지개[虹])+olos(나라[國])이며, kouron은 만주어 gurun/gürün으로 몽고어 olos와 같은 “나라‧국가”의 뜻이다. ‘무지개’는 그 모양이 ‘활’처럼 둥글 듯이, 더 유식한 말로 하면, “천자(天子)‧황제(皇帝)가 쏘는 활[弓]”이란 뜻의 “천궁(天弓)‧제궁(帝弓)”이다. 즉 “Sol ho kouron/Solgo gurun”은 아름다운 “무지개의 나라”처럼, 정확하게는 “천자국(天子國)”이다. 몽고족 원나라가 전세계의 절반을 지배하다시피 했음에도, 예나 이제나 고려‧조선을 부르는 말은 “천자국‧황제국”이라고 했다는 것은 그들이 고려‧조선의 속국 내지 제후국이라는 말이다.
“the Western Part”: “서부 지방”, “서방 세계” 또는 조선이 아시아의 중심이라는 패러다임에서 판단하면, 이것은 아예 “유럽”이라고 번역될 말이다. 여기서는 일단 “서방 세계”라고 새겼다.
【자료 보충 및 해설】
한치윤(韓致奫: 1765~1814)이 지은『해동역사』(권1 세기1 동이총기)에는『산해경』에 실린 것을 인용하여 “군자국이 북쪽에 있으니, 관(冠)을 쓰고 양날칼[劍]을 차며 짐승을 잡아먹는다. 두 마리의 얼룩무늬범[文虎]을 곁에 두고 있다. 그 사람들은 서로 사양하기를 좋아하며 다투지 않는다.무궁화[薰華草(훈화초)]가 있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든다.”고 했다.
또 이 책에서는 “천신의 환인(桓因)의 아들 환웅(桓雄)이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와 사람으로 변하여 곰녀[熊女]와 혼인하여 아들을 낳으니 단군(檀君)이다. 이름은 검(儉: . 神)이다.”고 했는데,『환단고기』의「삼성기전 상편」에도 하느님[有一神]이 “어느 날 동녀동남 800명을 흑수(黑水)와 백산(白山)의 땅에 내려 보내시니, 이에 환인께서 만백성의 우두머리가 되어 이 나라를 환국(桓國)이라 하였다.”고 했고, 그 뒤로 “환웅이 환국을 이어받아 일어나 하느님의 명을 받들어 백산과 흑수 사이의 지역에 내려오시어 신시(神市)에 도읍하여 나라를 배달(倍達)이라 하였다.”고 했으며, 그 뒤로“단군왕검이 불함산(不咸山: 天山)의 박달나무[檀木/檀樹]의 터에 내려와 아사달(阿斯達)에 도읍하여 나라를 조선이라고 하였다.”고 했다. 이 “아사달”은 개화기의 교과서『朝鮮歷史(조선력사)』(學部 편찬, 1895)(권1 단군기)에는 “平壤”(평양)이라 하였는데, 뒷날에 “白岳”(백악)으로 옮겼다고 했다.
그리고『규원사화』의「조판기(肇判記: 창세기)」에는 “환웅천왕은 하느님 환인의 명을 기쁘게 받들어 천부인(天符印) 3개를 가지고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 등 3000명의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太白之山]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왔다.”고 했다.
환인과 환웅과 단군이 도읍한 곳은 무엇보다 흑수와 백산이 있는 터였다. 이 두 지명이 함께 하는 곳은 흑수(黑水)가 흑해(黑海)이고, 백산(白山)이 코카서스(Caucasus: Kavkaz) 산맥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이곳은 중앙아시아의 중심이 되는 지역인데, 이 지리적 위치는 지리서의 최고 고전으로 평가되는『산해경』의「해내경」, 즉 천하의 중심지역에 대해 서술된 “동쪽 바다의 안쪽, 북쪽 바다의 모퉁이에 조선이 있다.[東海之內 北海之隅 有國名曰朝鮮]”는 말과 매우 부합된다.
더구나 서울에서 태어난 셔우드 홀(Sherwood Hall: 1893-1991)의『조선회상 With Stethoscope in Asia: KOREA』(1978)에서는 조선인은“인종상으로는 중국인이나 일본인과는 다른, 서아시아의 코카시아 인종과 몽골 유목 인종의 후예로 생각된다.”고 한 것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Caucasian이 Caucasus 사람이며, 백인이다. 그렇다면 본디 Mongolian도 백인 혈통이 된다.
그러므로 일단 조선, 특히 조선의 중앙조정은 천하의 중심에 존재해야 하며, 그러한 자료를 통하여 조선을 풀이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한국을 잘 아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프랑스에서는 한국을 미지의 나라라고 하며, 또 한국을 열대의 나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국의 ‘파리아줌마’(2013. 3. 29. 07:52)가 까페에 올린 글이 있는데, 이것이 마음에 끌린다.[http://blog.daum.net/parismadame/8792550]
이 말은 한국문화원에서 빠스칼 다이예 뷔르종(Pascal Dayez Burgeon) 씨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에 외교관을 지낸 바 있고,《한국인》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는데, 그의 강연이 2012년 3월 중순에 빠리 한국문화원에서 있었으며, 그때 “미지의 한국으로”라는 주제로 프랑스인이 본 한국인이 잘 알려지지 않는 원인에 대하여 일화를 섞여가며 몇 가지 사실을 들면서 했던 말이다.
여기서 프랑스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인식은 참으로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을 열대의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는 자체가 무지의 탓일까? 아니면 그 한국의 옛날 이름 조선 때에는 그 열대까지 강역이 있었던가?
꼬레, 즉 조선이란 이름에 서방 세계, 즉 유럽에까지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위의 한국의 ‘파리아줌마’의 말이 어떻게 보면 매우 황당한 표현이 아닐 수 없지만, 이것이 다음의 말을 보면 매우 일리가 있음도 알 수 있다.
I don't think it necessary to give an Account of the other Names by which this Kingdom hath been called for a little time; it is sufficient to know that for a great many Ages past it hath commonly been called Kao li, and that no other Name is to be met with in the History of the Imperial Family Yuen of the twelfth Century. This Kingdom is bounded on the North by the ancient Country of the Eastern Tartars, very well known by the Name of Mantcheoux, since they made themselves Masters of China :
나는 이 왕국이 짧은 기간 불렸다 하여 다른 이름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가 지난 전성기에는 대개 까오리라고 불렸다는 것을 알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다른 이름으로는 12세기의 원(元) 제국의 역사에는 없다.
이 왕국은 북쪽으로 타타르 동부지역의 옛 나라에 붙어 있고, 만주의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 뒤로부터 그들은 중국의 주인이 되었다.
“they made themselves Masters of China.”은 “make oneself master of …”가 “…에 숙달하다. …을 자유로이 하다.”의 뜻인데, 신부 그로지에(Abbe Grosier : 1743-1823)의『A General Description of China』에 “The Mantchews, thus masters of Corea, ….”로 보아, 여기서는 “그들은 중국의 주인이 되었다”로 해석하며, 이 때문에 Mantcheoux = Mantchews이고, China = Corea가 된다.
【자료 보충 및 해설】
헝가리의 민속학자 버라토시 벌로그 베네데크(Baráthosi Balogh Benedek : 1870-1945)가 1907년 봄에 블라디보스톡에서 투란(Turan) 사상을 연구하기 위하여 조선에 왔다가 1929년에《조선,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지은 내용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사실이나, 한반도는 좌우로 폭이 넓고, 산이 많아서 오히려 대륙성 기후에 가깝다. 비슷한 위도상의 유럽 국가들에 비해 겨울은 더 춥고 여름은 훨씬 더 더운 편이다. 그리고 큰 폭의 기온차 덕분에 독특하고,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만주와 마찬가지로, 열대‧한대‧온대가 고루 분포되어 있다. 한반도의 최남단 지역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와 기후가 비슷하다.
이 내용은 참으로 우리들을 놀라게 한다. 이것은 좌우, 즉 동서쪽으로 길이가 길다고 했으니, 현재의 한반도의 모습을 설명한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 나타나 있다. 또 대륙성 기후에 가까워서 비가 많이 온다는 말도 다시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그리고 기후대의 열대와 온대 사이에는 아열대가 있다. 한반도는 어쨌거나 온대일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조선이 한대‧온대‧아열대‧열대의 전 기후대가 존재하며, 그것도 만주와 마찬가지라고 했으니, 그 만주 또한 현재 지도 위의 만주는 아닌 것이며, 결코 조선이 한반도에 국한된 작은 나라가 아님이 드러나 있다.
헝가리의 버라토시보다 45년 전인 1885년에 러시아의 다데슈칼리안 공후 등 5명은 조선 탐험대로서 조선의 지리‧군사‧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전반에 걸친 연구조사를 하여 남긴 기록이 있다.
어쨌든 조선처럼 기후가 다양한 나라는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본국의 국경에서 이곳까지 1200베르스타(=1280.4㎞) 거리 안에는 북극과 열대라는 두 개의 극단적인 세계가 존재하고 있었다. 반도의 북쪽이 두 달 반 동안 두껍게 쌓인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을 때, 남쪽에서는 꽃이 피고 태양이 따스하게 빛나고 있었다. 식물도 경탄할 만큼 다양하였다. 조선은 매우 다양한 열대 식물이 침엽수들과 함께 자라는 유일한 온실이었다. … 자작나무 등이 북쪽 지방에서, 남쪽 지방에는 월계수‧종려나무‧포도나무‧올리브나무‧석류나무 … 등이 자라고 있었다. … 파충류로는 반도 남쪽에 도롱뇽과 악어 종류가 서식하였다. 이것들이 강에 나타나곤 하기 때문에 수영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둔 어머니들은 늘 공포에 떨고 있었다.
러시아의 조선 탐험대원이 보았던 조선의 기후에도 ‘열대’의 표현이 있고, 식물까지 종려나무, 즉 야자수까지 포함되어 있고, 왕도마뱀으로 판단되는 도롱뇽과 악어가 많다고도 하였다. 역시 조선은, 비록 ‘반도’라는 말이 있어도, 네 개의 기후대를 가진 나라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루마니아의 작가인데, 유명한《25시》를 지은 콘스탄틴 비르질 게오르규(Constantin Virgil Gheorghiu : 1916-1992)가 한국에 관한 작품《한국 찬가 - 25時를 넘어 아침의 나라로》(민희식 외 옮김, 범서출판사, 1984)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나의 인생에 있어서 매우 늦게 한국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항상 모범적인 우등생이었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중학교인 군사중등학교에 다녔다. … 교수들도 가장 뛰어난 분들이었으나, 8년 후 내가 중학을 졸업했을 때에도 나는 여전히 한국의 민중과 한국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 … 나는 처음으로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은 1945년 여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이었다.… 어찌하여 나는 한국 민족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던가? 그것은 학교 교과서에 그 이름과 그 역사가 실려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도에는 한국이 존재하지 않았다. … 내가 태어난 마을은 너무나 작아 어떤 지도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도, 그 이름은 한구(Hanku)이다. … 나는 지금 ‘한구’는 한국 문자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말 알파벳의 똑같은 문자가 내 고향 루마니아의 나라 이름과 유사하다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나는 그 원인을 알 수 없다.
이 글은 위에 소개한 책의 제1장 한국 찬가(Eloge de Corée)의 첫 절 ‘극동의 미지의 나라’와 끝 절 ‘한구의 축제’에 실린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게오르규가 1945년 이전에는 한국(Corée)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것인데, 그 까닭은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교과서에 실리지 않았고 지도에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루마니아의 지명 한구(Hanku)는 한국의 문자와 같은 소리임을 증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유럽에서는, 나머지 나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1940년대에는 ‘한국(Corée)의 존재’는 의도적으로 지구상에 없앴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즉 조선은 엄연히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상상을 초월한 공활한 터전에서 존재했다.
『고기』에는 하늘메[波奈留山 : 天山. Caucasus] 아래에 환인씨의 나라가 있으니, 천해(天海 : 北海. 北高海. Caspian Sea]의 동쪽 땅을 하늘나라[波奈留國]이라 한다. 그 땅의 넓이는 남북쪽 5만리, 동서쪽 2만리인데 통틀어 환국(桓國)이라 한다.[三聖紀全 下篇]
고려는 동서쪽 길이가 1만리 남짓이다.[고려사 지리지]
이 사료는 고대 조선의 크기와 고려 때의 크기가 개략적으로 나타내 보이고 있다. 과장되거나 축소되거나 했겠지만, 그 진실은 조선이 한반도로써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여기서의 강역은 동쪽 끝 동경 130°에서 서쪽으로 천산산맥이 있는 동경 80° 선상을 넘어 경도의 기준(0°)이 되는 복도(福島 : Madeira Is.)가 있는 서경 17°까지의 유럽과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모든 얼안이라고 본다.
더구나 이 고대 조선의 규모는 지구 둘레가 9만 리이고, 그 절반인 지구전도, 즉 복도 0°에서 베링해협 180°까지 4만5000리라고 했으니, 그 동서쪽 2만 리는 이의 절반에 해당된다.“
첫댓글 자료 너무 좋네요. 조선은 좌우로 넓은데 왜 한반도라고 했을까요
와!잘 읽었습니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의 마음의 고향은 코리아였군요,20여년전에본 다큐 기억중 소련
우랄산맥 서쪽지역에사는 80살넘은 노인이 우리여느시골 동네 할머니처럼 한국말 하던게 신기했는데 그분
알고보니 거기 토박이.. 의외로 한반도로 굳혀진시기가 최근일 수도 있겠습니다.
10년전 유럽에 갔는데 한국을모르는 사람 꽤 됬고, 유툽검색해보면 아직도 한국모르는 사람 있음..신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