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9월20일
가을을 데리고 오렴
오전부터 후텁지근하다. 비가 오니 습도가 높아서 거실이 눅눅하면서 무덥다. 오늘부터 비가 내리면서 무더위도 수그러진다고 한다. 조금만 버티면 더위도 우리 곁을 떠날 것이다. 선풍기로 어찌 더위를 쫓을까 했지만, 이제는 지쳐서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을 켠다. 오늘은 습도가 높아 바닥도 끈적거리고 공기도 후텁지근해서 에어컨을 잠시 켜놓고 책을 보았다.
비가 하루 내렸다. 오다가 말다가 하면서 더위도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다. 유난히 더워서 사람들이 여름을 힘들게 보냈다. 더위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때로는 폭탄 맞을 전기요금을 생각하면 에어컨 사용도 걱정을 해야 하지만 차라리 옷 한 벌 사지 말고 외식 한 번 줄이고 그 돈으로 시원하게 에어컨 켜고 지내는 것이 훨씬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라 생각한다. 더우면 하고 싶은 것도 없으니 무기력하게 하루를 살아야 한다. 시원하면 식사 준비하는 것도 즐겁고 환하게 웃으면서 밥상을 차린다. 책도 더 많이 보고 글도 더 많이 쓰게 된다. 전기요금 본전을 뽑는 것이다. 어차피 전기요금이 엄청나나게 나올 것이다. 그냥 시원하다고 빈둥거리면서 지내기에는 전기요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도 한 군데씩 사부작사부작한다. 반찬도 시원할 때 미리 만들어서 놓고 근력운동도 오전 오후 나눠서 열심히 한다.
이제 가을을 데리고 오면 좋겠다. 한 달 가까이 산책하러 가다 말다 했다. 매일 걷고 싶다. 햄버거도 사고 자주 가는 빵 가게도 산책하러 가면서 좋아하는 빵을 한 봉지 사 들고 오고 싶다. 차가운 기운이 피부에 닿는 감촉이 그립다. 이불을 다시 덮고 자면서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고 싶다. 친구랑 카페에서 바닐라 라테를 마시고 싶다. 기차를 타고 부산 여행을 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밤을 새울 것이다,
내일도 하루 비가 온다고 한다. 가을을 데리고 올 것이다. 그런데 시는 언제 쓰려나?