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참선을 할 때에는 / 혜거스님

[미타행자]

금강선원장 혜거스님

참선을 할 때에는 / 혜거스님 


무슨 바람이 불어서 하루 종일 정진하겠다는 마음을 냈습니까? 
묵언과 단식까지 한다하니 좋은 것은 다 하시는 군요. 
 단식수행은 참 좋습니다. 
 저희 스님께서 공양하시면서 惜福을 當如是하라(복 아끼기를 이와 같이 하라)며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음식을 절대 버리지 않으셨고 먹을 만큼만 당신의 그릇에 담아 드시고 먹지 않을 그릇에는 절대 
수저를 대지 않았습니다. 숟가락, 젓가락을 대셨다면 꼭 다 드셨습니다. 
 저희스님께서 출가해서 꼭 지키신 일이 있습니다. 
정월과 사월, 칠월과 시월 일년에 네 번, 동안거와 하안거 결제일과 해제일에는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스님의 생신이 정월보름이라 그날 단식하시므로 생신날에는 무엇을 드신 적이 없었습니다. 
 어떤 큰스님 한분이 강원도에 계셨는데, 그 스님의 생신 때는 강릉일대가 잔치판이었습니다. 
스님들이 신도하고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방법은 신도에게 무엇을 받으며 갖다 주면서 친해집니다. 
 저희 스님은 공양물이나 일용물을 안 받으셨습니다. 저희스님에게는 가까운 신도가 한 분도 없으셨습니다. 
 그러나 법회에 와서 참가하는 신도와는 친했습니다. 스님하고 친했던 신도는 무지랭이나 무식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정월초하루에 단식을 하시니 떡국을 끊여도 못 드시고 그 다음날은 미음도 아주 조금 잡수셨습니다. 
 먹는 것에 호사 없고, 일용품에도 호사가 없으셨으나 붓 좋은 것은 사양이 없으셨고 만년필도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저희 스님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복은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항상 말씀 하셨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서 단식하지만 옛날어른들은 석복을 위해서 단식을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단식을 꾸준히 하게 되면 일년에 12번으로 참 중요하고 좋습니다. 
그동안 낭비한 물 한 방울, 밥 한 덩이를 떠올려 반성하고 오늘 하루 석복한다라고 생각하십시오. 
 인천에 계시던 송담스님이 9년 묵언하셨습니다. 그래서 묵언스님으로 불렸습니다. 묵언은 응집력을 키워줍니다. 
우리는 응집력이 모자라서 세상 살아가기가 힘이 듭니다. 
 묵언은 혼자 하기 어려우므로 오늘처럼 수행으로 정해서 여럿이 함께 하면 좋습니다. 
 단식을 하면 하루해가 2배로 길고 하루 종일 시간이 너무 안 간다고 느끼게 됩니다. 
 단식과 묵언하면서 많은 일을 해보지만 시간이 얼마 안 걸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번뇌 속에서는 
시간이 잘 갑니다. 
우리가 정말 버려야 할 것은 번뇌와 망상이지 일이 아닙니다. 
그러한 것을 몸소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오늘 집중수련으로 정했다는 점에 대해 대단히 높이 칭찬하고 
격려하고 싶습니다. 
참선이 무엇이냐. 
참선을 표현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지만 한마디로 말한다면 사유관찰뿐입니다. 
사유는 생각하고 관찰은 살피는 것입니다. 
사유와 관찰에서 소견이 늡니다. 
 일념이 깊어지고 더욱 깊어지면 생각이 초월되고 생각이 초월되면 삼매에 들게 됩니다. 
 어제 17년 참선한 비구니 스님 찾아왔습니다. 아직 삼매에 드는 것은 그만두고라도 일념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스님이 일념화두가 안 들리기 다행이고 삼매에 안 들기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참선은 세상 살아가는 사람의 양식입니다. 
세상 살아가는데 필요한 양식은 참선입니다. 
공부하는 사람의 양식도 참선입니다. 금강경을 많이 외워 남에게 말해 주는 것은 소설을 외워 남에게 말해 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참선을 해두면 금강경 배운 것이 참선에서 용해가 되어 내 것이 됩니다. 금강경 한 구절 알았다면 참선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참선을 하지 않으면 금강경은 소설에 불과하게 됩니다. 

경전을 하나도 공부하지 않고 참선만 하면 진전이 없습니다. 참선을 해서 한 경지를 얻었을 때 그 경지에서 나온 말이 
부처님과 똑같아야 합니다. 그러나 경지는 얻었지만 그 말이 부처님 말씀과 다르다면 그것은 불교가 아닙니다. 
 참선을 하되 경전과 같이 하십시오. 
그러면 그때는 부처님과 같은 말을 하게 되고 이 때 진정한 불자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절에 다니며 무릎이 깨지도록 열심히 절을 하고 목이 터져라 기도해서 가족과 친지에게 이익을 얼마나 주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자기 안정 한 가지는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자기 안정을 얻으면 불만이 적어져 집안을 평안하게 만든 것에는 이익이 
있습니다. 그러나 집안 식구의 의식을 한 단계 향상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참선으로 내가 깊어지고 소견이 넓어지면 집안 식구들에게 이익을 줄수 있습니다. 
 실제로 종교가 왜 필요한가요? 종교는 내가 안정되고, 집안 식구들이 안정되어 세상이 안정되는 것입니다. 
또한 내가 향상되고 집안 식구들이 향상되어 세상 향상을 위해서 있습니다. 

 본래 종교의 기능은 교육이었습니다. 종교를 통해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종교가 모든 시대의 사람들의 눈을 열어주고 
생각을 넓혀주었습니다. 지금은 그 역할을 학교에서 하고 있습니다. 
세상사는 법에 대한 공부는 학교에 맡기고, 종교는 세상 안정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기도는 누가 해야 되는가? 내 기도는 내가 해야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공부를 할 줄 알고, 스스로 세상 살 줄 알아야 
합니다. 불교하면 80%이상이 조상천도해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학생입학기도도 천도제로 지내는 곳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 방식은 여러분 세대까지만 먹힙니다. 만약 여러분 자녀가 ‘엄마 우리 천도재 지냅시다’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마음
이 드시겠습니까? 정말 난감하실겁니다. 천도재 지내는 불교는 여러분 세대에서 끝입니다. 
지금 젊은 세대 불교는 공부 밖에 없습니다. 
금강선원에 온 사람들은 그러한 사고방식에 있어서 한 발 앞서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불교인은 공부한 것을 용해시키려면 참선밖에 없습니다. 금강경을 외워 푹 익히려면 참선이 아니면 안 됩니다. 
 어제 비구니스님이 어떻게 하면 빨리 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빨리 하고자하는 생각을 절대 하지 마십시오. 마음을 먹었거든 기간을 정하고 참선을 하십시오. 
 이번 기간 동안 하루에 2번 참선을 하겠다 또는 백일 동안 하루에 1시간 하겠다라고 결심했다면 어떤 일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갑자기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할 일이 생기더라도 떠나기 몇 시간 전이라도 꼭 하고 떠나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하면서 아무런 진전이 안 생겨도 시간은 꼭 지키십시오.  
진전이 없어도 계속 반복해 주었을 때 진짜 참선을 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옵니다. 
 진짜 참선은 하루 밤을 넘기는 법이 없습니다. 시작하면 바로 끝이 납니다. 단 꾸준히 훈련 하면서 기다리십시오.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참선이라고 함부로 말하면 안 됩니다. 지금은 참선을 훈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계기가 오면 그동안 앉았던 경험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후 진짜 일념이 되면 엄청난 변화가 나타납니다. 
진짜 일념이 오면 상상 밖의 세계가 전개됩니다. 
망상이 오는 것을 탓하지 마십시오. 망상자리가 진심자리로 바뀔 뿐입니다. 
망상자리가 없는 사람은 참선도 안 됩니다. 망상하는 것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참선 안 되는 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단지 '아! 왜 망상은 끝없이 나오는가'를 깨달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망상 나오는 것 이 자체만 가지고도 화두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선은 반드시 정(定)을 체험할 때까지 하십시오. 체험하고 나면 계속 반복하십시오. 
이 삼매는 바로 용광로입니다. 용광로가 아니면 바꾸어질 수 없습니다. 
경전에 업장소멸이라는 말이 수없이 나옵니다. 이 모든 것이 업연소치입니다. 
 삼매를 체험하지 못한 사람이 말하는 업장소멸은 소설 속에서나 말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추운 겨울날 쏟아지는 눈송이가 화로에 닿자마자 스르르 녹듯 그렇게 삼매라는 화로 속에서 
눈송이와 같은 업장은 스르르 소멸됩니다. 
불이 약하면 떨어지는 눈송이에 화롯불이 꺼져버립니다. 
떨어지는 눈송이에 꺼지지 않는 화로가 되십시오. 
사방천지의 모든 경계가 화롯불을 끄려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경계가 와도 꺼지지 않는 화롯불이 되십시오. 
아무리 많은 업장이 오더라도 닿자마자 녹여버리십시오. 
내 안의 용광로가 펄펄 끓도록 만드십시오. 그러면 그 순간부터 내 삶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참선할 때는 소리 없이 참선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2008년 9월 20일 토요정진법문 중에서 -
    금모래빛(道海)

[미르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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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조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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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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