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문고 신현호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시원한 골 폭죽으로 권역 1위와 왕중왕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상문고는 15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2016 후반기 전국 고등 축구리그’에서 경신고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뒀다. 후반에만 5골을 몰아친 상문고는 경신고의 무패행진을 막아내며 권역 1위로 리그를 마쳤다.
경기가 끝난 뒤 신현호 감독은 “너무 기쁘다. 창단 후 첫 왕중왕전 진출인데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는 마음으로 뛰어줬다. 선수들에게도 너무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상문고는 전반전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상대의 공격을 철저히 차단하고 끊임없이 상대 뒷공간을 노렸고, 결국 연이은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34분 팀의 세 번째 골이 터지자 관중석에서 ‘상문고가 잘하네’, ‘상문고가 좋아졌네’라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실제로 상문고는 이기는 것보단 지는 게 익숙했던 팀이었다.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사업’ 시범학교로 팀을 창단한 후 3년 동안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엘리트 축구부로 전향한 이후에도 승보다는 패가 더 많은 팀이었다. 자연스럽게 순위도 하위권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후기리그에서는 3승 1패의 성적을 거뒀고, 1위를 달리던 경신고까지 대승으로 이기며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신현호 감독은 “선수들이 마인드가 좋다. 특히 3학년 선수들이 진학과는 관련이 없어도 열심히 뛰어줬다. 열심히 하려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팀이 더 좋아진 것 같다”라며 최근의 상승세를 설명했다. 이어 신 감독은 “(팀이) 많이 좋아졌다고들 해주시는데, 아직까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왕중왕전을 위해 보완할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현호 감독은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잘 풀어나가고 득점찬스도 많이 만드는 편인데 수비가 약하다. 수비간격이 많이 벌어지는 편이다. 그런 점들을 보완해서 왕중왕전을 잘 준비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신현호 감독은 상문고의 돌풍이 올해로 그치는 것이 아닌, 꾸준히 이어지기를 원한다. 신 감독은 “첫 왕중왕전 진출이다. 앞으로도 왕중왕전에 자주 진출할 수 있도록 실력도 쌓고 지금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부진한 모습 때문에 상문고의 이미지가 굉장히 약해서 사람들이 상문고를 생각할 때면 늘 약한 팀으로 기억한다. 더욱 노력해서 명문 팀의 궤도에 오르겠다. 상문고를 강팀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