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그때 그사람들' 일부장면 삭제하라"
문제 3장면 없앨 것 결정…박지만씨 일부 승소
입력 : 2005.01.31 15:45 42' / 수정 : 2005.01.31 16:28 17'
▲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서 중정부장 역할로 출연하는 백윤식. | |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이태운 부장판사)는 31일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 지만(47)씨가 10·26 사건을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감독 임상수)의 제작사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 문제가 된 세 장면을 삭제하지 않으면 상영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삭제 대상으로 ▲부마항쟁 시위 장면▲박 대통령이 사망한 뒤 김수환 추기경이 추모하는 장면▲박 대통령의 장례식 다큐멘터리 장면을 제시했으며, 이들 장면을 삭제한 뒤 상영하라며 조건부 상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던 MK픽쳐스측은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향후 대책에 대해 회의를 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박지만씨는 지난 11일 가처분신청을 냈으며, 이 영화는 2월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문제가 된 세 장면은 첫째, 부마항쟁 자료화면이 지나가면서 가수 역으로 출연한 김윤아가 ‘박정희 대통령이 친구이자 부하인 김제규에게 살해됐다’는 내용의 내레이션을 하는
영화 첫 타이틀 부분이다.
둘째는 김 부장(백윤식)이 ‘각하’에게 두번째 총을 쏘며 ‘다카키 마사오’라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식 이름을 부르는 장면.
세째는 영화 마지막 부분의 박정희 전 대통령 장례식 다큐멘터리 화면(국립 영상자료원)
전체이다. 이 화면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조사와 소복 차림의 박근혜 현 한나라당 대표가
애도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영화는 시작과 함께 “이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만 따왔을 뿐 가상의 이야기”라는 자막이 뜨지만, 장례식 장면에서 박근혜·지만씨 등 유가족의 얼굴을 그대로 보여주어 영화가 허구가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당초 가처분신청을 냈던 박지만씨측은 “대통령을 암시하는 ‘각하’라는 인물이 사생활이 문란하고 일본을 동경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으며 목숨을 구걸하는 장면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영화제작 및 배급을 맡은 MK픽쳐스측은 “영화를 전체적으로 봐달라. 여성 편력은 극의 진행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넣은 것이며, 일본말과 엔카도 일본말을 하는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면 사석에서 그런 말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명예훼손이 아니다”고 맞섰었다.
다큐 장면과 함께 영화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그 양반 참 대단하셔요. 아침에 얘를 한 번 더 품어주셨대요” 같은 윤여정의 대사를 통해 여자 관계가 문란한 것으로 묘사된 것,
각하가 “남자들 아랫도리 얘기는 문제삼지 않는 것”등의 말을 일본어로 하고, “수봉이 그 엔카 잘하는 애”라며 엔카를 들으며 감회에 젖는 장면, 김 부장이 머리에 총을 대자, 대통령이
“또 쏠라꼬. 한 방 묵었다 아이가”라며 우스꽝스럽게 말하는 장면, 안치실로 몰려온 국무위원들이 나신(裸身)을 확인한 후 누군가 황급히 모자를 벗어 국부를 가린 장면 등이다.
이 영화는 김 부장(김재규)도 거사 직전 화장실에서 만난 주 과장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변비의 고통을 호소하는 엉뚱한 인물로, 김 실장(김계원 비서실장)은 비굴한 아부꾼으로 묘사하는 등 역사적 사건에 대한 판단이나 평가 대신, 거의 무차별적으로 모든 인물을 희화화하고 있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은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10·26 사건’을 모티브로 해 픽션을 가미, 사건 당일 24시간 벌어진 일을 묘사했다. 제작사측은 관련 인물이나 정치적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이유로 촬영 내내 외부 공개를 꺼려왔다. 그러나 대통령을 암살한 중앙정보부장을 연상케하는 김부장 역의 백윤식과 그의 오른팔 주과장 역의 한석규를 투톱으로 내세운 포스터가 공개되고 ‘그때 그사람’ 심수봉을 연상시키는 자우림 김윤아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첫댓글 이런 쓰레기 같은 영화는 당장에 상영금지 당해야 하는데;;; 법원이 너무 봐준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